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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8
COC 7TH Fan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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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버리를 향해 걷는 100시간』
"약속해줘, 꼭 살아남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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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KEPY - PL. 로스
PC. 케네스 버크너 - KPC. 이든 로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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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치직, 칙
아아, 아.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생존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여러분은, 파이로젠 바이러스, 통칭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한, 인류의 희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생존자 여러분은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해 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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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당신은 몇 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 고, 당신의 옆에선 손녀가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
2020년 10월 27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 없는 바이러스 감염 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 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 다.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 에게 물리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 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 해진다.
셋째.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 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 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힘을 잃고, 집단 자살이 성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 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 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1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손녀, 이든은 이 절망적인 세상 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 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잠든 이든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든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
듣기
기준치:20/10/4
굴림:20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든 로웰:으으.... 약속이야... 반드시...
당신은 이든이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았습니다.
무얼 약속한다는걸까요
이든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옆으로 다가가서 털썩 주저앉습니다. 잠깐 더 지켜보기로 해요.)
이든은 몇번이고 중얼대다, 이내 눈을 뜹니다.
이든 로웰:으으....
잠에서 깬 이든은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다 진정합니다.
케네스 버크너:일어났구나. 나쁜 꿈이라도 꿨니?
무슨 약속을 했단 게냐.
이든 로웰:어... 응, 악몽을 꾼 거 같아...
어? 무, 무슨 약속?
케네스 버크너:기억 안 나면 됐다.
이든 로웰:으응, 그치.
이든은 곧 당신에게 시간을 묻습니다.
이든 로웰:그러고보니 지금 몇시지?
할배, 너무 늦게 일어나게 한 거 아냐?
케네스 버크너:해 지려면 멀었는데 무슨. (살짝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합니다)
이든 로웰:할배가 더 자야지.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 11시 48분이야.
케네스 버크너:할애비는 됐다. 눈이나 더 붙이지 그러니.
이든 로웰:아냐아냐, 이제 괜찮거든!
원래 창창한 나이인 내가 더 일해야지!
(팔을 들고 힘 쓴다는 듯 표현을 합니다.)
케네스 버크너:걸음마 떼던 때가 눈에 선하다, 아가. 힘 빼는 거 아니야.
사격(라/산)
기준치:50/25/10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사격(라/산)
기준치:50/25/10
굴림:29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든 로웰:아직도 그이야기야? 나 그때보다 몇년이나 더 살았거든?
그러고보니까 할배.
우리 말 무사히 지내겠지? 그때 풀어주긴 했는데 이상한 놈들에게 잡히면 어쩌지?
할배가 아끼던 놈이었잖아
케네스 버크너:(말 이야기를 듣자 복잡한 표정이 되어선 집이 있던 방향을 돌아보다 한숨을 내쉽니다)무사하겠지. 무사할 게야.
발빠른 놈들인 거 알잖니.
이든 로웰:캔자스에서 가장 빠른 말이니까!
케네스 버크너:그럼, 그럼.
이든 로웰:나는 이제 괜찮으니까.
할배 차례.
얌전히 주무시란 소리야.
케네스 버크너:(허허 하고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괜찮대도 이 녀석이.
이든 로웰:으음... 그럼 밤까지 같이 보초나 서지 뭐.
졸리면 말해야해?
케네스 버크너:그래, (일어나서 기지개를 켭니다)아이한테 지금은 위험하단다.
할애비는 원래 잠이 없어서 말이다.
이든 로웰:나이를 먹으면 다들 그렇게 잠이 없어?
케네스 버크너:궁금하면 몇십 년만 기다려 봐라, 다 알게 돼.
이든 로웰:으음.... 그렇구나.
밤까지 시간은 많으니까.
우리 이야기나 할까?
케네스 버크너:시간은 많지. 그래,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그러냐?
이든 로웰:할배 어릴 때 이야기 해줘.
나랑 비슷한 나이일때
궁금하단 말이야~
케네스 버크너:요즘 젊은 애들은 이런 얘기 싫어하지 않든?
이든 로웰:그래도 심심하단 말이야. 지금이랑은 다를 거 같고
케네스 버크너:생각해 보니 아주 망아지였구먼, 안 뛰어다닌 데가 없없지. 그런 건 참 닮았구나, 너나 너희 엄마나.
이든 로웰:아무래도! 우리집에서 망아지로 안자라기 힘드니까.
말도 많고 들판도 많고.
할 게 없으니 뛰어다니는 수밖에 없었지.
할배도 지붕에서 뛰다가 떨어진 적 있어?
건초더미 위로 떨어졌을 때 다들 뭐라고 했었잖아.
케네스 버크너:그 때 얼마나 걱정했는진 아니......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거기 건초가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래, 네 말대로다. 그 때 생긴 게, (바짓단을 걷어올려 패인 흉터 자국을 보여줍니다)
그런 건 꼭 나 같아서 크게 혼낼 수도 없고, 원...
이든 로웰:하하, 거봐. 어른들이 나한테 할배랑 비슷한 짓한다고 했다고.
케네스 버크너:어른들이 그러드냐? 허허, ...무사할는지.(작게 중얼거려요)
이든 로웰:할배는 궁금한 거 없어?
내 학교생활이라던가.
아니면 도시에 있을 때라든가.
나 그렇게 세세하게는 이야기 안했으니까.
이번 기회에 새롭게 알아가면 좋잖아.
케네스 버크너:말 나왔으니 학교는 잘 다니냐?
다녔냐, 군. 이제...
이든 로웰:내가 제이크에게 승리를 따낸 이야기 했던가?
초등학교 4학년때인가?
케네스 버크너:다시 듣는 것도 나쁘진 않지.
이든 로웰:편지로 날 쫒아다니는 남자애가 있다고 했었잖아.
케네스 버크너:뭐라고?
이든 로웰:걔가 날 얼마나 괴롭혔는데.
그래서 먹던 바게트로 후려쳐서 이겼지.
케네스 버크너:잘했다. 잘했어.
이든 로웰:엣헴.
아니 사람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케네스 버크너:그럴 땐 한 대 치는 게야, 암.
이든 로웰:맞아.
날 위협하는 녀석은
다 얻어맞아야했다고
케네스 버크너:엄마는 뭐라고 안 하니?
이든 로웰:뭐라고 했지.
한 대 더 치지 그랬냐구
케네스 버크너:크하하하하하! (손가락으로 눈가를 쓸어요) 그럼, 그래야 내 딸이지.
이든 로웰:그럼그럼.
누가 키웠는데!
케네스 버크너:우리 딸이지.
홀리...
이든 로웰:...
뭐, 그렇게 된 건...
어쩔 수 없지만.
할배도 나도 노력했잖아.
케네스 버크너:...
그렇게 생각하니?
이든 로웰:응... 그렇게 생각 안하면
자꾸 안좋은 생각으로 빠지잖아.
그러기는 싫다고
케네스 버크너:(대답 대신 낮고 긴 한숨을 내쉽니다.)
...이놈의 해는 언제 떨어질까.
이든 로웰:아마 곧 떨어질 거야.
조금 더 쉬고 있자.
앞으로 계속 걸어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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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환풍구 너머의 하늘을 보니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곧 좀비들은 활동을 멈 출 테지요.
당신과 이든은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 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이든은 숨을 죽인 채 살금살금, 폐공장 지대를 빠져나옵니다.
이든 로웰:
기준치:50/25/10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케네스 버크너:
기준치:60/30/12
굴림:53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이 한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턱, 하고 이든이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이든의 손짓에 따라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당신의 발아래에 빈 과자봉지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허허...
어느 정도 걸었을까요.
당신과 이든은 지도를 보면서.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뚫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 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입니다.
이든 로웰:할배, 저쪽으로 가면 마을이 나온다고 쓰여있는데.
뭐가 보여?
케네스 버크너:(그 말에 지도를 들여다봐요)
지도를 보면 이 앞쪽에 이스트 베일이라든 마을이 적혀져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날이 밝기 전에 갈 수 있는 거리일지 계산해 봅니다)
케네스 버크너:
항법
기준치:10/5/2
굴림:51
판정결과:실패
안타깝게도 아리까리하네요.
케네스 버크너:(아니면...라디오에서 들었던 적 있는 이름인지 떠올려 보기로 해요)
이스트 베일...
생각나는 거 있니?
이든 로웰:이스트 베일?
(눈을 얇게 뜨며) 모르겠는데에...
손목시계를 보니 슬슬 해가 뜰 것 같습니다.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케네스 버크너:(일단 발견한 마을로 가 보기로 합니다..) 서두르자,
곧 해가 뜨겠구나.
이든 로웰:그러게! 빨리 가야겠어.
아, 저기 봐! 할배.
마을이 보여!
당신들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 난 얼마 후, [ 이스트 베일에 어서 오세요 ],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 라 붙어있는 간판이 새벽 어스름 너머로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무기를 꺼내들고 주위를 경계하며 들어갑니다.)
뭐가 나올지 모르니...
이든 로웰:아, 나도.
케네스 버크너:들고 있는 거 제대로 챙겨라.
이든 로웰:(도끼를 꺼내들고는 마을로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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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이든은 마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 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 를 알 수 없는 시체 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당신과 이든은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 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 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케네스 버크너:운이 좋은데.
이든 로웰:문 열릴려나?
잠기면 창문을 깨고 들어가야할지도 몰라
케네스 버크너:(정문부터 열어봐요)
다행이도 문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안쪽에도...뭐가 있을지 모르지.
조심히 들어와라.
당신과 이든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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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브러진 [ 도끼 ] 와 세 개의 방, 그리고 [ 주방 ] 이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이건...
뉘신지는 몰라도 고맙게 쓰지.(집어들어요)
꽤나 큼직한 손도끼입니다.
평소라면 나무를 다듬는 데나 쓰였겠 지만 세상이 망해버린 지금은 그 쓰임새가 좀 달랐겠지요.
도끼날과 손잡이엔 핏자국이 검붉게 말라붙어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누구일지는 몰라도 도끼 주인이 겪었을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하고 거실을 한번 돌아봅니다.)
거실은 흐트러진 책과 쓰레기들로 엉망입니다.
작은 발자국과 큰 발자국이 여럿 찍혀져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작은 발자국을 보고 다시 옆에 있는 이든을 보며 복잡한 기분에 빠집니다. 발자국이 이동한 경로라든가 찍힌 모양을 볼게요...)
모든 방으로 이어져있습니다.
꽤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렀던 모양입니다.
케네스 버크너:...뒤에 꼭 붙어있어라. 주변 잘 확인하고.
이든 로웰:알, 았어.
케네스 버크너:(아까 주운 도끼를 꼭 쥔 채로 조심스레 첫 번째 방의 문 앞으로 다가갑니다)
평범한 문입니다.
살짝 열려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틈새를 살짝 들여다봅니다)
이 방은 서재로 쓰던 방인 모양입니다.
한쪽 벽면을 [ 책장 ] 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인 [ 책상 ] 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 다.
(따라 들어오라고 손짓한 뒤 문을 닫습니다. 액자가 눈에 띄네요)
액자를 보시겠어요?
케네스 버크너:(네)
당신은 액자를 들어 사진을 보았습니다.
이 집에 살았을 가족들의 사진입니다.
다. 사진 속에는 젊은 부부와 두 아이가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 살아 있을까요?
이든 로웰:여기 살던 사람들인가봐.
케네스 버크너:...
그러게 말이다.
어디로 갔을지...
(옆에 있는 메모패드를 들어 내용을 봐요)
이든 로웰:어쩌면 우리처럼 집을 나섰을지도 몰라.
낡은 메모패드에는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껴 있습니다.
전에 이 집 에 살던 사람이 작성하였던 것 같네요.
종이뭉치 곳곳에는 피로 보 이는 얼룩이 묻어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펴서 읽어봅니다)
케네스 버크너:
관찰력
기준치:50/25/10
굴림:89
판정결과:실패
: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가 힘드네요.
당신은 그나마 멀쩡 한 글씨들을 읽어 내려갑니다.
케네스 버크너:(일단 이 메모지는...잘 넣어두기로 합니다. 그냥 읽고 지나치기에는 신경쓰이는 내용이 많아요...)
(마지막에 보이는 이름들을 속으로 읽어봅니다)
(지쳤을지도 모르는 이든에게는 쉬고 있으라고 하고, 조사를 계속합니다. 뭐라도 있을지 모르니 일단 책상 서랍을 보기로 합니다)
서랍에는 펜 정도가 들어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그렇다면 책장을)
책을 보고 도로 꽂아놓지 않아 드문드문 책장이 비어있습니다.
책 들은 주로 생물학에 관한 책인 걸 보아 집에 살던 사람의 전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책꽂이를 돌아보던 와중 그중 반쯤 덜 꽂힌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염에 관하여’, ‘정신이상 행동론’ 등...이런 책은 왜 읽은 걸까요?
케네스 버크너:(몇 권 꺼내서 페이지를 훑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써 있지만 지금은 딱히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다시 원위치로 돌려놓고, 방을 나섭니다. 메모패드에 적힌 일이 우리에게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이든 로웰:할배, 여기 있는 펜 나 가져간다?
케네스 버크너:어디에 쓰려고?
...뭐, 그러렴.
이든 로웰:지금 쓰고 있는 펜 잉크 거의 다 써가거든
케네스 버크너:잘 쓰겠다고 얘기나 하고 가자꾸나. (눈짓으로 사진을 가리킵니다)
이든 로웰:아, 응.
잘 쓸게요.
이든은 펜을 들고 몇번 흔들다 가방에 넣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더 볼 게 없다면 거실로 돌아가기로 해요)
두 사람은 거실로 돌아옵니다.
케네스 버크너:(메모패드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그다지 기대는 되지 않지만...한번 주방으로 가 봅니다)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검게 변한 핏자국으로 더러워진 식탁과 조 리대 위에는 식칼과 쇠톱이 놓여 있습니다.
쇠톱의 날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점들이 굳은 피와 엉겨 붙어있습니다.
주방 구 석에 놓인 큼직한 검은 쓰레기통에선 악취가 풍겨오네요.
케네스 버크너:(코를 틀어막아요)...아무래도 가까이 오지 않는 게 좋겠구나.
이든 로웰:할배, 여기 이상한 냄새 나.
그럼 거실에 있을까?
케네스 버크너:금방 뒤져보고 돌아갈 테니 너무 멀리 떨어지진 말고.
(수도꼭지를 틀어봅니다...혹시 물은 나오나요?)
다행이도 물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든 로웰:알았어~
케네스 버크너:(좀 받아두고...)
(쇠톱을 들어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케네스 버크너:
관찰력
기준치:50/25/10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일주일은 넘게 방치된 것 같네요.
케네스 버크너:(일단...쓸 일이 있을까 싶어 기억해두기로 합니다. 악취를 참으며 쓰레기통 쪽으로 다가갑니다. 괜히 발로 툭툭 건드려 봅니다)
꽤나 묵직합니다.
케네스 버크너:(고개를 돌리고 숨을 크게 들이쉰 뒤...)
(열어봅니다)
쓰레기통 뚜껑을 열어보면 그 안에는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고깃 덩이들, 뼛조각들, 그리고 시체를 파먹는 구더기들이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
SAN Roll
기준치:55/27/11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욱...!
이든,
이쪽은 웬만하면 오지 마라.
이든 로웰:...왜? 뭐 있어?!
케네스 버크너:(급히 쓰레기통을 닫아요)
이든 로웰:(거실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쳐다봅니다.)
케네스 버크너:(나와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어요)
애들은 몰라도 된다.
이든 로웰:뭐야, 그게~
케네스 버크너:(그럼 이제 세 번쩨 방으로 가봅니다...)
다른 방보다 비교적 깔끔한 이 방은 침실입니다.
옷가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옷장과,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수 있겠어요.
케네스 버크너:낮 동안엔 여기서 보내도 되겠는데.
(남은 옷가지를 꺼내 넣어둡니다)
그사이 이든은 거실에서 세번째 방으로 이동합니다.
이든 로웰:오, 침대네.
케네스 버크너:해 뜬 동안엔 여기서 지내면 되겠구나.
이든 로웰:(매트리스를 눌러보며) 좋아.
오늘은 편하게 지내겠다.
케네스 버크너:좀 쉬고 있겠니?
이든 로웰:
케네스 버크너:할애비는 잠시 다른 데 좀 더 보고 오마.
이든 로웰:(겉옷을 정리하며 말합니다.)
이제 어디로?
케네스 버크너:(남은 두 번째 방으로 갑니다)
방문이 뻑뻑하게 닫힌 게 잘 열리지 않습니다.
마치 뒤에 무언가로 막혀져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힘을 주면 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케네스 버크너:(힘을 줘서 밀어봅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고 문이 열리자...
….
방안의 좀비들이 일제히, 당신을 쳐다봅니다.
아, 아까 가족사 진에서 본 그 일가족이요.
케네스 버크너:
민첩
기준치:70/35/14
굴림:3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 좀비들이 당신을 덮치기 전 당신은 황급히 문을 닫았습니다.
기괴한 울음소리가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옵니다.
이든 로웰:하, 할배?!
지금 소리 뭐야?
케네스 버크너:...이든,
당장 문 닫아라.
뒤쪽에서 우당탕 소리를 내며 이든이 다가옵니다.
이든 로웰:어! 응!
케네스 버크너:괜찮다고 할 때까지 나오지 말고.
이든 로웰:아, 알았다구.
철컥, 하고 세 번째 방문이 닫힙니다.
아무래도 문을 잠가야할 것 같습니다.
쿵쿵 거리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몇 번 들리다 이내 조용해집니다.
케네스 버크너:(한참 동안이나 방문을 붙들고 있다 몇 걸음 물러선 뒤 참고 있던 숨을 내쉽니다. 뭔가 문을 막거나 잠글 게 없을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거실에 의자가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비스듬히 세워두면
괜찮지 않을까요
케네스 버크너:(그렇다면 의자를 가져와 문앞에 세워두기로 합니다)
당분간 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조용히 세 번째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립니다.)
이든 로웰:...할배야?
케네스 버크너:당분간은...괜찮을 것 같구나.
이든 로웰:안물렸지?
안다쳤지?
케네스 버크너:손녀를 두고?
이든 로웰:물리면, 곤란하다고...
울상을 한 채 이든이 방문을 열어줍니다.
케네스 버크너:주인이...있더구나.
이든 로웰:....그, 렇구나...
케네스 버크너:낮만 보내면 바로 자릴 뜨자.
이든 로웰: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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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창 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 나위 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창밖을 보니 노을 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 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 그렇다는 건, 해가 떠있을 내내, 이든이 당 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주변을 황급하게 둘러보았습니다.
이든은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
관찰력
기준치:50/25/10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이든은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당신에게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당신이 깨어난 것을 깨닫곤 노트를 가방 안으로 집어넣습니다.
이든 로웰:할배, 일어났어?
케네스 버크너:뭘 그리 열심히 쓰고 있었니.
이든 로웰:내가 일기 같은 거 쓰고 있는 거 알잖아.
이번에 펜을 새로 얻어서
좀 써보고 있었어.
케네스 버크너:부지런도 하지. 착한 아이야.
이든 로웰:헤헤.
오랜만에 오래 잔 것 같아.
오늘은 더 힘내서 걸을 수 있겠어.
케네스 버크너:...조금 있으면 해가 지겠구나.
가야지, 오늘도.
이든 로웰:그치, 빨리 가는 게 좋잖아. 안전지대 말이야.
그래도 사람은 살아가는구나 싶엇어.
케네스 버크너:어디 또 우리 같은 사람들은 있지 않겠냐.
이든 로웰:그 사람들도 이런 생활을 하면서 발빠르게 가고 있겠지?
아아~ 나는 안전지대로 가면 그거 먹어보고 싶어.
오랫동안 못먹었잖아.
할배가 잘하는 음식.
아마 안전지대에는 식료품이 있지 않을까?
케네스 버크너:고기나 구워서 대충 올려놓는 게 무에 좋다고,
뭔가 할 수 있을 만큼 있으면 좋겠구나.
난 고기 좋아하니까.
뭐라도 좋아.
케네스 버크너:올 때마다 잘 먹으니 할애비는 좋았지.
뼈밖에 안 남아선, 대체 집에선 뭘 먹이는 건지.
이든 로웰:아니, 할배는 내가 얼만큼 먹어도 크게 만족 못하잖아~
나는 집에서도 많이 먹었다고
케네스 버크너:정말이냐?
이든 로웰:물론이지.
케네스 버크너:흐음....(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안전지대만 가 봐라,
지금까지 못 먹은 만큼 해줘야겠구먼.
이든 로웰:헤헤헤.
기대된다니까.
슬슬 해가 완전히 지기 시작합니다.
길을 떠나시겠어요?
케네스 버크너:(갑시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이든은 길을 떠납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 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미지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 선반1 ], [ 선반2 ], 그리고 한쪽 벽으론 [ 창고 ] 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혹시나 작은 기대라도 했건만....
(첫 번째 선반부터 봅니다)
이든 로웰:그래도 아예 없진 않은 것 같은데?
장난감 코너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당신은 인 형들을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케네스 버크너:(틀어보진 않을게요)
이든 로웰:아, 그거 유명한 그거잖아.
(손을 뻗어 인형을 붙잡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이런 거 좋아했니?
이든 로웰:이 시리즈는 좋아했어.
케네스 버크너:그러고 보니...
이든 로웰:집에 한두마리 있었지?
얘가 이번 신작이었거든.
케네스 버크너:챙겨 갈 테냐?
이든은 인형을 만지작 거리다가 스위치를 가리킵니다.
이든 로웰:이거 여기있는 종이를 빼면 소리가 나거든.
아, 가져가도 좋을 거 같아.
나쁘지 않은걸.
이든은 웃음을 지으며 가방에 인형을 넣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다시한번 선반을 위아래로 훑어봅니다)
딱히 필요한 건 찾지 못했습니다. 옆 선반을 보시겠어요?
케네스 버크너:(네)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 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에요.
케네스 버크너:
기준치:60/30/12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선반을 끝까지 살펴보았지만 그저 쓰레기밖에 없었습니다
이 곳에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걸요.
케네스 버크너:(먼지 쌓인 선반 바닥만 쓸며 한숨을 내쉽니다...)
(손에 묻은 먼지를 털어버려요)에잉, 쯧...
인정머리 없는 놈들.
이든 로웰:할배, 창고 안에 뭐라도 있지 않을까?
(창고 문을 가리킵니다.)
케네스 버크너:....그래.
들어가기 전에.
(손도끼를 가리켜요)
이든 로웰:아, 응.
이든은 제 손도끼를 듭니다.
[ 창고 ] 라고 팻말이 쓰여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잠겨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은 지난번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이번에도...
케네스 버크너:
듣기
기준치:20/10/4
굴림:35
판정결과:실패
이든 로웰:
듣기
기준치:50/25/10
굴림:95
판정결과:실패
무슨 소리가.. 들렸나요? 잘 모르겠네요.
당신과 이든은 숨을 죽이고 창고 문을 노려보았습니다.
짧은 눈빛 교환을 주고받은 후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창고 문이 열리자 좀비의 희뿌연 눈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 려옵니다.
좀비:그르륵.
케네스 버크너:(쥐고 있던 도끼를 휘두르겠습니다...)
도끼
기준치:60/30/12
굴림:3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2
케네스의 도끼가 좀비의 어깨를 내리찍습니다.
좀비는 그르륵 거리며 소리를 지릅니다.
이든 로웰:아, 빨리!
휴대용 도끼
기준치:25/12/5
고장:97
굴림:77
판정결과:실패
피해:4
으랴!
안타깝게도 도끼는 허공에 휘둘러집니다.
좀비의 턴
좀비:그르르르...
좀비는 제 앞에 있던 이든을 공격합니다.
좀비:
물기
기준치:30/15/6
고장:-
굴림:94
판정결과:실패
피해:3
케네스 버크너:이든!!
아차, 하고 이든은 몸을 뒤로 뺍니다.
다행이도 물리지 않았습니다.
케네스의 턴
이든 로웰:후우!
케네스 버크너:어딜 손을 대, 이 망할 자식이!
도끼
기준치:60/30/12
굴림:51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케네스의 도끼가 마저 휘둘러집니다.
좀비의 팔 하나가 완전히 떨어져 나갑니다.
이든의 턴
이든 로웰:
휴대용 도끼
기준치:25/12/5
고장:97
굴림:66
판정결과:실패
피해:3
한 번 더 휘두른 도끼는 여전히 맞지 않습니다.
좀비의 턴
이든 로웰: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케네스의 턴
케네스 버크너:얘야, 넌 떨어져 있어라,
이든 로웰:아, 알았다고!
케네스 버크너:
도끼
기준치:60/30/12
굴림:58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케네스의 도끼가 좀비의 가슴팍에 내리꽃힙니다.
좀비는 그르륵 거리면서 뒤로 한발자국 물러납니다.
추가 턴!
한번 더 공격 가능합니다.
케네스 버크너:
도끼
기준치:60/30/12
굴림:83
판정결과:실패
피해:5
젠장할!
안타깝게도 도끼는 가슴팍에서 빠지질 않네요.
이든의 턴
이든은 도끼를 좀비에게 던져봅니다.
이든 로웰:
투척
기준치:50/25/10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휴대용 도끼
기준치:25/12/5
고장:97
굴림:42
판정결과:실패
피해:1
이든의 도끼가 좀비의 어깨에 박히더니 케네스의 도끼를 빼냅니다.
약간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하죠.
좀비의 턴
좀비:그륵...
물기
기준치:30/15/6
고장:-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피해:4
마지막 힘을 다해 공격을 한 것인지
케네스의 팔을 물어버립니다.
그렇지만 다행이도 옷이 방패가 되었는지.
살을 뚫지는 않았습니다.
케네스는 크게 놀라 뒷걸음질 치다 선반에 머리를 박습니다.
이든 로웰:하, 할배?
괜찮아?!
케네스 버크너:괜찮, 다, 가까이 오면 안,
(숨을 들이쉬고 몸을 추스르며 부딪힌 머리를 쓸어요)
물러서 있어...
이든 로웰:아, 알았다니까...
케네스의 턴
케네스 버크너:잘도, 이 빌어먹을 새x가, 팔을-
도끼
기준치:60/30/12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6
(도끼를 가로로 휘둘러 이 사이에 박아버립니다. 힘을 줘서 빼고는, 좀비를 발로 차 넘어뜨립니다.)
좀비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춥니다.
케네스 버크너:(거칠어진 숨을 고르다가 움직임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 이든 쪽으로 다가갑니다.)
...다친 곳은 없냐?
이든 로웰:팔...
나, 나는 괜찮지.
할배가
할배가 물렸잖아...
이제 어쩌, 어쩌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케네스와 팔을 번갈아바라봅니다.
케네스 버크너:옷이 있어서 괜찮았지 뭐냐, 정말로. 괜찮다. 보래도. (소매를 걷어 멀쩡하다는 걸 보여줘요)
이든 로웰:그, 아. 어... 어!
다, 다행이다.
우리, 옷 더 두껍게 입자.
이런 일 또 벌어지면 안되잖아!
케네스 버크너:그럼. 어디 더 찾아봐야겠구나.
당신과 이든은 좀비가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썩은 살점과 피가 사방에 튀어 흘러내립니다.
이든 로웰: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67
판정결과:실패
케네스 버크너:
SAN Roll
기준치:55/27/11
굴림:96
판정결과:실패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 아보았습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 상자1 ], [ 상자2 ], [ 상자3 ] 을 발견합니다
케네스 버크너:(일단...상자1부터 보겠습니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 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상의, 겉옷, 바지, 속옷, 양말 등…
당신과 이든의 몸에 맞는 옷들도 있었습니다.
몇 달째 입고 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 을 것 같아요.
이든 로웰:와, 이거!
새옷이잖아!
케네스 버크너:마침 갈아입을 게 생겼구나.
이든 로웰:드~디어 옷을 갈아입는구나
이든은 웃으며 옷 몇 벌을 제 몸에 대봅니다.
이든 로웰:옷 갈아입을 곳이...
할배는 밖에서 갈아입을래?
케네스 버크너:다 입으면 말하거라. (다른 옷가지를 좀비 위에 대충 던져서 덮어놓고 나갑니다)
이든 로웰:알았어!
케네스가 밖에서 망을 보는 사이 이든은 깔끔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옵니다.
이든 로웰:어때?
케네스 버크너:깔끔해졌구나.
어떤 옷을 입고 나온 것 같나요?
케네스 버크너:(가끔 놀러 올 때 입고 오던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라이더 재킷에 청바지...튼튼한 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든 로웰:괜찮은 게 있었거든
이 재킷이면 물려도 안전하겠지?
할배도 가서 입고 와.
케네스 버크너:물린다는 소린 하지도 말고. (들어가서 갈아입겟습니다)
이든 로웰:아, 알았다니까.
케네스 버크너:혹시 이상한 거 나오면 불러라. (문 닫기 전에 고개 내밀고 말해요)
이든 로웰:응~
케네스 버크너:(네네대충항공점퍼랑청바지..)
케네스는 옷을 적당히 걸치고 나옵니다.
이든 로웰:평소 입던 거랑 다른 게 없잖아.
케네스 버크너:이게 좋단다, 난.
이든 로웰:그럼 다른 상자도 열어볼까?
거기에 다른 옷이 있을 수도 있잖아.
케네스 버크너:(찝찝...뭐가 튀어나올지 모르지만...)어디 열어보마.
(상자2를...)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 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면 족히 몇 주를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창고를 열길 잘 했 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고기는 아니지만....이게 어디냐.
(주섬주섬)
(그럼 상자 3도 볼게요)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감지덕지일 것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챙겨둡니다. 필요한 누군가를 만나면 거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필요하니? (한 병 보여줘요)
이든 로웰:음. 마셔본 적 없는데.
케네스 버크너:다 크면 마셔보자.
이든 로웰:좋아!
케네스는 상자를 열어보며 가방에 차곡차곡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합니다.
그사이,
케네스 버크너:
듣기
기준치:20/10/4
굴림:34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열중하느라 이든이 뭘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든은 죽은 좀비의 옷가지를 뒤져봅니다.
그러다 여러 물건을 케네스 몰래 가방에 집어넣습니다.
케네스 버크너:...?
그러곤 아무렇지도 않은척 돌아옵니다.
이든 로웰:부족하면 내 가방에 넣어도 될 거 같아.
케네스 버크너:방금 뭐...했니? (괜히 좀비 쪽을 한번 쳐다봐요)
이든 로웰:저 사람 뭐하는 사람인지 보안증이 있길래 봤어.
케네스 버크너:어린애는 무거운 거 드는 거 아니다. (어떻게든 짐에 비늠을 만들어 쑤셔넣어요)
...그래서?
*빈틈
이든 로웰:마트 보안요원이었나봐.
케네스 버크너:여기 숨어 있었나 보군...
이든 로웰:(보안증을 보여줍니다.)
할배, 내 공책 안구겨지게 넣으라구
케네스 버크너:(보안증을 한번 봐요)
신경쓰고 있으니 마음 놔도 돼.
보안증에는 인간이었을 자의 얼굴이 찍혀져있습니다.
이제는 좀비지만요.
케네스 버크너:(대충 속으로 미안하게 됐수...하고 나갈 준비를 해요)
마트 밖으로 나오니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좀비와 싸우느라 시간 을 꽤나 지체한 모양이에요.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고민하 던 차에 이든이 말을 꺼냅니다.
이든 로웰:할배, 조금 힘들겠지만 낮에도 이동하면 어떨까?
이 이후에도 계속 도로라 좀비들이 많이 없을 거 같아.
있더라도 조심하면 되고.
하루라도 빨리 안전지대로 가는 게 좋잖아?
케네스 버크너:...하지만 굳이 지금 가야겠니?
낮은 위험해.
이든 로웰:....난, 으음... 좀더 빨리 갔으면 좋겠어.
케네스 버크너:
관찰력
기준치:50/25/10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이든이 말하는걸 들어보니...
이든은 하루 빨리라도 안전지대로 향하고 싶나 봅니다.
케네스 버크너:왜 그렇게 빨리 가고 싶은 게냐?
괜찮다, 말해 보렴.
이든 로웰:그냥 꿈자리가 숭숭해서 오늘 여기에 있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상한 기분도 들고,
좀 춥기도 하고.
케네스 버크너:꿈자리가?
...춥다고?
이든 로웰:응, 요즘 이상한 꿈들 많이 꾸니까.
기분 탓일 수도 있는데.
나 열은 안난다고!
그냥 여기 좀 서늘한 거 같다구~
케네스 버크너:(손을 이마에 대서 확인해봅니다)
딱히 열은 나지 않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아픈데 안 아프다고 하는 거 아니야.
바로 말해야 한다.
어떤 때인지 알잖니.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이든 로웰:응. 그렇지.
그, 그럼 빨리 가자.
케네스 버크너:한 번만 더 물어보마.
정말로 지금 가야겠니?
이든 로웰:응, 지금 가야겠어.
케네스 버크너:(이마를 짚고 생각하다 다른 옷가지 몇 벌을 쥐어주고 마트를 나섭니다)혹시 모르니 챙겨라.
그리 가고 싶다니 어쩌겠니, 가야지.
배는 조심해야 할 게야.
알고 있지?
이든 로웰:물론이지!
이미지
당신은 이든과 짐을 챙겨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 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위 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옆에 있을 이든에게 물을 건네요)
...뿌려 주랴?
이든 로웰:.........
어......응.
이든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대화는 오래 이어지지 못합니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 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얼마나 길을 걸었을까요,
비로소 이든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이든 로웰:....할배.
힘들다 저기서 좀 쉬어가자.
이든의 손가락을 따라가면, 저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많이 덥지?
이든 로웰:응...
케네스 버크너:해가 중천이니 당연하지.
이든 로웰:...오랜만이라...
지친 것 같아.
케네스 버크너:업힐 테냐? 오랜만에.
이든 로웰:응.
이든은 당신의 등 위로 업힙니다.
케네스 버크너: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몇 살 때였나?
8살?
이든이 그리 말합니다.
이든 로웰:나 학교 들어가서는. 딱히 업히지 않았으니까.
케네스 버크너:그래, 학교 들어가고 나서 이상하게 그러더구나. (허허 웃어요)
이든 로웰:하암.
(작게 하품을 합니다.)
케네스 버크너:힘들면 눈이라도 붙이고 있어.
이든 로웰:응...
케네스 버크너:적당한 때 깨워주마.
이든 로웰:알겠어.
이든은 곧 눈을 감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주유소로 걸음을 옮깁니다)
이 곳은 관리인 한두 명을 둔 작은 무인주유소 였나 봅니다.
근근 이 널브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이 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은 주유소를 둘러봅니다.
무인으로 사용할 수 있 는 [ 주유기 ] 몇 대, 그 옆에는 [ 자판기 ] 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 사무실 ] 이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일단 사무실에 들어갑니다)
사무실의 문을 돌려 보았지만 굳게 잠겨 있습니다.
하나뿐인 창문 엔 블라인드가 쳐있어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열쇠를 찾아봐야 할까 요?
이든을 업고 탐색을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싶습니다.
케네스 버크너:(그럼 일단 자판기 앞으로...)
당신과 이든은 자판기로 이동합니다.
이미 생존자들이 자판기를 뜯어서 내용물을 다 가져갔는지, 깨지고 망가진 자판기는 텅 비어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
관찰력
기준치:50/25/10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은 자판기의 부품들과 쓰레기들 더미에서 생수 한 병 을 발견했습니다.
깊숙이 있어서 보이지 않았나 봐요
이든 로웰:zzzz
케네스 버크너:(꺼내서 넣어둡니다)
당신은 생수를 가방 안에 넣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자판기 주변도 살펴보죠. 뭔가 떨어진 게 있나)
더는 보이지 않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주유기 쪽으로 가볼게요)
평범한 주유기입니다.
당신이 기름을 챙겨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턱!! ,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이런...!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당신이 시체인 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 지 몇 시간이 지난 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이 뜯어먹혀 두 다리 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일까요.
당신의 발목을 붙잡 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케네스 버크너:사람...이었군.
???:목,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모금만...
제발...
케네스 버크너:...하아.
알겠소.
줄 테니 일단 손 좀 놓아 주지 않겠나.
???:쿨럭, 쿨럭....
아,
알겠, 으으...
붙잡던 바짓단에 손가락 한개가 달랑달랑 붙어 있습니다.
떨어진 모양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저도 모르게 숨을 삼킵니다)
케네스 버크너: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10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은 그를 바라봅니다.
입가에는 핏덩이가 말라붙어 있고
동공이 뿌옇게 되어있다는 사실을요.
그다지 시간이 안남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빠른 시간 안에 변이될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그런다면 당신 등에 업힌 이든은 어쩌지요.
만약에 말입니다.
당신의 선의가 손녀를 위험에 빠뜨린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케네스 버크너:(와인 병 하나를 꺼내 병째로 던지듯 내려놓고 슬슬 뒷걸음질칩니다.)
...
목을 축이는 데라면 이거라도 괜찮을 게요.
슬슬 가지. 미안하지만 갈 데가 있는지라.
???:저, 저... 저, 저기요. 저, 저... 저...
남자의 말투가 점점 기이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케네스 버크너:(몸을 돌려 걸음을 빠르게 하기 시작합니다)
어디로 향하실 건가요?
케네스 버크너:(다시 사무실 앞으로 갑니다)
당신은 사무실로 향합니다.
그러자 반쯤 열린 사무실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나타납니다.
쥬드:이봐, 저기에 멋대로 좀비를 두면 어떡해?!
케네스 버크너:다 죽어가더구만.
당신은 누구요?
쥬드:나? 여기 먼저 있던 선객이지.
(뒤에 업힌 이든을 보더니) 걔는 누구? 손녀야?
케네스 버크너:당신이 알 거 없잖소.
쥬드:뭐 나도 오랜만에 생존자를 만나서 그래.
내가 좀 가볍게 군 편도 없잖아 있지만.
안에 들어와서 이야기나 하지 그래?
어차피 낮이라 밤까지 못움직이잖아.
아니 한낮에 무슨 깡으로 돌아다닌거야.
케네스 버크너:알 바 아니지 않나?
쥬드:뭐 알 바는 아니긴 하지만. 사람 좀 오랜만에 봐서 친한 척 좀 하려고 했는데 이건 너무하지 않아?
내가 도와줄 수도 있잖아.
나 말이야. 생존자 만난 게 3개월 만이야.
좀 기쁠 수도 있지.
케네스 버크너:뭐, 그래. 사람은 오랜만이지.
알겠소, 들어가서 얘기나 하지.
쥬드:그래 잘 생각했어. 저 밖에 있는 건 내가 처리하고 올테니까 먼저 안에 들어가 있어.
쥬드는 등에 있던 빠루를 들고는 사무실 밖으로 나갑니다.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가시겠어요?
케네스 버크너:꽤 본격적이시구만.
쥬드:아무래도 이런 세상이 왔으니 말이지.
이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거 당신도 알잖아.
케네스 버크너:세상이 험하긴 하지.(들어갈게요)
당신이 사무실 쉼터에 이든을 옮기자 일을 마친 쥬드가 말을 걸어옵니다.
쥬드:나이로 봐서는 손녀인 것 같고, 당신도 안전지대로 가는 거지?
아무래도 입이 하나 더 있으니까.
케네스 버크너:그래, 안전지대로 가는 중이오.
쥬드:목적지도 같으니 같이 가는 건 어때?
나도 안전지대로 가는 중이거든.
케네스 버크너:당신도?
쥬드:거기 안 가는 사람 드무니까 말이야.
하, (머리를 긁적이며) 나도 같이 가던 친구들 몇 있었는데 말이지.
케네스 버크너:동료가 늘면 안심이야 되지만.
...친구가 있었군.
쥬드:다 죽어버렸지 뭐야.
이런 세상이라
케네스 버크너:그, 미안하지만.
당신 말대로 험한 세상이잖소.
이런 말 해도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 그냥 물어는 보지.
믿을 만한 사람인가, 당신?
쥬드:나야 믿을만한 사람이지.
나 원래는 공무원이였다고.
시민들을 위해 구청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지..
케네스 버크너:공무원이라,
쥬드:이봐 나 그렇게 이상한 사람 아니야.
어차피 안전지대로 가서 많이 볼 사이 아닌가.
좀 얼굴 익혀두면 좋지.
서로 변호도 해주면 좋고.
안전지대로 들어갈 때 말이야.
서로의 행적을 말해줄 수 있음 좋잖아.
케네스 버크너:허허,
그래, 같은 안전지대로 가는데.
변호 얘기 나온 김에,
살아온 얘기나 해 봅시다, 어디.
쥬드:그래그래.
어차피 밤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서로 이야기나 하자고.
식사거리 가지고 있어?
내 특별히 바겐세일 해주지!
케네스 버크너:식사거리?(하고 되물어요)
쥬드:배가 고프면 움직이기 힘들잖아.
내가 뭘 가지고 있는줄 알아?
바로 딴 지 얼마 안된 무화과를 가지고 있지.
케네스 버크너:(좀 놀랐습니다)이 험한 때에 잘도...
돈...은 줘 봤자 쓸모없겠지. 어디.
(와인병을 꺼내듭니다)술은 마시나?
쥬드:뭐야! 그거 와인이야? 오, 세상에나.
얼마만의 술인지.
당신들을 만난 게 행운인지도 모르겠어.
하하, 여기에 분명 컵 정도는 있을테니.
쥬드는 싱크대로 가서 그릇과 잔을 가져옵니다.
쥬드:쟤도 깨우지 그래?
이럴 때일수록 비타민을 잘 섭취해줘야한다고
괴혈병 알지? 신선한 걸 못먹으면 잇몸이 다 헌다고.
케네스 버크너:피곤해서 재웠는데. 에잉...
쥬드:으으, 그게 얼마나 끔찍한 줄 알아?
케네스 버크너:겪어 본 것처럼 말하는군.
쥬드:그래도 말이야. 먹을 때는 다 같이 먹는 게 낫지.
아니 예전에 말이야. 내 지인이 그렇게 되어서 말이지.
감염자랑 구분이 안가는거야.
케네스 버크너:끔찍했겠군.
쥬드:감염자도 피를 토하는데 잇몸이 헐어버리면 피가 줄줄 샌다고.
다들 얼마나 날을 곤두세웠는지 몰라.
뭐 이제는 다들 없지만서도...
케네스 버크너:같이 오던 친구들인가.
쥬드:다들 구청 친구들이었어.
일하고 있을 때 좀비사태가 벌어졌으니 말이야.
당신도 그러지 않았어?
케네스 버크너:어느 순간 자식놈들 연락이 끊기더구만.
라디오에서는 좀비인지 뭔지 같은 말만 하고 있지,
나가 봤을 때는...
말을 말지.
쥬드:찾으러는 가봤어?
케네스 버크너:왜 안 가 봤겠나.
도심으로 갔더니,
무슨 생지옥이...
쥬드:인구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이놈들 점점 많아지니까.
손녀는 같이 있었나봐?
케네스 버크너:놀러 오는 날이었거든.
운이 좋은 건지...
쥬드:지금까지 잘 살아남았으면 됐지.
자, 그러면 미래를 위해 짠이라도 해볼까?
케네스 버크너:뭐, 술은 잘 안 한다만. (그래도 일단 잔은 들어요)
두 사람은 가볍게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합니다.
쥬드:인류의 미래를 위해 건배.
케네스 버크너:...
인류의 미래를 위해.
쥬드:하하.
음식과 와인을 나눠마시며 두런두런 대화를 이어갑니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금세 술기운이 오릅니다.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짐을 치우고 바닥에 누웠습니다.
흐릿한 시야에서 잠이 깬 이든을 보지만,
술기운에 머리가 무거운 탓에 이내 금 세 잠이 듭니다.
이미지
깜빡, 잠에서 깨어나니 창밖이 어둑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숙취가 느껴지는 게 평소보다 더 오래 잔거 같아요.
케네스 버크너:...(머리를 감싸쥐며 일어납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제 옆에 누워 자고 있는 이든입니다.
케네스 버크너:
듣기
기준치:20/10/4
굴림:86
판정결과:실패
이든이 중얼대는 소리가 문득 들립니다.
잠꼬대일까요.
밤은 찾아오고, 당신과 이든, 쥬드는 길을 떠났습니다.
아스팔트 도로에 세 사람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걷던 당신 은 문득 옆에서 걷는 이든을 돌아보니,
이든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어제와 같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 아요.
그런 이든을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쥬드:... 잠시 옆으로 와줄 수 있어?
케네스 버크너:무슨 일인데 그러나?
쥬드:내가 진짜 악담하는 게 아닌데 말이지.
케네스 버크너:흠?
행여 이든이 들을라, 목소리를 낮춘 쥬드가 당신에게 속삭이며 말 합니다.
쥬드:손녀 말이야. 혹시 병 같은 거 앓고 있어?
어제는 그런 모습 없었는데 말이야.
케네스 버크너:설마. 건강한 녀석인데.
...어디 말이라도 해 주면 좋겠다만.
쥬드:그, 있잖나.
손녀 말이야.
외국에 많이 다닌 적 있어?
케네스 버크너:바다 건너로 가 본 적도 없소.
쥬드:내가 이래 봬도 다른 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
저 친구 말하는 걸 들어보니 라틴어, 독일어, 스페
인어 등….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그 외의 언어들도 많은 거 같은 걸 보니...
뭔가 이상하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 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둘 중 하나인 거 같거든.
근데 어제 대화 해봐서 아는데 후자는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케네스 버크너:그럼 천재겠지.
이런...
쥬드:이봐.
손녀라고 너무 감싸는 거 아냐?
내가 걱정돼서 말하는 거라고
케네스 버크너:당신이야말로 손녀에 대해서 뭘-흠.
그래서..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겠나?
쥬드:누구한테 말거는 것 같았어.
그리고 뭘 계속 받아 적는 것 같았거든.
그게 뭔 줄 알아?
케네스 버크너:일기를 쓴다고 하던데.
쥬드:아니 그걸 3시간 넘게 쉬지도 않잖아.
보통 일기를 그렇게 써?
케네스 버크너:세 시간을 내리 썼다고?
쥬드:어, 그런다니까.
그래서 내가 물어본 거라고.
케네스 버크너:......
영문을 모르겠군...
당신은 도저히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든이 저런 언 어들을 할 줄 알던 사람이던가요?
일기를 세 시간 넘게 내리 쓴다는 것도 그렇고.
무언가 이상하기만 합니다.
쥬드:뭐... 이런 세상이니까.
제정신인 사람이 더 신기할 수도 있고.
나도 당신도 어딘가 한구석 미쳤을 수도 있고.
케네스 버크너:그럴 수도 있겠지.
쥬드:그러고보니 어제 그건 못들어봤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한 번 말해봐.
어제는 내가 많이 이야기했으니까.
오늘은 좀 들어보자고.
그래야 내가 안전지대에 가서 말을 꺼내보지.
케네스 버크너:뭐...
전역하고 농사 지으면서 살던 사람이오.
손녀가 자주 놀러 왔지.
하필 그 날에 세상이 이 꼴이 나서.
쥬드:전역했다면 군인이었겠네.
그러면 전쟁에도 참여하고 그랬어?
대단한걸.
케네스 버크너:끔찍했지.
그 때나 지금이나, 뭘 고르라고 한다면...
둘 다 싫군.
하여튼 처음엔 좀 버텼소.
사람도 없고 땅도 넓고.
시간이 지나니 애가 부모를 찾더구만. 당연한 거 아닌가?
케네스 버크너:도심으로 갔더니...
어제 말한 대로고.
집도 웬 놈들한테 털려 있었고.
...그렇게 된 걸세.
쥬드:그놈들은 다 잡았어?
케네스 버크너:(가만히 고개를 저어요)
그랬으면 여기까지 왔을 리가 있나. (픽 하고 웃습니다)
쥬드:하긴 그랬겠지.
새벽이 가까워져 오고, 당신과 쥬드가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 을 때,
갑자기 털썩,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를 돌아보니,
이든이 땅에 쓰러져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얘야!
가까이 다가가 이든을 살펴보니 온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잇습니다.
쥬드:오, 이런!
케네스 버크너:이런, 이런....
쥬드:어디에 좀 눕혀야할 것 같은데...
건물을 아, 저기!
저기에서 쉬는 건 어때?
케네스 버크너:(가리키는 쪽을 봐요)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 것 같아요.
케네스 버크너:(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든을 업고 걷기 시작합니다)
이미지
가까이 가보니 이곳은 초등학교였나 봅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 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여기에도...
케네스 버크너:
관찰력
기준치:50/25/10
굴림:26
판정결과:보통 성공
아, 그중 한 교실은 좀비가 없네요.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케네스 버크너:...가 보세.
당신과 쥬드는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 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이든을 눕혔습니다.
쥬드:일단 해가 뜨는 것 같으니까 우리도 좀 쉬지.
케네스 버크너:벌써 그렇게 됐나...
(이든의 곁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합니다)
당신은 이든의 곁에 누웠습니다.
이든의 몸은 뜨겁고 표정은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런 이든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갑자기 이든은 왜 아픈 걸까요.
과연 당신과 이든은 무사히 캘버리 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당신은 잠이 들었습니 다.
이든 로웰:....할배... 할배...
당신은 당신을 부르는 이든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이든?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신음하는 이든이 보입니다.
이든의 몸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안 좋아진 모양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일어났니? 몸은 어떠냐?
이든 로웰:으으... 아파...
할배, 나 너무 추워...
죽을 거 같아...
흑흑...
무서워. 도와줘, 할배...
케네스 버크너:괜찮아. 다 괜찮을 게야.
할아비가 어떻게든 하마.
조금만 참거라.
이든의 몸은 불덩이 같고,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닌데, 이거... 위험한 거 같은데?
열이 높아서...
언제부터 이랬어?
케네스 버크너:......
생각해 보니 지난번에...
(마트 창고에서 춥다고 한 일이 떠올라 이야기해 봅니다)
(아니 하여튼 어디선가)
(오는 길에)
쥬드:...좀비한테 물린 건 아니지?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지?
....
케네스 버크너:내가 보는 동안에 그런 일은 없었네.
물려도 내가 물렸지.
쥬드:.....
흠...
당신 물렸어?
케네스 버크너:옷 위로.
쥬드:상처는?
케네스 버크너:(양팔을 걷어서 보여줘요)
쥬드:(쥬드는 케네스의 양팔을 꼼꼼히 살핍니다.)
일단 알겠어.
여기 초등학교니까. 그래도 약은 있겠지.
케네스 버크너:그래, 약...
가져와야...
쥬드:일단 여기에 얼마나 많은 좀비들이 있는지 모르니까
빨리 양호실 위치를 확인하고 돌아오자고.
쥬드는 가방에서 작은 천봉지를 꺼냅니다.
쥬드:혹시 모르니 물건을 찾으면 여기에 넣을거야.
두 사람은 이든을 두고 복도로 나옵니다.
복도로 나오자 저 멀리서 몇 마리의 좀비들이 휘적거리며 돌아다니는게 보이는군요
케네스 버크너:
기준치:60/30/12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어둠속에서 좀비에게 걸리지 않고 갈만한 길을 찾습니다.
그림자에 가려 어두워진 길로 향합니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치고,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 캐비넛 ] 과 [ 사물함 ], [ 학교약도 ]가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캐비닛부터 확인해봅니다)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철제 캐비넛입니다.
캐비넛 을 열어보니 청소도구함으로 사용했는지 빗자루나 걸레들이 들어 있네요.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던 것들이라 작고 가벼워서 무기로도 사 용 못 할 것 같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누구라도 들어 있을 것처럼 생겨선...
(쥬드는 케네스를 힐끗 쳐다보다 이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케네스 버크너:(끄덕이고는 이번엔 사물함으로 가봐요)
이 초등학교에 다녔을 어린이들이 썼던 사물함입니다.
몇 개를 열 어보자 교과서, 리코더, 크레파스, 빈 우유갑, 먼지…
이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들어있지 않네요.
케네스 버크너:(그럼 약도를 봅시다)
군데군데 묻은 핏자국과 그을림 사이로 희미한 글씨들이 보입니다.
양호실로 가시겠습니까?
케네스 버크너:(가야죠)
두 사람은 조심하며 양호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 환자용 침대 ] 와 [ 큰 서랍 ], [ 상자 ], [ 싱크대 ] 가 보입니다.
쥬드:어휴... 드디어 좀 조용해졌군.
쓸만한 게 있어야 할텐데 말야.
케네스 버크너:있길 빌어야지. (서랍 쪽으로 다가가 열어봅니다)
당신은 책상 옆의 서랍을 열었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 이 있지만 남은 약들이 있네요.
서랍 안에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소염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제산제’ 등…
가지각색의 약 상자들 이 들어있습니다.
쥬드:뭐야 아직 약이 남아 있네.
케네스 버크너:다행히도...
쥬드:(천봉지를 꺼내며 약들을 담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다른 사람들 눈에 띄진 않은 모양이야.
쥬드:초등학교니 급작스럽게 도망쳤겠지.
어린애들도 많고.
밖에 좀비들이 널렸으니까.
이주변은 말야
케네스 버크너:보통 올 생각을 안 하겠군.
쥬드:난 이 상자가 궁금한걸.
케네스 버크너:그럼 열어보셔야지.
쥬드가 상자를 열어봅니다.
책상 밑의 큼직한 상자를 열자 붕대와 소독솜, 소독약 등이 들어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이건...
전부 챙겨가긴 어렵겠지만 언젠간 쓸모가 있을 것 같아요.
쥬드:이것도 챙겨가면 좋겠어.
아, 그러고보니 발바닥이 좀 까졌지.
난 여기서 치료를 하고 있을게.
당신도 필요하면 쓰라고.
케네스 버크너:조심하시게. 그 동안 둘러보고나 오지.
쥬드는 소독솜을 꺼내서 제 발바닥을 톡톡 두드립니다.
쥬드:그래.
케네스 버크너:(싱크대로 가볼게요)
양호실은 위생이 중요한 곳이니 손을 씻기 위한 싱크대도 마련되어 있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잡이를 돌려보니 물이 나옵니다.
케네스 버크너:(좀 씻죠)
당신은 더러워진 손과 얼굴을 씻습니다.
마침 아래에 양동이가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흠? (고개를 숙여서 뭔지 봅니다)
물을 담기 좋은 양동이입니다.
쥬드:물이라도 떠가지 그래?
케네스 버크너:그거 좋겠어.
(한번 씻어내고 물을 받아두겠습니다)
당신은 양동이에 물을 담았습니다.
그사이 쥬드가 환자용 침대에서 물수건을 발견했습니다.
쥬드:이거, 봐봐.
케네스 버크너:잘됐군...
쥬드:이마에 올리면 되겠어.
케네스 버크너:잘됐어.
서두르지. 애 기다리겠네.
쥬드:문제 없지. 조심하라고.
가진게 많으니까
약에 물까지, 정말 큰 수확이네요.
들어갈 때와 다르게 양호실에 서 나갈 땐 짐이 양손 가득입니다.
이때…
케네스 버크너:
기준치:60/30/12
굴림:79
판정결과:실패
쥬드:
기준치:70/35/14
굴림:1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탁, 하고 당신의 주머니에서 약 상자 하나가 떨어졌습니 다.
그순간, 쥬드가 손을 뻗어 약상자를 캐치합니다.
다행히도 소리가 작아서 좀비가 이쪽을 돌아보지 않네요.
케네스 버크너:(순간 얼어붙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케네스 버크너:...고맙네.
좀비가 당신들을 발견하기 전에 빠르게 이동해야겠어요.
이미지
당신과 쥬드는 가까스로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은 이든을 품 에 안고 일으켜 챙겨온 약을 먹이고,
담아온 물을 이용해 물수건을 만들어 이든의 이마에 올려주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
응급처치
기준치:30/15/6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든의 숨소리가 규칙적이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케네스 버크너:(안절부절못하며 보고 있다, 이든의 숨소리가 안정되는 걸 보고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다는 듯 한숨을 내쉽니다.)
쥬드:이런... 아픈 사람을 데리고 어디 가기 힘들 것 같은데...
일단... 하... 곤란한데.
이러려고 사람을 기다린 게 아닌데.
쥬드는 두 사람을 지켜보다 나지막이 말합니다.
쥬드:....이봐. 그... 정말로 말이지.
뭐, 이상하지 않아?
이런 고열 말이야.
케네스 버크너:애써 머릿속에서 지우고 있었는데.
...
계속해 보게.
쥬드:만약에 말이지. 당신 손녀가 잘못되었다 말하면 어떡할거야?
두 사람이 가족이 아녔다면 그냥 따로 다니는 게 어떠냐고 말하려고 했어.
그게 맞잖아.
살아남으려면 말이야.
케네스 버크너:혹시나 하는 생각은 들었네.
아니었으면 좋겠어,
아니어야만 해.
만에 하나 정말로 그렇더라도...
늙은이 하나 살아남아서 뭐 하겠나.
쥬드:....정말 그런 생각이야?
...
이번 낮이 지나면
헤어지는 거로 하자.
케네스 버크너:차라리 그게 낫겠군.
딸까지 잃고 하나 남은 아이야.
두고 갈 수는 없네.
지금까지 고마웠어.
쥬드:나도 간만에 사람을 봐서 좋았어.
그냥 감기였길 바래.
케네스 버크너:안전지대에서 만나지.
쥬드는 아까 얻은 것들을 나눠 자신의 짐에 넣습니다.
쥬드:그러길 바랄게.
쥬드의 말을 들어서일지, 아니면 요 며칠 계 속해서 느꼈던 불안감인지,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든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이든이 어느 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피곤한 게 당연하죠.
계속해서 긴장된 일들 투성이었으니까요.
당신은 아까처럼 이든의 옆에 누워 그의 옆모습을 바라봅니다.
잠이 든 이든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이든을 바라보다 당신 역시 잠이 듭니다.
이미지
당신은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목소리는 쥬드와 이든의 목소리 같네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 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케네스 버크너:
듣기
기준치:20/10/4
굴림:86
판정결과:실패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지만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게 둘 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할까 하고 생각 한 순간.
탕!!!!!!!
타앙!!!!
탕!!!!!
귓가를 찢는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것은 새벽 어스름 이 깔린 복도에 총을 든 이든과,
,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이든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이든 로웰:...하, 할배. 있잖아... 내가 그 어... 다 설명할 수 있어.
그게...
케네스 버크너:.......
무슨...
권총을 쥔 두 손이 바르르 떨리는 게 눈에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이게 무슨 일이냐.
아, 그런데, 설명을 할 시간이 있을까요.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 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이든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눈으로 어림잡아도 스무 마리 는 넘어 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 쪽 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도망가긴 이미 늦었어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기할까요?
그런데 돌연 이든이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캐비넛으로 달려가,
당 신을 캐비넛 안에 밀어 넣고 문을 잠급니다.
케네스 버크너:지금 뭐 하는-
당신은 뭐라 저항할 새 도 없이 이든에 의해 캐비넛에 갇혔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열어라. 이든!
문을 열려고 해보았지만 문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이든 로웰!
캐비넛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슬프게 웃는 이든의 얼굴이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열라고 했어!
이든 로웰:하, 할배.
미안해.
그렇게 말한 이든이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
당신이 뭐 라 말을 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에 이든의 모습은 사라집니다.
케네스 버크너:뭘 하려고,
안 돼, 안 돼,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들 사이에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새벽의 캐비넛 안은 춥고 어둡습니다.
...
마트에서 인형을 챙길 때부터 이든은 좀비들을 소리로 유인할 작 정이었나 봅니다.
이든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 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넛의 문이 열리며,
당신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이든이 서있습니다.
이든 로웰:할배.
기껏 갈아입었는데.
케네스 버크너:......
이든 로웰:다 젖어버렸다.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는 이든을 바라보자,
당신의 머리에 이스트베일의 그 서재에서 보았던 문장이 스쳐지나갑니다.
[ 좀비는 감염자를 건드리지 않는다. ]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이든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이든은,
감염자입니다.
케네스 버크너:
SAN Roll
기준치:55/27/11
굴림:30
판정결과:보통 성공
허,
허허.
도대체 언제부터일까요?
이든은, 이제 곧 좀비로 변해버리는 것일까요?
혼란스러워하는 당신에게 이든은
몇 번 콜록대며 피를 토해 낸 후에 말합니다.
이든 로웰:최대한 마지막까진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버리네. .
할배... 날 떠날 거야?
그래도... 돼.
케네스 버크너:언제부터냐.
언제부터였냐.
할애비가 널 안 본 게 죄구나.
말하래도.
아프면 얘기하래도...
이든 로웰:...
아, 직 말하면 안되는 거라...
가면서... 할 수 있는 것들 말해줄게
이든은 죽은 쥬드의 짐을 뒤져 식량과 약 등을 챙깁니다.
이젠 시체의 짐을 뒤지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게 설 령 자신이 죽여버린 생존자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케네스 버크너:(다가가서 눈이라도 감겨줄게요...)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 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 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캘버리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이든은 마침내 입을 엽니다.
이든 로웰:할배. 쥬드를 죽인 건 어쩔 수 없었어.
내가 깼을 때 우리 짐을 뒤지고 있었거든.
....내가 감염자라는 걸 알고, 우리의 식량을 훔쳐 도망가려고 한거야.
내가 저지하려고 했는데....
할배한테 내가 감염자란 걸 말해버린다잖아.
...
케네스 버크너:(이제 와서 따져 봤자 의미도 없으니...가만히 듣고만 있습니다)
이든 로웰:그니까, 그니....까.
할배, 미안해.
근데, 아직 더 못말하겠어.
좀만 더 기다려줘.
나 할 게 있는데...
케네스 버크너:뭘 기다린단 말이냐.
이든은 당신에게 그저 기다려달라고만 말하면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요.
오늘 일이 아니었다면 당신에게 감염자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지 않았겠죠.
케네스 버크너:왜 말을 못 하겠단 게야...
이든 로웰:있어.
그런게.
케네스 버크너:...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당신과 이든은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 여요.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 보니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판자를 덧댄 흔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이든은 지도를 들여다보다 당신에게 말합니다
이든 로웰:와, 곧 캘버리구나.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자.
케네스 버크너:...그래.
곧 도착하겠구나.
교회의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인기척이 하나 없는 예배당 안은 고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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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맨 앞에 짐을 풀고 이든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이든 로웰:할배, 나 지금 바쁠 것 같은데. 괜찮다면 안쪽 좀 돌아봐줄래?
케네스 버크너:...뭘 하려고 그러냐.
이든은 일기라고 했던 노트를 꺼냅니다.
이든 로웰:해야할 거.
케네스 버크너:......뭔지 얘기해 줄 생각도 않고.
할아비가 그리 못미덥더냐.
이든 로웰:할배, 문제가 아냐.
내가 해야할 걸 하는거지.
시간이 더 필요해.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줘.
케네스 버크너:그게 감염된 것도 감춰야 했을 정도로 중요했니?
이든 로웰:....
응.
어쩔 수 없었어.
케네스 버크너:얘야,
정 그러면 하나만 기억해다오.
지금 할애비한테는 네가 전부야.
너를 믿지만...
이든 로웰:나도, 할배가 없으면 안돼...
그러니까. 내가...
으! 빨리 가~ 나 일해야 해!
케네스 버크너:다 늙은 사람보고 무슨,
(마지못해 자리를 뜨지만 몇 걸음 걷지 못하고 계속 뒤를 돌아봅니다)
뒤를 돌아보면
코에서 나오는 피를 한팔로 막은 채 일기를 써내려가는 이든이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천천히 단상 앞으로 가봅니다)
나무로 된 단상은 가슴께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하 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상 위에는 성경이 놓여있습니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들어 올리자 사이에 펜이 끼워져있습니다.
펜을 따라 성경을 펼치자,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케네스 버크너:(당시 상황이 쉽게 짐작이 갑니다. 자기도 모르게 소리내어 읽고 있어요)
이제 어디로 가시겠어요?
케네스 버크너:(십자가 앞으로...)
예배당 중앙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높고 까마득해요.
십자가에 손 을 대어보니 어라, 뭔가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십자가의 뒷 면에 손을 넣어보니 차갑고 울퉁불퉁한 감촉들이 느껴지는 게…
열 쇠 묶음입니다.
교회의 열쇠들을 여기에 두었나 보네요.
케네스 버크너:(챙깁니다. 이든은 지금도 일기 쓰나요...?)
네 쉬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전에 쥬드가 말한 대로 쉬지 않고 계속 말이죠.
케네스 버크너:(계단 쪽으로 가봅니다)
좁은 나선계단입니다.
위층의 다락방으로 향하나 봅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 기도실 ] 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케네스 버크너:(문고리를 당겨봅니다)
데 문이 안에서 잠긴 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열쇠로 열고 들여다봅니다)
당신은 아까 얻은 열쇠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보았습니다.
몇 번 의 시도 끝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 악취가 슬프게도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 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케네스 버크너:
SAN Roll
기준치:55/27/11
굴림:69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눈살을 찌푸리고 소매로 입을 틀어막은 후 어둑한 기도실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좁은 기도실 안을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체들의 정 중앙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피워낸 향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 마지막 예배를 드 리고 이곳에서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 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들의 마지막 기도대로, 그들의 영혼은 구원받았을까요?
케네스 버크너:(잠시 묵념한 뒤 문을 닫고 돌아나옵니다.)
(멀찍이서 이든을 보며 돌아다니다 피아노 쪽으로 걸음을 옮겨요)
뚜껑이 닫힌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습니다.
피아노 위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찬미가와 달력이 놓여있습니다.
날짜마다 엑스표 가 쳐진 달력은 지금으로부터 일 년 전의 것입니다
달력을 넘기자 달마다 교회의 중요 행사들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좀비사태가 터 진 이후부턴 각 날짜칸마다는 엑스 표시가 쳐져 있는 게,
마치 이 교회 안에서 생존한 일수를 센 것 같습니다.
엑스 표시가 끊긴 날짜 는 xx월 xx일, 좀비사태가 일어나고 대략 한 달 후입니다.
이 칸은 엑스 표시 대신 동그라미가 쳐져 있네요.
케네스 버크너:(한 달...)
펜이 끄적이던 소리가 어느 순간 멈췄습니다.
이든 로웰:다...했다.
한참을 제 일에 열중하던 이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신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눈과 코, 입에는 여전히 피딱지가 있지만요.
그럼에도 상관없다는 듯이
미소를 보입니다.
케네스 버크너:....
피를 많이 흘렸다, 얘야.
이든 로웰:나, 다 끝냈으니까. 이제 끝 맞지?
어? 아.
(셔츠 깃으로 얼굴을 닦습니다.)
으응.
케네스 버크너: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게냐.
이든은 성당 안쪽에 있던 당신에게 다가섭니다.
그러고는 꽉 안아주네요.
이든 로웰:이제 말해도 된대.
더이상 안써도 된대.
케네스 버크너:'말해도 된대'?
누구냐.
누가 그런 걸 시켰어,
이든 로웰:꿈에 나타난 남자가.
치료제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댔어.
처음에는 안하려고 했는데...
케네스 버크너:(듣고 있어요)
이든 로웰:내가 안하면 할배를 시킨대잖아.
그래서 내가 하기로 했어.
케네스 버크너:왜 그랬냐.
이든 로웰:혼자 남는 게 싫었으니까.
내 욕심이었어.
할배라면...
이후에 버텨줄 거 같았어.
케네스 버크너:이 늙은이 목숨이 뭐가 중요하다고,
왜 네가 그런 일을 떠맡아서는,
네가 잘못되면, 난,
할애비는 어떻게 살란 말이냐.
어떻게 버티란 말이냐.
이든 로웰:...미안해.
그치만...
할배, 나중에...
날 고쳐주러 오면 되잖아.
이제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케네스 버크너:......
이든 로웰:계약을 하고 100시간의 카운트다운을 맞춰 놨어.
이제 16시간이 남았네.
캘버리까지는 하룻밤만 걸어가면 될 거야.
최대한
빨리 가고 싶지만 내가 조금만 쉬어야 할 거 같아서…
해가 지면... 출발하자
케네스 버크너:...고생했다.
피곤했겠구나,
가려면 쉬어 둬야지.
그래야지...
이든 로웰:며칠...동안 밤을 샜거든....
이거 너무 많으니까...
하암...
이든은 꾸벅꾸벅 졸더니 이내 머리를 기둥에 기대곤 앉아버립니다.
이든 로웰:할...배,
잘 자라고... 말해줘...
케네스 버크너:...
잘 자거라.
좋은 꿈 꿔야지.
이든 로웰:헤헤...
응...
당신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이든은 눈을 감고 기절하듯 잠에 빠졌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 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의해 십자가의 그림자가 예배당에 길게 깔리면서,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 롭게도 잠든 이든을 가로지르네요.
잘 자라는 당신의 인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마침내 노트를 완성해 서일까요.
때 묻은 노트를 껴안고 바닥에 웅크려서 곤히 잠든 이든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해보입니다.
당신은 그런 이든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케네스 버크너:(옆에 꿇어앉습니다)...아버지.
저를...버리지 마소서. 제게서 멀리 계시지 마소서.
저의, 구원이시여.
당신과 이든이 함께 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내일 당신이 잠이 들 땐 이든 없이 혼자 잠들어야 하겠죠.
당신은 언제 나처럼 잠든 이든의 옆에 누웠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이 모든 것 이 꿈이기를 바라면서요.
언제 잠이 든 걸까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신을 내려다보는 이든입니다.
이든 로웰:할배, 잘 잤어?
해가 지는 시간인지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이든 로웰:진짜 마지막이네...
출발, 해야해.
케네스 버크너:...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야.
이든 로웰:...미안
할배.
손 잡아줄래?
케네스 버크너:(가만히 손을 내밀어요)
이든은 당신의 손을 꼭 잡고
마지막 여정을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눈시울마저도 붉게 보이는 것은 노을 탓일까요.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밤이 되고, 별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자동차나 건물의 불빛도, 공장의 매연도 없는 밤하늘은 맑고 선명합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보면 쏟아질 듯한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은 매우 아름다워요.
안전지대가 정말로 가까워졌는지, 이따금 지나치는 표지판들은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둘은 언제나처럼 한참을 걸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 이든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이든 로웰:할배, 저길 봐.
도착했어.
케네스 버크너:...안전지대로구나.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캘버리 교도소, 당신들의 목적지인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이 긴긴 여정의 끝이 보입니다.
이미지
작게만 보이던 캘버리는 이 제 꽤나 시야에 가까워졌습니다.
이든 로웰:...한 시간 정도... 남은 건가?
아슬아슬하지만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네. 다행이다...
아침 해. 뜨는 걸 보고 싶었어.
할배, 괜찮아?
케네스 버크너:할애비는 걱정 마라.
누구한테 걱정을 듣는지, 원.
당신과 인든은 주변의 적당한 곳에 손을 잡고 서로에게 기대어 앉 아 지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맞잡은 이든의 손은 이제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차갑게 느껴져,
당신은 이든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습니다.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해 가 뜨고,
주변이 차츰 따듯한 빛으로 물들어갑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손을 잡고 동이 트는 것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바랄 것이 없겠어요.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흐르고,
동이 튼 주변이 환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이든은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노트를 건네줍니다.
이든 로웰:열심히 썼어... 가져가, 할배.
케네스 버크너:(떨리는 손으로 받아듭니다)
노트를 건네 받고
이든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잔뜩 미련이 남은, 찡끄린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든 로웰:나, 진짜.
열심히 했다...?
나, 사실...
더 살고 싶었다?
케네스 버크너:그래,
이든 로웰:그... 근데...
이제는 안된대...
케네스 버크너:기다려라,
조금만 기다려,
이든 로웰:나, 너무 무서워.
케네스 버크너:할아비가 어떻게든 할 게야.
이든 로웰:흑...흐흑...
케네스 버크너:무서워 마라. 괜찮을 게야,
어떻게든 내가,
...
미안하다,
더 일찍 알았어야 하는데,
이든 로웰:흑... 흐윽...
내가... 쥬드, 죽여서... 미안해...
혼자, 남겨놔서...
미안해...
근데, 나 너무 나쁜 사람이지만...
케네스 버크너:왜, 왜 혼자냐, 네가 있는데,
이든 로웰:정말, 미안하지만...
내, 내가... 할배보다 먼저...
갈 수 있어서... 싫지는 않아...
나, 꼭...
찾아줘야해.
케네스 버크너:찾아 주마,
오래 살아야지,
지금보다 더 커서 또 놀러 와야 하지 않겠냐,
이든 로웰:...으....응...
그, 그렇지.
우리 또, 말 타자.
케네스 버크너:빨리 나아서 못난 할아비 또 보러 와야지.
이든 로웰:또 바베큐 먹고.
또.... 또 장, 작도 패고
별도... 보고
케네스 버크너:전부 다 해야지.
이든 로웰:전부, 해, 야지...
전, 부... 헤헤...
할배...
손목시계... 내가 한 거.
줄게...
그러니까, 할배 로켓이랑 바꾸자.
케네스 버크너:왜 어디 갈 사람처럼 말해,
......
이든 로웰:계속 갖고 있을게.
케네스 버크너:(말없이 빼내어 목에 걸어줍니다)
이든 로웰:헤, 헤...
(로켓을 몇 번 만지작거립니다.)
고마워.
이든 역시 제 물건을 건네줍니다.
케네스 버크너:(시계판 유리를 만지작거립니다)
이제 시간이 남지 않았습니다.
이든은 당신의 등을 떠밀며 안전지대로 손가락을 가리킵니다.
이든 로웰:빨리 가.
나, 나는 멀리... 갈게.
여기 있으면 안되잖아.
케네스 버크너:버리라니,
그렇겐 못 한다.
이든 로웰:할배애.
나, 진짜.
얼마 안남았는데...
이든이 뒷걸음을 치며 말합니다.
이든 로웰:진짜, 안... 돼.
케네스 버크너:너를 어떻게,
멀리 가버리면,
어떻게 찾는단 말이야.
이든 로웰:로켓...있잖아.
내가 좀비가 되어도.
목에는 로켓... 있으니까.
이걸 보고...
날 찾아...
케네스 버크너:네가 무사할지 어떻게 알고,
하나뿐인 손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이든 로웰:...
할배도 죽어.
가까이 오면 안된다고
내가 말했잖아.
난 날 제어 못할거야.
수많은 감염자처럼.
이든 로웰:똑같아져버릴거야.
그러면... 내가 이걸 쓴 보람도.
없어질테고...
그걸 원해?
할배...?
정말로?
이든 로웰:(말이 떨리면서 입술을 꽉 뭅니다.)
케네스 버크너:.....
조심해야 한다.
꼭,
꼭 살아남거라.
사람들 눈에 띄지 말고,
그저 어디 조용히 있다가,
케네스 버크너:할애비가 찾으러 올 때까지,
들키지 말고,
기다리거라.
어디 다치지 말고,
우리 아가, 발은 빠르니까,
잡히지도 않을 거라고 믿는다.
케네스 버크너:누군지 몰라도 이런 험한 일 시킨 놈도 혼내 주고 오마.
이든 로웰:흐흐... 그래야, 우리 할배지.
나 버크너 농장에서... 가장 빠르니까...
안, 잡힐게.
빨리 달릴게.
누구보다
빨리 뛰어나갈게.
이든 로웰:그러니까.
잘 쫒아와.
내가, 너무 빨리 뛰어서...
그래서...
못 쫒아오면...
안되니까.
케네스 버크너:말 타고 쫓아가마.
이든 로웰:으...응...
케네스 버크너:얘야,
사랑한다.
이든 로웰:나도,
사랑해. 할배.
다음에, 봐.
케네스 버크너:살아만 있으면,
구하러 가마.
...
다음에 보자꾸나.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이든은 달려나갑니다.
저멀리...
잡히지 않을만큼 빠르게.
언젠가 또 볼 날을 고대하며...
이든의 모습이 점점 뿌옇게 흐려집니다.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것은 차오르는 눈물이겠지요.
당신은 점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그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당신의 신은 당신을 도와주었을까요.
모를 일입니다.
당신은 숨을 몰아쉬며 눈앞의 까마득히 높은 콘크리트 벽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사람들의 말소 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후 높은 철문이 당신 앞에서 열리는 순간,
등 뒤에서 타앙, 하고 가슴을 찢는 날카로운 총성이 들려옵니다.
당신이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쿵, 하고 문이 닫히고..
비로소 당신은 안전지대에 도달했습니다.
수많은 생존자들이 당신을 반겼지만 당신 곁에 이든은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것이 좀비 사태 이후 처음이건만,
당신은 그 어느 때에도 느낀 적 없는, 사무치는 외로움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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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빠르게 흘러 당신이 안전지대에 합류하고 수 주가 지났습니다.
연합정부는 노트의 내용이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라는 것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몇몇 학자들이 이 공식을 본 후 가능성이 있 다고 판단했고
오늘, 처음으로 노트의 공식을 사용한 실험에 들어간 다고 합니다.
치료제의 이름은 노트의 작성자인 이든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 과정 동안 수십 개의 사본이 만들어지고 오늘에야 비로소 당신의 손에 노트의 원본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겨를이 없어서 펼쳐보지도 못했던 노트는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 처음보다 더욱 낡고 너덜거립니다.
당신은 이제야 이든이 남긴 노트를 펼쳐보았습니다.
한 장, 한 장 노트를 넘기면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국어로 적 힌 것 외에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당신은 노트를 빠르게 넘겨 마지막 장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노트의 맨 마지막장에 적힌 것은...
이미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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