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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따웅 PL KEPY
 
똑똑.
 
아침을 울리는 정갈한 노크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몸을 일으키자 손바닥 아래 붙어있던 낱장의 종이가 테이블 아래로 떨어 집니다. 아무래도 잔업을 처리하다 그대로 책상 위에서 깜빡 잠든 모양 입니다.
 
떨어진 종이와 노크소리 중에 어딜 먼저 확인할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노크소리를 먼저 확인합니다.) 누구지?
 
▷노크 소리에 현관을 열면
 
집배원: 미오리네 렘블랑 씨, 맞으십니까?
 
미오리네 렘블랑:(우편인가?) 네, 맞습니다.
 
제법 낡은 감이 있는 가죽 가방을 어깨에 멘 집배원은 이름을 묻습니다. 아무래도 우편물이 온 모양입니다. 수령인 확인을 끝마치기 무섭게 얼굴에 피로가 덕지덕지 붙은 집배원이 편지 두 통을 건네주고 돌아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두 통의 편지를 들고 다시 책상으로 돌아갑니다.) 누가 보낸 거지? (수신인을 확인합니다.)
 
책상으로 돌아가기전, 관찰 판정 해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현관 아래에 있던 신문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챙겨서 들어가나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챙겨서 돌아갑니다. 그러는 김에 읽어보죠.)
 
신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언제나 그래왔듯 별 볼 일 없는 스캔들이거나 찌라시입니다. 몇몇 흥미로워보이는 칼럼도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당신의 관심을 사로잡는 내용은 따로 있군요. 바로 유령저택에 관한 기사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유령저택이라. 그러고보니 그런 소문이 있었지? (자세히 알아볼 수 있을까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명성이 자자했던 부잣댁 집주인 내외의 사망과 동시에 한 순간에 몰락하여 유령저택이라는 멸칭을 얻게 되었다는- 그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벌써 몇 달 째 이 일을 거론하며 물고 늘어지
 
따 김. (GM):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벌써 몇 달 째 이 일을 거론하며 물고 늘어지는 것인지… 이제 이 도시 사람치고 '유령저택의 몰락'에 관하여 알지 못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데도요. 하지만 그럴 만도 하죠? 과거의 대재였던 부자의 몰락은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딱 좋은 주제니까요. 이렇듯 그 저택은 벌써 몇 달 째 신문에 실리고 있는 화제의 주체입니다. 지긋지긋하고 지겨운 나머지 더 관심을 둘 일도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요. 특히, 당신은 말이에요. 지끈. 문득 알싸한 두통이 느껴집 니다. 머리통을 쿡쿡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마를 짚으며) 좀 많이 잤었어야했나?
 
머리통을 쿡쿡 쑤시는 듯한 통증과 함께 떠오르는 이름은 퍽 달갑지 않군요.
 
그러니까, 슬레타 말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유령저택의 주인이 슬레타의 부모인 걸 미오리네는 알고 있나요?)
 
네, 알고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슬레타 머큐리. 그 아이의 집이었지. (곰곰히 생각하더니) 그다지 좋지 않은 끝이었지. 물론 보수가 좋아서 간 거긴 하지만...
이젠 오래 전 일이지. 됐어. (떨어진 종이를 주워 확인합니다.)
 
▷떨어진 종이를 확인하면
 
몇 달 전부터 새로이 연구하게 된 자료의 일부입니다. 들어간 연구실에서 새롭게 시작된 연구…. 이 도시에서 시작되는 사업을 위한 연구라고 하던가요? 뒤에서 무슨 더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어도 지금은 알 길이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식물학 교수인 미오리네가 크게 아는 건 없겠지요.)
(수신인이나 확인합시다.)
 
편지는 총 두통입니다, 하나는 연구실에서 온 편지, 하나는 수신인이 적혀있지 않습니다.
 
편지를 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확인합니다.)
 
첫번째 편지, 연구실에서 보내온 편지의 내용을 훑으면, 이건… 그러니까… 해고 통지입니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지에 어이가 없어 두어번을 다시 읽어도 소위 말하는, '당신이 잘렸다'는 내용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무언가 흠 잡힐 만한 짓을 했는지를 돌이켜 봐도 전혀 떠오르는 바가 없습니다. 문득 어제부터 밤새 준비했던 자료가 떠오릅니다.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것은 그네들 종특인가요?
 
미오리네 렘블랑:...미친 새끼들 아냐?
(미간을 찌푸리며 크게 책상을 내리칩니다.)
 
책상 위에 있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실직한 미오리네의 심정처럼.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탐사자, SAN 0/1
 
미오리네 렘블랑: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이가 없습니다. 가지고 있던 연초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는 불을 붙입니다.)
후우...
(그러고는 나머지 하나도 확인합니다.)
 
하루 아침 만에 실직당하고 벙벙한 어안이 돌아오기도 전에 두 번째 우편물을 개봉하면, 모 저택의 가정교사 스카웃 제의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양식의 내용이 줄을 잇는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보수는 지금 다니던, 아니. 전에 '다녔던' 곳에서 벌어들이던 수익의 다섯 배를 보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 어떻게 보면 정에 호소하며 간절한 느낌도 듭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여기는 그, 유령저택 아닌가? (우편물을 팔랑거리면서 흔들고는 미간을 찌푸립니다.)
보수는 그놈들보단 많고...
그보단 너무 수상쩍은데...
(정에 호소한다고 들어갈 미오리네는 아니지만.)
(뭐 특이한 사항이 있는지 우편물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편지에 별다른 내용은 없지만 아까 읽던 신문의 "유령저택" 기사 아래에 아주 조그맣게 다른 기사가 있는 게 보입니다.
 
너무 작아서 관찰/자료조사가 필요 해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집주인의 사망 원인은 병세의 악화가 아닌 살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여….'
 
미오리네 렘블랑:집주인의 사망?
머큐리 백작이 죽었다는 뜻인가? 그럼 보낸 이는... 내가 알기론 슬레타 머큐리, 하나 정도일 텐데?
(옆에 있던 경매자료를 확인합니다.) 경매일이 얼마 안남았는데 돈이 아무래도 부족하군. (턱을 괴더니) 한번 정도는 괜찮겠지.
오랜만에 그 어린 것이 얼마나 컸는지 보는 것도 인생의 낙일 수도 있고 말이야.
(코트를 걸치고 현관문을 열고 차에 올라탑니다.)
 
차를 타고 가던 도중, 길이 밀려 길 근처에서 멈춰섭니다.
 
길에서 시민 셋이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자세히 들어봅니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민A: 쯧쯧… 신께서 노하신 거지. 그렇게 오만방자해서는 싹싹 긁어 벌어들일 줄만 알고 베풀 줄은 몰랐으니 벌을 받은 거야.
 
시민B: 듣기로는 그 집 부부 내외가 그동안 악마와 내통을 해왔다던데?
 
시민C: …그러고 보니 이제 그 집에 딱 하나 남은 딸까지 병에 걸려 오늘 내일 한다지??
 
시민A: 그 집 딸만 안됐구먼. 그 어린 나이에… 아무튼, 그만큼 거대한 집안이 그렇게 망할 줄 알았나….
 
시민들은 저 대화를 끝으로 멀어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흐음, 병이라 이럴 거면 준비를 더 해갈 걸 그랬나?)
 
좋은 기억이라고는 쥐뿔도 찾을 수 없는 저택이었지만, 그래도 그 애는… 그래도 슬레타는, 과거 당신의 제자였잖아요.
 
그러니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것은 한때나마 슬레타의 스승이었던 치의 최소한의 인정입니다. 결국 슬레타의 부름을 받고 10년만에 그 저택에 다시금 발걸음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발걸음 했던 흐릿한 기억에 의존하여 저택으로 찾아가면, 전혀 관리 되지 않아 녹이 슨 주물 대문이 보입니다. 특유의 웅장함은 저버리지 않았으나 희끗희끗 그을린 흔적이 낭자하여 지금은 그저 볼품없는 쇳덩이처럼 보일 뿐입니다.
 
비록 형편없는 꼴이 되었지만 변함없는 장대함이, 과거에 이 저택이 얼마만큼의 부와 명예를 거느렸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뭘 어떻게 해길래, 관리가 전혀 안된거지?
관리인은 없나?
 
저 멀리 쭉 뻗어있는 저택의 부지며 주물대문까지 대강 살피기에도 이 주변에 경비나 사용인으로 추정되는 인물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차를 대강 세우고는 저택 부지로 들어갑니다.)
(주변을 살펴봅니다.)
 
대문은 잠금장치 하나 없이 헛헛하게 열려있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허술하기 그지없군.
(그대로 밀고 들어갑니다.)
 
부지가 워낙에 넓어 저택까지는 한참을 걷게 됩니다.
 
유령저택이라는 멸칭이 괜히 붙은 것은 아님을 알리듯,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돌길 사이 사이로 듬성듬성 잡초가 주를 이룬 수풀이 자라나 있고, 갈빛으로 죽어가는 잔디나 풀꽃들에는 생명력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물레방아가 멈춘 호수는 바싹 마른 바닥을 드러낸 채 앙상하며, 나무들은 저마다 빛을 잃었습니다. 꼭 이 저택만이 외딴 세상에 홀로 뚝 떨어져 천천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만 같다는 착각이 듭니다.
 
정신력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왜인지 오한이 드는 것 같은데… 감기라도 걸린 걸까요? 수면부족이 이유일 수도 있겠습니다.
 
무기질한 감상과 함께 몇 분을 더 걸었을까요? 드디어 저 멀리 저택의 입구가 보입니다. 건조한 미풍을 타고 어디선가 상그러운 꽃향기가 훅, 끼쳐옵니다.
 
이질적인 향기로움에 반사적으로 눈길을 돌리면… 저택 근처에 심어진 유독 커다란 나무가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모든 것이 빛을 잃은 부지 가운데 홀로 싱그러운 녹음을 뽐내며 자리합니다. 그래요. 눈에 익는 꽃나무입니다.
 
슬레타 방의 창문에서 바로 위치한 자리에 심어져 있는 탓에, 이 저택에서 가정교사로 일하며 수도 없이 봐왔던 그 나무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이 나무만 멀쩡히 살아있네.
 
<식물학/자연/관찰>판정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식물학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꽃나무가 아카시아 나무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 나무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다른 것들은 다 생기를 잃었는데 말이지.
(잠시 나무에 기대고는 바로 앞 창문을 바라보며 과거 생각을 조금 합니다.)
이 앞이 바로 슬레타의 방이었지.
 
…상념에 젖어서 걷다보니 이 비대한 대저택의 외관은 위협적이며 불친절하기 짝이 없군요. 관리되지 않은 저택의 벽면에 버썩 마른 덩굴이 똬리를 튼 모습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어서 들어가는 편이 좋겠습니다.
 
저택의 현관에 다가섭니다. 무방비하게 열려 있던 주물대문과는 달리 현관만큼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문을 두드립니다.) 연락주신 미오리네 렘블랑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중년의 사용인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용인: 아가씨, 아니. 주인님께서 말씀하셨던 선생님이시군요. 응접실로 모시겠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얌전히 입을 닫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후 사용인의 안내를 받아 저택 입구의 바로 왼편에 위치한 응접실로 향합니다. 매끈하게 뻗은 복도를 따라 걷고 있자니, 애써 숨겨두지도 않았는데 기억의 기저 아래 숨어있던 과거의 감각들이 되살아남을 느낍니다.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은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필요한 최소 한의 손길이 닿았음을 알리듯 내부는 꽤 정갈하고 한산하네요. 텅 비어 어쩐지 서늘함이 강조되는 것 같지만…
 
미오리네 렘블랑:(꽤나 조용하네.)
 
관찰 혹은 사용인에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크흠, 현 주인의 몸이 안 좋다 들었는데 어떤지 알 수 있나?
 
하녀장:몇 달 전 집주인 내외분을 잃고 난 뒤로 크게 상심하였는지 병을 하나 얻게 되셨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병?
 
하녀장:네, 그렇습니다. 의원이 수 없이 드나들었지만 아직도 정확한 병명은 밝혀진 바가 없어서, 주인님의 병세가 나날이 악화되는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병세가 악화됐다라, 그러하군. 이곳도 많이 바뀐 것 같은데... 이것도 주인분께서 돌아가셔서?
 
하녀장:하아, 아니요. 주인님 내외가 돌아가시고 난 뒤로 아가씨께서 경을 치며 모두 쫓아내어서…. 사용인이 없으니 관리가 안되는 건 당연하지요. 제가 이 저택에 하나 남은 사용인이랍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현 주인은 슬레타 머큐리가 맞나보군. 잘 알겠네, (옛부터 그런 일들이 종종 생기곤 했지만)
 
하녀장을 뒤따라 들어선 곳은 햇빛이 들지 않는 탓에 쓸쓸한 느낌을 지우기 힘든 응접실. 그러나 과거의 명예를 알리듯 특유의 화려함 만큼은 잃지 않았습니다.
 
하녀장:주인님을 모셔 올테니, 여기서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벽난로티테이블 , 쇼파 , 창문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티테이블을 한번 살펴봅니다. 된다면 아래쪽도 말이죠.)
 
잘 닦여있는 테이블은 은은하고도 고아한 빛을 자아냅니다. 테이블 위에는 유리로 세공된 티포트와 찻잔 두 개가 놓여 있습니다.
 
아래쪽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찻잔에는 티가 따라져 있나요?)
 
꽃잎이 떠있는 찻주전자에서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찻잔 중 하나에는 이미 절반정도 찻물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식지 않았습니다. 꽃으로 우려낸 차는 수색이 맑고 깊습니다. 아무래도 미리 언질을 받은 사용인이 준비해 둔 것이
 
겠죠...
 
미오리네 렘블랑:(한입 마시고 다른 곳을 보러가죠.)
(벽난로로 갑시다.)
 
벽난로 안쪽으로 불을 때다 만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불씨는 찾을 수 없습니다. 하긴, 이 저택이 서늘하기는 하지만 난로를 땔 계절은 몇 달전에 숨통을 달리했죠.
 
<관찰>을 통해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잘 모르겠군.)
 
잘 모르겠네요.
 
미오리네 렘블랑:(창문을 보러 갑시다.)
 
정오를 막 넘긴 시간, 바깥이 이렇게나 밝은데 어쩐지 햇빛이 창문을 투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바깥에서 청아한 새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고요하고 적막한 저택과 영 어울리지 않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창은 열립니까?)
 
열리지만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마지막으로 소파에 앉아 확인해보죠.)
 
아주 값비싸 보이는 가죽소파입니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이 저택은 아주 망했다던데, 지금 보니 딱히 그리 망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쇼파에 앉으니 앞에 있는 티테이블의 차가 눈에 띕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뭔가 있습니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강행판정 됩니까?)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맑기만 하던 수색이 일순 탁해 보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착각이겠죠? 이 공간은 대낮임에도 딱히 밝은 편이 아니니.
 
미오리네 렘블랑:(눈을 살짝 감고 슬레타를 기다려봅니다.)
 
뚜벅, 뚜벅, 뚜벅.
 
대강 주변을 살피고 있었을 즈음. 응접실 너머 복도 저 끝에서부터 날카롭고 무거운 구두 굽 소리가 들려옵니다.
 
정결한 굽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머잖아 응접실 안쪽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과거 치기
 
하녀장: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머잖아 응접실 안쪽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과거 치기어렸던 시절을 고스란히 기억하는 당신의 제자이자, 아가씨였으며, 이제는 훌쩍 커버린 이 저택의 집주인. 슬레타 머큐리입니다.
 
키는 어느새 당신을 훌쩍 넘어섰고, 머리카락도 옛날에 기억하던 것보다 단정 해보입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기억하는 "슬레타 머큐리"는 12살이었으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꽤나 많이 컸군.
 
슬레타는 미오리네의 맞은편 쇼파에 앉기도 전에 당신의 앞에 섭니다.
 
슬레타 머큐리:선,선생님...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었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보고 싶었다?
내가 이곳에서 어떻게 나갔는지 알고 있지 않아?
그건 그렇고 (우편물을 팔랑이며) 이건?
 
슬레타 머큐리:저,천천히 설명 드릴게요...
 
미오리네 렘블랑:일단은 앉아. 고개가 아프군.
 
슬레타 머큐리:(쇼파에 엉거주춤 앉으며 손을 꼼질거립니다.)
(힐긋 훔쳐보더니 아래를 바라보면서 입을 뗍니다.)
10년전처럼... 다시 가정교사로 함께 있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가정교사?
전부 크지 않았나?
(눈을 살짝 찌푸리고는) 어떤 가정교사를 바라는거지?
아무래도 세간에는 이런 저런 이유의 가정교사가 있으니...
 
슬레타 머큐리:별,별로 특별한 건 없는데요...
전 아직 어린데...
아직 선생님한테 더 배우고 싶어요...
 
미오리네 렘블랑:(스물둘이면 성인이 되고도 남는다 생각하고는) ...배움이라.
 
슬레타 머큐리:(눈만 굴려서 눈치를 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보수만 충분하다면, 그때처럼 배움을 줄 수도 있지.
 
슬레타 머큐리:5일..! 5일만 해주시면 돼요!
 
미오리네 렘블랑:기간이 정해져 있군.
 
슬레타 머큐리:헤,헤헤.
 
미오리네 렘블랑:(머릿속으로 계산하며) 숙식은 당연 이곳일테고.
 
슬레타 머큐리:네, 네! 맞아요! 매일 아침 신문도 읽어주시고,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고, 차만 가져다주시면 돼요!
아, 그리고... 점심 저녁도 같이 드셔주셨으면... 좋겠는데...
 
미오리네 렘블랑:그건... 배움이라고 하기에 너무 일상적이지 않나?
 
슬레타 머큐리:...부탁드린 꽃의 꽃말이나, 꽃에 얽힌 이야기라던가, 그런 것들을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런 쪽 말이지.
 
슬레타 머큐리:네에...
 
미오리네 렘블랑:계약서는?
 
슬레타 머큐리:어, 음.
내일 준비 해둘게요...
 
미오리네 렘블랑:(한숨을 푹쉬고는) 그래.
다음부터는 일을 시작하기 전, 미리 계약서를 준비해두는 게 좋아.
아무래도 돈과 돈이 오고가는 일이고 말이야.
보통 배웠어야할 일들인데... 이건 넘어가고.
어찌됐든 5일간 스승이 필요하다 했으니 그걸 알려주면 되겠지.
 
슬레타 머큐리:그럼..! 해주시는 거죠!
 
미오리네 렘블랑:돈만 충분하다면.
 
슬레타 머큐리:네! 당연히!
 
미오리네 렘블랑:머무를 곳은?
 
슬레타 머큐리:네, 네! 안내 해드릴게요!
 
미오리네 렘블랑:(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래.
 
슬레타는 시름시름 병을 앓고 있다며, 오늘내일한다는 사람 치고 말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잔기침을 제외하고는 딱히 어딘가 불편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당신을 보고 따라서 일어나던 슬레타는 마련되어있는 차를 보고 의아해합니다.
 
슬레타 머큐리:이 차는...
 
미오리네 렘블랑:아까 사용인이 주고간 것 아닌가?
 
슬레타 머큐리:아카시아 차...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미오리네 렘블랑:바깥에 아카시아 나무가 꽃을 피워냈지.
좋은 향이야.
 
슬레타 머큐리:그...런가요? 밖은 살펴보지 못했어서...
그, 일단 따라오세요. 말씀 드릴 것도 있고...
 
두 사람은 마치 조개껍질을 갈아 넣어 만든 듯 고풍스럽기 그지없는 저택을 걷습니다.
 
슬레타 머큐리:5일간은 이 저택 어디든 돌아다니셔도 돼요..!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아까 보셨던 사용인한테 말씀하세요.
 
미오리네 렘블랑:이 큰 저택을 홀로 운영하던데.
괜찮은 건가?
 
슬레타는 기침을 하며 말을 넘깁니다.
 
슬레타 머큐리:...제 방이랑 2층 서쪽 끝에 판자로 막아둔 방만 빼고 편하게 다니셔도 돼요...
 
미오리네 렘블랑:너도 어른이니 말이야.
 
슬레타 머큐리:그, 그렇죠...
 
대화가 끊어짐과 동시에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참 위에 발을 딛습니다.
 
안내받은 방은 과거에 사용하던 방 입니다. 그전에 쓰던 가구며 배치되어 있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지만, 그간 꽤 잘 관리해 둔 모양인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합니다.
 
사용하던 방이 저택 내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볕이 가장 잘 들던 장소였음을 떠올립니다. 그러고 보면 당시 일개 가정교사치고 꽤 호화를 누렸던 것도 같습니다. 보수는 말할 것도 없었지만, 방에 치장된 가구들은 하나같이 고급품이었고 꼬박꼬박 올라오는 세 끼는 진수성찬이라 일컫는 데 부족함이 없었으니.
 
<지능>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그렇게나 환하고 밝던 방은 이제 빛 한 점 제대로 들지 않아 음침하고 서늘하기만 합니다. 기분 탓일까요
 
슬레타 머큐리:제 방은 어디 있는지 기억하시죠...? 바로 옆에 있는 방이에요.
하실 말이 생기시면 노크 해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오랜만이네.
이방도, 네 방도.
 
슬레타 머큐리:10년..만이에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십년만이지.
기억나나?
울면서 이불 끌고 온 건?
 
슬레타 머큐리:으아앗!!
안내 드렸으니까... 전 가볼게요. 쉬세요..!
 
도망치듯이 방문을 닫고 나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쯧.
 
방문이 닫히면 탐사자는 고요한 저택의 한산함에 잠식당합니다. 그 서슬퍼런 적막함을 가르고 머리를 울리는 것은 다름 아닌 슬레타의 목소리입니다
 
오랜만이라는 말 소리에, 비웃음이 터집니다. 어째서일까요?
 
조금 푸석해진 피부가, 장성한 몸에 비해 피곤해보이는 낯빛이, 당신을 선생님이라고 일컫는 아이의 목소리가...
 
그 모든 것이, 왜 이다지도 가증스럽기만 할까요.
 
보고 싶었다고? 당치도 않는 소리.
 
근원을 종잡지 못할 스스로의 감정 상태에 기묘함을 느낍니다.
 
SANc 0/1
 
미오리네 렘블랑: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많이 피곤한가 보네.
하아...
 
방에는 침대창문커피테이블책상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커피테이블로 가봅니다.)
 
먼지는 아주 얕게 쌓여 있지만, 비교적 최근의 것들입니다. 테이블 위에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만 두 장 놓여 있습니다. 달리 살필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미오리네 렘블랑:(백지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없죠?)
 
깨끗한 백지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창문으로 가봅니다.)
 
반쯤 열려있는 창문입니다. 습하고 비릿한 미풍이 나부낍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여전히 빛은 안들어오나요?)
 
빛은 안들어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창을 닫고 책상을 보러 갑시다.)
 
이 방의 가구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고급품입니다. 책상 위에는 아주 오래전 당신이 사용하던 만년필이며, 수업자료, 바싹 낡은 슬레타의 교과서가 깔끔하게 정돈 되어있습니다. 출판된지 오래된 책들도 여러권 보입니다.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책상 한 구석에 놓여있는 스카프를 발견합니다. 10대 초의 어린 아가씨나 도련님들이 하고 다닐 법한 디자인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언제적 걸 가지고 있는 거야?
(나중에 놀려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침대에 앉습니다.)
 
미오리네가 눕기에 턱없이 큰 양질의 침대입니다. 굉장히 사치스럽습니다.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누운 미오리네의 등에 뭔가가 느껴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뭐지?
 
꺼내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꺼내봅니다.)
 
낡고 빛바랜 쪽지 하나를 발견합니다. 반으로 두번 접힌 종이는 누렇게 변색 됐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갈라지지 않게 조심히 확인해보죠.)
 
내용은...
 
과거에 "아가씨"께 받았던 친필편지로군요.
 
미오리네 렘블랑:이것도 오랜만이네.
 
이런 편지를 참 많이 받아왔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나야 돈만 받으면 나갈거긴 하지만.
옛부터 날 내쫓으려 안달이 나있건만 이제와서 선생님이라니 무슨 생각인지.
 
아침부터 너무 많은 일이 있었던 걸까요, 누워있자니 잠이 오기 시작합니다.
 
억지로 일어나도 되겠지만, 어떻게 하시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뭐, 일어나봤자 할 게 뭐가 더 있을까요?)
 
딱히 중요하게 할 일은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옆방에서는 뭐 들리는 게 있습니까?)
 
옆방에 대고 귀를 대어보나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듣기> 해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강행합시다.)
 
고고
 
미오리네 렘블랑: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너무 피곤했나봅니다... 귀를 벽에 댄 채로 잠에 듭니다.
 
미오리네 렘블랑:ZZz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눈이 떠집니다. 어제와 비슷한 느낌인데, 뭐 상관없나요. 아침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하암...
일어나 있어.
 
하녀장:좋은 아침이에요, 미오리네 선생님.
 
미오리네 렘블랑:좋은 아침이네.
(목이 좀 아픈 거 빼면)
 
방 커튼을 활짝 열어 양 사이드로 가지런히 정돈한 뒤, 협탁 위에 오늘의 신문을 올려둡니다.
 
하녀장:주인님은 서재에 계세요.
 
그 말을 남기고 방문을 닫고 나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신문을 들어 읽어봅니다.)
 
최신 호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언제나처럼 별 내용이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슬레타가 신문을 읽어달라고 했었지요. 어떤게 슬레타의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자료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몇 해 전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시신이 도시 변두리에서 무더기로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발견합니다. 시신들은 대부분 백골화되거나 썩어있었고, 부패의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린 시신의 표정은 마치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사람처럼 기괴하게 일그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상한 일들이 많아지네.
(슬슬 옆방으로 가봅시다.)
 
옆방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기회군.)
 
네?
 
미오리네 렘블랑:(몰래 뒤져볼 찬스 아닌가?)
 
하지만.. 문고리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잠겨있는 모양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잠겨있군. 아침에 어디로 간건지.
식당에라도 있나?
 
아까 하녀장이 말한대로 아침 일찍 서재로 간 모양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내가 어제 좀 잘못 잤긴 했어.
(서재로 몸을 옮깁니다.)
 
서재 앞에서 노크를 하면 들어오라는 허락이 들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여기 있었네.
 
슬레타 머큐리:아, 좋은 아침이에요. 선생님...!
 
머리가 아픈 걸까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잠을 제대로 못잔 모양이지?
 
어쩐지 어제보다 묘하게 피곤하고, 수척해 보인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슬레타 머큐리:네, 네에... 잘 주무셨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목이 좀 아프더군.
 
슬레타 머큐리:어쩌다가요...?
 
미오리네 렘블랑:글쎄... 담이라도 걸린걸까.
 
슬레타 머큐리:....(곰곰) 이제 나이 생각을...
 
미오리네 렘블랑:...
됐다.
아침부터 일?
 
슬레타 머큐리:(눈치..) 네... 비슷,해요.
 
미오리네 렘블랑:가문일을 다 도맡아 하겠네.
 
슬레타 머큐리:이젠... 저밖에 없으니까...
 
미오리네 렘블랑:(이럴 때는 그냥 제자놈들한테 대강 떠맡기면 될텐데... 시종도 다 내쫒았다했으니 영...)
몸이 한두개여도 모자라겠어.
 
슬레타 머큐리: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미오리네 렘블랑:식사는?
 
슬레타 머큐리:아침은 괜찮아요...
 
미오리네 렘블랑:아침을 거르면 힘이 안나겠는걸.
내가, 뭐.
도와줄 건 없나?
 
슬레타 머큐리:아! 저, 신문을 읽어주셨으면 하는데...
 
미오리네 렘블랑:마침 신문을 받아왔지.
읽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니 너도 참 취향 독특하구나.
 
슬레타 머큐리:취,취향!
 
미오리네 렘블랑:(의자를 하나 끌고 옵니다.)
 
슬레타 머큐리:은 아닌데에...
 
미오리네 렘블랑:(신문의 작은 글자들을 보며) 뭐, 다른 건 어제와 비슷하고.
 
슬레타 머큐리:(끄덕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특이한 건 몇 해 전 실종된 시신들이 도시 변두리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거?
시신들은 부패의 진행속도가 각각이며, 그나마 멀쩡한 건 봐서는 안 될 걸 본 것마냥 일그러졌다는군.
 
슬레타 머큐리:...
 
미오리네 렘블랑:왜, 신경쓰여?
 
미오리네가 말을 걸어도, 한참이고 말이 없습니다.
 
미오리네의 인내심이 다 할 무렵에야 입을 뗍니다.
 
슬레타 머큐리:이제 가보셔도 돼요...
 
미오리네 렘블랑:사람 기다리게 만드는 버릇은 고치는 게 좋을거야.
(신문을 들고 나갑니다.)
 
슬레타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강행?)
(그냥 갑시다.)
 
슬레타의 턱 아래 카라가 조금 흐트러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테라스로 나가서 담탐합시다.)
 
슬레타에게 아무런 언질도 안해주는군요...
 
테라스에 들어서면 탁 트인 넓은 저택 부지의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더 둘러보면 테라스 안쪽으로 작은 꽃나무나 화분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저마다 상태가 딱히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하리만치 빛이 들어오지 않는 저택 탓이겠지요.
 
미오리네 렘블랑:이놈의 저택은 어두침침한건지.
저 녀석도 제대로 관리도 못하고.
어쩌다가 이곳이 이리됐는지 영.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테라스>와 <화분> 중 어느쪽을 보나요?
 
미오리네 렘블랑:(화분쪽을 보겠습니다.)
 
꽃이 폭삭 시들어있습니다. ... 시든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착각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분명 멀쩡했던 거 같은데...? (식물쪽에 박식한 지능)
 
며칠전까지 멀쩡했는데 죽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빛이 안들어온 탓일까?
(테라스도 볼 수 있나요?)
 
관찰 해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바닥이 꽤 미끄럽습니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담배 핍시다!
 
미오리네 렘블랑:(담배를 피며) 안경을 맞춰야하나.
(담배를 다 피고 1층으로 가야하나)
 
한 곳 더 둘러볼 수 있습니다.
 
바로 점심 식사를 하셔도 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서쪽방?)
 
은 분명히...가지말라고 했던 것 같아요...
 
미오리네 렘블랑:(어디를 더 둘러볼까요?)
 
1층도 보시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보러갑시다.)
(식재료 창고가 신경쓰이네요.)
 
제법 넓습니다. 저택 규모를 생각하면 당연하죠.
 
연도별로 구분된 와인과 술부터 시작해, 신선한 식재료들도 보입니다.
 
미오리네가 창고에서 기웃거리면,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옵니다.
 
하녀장:미오리네 선생님, 뭐 찾으시는 것이 있으신가요?
 
미오리네 렘블랑:(침착하게) 내 입에 들어갈 걸 구경하는 취미가 있어서 말이지. 슬레타에게 허락을 맡아 이리 오게 되었네.
 
하녀장:그러신가요? 그럼 찾는 게 생기시면 불러주세요. 식사 준비를 해야해서요.
 
미오리네 렘블랑:알겠네.
(뭐 여기 특별한 게 있나.)
 
하녀장:<선반>이 있습니다. 하녀장은 식사준비를 하며 당신을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선반을 봅시다.)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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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감)
 
선반에 놓인 조미료 병들 중 눈에 띄는 유리병 하나를 발견합니다. 내용물이 반 쯤 채워져있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려면 <특정 모독적인 판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특정 모독적인 판정...?)
 
그냥 눈으로만 살펴봐도 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과거 경매장에서 둘러봤던 수많은 물건들을 떠올리며 비슷한 무언가가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희뿌옇고 탁한.. 겉으로 보기에는 우유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음)
(점심을 먹으러 가봅시다.
 
식당에 들어서면 일찍이 나온 슬레타가 이미 상석에 앉아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옆에 앉으면 되겠지?
 
슬레타 머큐리:네에, 편하신 대로... (다른 곳에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옮기며)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의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하나같이 값비싼 식재료로 만들어진 것들 뿐입니다.
 
미오리네가 앉으면 아래로 붉은 색의 식전 스튜가 들어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건?
 
슬레타 머큐리:스튜..겠죠?
 
미오리네 렘블랑:아니, 어떤 스튜인지 묻는거야.
보기엔 토마토가 든 것 같은데.
비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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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타 머큐리:음음, 스튜같아요.
토마토 스튜!
 
미오리네 렘블랑:(멍청하긴)
먼저 식사하지.
 
슬레타 머큐리:앗, 어... 네!
(먼저 한 입 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걸 보고 자신도 한입 떠 입에 넣습니다.)
 
슬레타 머큐리:입에는 맞으시나요..?
 
미오리네 렘블랑:좋아하니까. 토마토.
 
슬레타 머큐리:네,네에... 여전히...
 
미오리네 렘블랑:내가 가고 어땠어.
 
슬레타 머큐리:여기는.... 똑같았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똑같았다?
 
슬레타 머큐리:변하질 않았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내 눈에는 변해보이는데.
 
슬레타 머큐리:마,맞아요! 이제 괜찮아졌으니까...
저기, 그, 어제 한 얘기 기억하세요?
 
미오리네 렘블랑:어떤 이야기.
 
슬레타 머큐리:제 부탁을 들어달라구...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그거.
 
슬레타 머큐리:오늘 꽃을 좀 구해주셨으면 하는데...
아카시아 꽃으로, 가지째 가져다 주셨으면 좋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요 밖에 있는 거 말이지?
 
슬레타 머큐리:네!
 
미오리네 렘블랑:알겠어.
 
슬레타 머큐리:저기, 다른 것도 기억...나시죠?
 
미오리네 렘블랑:꽃말을 읽어달라는 거.
 
슬레타 머큐리:네, 네! 맞아요!
 
미오리네 렘블랑:아카시아 꽃말은...
지금 아니면 들어가서?
 
슬레타 머큐리:우아앗!! 가지고 오신 다음에 들려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알겠어.
 
슬레타 머큐리:감사해요...!
 
미오리네 렘블랑:그 다음은?
 
슬레타 머큐리:가지고 와주시면 생각 해둘게요!
 
미오리네 렘블랑:(끄덕이며) 식사를 재개하지.
 
슬레타 머큐리:아, 어. 저기, 저는 몸이 안좋은 것 같아서... 먼저 가볼게요.
천천히 드세요!
 
미오리네 렘블랑:(눈썹을 치켜세우며) 흐음.
 
식사 내내 첫 한입을 제외하고는 먹는 둥 마는 둥 하던 슬레타는 도망치듯이 떠납니다.
 
절반도 줄지 않은 음식이 차게 식어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입맛떨어지게.
 
저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식사를 마저 합니다.)
 
느긋하게 식사를 끝냅니다.
 
어디로 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창고로 가서 톱 등의 물건들을 챙겨오죠.)
 
창고 문을 열자 오래 해묵은 듯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한 걸음 내딛기만 해도 먼지가 날립니다.
 
온 갖 잡동사니가 있는 가운데, <선반>과 <공구 상자>가 눈에 띕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선반을 확인합니다.)
 
먼지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대부분 고물이나 잡동사니이나, 나름 구분되어있긴합니다...
 
슬레타 머큐리: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강행)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선반을 뒤적이던 미오리네의 눈과 기관지에 엄청난 먼지가 들어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콜록콜록.
어우씨.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집니다.
 
머리를 무언가에 부딪힌 미오리네, HP -1
 
미오리네 렘블랑:아파라...
(머리를 감싸쥡니다.)
 
'무언가'를 다시 <관찰>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눈을 비빕니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눈에 낀 듯한 먼지가 사라지고, 앞이 밝게 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안경을 맞추던가 해야지.
 
이건.. 나무로 만든 사다리네요.
 
미오리네 렘블랑:이거로 맞은거야 지금?
아니, 그것보다 이걸 못본거야?
이건 좀... 심각한데.
(미간을 찌푸립니다.)
 
이제 <공구상자> 와 <장작더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공구상자나 좀 봅시다.)
 
비교적 최근까지 사용한 듯 먼지의 양이 적습니다.
 
자물쇠로 잠겨있긴 하지만, 무력?을 사용하여 부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무력?)
(근력 갑니다.)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공구 상자 안
 
원예용 마체테와 망치, 날이 무딘 톱 따위가 들어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차라리 마체테가 낫지.
(이거라도 듭니다.)
(장작더미에는 뭐가 있나요?)
 
질 좋은 떌깜용 나무가 두서없이 쌓여있습니다.
 
<식물학>,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식물학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거뭇한 나무조각 틈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어두웠나보네요.)
 
쇠붙이로 보입니다.
 
조금 깊은 곳에 박혀있는 탓에, 꺼내기 위해선 손을 깊이 넣어야할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공구상자 안에 장갑이 있나요?)
 
<행운> 해보죠
 
미오리네 렘블랑:
기준치: 63/31/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적당해보이는 장갑이 들어있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장갑을 끼고 넣어봅니다.)
 
<민첩> 판정이 필요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마터면 장작을 건드릴 뻔 했지만, 조심스레 꺼내는 것에 성공합니다.
 
살펴보면...
 
검집이 분실된 단도입니다. 무척 날카로워 보이니 조심하는 게 좋겠습니다.
 
손잡이 부분에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 치고 께름칙합니다.
 
날선 단면 이곳저곳에 검붉은 것이 눌러 붙어 있는 탓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대강 녹이 슨 거라 퉁치고 날을 감쌀만한 것을 찾아봅니다.)
 
현실 부정하지 않아도... 이것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습니다.
 
SAN 1/1d3
 
미오리네 렘블랑: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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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말라붙은지 시일이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명석한 교수 두뇌로 판단하건데, 이건 사람의 피인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아무래도 그렇겠죠)
 
아무래도요.
 
미오리네 렘블랑:어째 슬레타 목숨보다 내 목숨을 더 조심해야할지도.
(주변 천에 날을 감싸 가져갈 수 있을까요?)
 
천은 딱히 안보이는데, 장갑을 벗어서 감싸도 될 것 같네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그렇게 합시다.)
 
더이상 둘러볼 건 안보이는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마체테와 사다리, 칼을 가지고 나갑시다.)
 
한번에 다 들 수 있나요?
 
미오리네 렘블랑:(솔직히 말하자면)
(무리죠.)
 
그렇죠.
 
미오리네 렘블랑:(하녀장을 부릅시다.)
(칼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들게 하죠.)
 
미오리네의 부름을 듣고, 하녀장이 창고로 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사다리는 정원의 아카시아 나무에 설치해주고 바로 앞에 마체테를 뒀음 좋겠네.
 
하녀장:알겠습니다.
(묵묵히 따릅니다. 힘이 쎈가 보네요.)
 
미오리네는 어렵지 않게 저택의 마당에 아카시아 꽃나무가 있음을 떠올립니다.
 
하녀장은 아카시아 나무에 사다리를 설치하고 앞에 마체테를 두고 다소곳하게 당신을 기다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아카시아 꽃이 잔뜩 폈네.
어디 한 번 볼까.
(사다리를 잡고 올라가봅니다.)
 
은은하게 코끝을 맴돌던 꽃냄새가 묵직하게 쏟아집니다.
 
얼마나 오래된 나무인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굵고 커다랍니다.
 
어떻게 꺾어서 가져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마체테로 잘라서 갑시다.) 하녀장, 마체테.
(손을 아래로 내밉니다.)
 
하녀장:네. (손잡이를 향하여 건넵니다.)
 
마체테 이용시 <손재주> 혹은 <근력> 판정이 필요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사용하려다가 손끝을 베이고 말았습니다. HP-1
 
손은 다쳤지만, 괜찮습니다. 꽃가지를 잘 잘라내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피가 나는 손을 감싸쥐며) 이런... 여기 앉아있을 터니 치료 좀 부탁해도 되나?
 
하녀장:아, 네. 붕대를 찾아오지요.
 
미오리네 렘블랑:(얌전히 앉아서 꽃향을 맡습니다.)
 
하녀장은 붕대를 찾아서 자리를 뜹니다. 아마도 아카시아 꽃가지를 <관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평범해보이는 아카시아 꽃이네요.
 
<지능>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득 슬레타가 꽃만 말고 다른 것도 부탁한 것이 기억이 납니다.
 
꽃의 쓰임새나 효능, 꽃말이나 여러 지식들을 들려달라고 했었죠.
 
식물학 교수인 당신이라면, 알고 있는게 많겠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 서재로 가보는게 어떨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나쁘지 않은 생각입니다.)
 
하녀장:미오리네 선생님, 여기 붕대를 가져왔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하녀장에게 다친 손가락을 내밉니다.)
 
하녀장:(묵묵히 치료를 합니다. HP+1)
치료도 끝났으니,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어차피 이쪽도 움직여야하니 말이야.
(사다리에서 내려와 서재로 이동합니다.)
 
서재로 들어가보면, 아까 있던 슬레타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서쪽방이라도 갔나?
(이곳에서 꽃에 대한 책이나 그 외 정보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책장에서 <자료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책을 팔랑거리면서 넘깁니다.)
이것 말고 또 없나?
 
별다른 건 없어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책상 쪽에 뭔가 없는지 찾아나보죠.)
 
식물과 관련된 서적들이 쭉 나열되어있습니다.
 
특별한 점은 없어보이네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서재서 나와서 슬레타의 방이나 슬쩍)
 
당신이 서재에서 나오자, 하녀장이 불러 세웁니다.
 
하녀장:미오리네 선생님,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벌써 저녁시간이군.
잘 알겠네, 안내 부탁하지.
 
식당에 들어서면 테이블은 가득 차 있으나, 좌석은 텅 비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적막하네.
 
테이블 위에는 음식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점심과 비교할 바가 되지 않습니다
 
전부 먹지도 못할 음식을 뭘 위해 이렇게 많이 내오는 걸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어제 앉았던 자리에 앉습니다.)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슬레타가 당신이 앉으려는 의자를 빼줍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일찍도 왔네.
 
슬레타 머큐리:아.. 오래 기다리셨어요?
 
미오리네 렘블랑:조금.
 
슬레타 머큐리:죄, 죄송해요...
(머슥해진 표정으로 다른 자리에 앉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꽤 호화스럽네. 매일 저녁을 이리 해결하나?
 
슬레타 머큐리:그,그럴리가요! 매일은 조금...
 
미오리네 렘블랑:나 때문인가?
(포크로 과일을 쿡하고 찌르고 툭툭 휘두릅니다.)
 
슬레타 머큐리:우아앗... 그런!
 
미오리네 렘블랑:특별할 것도 없지.
 
슬레타 머큐리:(눈을 굴리며) 저기, 꽃은 어떻게... 됐어요?
 
미오리네 렘블랑:(옆에 둔 꽃을 보여줍니다.) 이거 말이지?
덕분에 힘 좀 뺐지.
 
슬레타 머큐리:헤헤, 나무가 커서 힘드셨죠.
 
미오리네 렘블랑:아무래도.
이렇게 다치기도 하고.
(손가락을 장난치듯 보여줍니다.)
 
슬레타 머큐리:아... 치료는 받으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그러고보니 꽃말이 알고 싶댔나?
 
슬레타 머큐리:네에.. 다른거도 괜찮아요!
 
미오리네 렘블랑:어차피 알고 있는 사항이니 말해주지.
아카시아, 아카시아에는 두 가지 꽃말이 있지.
아카시아꽃과 아카시아 나무
둘 다 말해보자면, 아카시아 꽃에는 비밀스런 사랑.
아카시아 나무에는 죽음을 이기는 애정.
뭐, 모성이나 우정 이런 것들도 있는데 그중 잘 드러난 건 이렇게라고 보면 된다.
 
미오리네 렘블랑:꽃, 잎, 열매, 나무 할 것 없이 전부 약재로 쓰거나 식재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고.
단, 저 아카시아 나무.
아무래도 생명력이 강해 주변 식물들의 영양분까지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는데... 원래 이렇게까지 잘 자랐던가?
 
묵묵히 듣던 슬레타는 묘한 표정을 합니다.
 
의중을 읽을 수 없는 시선, 어쩐지 메마른 눈길이 미오리네를 향합니다.
 
슬레타 머큐리:저기, 그거 아세요? 아시겠지만... 아카시아 나무는 베어낼 수록 점점 더 사나워진대요...
그래서 결국 가시덤불이 된다고...
사용도 못하고 일대 숲을 전부 망쳐버린대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래서 없앨 때는 불로 태워버리는 거밖에.
 
슬레타 머큐리:(고개를 젓습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돼요.
크는 건 빠른데 스스로 서있기는 힘들어서,
50년쯤 지나면 쓰러져요. 바보같이.
 
미오리네 렘블랑:(턱을 만지며) 그렇군. 스스로 상처를 내야만 살아남는 식물이군.
 
슬레타 머큐리:저는, 마당에 있는 나무가...
하루빨리 뿌리 채 뽑혀버렸으면... 좋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네가 원한다면야. 그리될 수도 있겠지.
네가 이곳의 주인이니 말이야.
 
슬레타 머큐리:...좋아요!
 
미오리네 렘블랑:안색이 그리 좋지 않은데.
식사라도 제대로 하는 건 어때.
 
슬레타 머큐리:아, 어, 네에...
(먹는 둥 마는 둥 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음식을 적당량 덜어내 제 접시에 올려놓고는 잘라 먹습니다.)
 
슬레타 머큐리:(힐끔 눈치를 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밤에는?
 
슬레타 머큐리:느엣!?
 
미오리네 렘블랑:밤에는 뭘 할거냐 물었어.
 
슬레타 머큐리:그... 자지 않을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생각보다 일찍 자는군.
연초는 피나?
 
슬레타 머큐리:에엑... 아니요...
 
미오리네 렘블랑:사회에서 얼굴을 자주 비치려면 이런 것도 필요하니.
배우려면 지금 배워둬.
 
슬레타 머큐리:(손을 꼼질거립니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저녁먹고 테라스에서 보지.
 
슬레타 머큐리:그,그치만...
피곤하실텐데...
 
미오리네 렘블랑: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슬레타 머큐리:저기, 감사하지만...
오늘은 안돼요...!
 
슬레타는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뜹니다.
 
<듣기>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콜록, 콜록.
 
기침 소리를 듣습니다. 슬레타의 목소리 입니다.
 
점점 도망치듯이 멀어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쯧.
(적당히 배만 채우고 올라갑니다.)
 
미오리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옷을 정리하고 침대에 앉아있습니다.)
 
잠에 들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여전히 옆방에 인기척이 없나요?)
 
벽에 귀를 대보나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듣기>가 필요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간간히 긁는 듯한 기침 소리가 들립니다. 안에 슬레타가 있는 모양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얼마나 아픈걸까 생각하며 자리에 눕습니다.)
 
미오리네는 잠에 듭니다...
 
간밤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탓에 잠을 설쳤습니다.
 
이른 시각에, 어두운 아침을 맞이 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머리를 매만지며 일어납니다.)
 
날씨가 영 구리지만, 어쩌겠어요. 오늘의 당신의 일을 시작합시다.
 
머리를 매만지던 당신은 반쯤 열려있는 창문을 발견합니다.
 
간밤새 들이닥친 빗줄기 탓에 바닥이 흥건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미간을 찌푸리며 창으로 향합니다.)
 
<관찰>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창가로 다가감과 동시에, 아카시아 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는 거센 비바람에 뽑힐 듯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뺴곡히 있던 꽃과 잎사귀가 시들이 형편없이 날아갑니다.
 
<지능>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서늘하니 오한이 듭니다. 창문을 얼른 닫아야겠네요!
 
미오리네 렘블랑:비가 와서 그런지 기분이 안좋네.
(이런 날에는 씻는 게 낫겠죠.)
 
편하신대로 하루의 시작을 준비해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하녀장에게 물을 받으라 지시하고 그 전까지 테라스에서 어제 못 본 것을 확인합니다.)
 
당신이 하녀장을 부르려던 찰나,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슬레타 머큐리: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듣기>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콜록, 거센 비바람과 섞인 기침 소리를 듣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문을 열어줍니다.)
 
문 건너편에 있는 사람은 하녀장이 아니라 슬레타입니다. 어쩐지 묘하게 흐트러진 차림의 슬레타가 초췌한 낯을 하고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꽤...
수척해졌네.
살아는 있는거지? (얼굴 앞에 손을 흔들며)
 
자세히 살펴보나요?
 
미오리네 렘블랑:죽으면 꽤 곤란해.
(네)
 
전혀 잠을 못잔듯 눈 밑이 퀭합니다. 전체적으로 수척해보입니다.
 
입을 열어서 소리를 내니 잔뜩 갈라진 목소리입니다.
 
슬레타 머큐리:...오늘 신문 내용이 궁금해서...
일찍... 왔어요.
 
미오리네 렘블랑:신문.
하녀장! 신문.
(큰 소리로 하녀장을 부릅니다.)
 
당신의 외침소리에 하녀장이 달려옵니다.
 
하녀장:아, 미오리네 선생님. 신문 말씀이신가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오늘자 신문.
 
하녀장:오늘 신문은 없답니다. 그야, 비바람이 이렇게 몰아치는걸요.
 
미오리네 렘블랑:(미간을 꾹꾹 누르며) 그래?
 
하녀장:용건이 끝나셨으면 가보겠습니다.
 
이런 대화를 뻔히 듣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슬레타는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슬레타, 머큐리. 들었지. 오늘자는 없다.
차라리 이시간에 잠이나 드는 건 어때.
 
슬레타 머큐리:...싫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뭐가 싫은데.
 
슬레타 머큐리:뭔가, 듣고싶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뭔가?
 
슬레타 머큐리:네... 신문이 아니어도, 다른 거라도...
 
미오리네 렘블랑:...네가 원한다면야.
(덩그러니 있는 슬레타의 멱살을 잡고 끌고와 침대로 밀어넣습니다.)
그렇게 원하는 이야기를 해주지.
 
슬레타 머큐리:에엑...
 
미오리네 렘블랑:(의자를 끌고와 앞에 앉습니다.)
뭐든 좋다하지 않았나?
 
슬레타 머큐리:히이...!
 
미오리네 렘블랑:내가 무슨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히이는 무슨 히이인가.
나이를 먹었음 제대로 굴어야지.
 
슬레타 머큐리:(밖에 비바람에 흔들리는 아카시아 나무처럼 흔들리는 동공)
 
미오리네 렘블랑:뭐, 이것저것 듣고 싶어하는 것 같으니 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데.
그것도 싫나?
어릴 때랑 같나? 지금이?
 
슬레타 머큐리:(뭔가 말할듯 입을 벙긋 거리지만 말을 하지 못합니다.)
 
무슨 얘기를 해줄까.... 마침 책상에 책이 몇 권 꽂혀 있지 않았나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런게 있었죠. 그거나 한권 꺼내봅니다.)
 
<자료조사>가 필요해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강행)
 
 
미오리네 렘블랑: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적당히 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시간을 보냅니다.)
여기 있는 책들.
분명 어렸을 때 사둔 것들인데. 읽어는 봤어?
 
슬레타 머큐리:네에...
10년 전에 선생님이 읽어주셨었는데...
기억하시나요...?
 
미오리네 렘블랑:(기억을 되돌아봅니다. 조금은 기억이 날 것 같네요.)
조금은.
 
모호하게 기억이 나긴 합니다.
 
슬레타 머큐리:다행이다...
(졸려보이는 눈을 천천히 깜박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졸린 것 같네.)
다른 이야기도 더 해주지.
 
슬레타 머큐리:어떤건가요..?
 
미오리네 렘블랑:내가 연구하고 있던 것들.
보통은 들으면 다들 골아떨어지더라고
 
슬레타 머큐리:에....
아, 아아. (이제서야 누구의 침대에 누운건지 자각한 모양입니다.)
 
슬레타는 벌떡 일어나더니 허둥지둥 방에서 나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바보같긴.
(적당히 씻으러 내려갑니다.)
 
어디로 가나요?
 
미오리네 렘블랑:(뭐 씻을만한 곳은 따로 없나요?)
 
방에서 씻었다고 칩시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래요.)
(1층으로 갑시다.)
(응접실에는 뭐가 있을까 설렁설렁 가봅니다.)
 
그제 봤던 풍경과 똑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다지 바뀐 건 없고요?)
 
당신을 맞이하기 위해 있던 찻주전자가 사라졌겠지요.
 
미오리네 렘블랑:(정말 별거 없군요. 식당으로 향합니다.)
 
혼자 쓰기엔 너무나도 커다랍니다.
 
전체적으로 차갑게 가라앉은 분위기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아직 식사시간도 아니어서 더 그런 느낌일까요?)
 
슬레타 머큐리:This message has been hidden.
 
<테이블>과 <주방>을 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테이블을 확인합니다.)
 
아침은 거른다고 했으니, 그런 이유에서는 아닌 듯합니다.
 
굉장히 양질의 테이블입니다. 굉장히 큰 사이즈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자세히 살펴봐도 별 거 없나요?)
 
<관찰>이 필요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강행하겠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석의 의자가 삐뚜름하게 나와있습니다.
 
굉장히 거슬리네요!
 
미오리네 렘블랑:(의자를 정갈하게 조정해볼까요?)
 
정리하려고 다가가면, 의자다리에 길게 미끄러진 검붉은 흔적을 발견합니다.
 
검붉은 것은 점점히 찍혀있습니다. 흩뿌져진 것 같기도 하고.
 
미오리네 렘블랑:(어제 단도에서 본 것같이 피겠군요. 흔적이 이어져 있나요?)
 
이어져있진 않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의자 아래나 테이블 아래에도 뭔가 있으려나?)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주방이나 보죠.)
 
점심 준비중인지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하녀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어제 봤던 조미료 말이죠. 그것도 주방테이블에 나와있나요?)
 
훑어봐서는 보이지가 않네요.
 
미오리네 렘블랑:(흠, 괜시리 밀고 나갔다간 좋지는 않아보입니다. 2층으로 가죠.)
 
그냥 가시나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러면 자세히 관찰 정도는)
 
하녀장을 <관찰>할까요?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녀장이 그릇 중 하나에 무언가를 스푼으로 크게 떠서 넣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뭘까)
 
누구의 그릇인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것참)
(전부터 좀 의심되는 인간이엇습니다.)
(이곳을 홀로 관리하는 것도 그렇고. 대체로 누군가가 살해 당한다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겠죠.)
 
명탐정 미오리네.
 
그런 당신의 마음 속 추리를 들은 것인지, 하녀장이 뒤를 돌아봅니다.
 
하녀장:아, 마침 잘 오셨네요.
점심 식사 준비가 끝났으니, 식당에 앉아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식사시간이 참으로 빠르네.
(자리에 앉죠.)
 
자리에 앉으면, 슬레타가 조금 늦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각종 진귀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요리가 근사하게 늘어섭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잠은?
 
슬레타 머큐리:걱정..하지 않으셔도...
 
미오리네 렘블랑:그 얼굴을 하고 걱정하지 말라는 것도 참으로 어렵군 그래.
 
슬레타 머큐리:(웃어보입니다.)
저기, 오늘도...
부탁이 있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뭐지?
 
슬레타 머큐리:오늘도 어제처럼, 꽃을 좀...
한 송이 구해주셧으면 좋겠어요.
헬리크라썸이라는 꽃인데...
 
미오리네 렘블랑:그 바삭거리는 꽃 말인가?
 
슬레타 머큐리:네에...
힘들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이곳에 없으면 따로 사러 나가지.
 
슬레타 머큐리:헤헤...
 
하지만 밖은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렇죠. 젖겠죠.)
 
하지만... 당신은 고용인이니까.
 
미오리네 렘블랑:(시키면 그만 아닐까)
(하녀장에게 시킬까요?)
 
슬레타는 당신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마치 직접... 구해달라는 것 마냥...
 
미오리네 렘블랑:(그래요....)
(차도 있으니 사러나가는 것 정도는...)
 
슬레타 머큐리:(미오리네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구해준다는 말에 마냥 기뻐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식사를 재개하지.
 
슬레타 머큐리:네에...
 
슬레타는 여전히 먹는 둥 마는 둥 하지만, 이번에는 끝까지 함께 있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점심을 그리 많이 먹지는 않아, 나도.
애초에 이곳은 너무 과해.
 
슬레타 머큐리:그런가요...?
 
미오리네 렘블랑:(과일을 찌르곤 입에 넣습니다.)
 
슬레타 머큐리:(눈에 띄게 힐끗거리며) 그래도.. 과일은 좋아하나요...?
 
미오리네 렘블랑:과일도 채소도 좋아하는 편이지.
그러니 식물학을 공부했지.
 
슬레타 머큐리:그,그렇구나!
아, 저기... 얘기해 둘게요.
 
미오리네 렘블랑:무엇을 말이지?
 
슬레타 머큐리: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음식...같은거.
 
미오리네 렘블랑:...그렇군.
개인적 취향으론 토마토 카프레제도 괜찮고.
 
슬레타 머큐리:네, 네!
 
미오리네 렘블랑:파스타도 좋아하는 편이야.
면요리를 좋아하니까.
 
슬레타 머큐리:(기억하려는 듯, 같은 단어를 여러번 중얼 거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래서 가끔 아랫녀석들한테 시켜보곤 하는데 잘하는 녀석이 나오지 않는단 말이지.
시켜놓으면 어디론가 가버려서 연락도 안되는 경우도 나오고.
이래서야 원.
 
슬레타 머큐리:그, 여기 계신동안만이라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나쁘진 않더군.
저녁이 이른 것 빼고 말이야.
 
슬레타 머큐리:(손을 꼼질 거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어릴 적 생각도 나고.
좋지 않은 수신인도 하나 있었는데.
매번 열렬한 호응도 해줬는데.
기억나나 모르겠네.
(과일 하나를 입에 머금습니다.)
 
슬레타 머큐리:우,우에...
 
미오리네 렘블랑:선생님에게 말이야.
 
슬레타 머큐리:(기억이 나는 지 안절부절 못합니다...)
저, 저기!!
편하게 식사하세욧!!
 
버티지 못했는지 후다닥 도망치듯이 떠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심약하긴.
 
점심 식사가 끝났습니다. 오늘의 부탁을 들어줘야되겠지요.
 
바깥은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서 도저히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가 않습니다.
 
<교육>이나 <식물학> 판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 꽃은 분명이 '종이꽃'이라고 불리기도 했죠.
 
<지능>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곰곰이 생각해보죠 다시)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괜히 종이꽃이라고 불리지 않겠죠. 날씨가 날씨이니, 종이로 직접 꽃을 만들어주면 되지 않을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마치 카네이션 같은 분위기)
 
시나리오 제목을 보면...
 
미오리네 렘블랑:(예예.)
 
아무튼 해보죠.
 
종이를 어디서 구해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방에 종이쪼가리 몇 장 있는 걸 봤지요.)
 
방으로 돌아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럽시다.)
 
마침 몇장의 백지가 있으니, 해보죠.
 
<손재주>와 <민첩> 중 하나로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주아주 민첩했다.)
 
그런대로... 그럴싸해보입니다.
 
<지능>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보니.. 꽃만 가져오면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뭔가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미오리네 렘블랑:(어디보자. 뭐가 있을까. 전에 찾은 그 어린이 스카프같은 건 좀 그렇겠지... 그걸 이용한 리본은 어떨까 싶기도.)
 
22세의 다 큰 슬레타에게는 좀 그럴지도요.
 
미오리네 렘블랑:잉크나 깃펜은...?
 
꽃말이나.. 무언가를 알려달라고 했던 것 같기도...
 
미오리네 렘블랑:꽃말이나 잡다한 말였던가
 
아무래도 이번에도 서재에 가봐야할지도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럽시다.)
 
이번에도 책장을 보려면 <자료조사>가 필요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이번에도 별건 없군.
 
그 외에 서재에 특별한 건 없어보이네요.
 
미오리네 렘블랑:(여전히 슬레타의 방 궁금한걸)
 
가보시나요?
 
미오리네 렘블랑:(넵)
 
굳게 닫혀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1퍼의 희망을 걸고 굴려봅니다.)
열쇠공
기준치: 1/0/0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당연한 결과네요.
 
미오리네 렘블랑:(아무래도요)
 
그러고 있으면 하녀장이 당신을 찾습니다.
 
하녀장:미오리네 선생님, 저녁 시간입니다. 식당으로 오시죠.
 
미오리네 렘블랑:(...정말 빠르군.)
 
식당에 들어서면, 슬레타가 먼저 앉아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번에는 먼저왔네.
 
슬레타 머큐리:(적당히 아는 채는 하지만, 자신의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여전히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차려져있습니다.
 
점심때 말한 걸 정말로 전달한 모양인지, 토마토 카프레제랑 파스타가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슬레타의 옆자리에 앉습니다.)
꽤나 흥미로운 저녁이네.
 
슬레타 머큐리:...맛있게 드세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리 좋지 않나?
(슬쩍 머리를 넘겨봅니다.)
 
슬레타 머큐리:조금... 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오늘은 일찍 말해줘야겠군.
 
슬레타 머큐리:네에.
 
미오리네 렘블랑:내가 말야. 나가보려고 노력은 했었는데, 꽤나 비바람이 거세서 말이지... 그래서 하아... (솔직히 쪽팔립니다. 이나이를 먹고 진짜 꽃이 아닌 접은 꽃이라니.)
만들었다.
(흰 꽃을 내려놓고 손으로 쭉 밀어 슬레타에게 건넵니다.)
 
슬레타 머큐리:(관자놀이를 누르던 손을 떼지않고 당신을 의아스럽게 쳐다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만들었다고.
헬리크리섬, 종이꽃이라고 하니까.
바스락거리는 건... 비슷하겠지.
(부끄러워하면서 카프레제에 포크를 꽃습니다.)
 
슬레타 머큐리:(눈을 한번 꾹 감았다가 뜨며) 네에...
(받은 종이꽃을 하녀장에게 넘깁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귀까지 새빨개지면서) 싫으면 싫다고 해라.
 
슬레타 머큐리:그런, 건.. 아니구.. (뒤로 갈수록 웅얼거리며)
저, 다른 이야기는...
 
미오리네 렘블랑:헬리크라썸의 꽃말.
나를 항상 잊지 말아달라. 그리고 기억해주세요.
 
슬레타 머큐리:...
 
미오리네 렘블랑:종이데이지라고도 불리지.
 
슬레타 머큐리:(다른 생각에 빠진 듯 끄덕거리기만 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드라이플라워로도 인기가 있는 편이라 선물로 많이 사용되니까.
나중에 원하면 따로 보내주마.
 
슬레타 머큐리:나중..? 아, 나중에는... 괜찮아요.
 
미오리네 렘블랑:(한숨을 내쉽니다.)
그래.
 
슬레타 머큐리:괜찮아요...
아, 선생님... 저 먼저 가볼게요. 천천히 식사하세요...
 
매번 그랬듯이, 슬레타는 익숙하게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찝찝하다 생각합니다.)
 
의자의 등받이를 짚고 몸을 지탱해 일으키던 슬레타가 몸을 휘청입니다.
 
콜록, 콜록!
 
미오리네 렘블랑:(자리에서 일어나 붙잡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부축을 손바닥으로 막습니다. 슬레타가 어쩐지 고달파 보이는 기침을 토하고, 틀어 막은 손바닥을 떼어내면...
 
검붉은 피가 흥건히 묻어납니다.
 
미오리네가 어떤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벗어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아무말없이 제 방으로 올라갑니다.)
 
잠을 청할까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러죠.)
 
3일차가 종료됩니다.
 
눈을 뜨자, 습기를 먹은 이불이 무겁습니다.
 
빗줄기는 어제보단 약해져있습니다.
 
비가 오는 탓인지, 전신이 무겁습니다.
 
그나저나, 하녀장이 먼저 들어왔다 나갔나요? 노크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미오리네 렘블랑:(하품을 하며 신문을 찾습니다.)
 
신문은 없네요.
 
뭐 매일 있던 일입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에요.
 
미오리네 렘블랑:(적당히 몸정리를 하고 나갑니다.)
 
나가기 전, 창문으로 시선이 갑니다.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운 차감합니다.)
 
아카시아 나무가 보입니다. 거센 비바람에 잎사귀며 꽃잎이 형편없이 떨어져나가있습니다.
 
뿌리가 반쯤 뽑혀 기우뚱 굽어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뽑혀 쓰러질지도 모르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녀석이 원하는 대로 될지도.
(방을 나섭니다.)
 
복도에서 하녀장을 마주칩니다.
 
방향으로 볼때, 슬레타의 방에서 막 나온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슬레타는?
 
하녀장:아,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주인님께서 몸이 좋지 않으셔서, 점심은 함께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하녀장:오늘치의 주인님의 요구가 있습니다.
반지를 구해달라고 하십니다. 귀한 분께 선물용으로 보낼 용도이므로, 고심해서 골라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나가는 김에 A거리 세 번째 블록의 장신구 가게에서 맡겨두었던 '물건'을 함께 찾아와달라고 하십니다.
주인님의 성함을 대면 알아서 전해 줄 것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오늘은 외출이군. 알겠네.
 
하녀장:네, 이걸로 끝입니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녀장은 바쁜 걸음으로 1층으로 내려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쪽도 외출 준비를 합니다.)
 
외출 준비를 하다보니, 어제 슬레타의 모습이 생각나는 것도 같습니다.
 
좀 더 생각해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러게요.)
(서쪽방 궁금하니)
 
슬레타가 절대 가지말라고 강조했던 방입니다.
 
입구에 못박힌 나무판자로 여러겹 덧대어져 있는 모양이 기분이 나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뭐라도 들릴까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뭐 수상한게 보일까요?)
 
척 보기에도 기분이 나쁘게 막혀있습니다.
 
그 외에 수상한 점은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슬레타나 좀 보고가도 될듯)
 
어디로 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슬레타의 방으로 갑시다. 된다면 몰래 방문을 여는 거 정돈)
 
당연하지만, 닫혀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1퍼의 희망을 겁니다.)
 
#가보자고
 
미오리네 렘블랑:
열쇠공
기준치: 1/0/0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아무래도 그렇겠죠.)
 
덜컥덜컥, 문고리 소리만 공허하게 복도에 퍼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아이디어 판정)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할것도 없으니 아까 부탁받은 거나 하러 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외출합시다.)
 
저택을 벗어나, 길을 따라가면 금세 번화가에 도착합니다.
 
늘 복작이던 거리에는 온통 안개가 끼어있고, 날씨 탓인지 사람도 적습니다.
 
당신이 들러야 할 곳은 입니다.
 
A거리의 세 번째 블록의 장신구 가게 입니다.
 
마침 부탁받은 다른 장신구도 거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길을 찾기 위해선 <행운> 판정이 필요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운이 좋군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장신구 가게가 보입니다.
 
장신구 가게에 들어서면 맑은 종소리와 함께 푸근한 인상의 가게 주인이 다가옵니다.
 
가게주인:어서오세요! 찾으시는 게 있나요?
 
미오리네 렘블랑:맡긴 물건이 있어 찾게되었네만, 머큐리 백작가에서 맡긴 것이 있지 않았나?
 
가게주인:(손뼉 짝) 아! 잠시만 기다려주시지요.
 
카운터 아래의 유리관의 뚜껑을 연 뒤, 잘 포장되어있는 손바닥 반만 한 상자를 건넵니다.
 
고급스러운 벨벳지로 포장된 상자를 실크 리본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가게주인:아주 비싼 물건이랍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꽤나 공을 들인 모양이군.
이것 말고도 하나 더 골라야하니 추천하는 물건 있나?
반지가 필요해서 말이야.
 
가게주인:아, 반지요! 반지는 저희 가게가 제일이죠!
 
가게의 한켠에 마련되어있는 진열대 부근으로 안내합니다.
 
하나같이 수제품으로 보이는 것들 뿐입니다.
 
가게주인:최근의 자신작은 이쪽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보러갑시다.)
 
약간 촌스러워 보이는 반지와 고급스러운 반지, 얇은 실반지 등 다양하게 진열 되어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선물용이라고 했으니 촌스러운 반지는 제외합니다.)
금으로 된 것 중 보석이 여럿 박힌 게 나을지도.
 
가게주인:그런 반지도 있지요!
 
백금에 노란 보석이 박힌 반지를 보여줍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나쁘지 않군. 디자인도.
보석은 이것뿐인가? 여럿 보고 택하고 싶다만.
 
가게주인:물론, 다른 색의 보석도 있습니다.
 
보라색... 빨간색... 청록색... 핑크색... 투명한 색... 다양한 보석이 박힌 반지를 꺼내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선물용이니, 크게 의미 없는 쪽을 택한다면...
화이트... 화이트... 그러니, 에메랄드나 토파즈 중 택해야겠군.
 
가게주인:흐음, 에메랄드로 어떠십니까?
 
미오리네 렘블랑:주인장도 그쪽이 나은가?
 
가게주인:예에, 토파즈보다 고급지지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그쪽으로 하지.
 
가게주인:색은 흰색으로 하십니까?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가게주인:알겠습니다!
 
계산을 한 뒤 백금 테두리에 흰색 에메랄드가 박힌 반지를 익숙하게 포장한 뒤 물건을 건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물건을 받고는 가방에 넣습니다.) 대금은 머큐리가에 달아두게.
 
가게주인:예에! 감사합니다!
 
부탁 받은 할 일을 끝마쳤습니다.
 
바로 저택으로 돌아갈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수면에 좋은 꽃 정도만 사고 돌아가죠.)
 
마침 근처에 꽃집이 있습니다.
 
어떤 꽃을 사가나요?
 
미오리네 렘블랑:(자스민으로 합니다. 차로 만들어도 충분하고 곁에 둬도 좋은 향이나니 말이죠.)
 
계산은 어떻게 할까요?
 
미오리네 렘블랑:(개인 사비로 끝내겠습니다.)
 
좋습니다. 부탁 받은 물건과 반지, 꽃을 사 들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급하게 뛰어가던 소년과 크게 몸을 부딪칩니다.
 
넘어진 미오리네, <건강>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HP -1
 
소년은 사과도 하지 않고 빠르게 장소를 벗어납니다.
 
우산도 놓치고, 물에 젖은 옷과 머리칼이 기분 나쁩니다.
 
낭패입니다. 하지만, 더 낭패인 건.
 
<행운>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금까지만 해도 가지고 있던 물건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다행히 부탁받은 '물건'은 그대로지만, 반지가 사라졌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런 망할.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젖은 옷을 텁니다.)
(녀석이 간 곳을 찾아낼 수는 없겠죠.)
 
네, 이미 그 소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마를 짚습니다. 그대로 돌아가도 될지 의문이 드네요.)
차라리 하나를 더 사는 걸... 아오씨.
 
그래도 사정을 말하면 이해해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시간도 꽤 지체 되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지팡이라 바닥을 두어번 내리친 후 자차로 돌아갑니다.)
어쩔 수 없지.
나중에 따로 구해서 보내라는 수밖에.
 
어쩔 수 없이 '물건'과 꽃만 들고 저택으로 향합니다.
 
흐릿하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질 무렵에 저택에 도착합니다.
 
온 몸이 빗물에 젖고 넘어진 탓에 매우 더럽혀진 채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정말 좋지 않군요.)
 
정말 최악이라는 생각과 함께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슬레타와 마주칩니다.
 
어딘지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옷에는 주름이 져있고 머리칼은 더 부산스레 흐트러져 있습니다.
 
무언가를 찾는 듯 저택을 활보하던 슬레타는 미오리네를 발견한 순간 걸음을 멈춥니다.
 
절망에 빠진, 두려움이 가득한 눈입니다.
 
굉장히 일그러진 표정입니다.
 
슬레타 머큐리:어디... 다녀오셨어요?
또 절 버리고... 가려고 하신건가요?
 
딱 봐도 눈이 제정신이 아닙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상태가 좋지 않아보이는데) 네 부탁을 들어주러 잠시 물건을 찾으러 갔다왔다만...
버린다니...? 설마 어릴적 이야기는 아니겠지?
애초에 버렸다기보단 내쫓긴 것에 더 가깝지 않나?
 
슬레타 머큐리:(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굉장히 불안한 듯이 이빨로 손톱을 뜯습니다.) 왜, 그런. ...저를 떠나지마세요... 가지마세요...
 
미오리네 렘블랑:(눈썹을 한쪽 들어올리며) 딱히 가지 않는다만.
 
슬레타 머큐리:말도, 말도 없이... 이렇게 늦게...
5일만.. 5일만 있어도 된다고 했는데.. 그런데도...!
 
미오리네 렘블랑:말을 안듣는군...
돌아오면 그만 아닌가?
슬레타 머큐리. 정신차려라.
 
슬레타는 불안하게 손톱을 뜯던 손을 내리고 미오리네를 봅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건지 당황한 듯 주춤거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심부름 한 건 받아가야지.
(가방을 뒤적거립니다.)
그, 좋지 않은 사고가 있었다만...
 
슬레타 머큐리:아,아아... 네, 네...
무슨 사고요...?
 
미오리네 렘블랑:소매치기.
네가 받아와달라고 한 건 있는데, 내가 고른 것이 사라졌다.
덕분에 이꼴이지.
 
슬레타 머큐리:아아...! 어디 다치신 곳은....
 
미오리네 렘블랑:조금 까졌을 뿐이야.
 
슬레타 머큐리:(눈에 띄게 안절부절 못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진정해. 다친 건 네가 아니라 나다.
(한숨을 내쉬며) 앉도록 하지. 이대로 서서 이야기하는 것보다야 낫겠군.
 
슬레타 머큐리:네에... (어디가 다친건지 살펴보려는 듯 눈을 굴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응접실로 가서 젖은 옷을 정리하고 소파에 앉습니다.)
 
슬레타 머큐리:(앉지는 않고 옆에서 쭈뻣거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슬레타. 그렇게 있음 내가 신경쓰인다만.
앉지도 못할 정도인가?
 
슬레타 머큐리:아,아뇨! ...선생님.
(피곤하지만 기뻐보이는 낯으로 조금 떨어져서 앉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사둔 꽃을 테이블에 두고 그 옆에 물건을 내려둡니다.)
여기 물건이랑 개인적으로 사둔 자스민.
잠을 통 못자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야.
 
슬레타 머큐리:헤에...
누가요...?
 
미오리네 렘블랑:네가.
 
슬레타 머큐리:저,저는... 신경 안써주셔도...
 
미오리네 렘블랑:손님으로써 가정교사로써 신경을 안쓰면 누가 신경을 쓰지?
최소한의 선물이라 봐도 될 터.
게다가 그런 얼굴로 저는 신경 안써주셔도... 이런 말을 해봤자 전혀 신경이 안쓰일리가 없는데 말이지.
 
슬레타 머큐리:그,그런가요... 조심,할게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냥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도 된단 뜻이다.
조심이고 자시고간에.
 
슬레타 머큐리:...네에... (힐끔)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 저기.. 이거도... (직접 건네지 않고 근처에 붕대를 둡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렇게 신경쓰이면 네가 감아주지그래.
 
슬레타 머큐리:아,아아아아뇨...! 제가 어떻게...!
 
미오리네 렘블랑:애처럼 굴지 말고.
 
슬레타 머큐리:그,그럼...
(슬금슬금 가까이 가서 앉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신발을 벗고 뒷꿈치 위쪽을 보여줍니다.)
이쪽이 쓸렸나.
 
슬레타 머큐리:(눈썹을 찡그리며) 다치지 마세요, ...선생님...
 
미오리네 렘블랑:운이 없었다만.
 
슬레타 머큐리:그, 그치만 저번에도. 다치셨었는데...
(뭔가 꿍얼거리며 미오리네의 뒷꿈치에 붕대를 가져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원래 불운이란 몰려오는 법이야.
 
슬레타 머큐리:...제가 다 가져갈게요...!
응급처치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 다 된 것 같아요...
 
미오리네 렘블랑:수고 많았어.
 
슬레타 머큐리:헤, 헤헤.
저기... 피곤하실텐데...
먼저 가보셔도 돼요...!
 
미오리네 렘블랑:너는 어쩌고.
 
슬레타 머큐리:...좀 만 더 여기 있다가 갈게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네가 그렇다면야. 위로 가서 쉬고 있으마.
 
슬레타는 복잡한 표정으로 웃어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얼마 없는 심리학을)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관찰> 도 가능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 복잡함의 형상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하여 잘 알고 있죠.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의 절박함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군.)
(제 방으로 올라가 갈아입을 옷을 알아보죠.)
 
마침 뽀송하게 마른 여분 옷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뽀송해집니다.)
 
많은 일이 있어서 피곤이 몰려옵니다.
 
잠을 청할까요?
 
미오리네 렘블랑:(그러죠)
 
우르릉, 쾅.
 
큰 천둥번개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사납습니다.
 
일어난 미오리네는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을 느낍니다.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오는 게 좋겠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목말라...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가봅니다.)
 
복도로 나와서 식당으로 내려가려는 순간...
 
<듣기>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어디선가 희미하고도, 창백한 ...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미오리네 렘블랑:(어디서 들리는 소리지?)
(소리의 근원지를 알 수 있을까요?)
 
근원지를 찾아 살펴보면, 슬레타의 방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슬쩍 봐도 되는건가?)
 
어떻게 할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방문을 슬쩍 돌려만 봅니다.)
 
...문고리가 돌아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살짝만 열어서 보죠.)
 
살짝 열어서 보면, 침대 위에서 눈을 감은 채 신음하고 있는 슬레타를 발견합니다.
 
숨이 넘어갈 것 처럼 앓는 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습니다.
 
식은 땀에 흠뻑 젖은 얼굴이 어둠 속에서도 똑똑히 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는 것 같으니 들어가도 될 것 같은 느낌.)
 
완전히 들어오자, 슬레타가 끙끙 앓고 있는게 좀 더 잘 보입니다.
 
뭔가를 해줘야하는 걸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물수건을 챙겨오진 않았는데. 천같은 거로 땀이라도 닦아주는 게 좋을까요?)
(주변에 뭐 없습니까?)
 
<침대>, <슬레타>, <책상>, <책장>, <창문>을 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책상을 확인합니다.)
 
오래 사용한 감이 있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는 책상입니다.
 
만년필이며 묶인 종이, 책이 정갈하게 정돈되어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최근 사용된 물건이 있나요?)
 
<관찰>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순차적으로 정리 되어 있는 책 사이에서, 유달리 엉망으로 뒤섞인 종이뭉치 무더기를 발견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빼봅니다.)
 
...일기장입니다.
 
그 중 비교적 오래 전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미오리네가 처음 이 저택에 부임했을 시기와 맞물립니다.
 
펼쳐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펼쳐봅니다.)
...사랑. (슬쩍 슬레타를 쳐다봅니다.)
 
의미 모를 슬레타의 일기를 읽은 미오리네. SAN1/1d
 
미오리네 렘블랑: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2
 
괴물? 살해? 허무맹랑한 아이의 망상이라고 하기에는, 찝찝합니다.
 
어린 글씨에 서린 절박함이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일기장을 다시 꽃아둡니다. 그러고는 서쪽방을 떠올립니다.) 거기는 가지 말라 그랬지.
괴물... 피, 저 꼬라지가 된 것도 이런 것 때문인가?
 
다음은 어디를 살펴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창문을 살펴봅니다.)
 
비가 끝도 없이 내립니다.
 
너무나도 이른 장마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아카시아 나무는 어떤가요?)
 
전보다 더 앙상해졌습니다. 비바람에 속절 없이 흔들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책장으로 갑시다.)
 
낡고 빛바랜 서적이 꼼꼼히 꽂혀 있습니다.
 
<관찰>혹은 <자료조사> 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연
기준치: 40/20/8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쩐지 눈에 익는 책을 발견합니다.
 
다른 서적보다 작고 얇은 책들이 주루룩 정리 되어 있습니다.
 
...10년 전 미오리네가 슬레타에게 읽어 준 동화책으로 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동화책의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몇 번 툭툭 건드리다 꺼냅니다.)
언제적꺼를 가지고 있는거야.
(어떤 내용이었죠?)
 
자주 꺼내본 건지 손때가 타있습니다.
 
여우가 결혼하면 여우비가 내린다는 내용이었죠.
 
미오리네 렘블랑:(그런 내용이었지 참.)
(침대를 확인합니다.)
 
침대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쪽지 하나가 발치에서 발견 됩니다.
 
책에서 나온 걸까요?
 
미오리네 렘블랑:(확인해보죠.)
 
미오리네 렘블랑:바보같긴.
(쪽지를 주머니에 넣고 슬레타를 봅니다.)
 
침대를 먼저 볼까요, 슬레타를 먼저 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침대부터)
 
한 사람이 쓰기에 넓은 침대입니다. 그 위로 슬레타가 신음을 흘리고 있습니다.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침대에 다가가는 순간, 사방의 번개와 함께 침대 시트에 이곳저곳 묻어난 검붉은 것을 봅니다.
 
색이 뚜렷히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검게 바란 자욱부터, 비교적 최근에 생긴 듯한 새빨간 자욱까지 거칠게 얼룩져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핏자국이겠죠.)
 
...비릿한 쇠냄새가 납니다.
 
예상했다시피, 혈액입니다. SAN 1/1d3
 
미오리네 렘블랑: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3
(이불을 꽉 쥐고는 슬레타를 바라봅니다.)
 
슬레타의 입가며, 목덜미, 옷깃, 가슴팍까지 새빨간 선혈에 젖어 있습니다.
 
입술 안쪽에 고여있던 핏물이 턱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정말 멀쩡하지 않네요.)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슬레타가 손아귀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눈치챕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뭘까요 빼볼 수 있을까요?)
 
조심스레 빼내면, 은색의 열쇠입니다.
 
어디에 쓰는 열쇠길래, 자는 중에도 이렇게 집착적으로 쥐고 있는 걸까요.
 
미오리네 렘블랑:(혹시 이게 서쪽방의 열쇠인가?)
(호기심은 고양이를 물어죽인다고는 했지만 이런 걸 보고 가지 않으면 연구자 타이틀이 말이 아니겠죠.)
(입가의 피를 이불로 슬쩍 닦아주고 서쪽방으로 향합니다.)
 
전날과 다름없이, 낡고 눅은 나무판자로 덧대어져 못박혀 있습니다.
 
떼어내야 들어갈 수 있을 듯 한데...
 
도구나 <근력>판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작은 체구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으로 가볍게 떼어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놀라워)
 
판자를 모두 제거하고, 은색 열쇠로 문을 엽니다.
 
방 내부는 아주 어둡습니다. 어둠에 눈이 익기를 기다립니다.
 
방의 곳곳에 거미줄이 쳐져 있고, 정체 모를 것들의 박살난 잔해로 난장판이 되어 있습니다.
 
편두통을 일으킬 만큼 지독한 썩은내가 납니다.
 
<바닥>,<잔해>,<제단>을 볼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바닥을 확인합니다.)
 
온갖 잔해로 난장판이 되어 있습니다. 난리통 가운데 붉은 카펫이 깔려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카펫 들어볼 수 있나요?)
 
들려고 카펫을 보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검붉고 끈적한 흔적이 얼룩덜룩합니다.
 
들어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네)
 
무언가가 굴러져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별로 좋지 않은 느낌입니다. ...연구자의 긍지로 봅시다.)
 
살이 완전히 썩어나가 하얀 백골이 드러난 인간의 뼈입니다.
 
손가락, 팔, 다리, 늑골, 뼈.
 
완전히 인간의 뼈입니다.
 
SAN 1/1d3
 
미오리네 렘블랑: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체... 뼈.)
(제단을 보러갑니다.)
 
돌로 만들어진건지, 나무로 만들어진건지, 짐승의 뼈인지, 그 어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기이한 형질의 제단입니다.
 
말라붙은 핏자국과 응고된 피 웅덩이가 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제단에 뭐 특별한 것 없나요?)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잘 모르겠네요. 어두운 탓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안경에 먼지가 묻었나?)
(닦아내고 한번 더 볼 수 있을까요?)
 
 
미오리네 렘블랑: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운쓰죠)
 
제단 아래에 떨어진 문서 두어장을 발견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문서를 들어 읽어봅니다.)
 
한장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위대한 숲 속의 검은 염소이시여. 부디 풍요와 번영을 누리게 하소서. 죽은 자를 피로써 살려내게 하소서.
 
...중략...
 
내가 삼킨 것은 은총, 위대하신 그 분의 은총!
 
미오리네 렘블랑:염소...?
 
다른 한장은 불에 타고 남은 조각인지라,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어떤 주술의 술식이 적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그럼 밖으로 나가죠.)
 
나가려던 순간,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을 듣습니다.
 
돌아볼까요?
 
미오리네 렘블랑:1
뜁시다.
(안보고 뛰죠.)
 
<정신력> 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의 뒤에서, 슬레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래도 뛸까요?
 
미오리네 렘블랑:...포기합니다.
 
돌아보면, 슬레타가 서있습니다.
 
어딘지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던 슬레타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듯 알 수 없는 혼잣말을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던 슬레타는...
 
미오리네에게 달려들어 목덜미를 짓누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크윽!
 
기도를 틀어막은 억센 손길에 핏기가 가십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급하게 팔을 손으로 칩니다.)
 
슬레타 머큐리:차라리, 차라리. 내가, 제가...!
엄마 때문에, 엄마 때문에! 지금까지, 지금까지... 몇 사람이나...!
죽음으로, 죽음으로 속죄..속죄해야...!
 
미오리네 렘블랑:으, 아윽. (급하게 떼내려고 합니다.)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아, 슬레타를 밀어내려던 손이 미끄러집니다.
 
산소가 결핍된 머리가 경종을 칩니다. 힘이 풀리고, 시야가 암전됩니다.
 
그래요. 정신을 잃는 다는 건. 바로 이런 겁니다.
 
제정신이 아닌 슬레타의 얼굴, 열감에 달아오른 눈가. 눈물이 쉴 새 없이 뺨을 타고 떨어집니다.
 
눈을 감기 직전, 귓전에 들리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듣기>판정이 있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슬레타 머큐리:나도...저도, 이런 곳에서 혼자 죽고 싶지 않았어요...
 
온몸에 느껴지는 무게감.
 
전신이 나른하게 늘어지는 듯한 비정상적인 해방감.
 
그 틈에 목을 내리누르는 손길.
 
급히 숨을 들이마시며 불현듯 눈을 뜹니다.
 
식은땀에 끈적하게 젖은 몸이 무겁습니다. 등허리 아래가 푹신한 것을 보면 침대인 것 같은데.
 
...미오리네의 방은 아닙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헉, 허억... 여긴...
 
어쩐지 다리가 묵직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살피면, 그 앞에 엎드린 채 잠들어있는 슬레타의 얼굴이 보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갑자기 열이 받네요.)
(머리라도 한 대 때립니다.)
 
꽁! 하찮은 소리가 납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야, 일어나.
 
슬레타는 부스럭거리며 눈을 뜨고 당신을 봅니다.
 
망신창이가 된 두 사람이 서로를 쳐다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이런 미친놈이 (다시금 주먹으로 내리칩니다.)
내가!
기껏해서!
챙겨줬는데!
이런 미친!
날 죽이려들어?
 
미오리네 렘블랑:어이가 없어서.
아니. 진짜
너는 무슨 사람 목숨이
둘인줄 알아?
(계속 칩니다.)
 
슬레타 머큐리:(눈썹을 한껏 내리고 아무 말 없이 맞습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울면 다야?
야 너 스물 넘었어. 성인이야.
진짜 당황스럽네.
내가 제자 몇을 뒀는데 너같은 놈을 또 없다,.
 
슬레타 머큐리:(슬쩍... 눈치를 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왜 그만때려?
그만?
때려?
어?
 
슬레타 머큐리:아,아뇨... (한참은 운건지 잠긴 목소리로)
 
미오리네 렘블랑:어우, 목이야.
(목을 만지더니 눈을 부라립니다.)
 
슬레타 머큐리:(움찔 떨면서 눈물을 떨굽니다.)
 
미오리네 렘블랑:할 말 더 있어?
 
슬레타 머큐리:설,설명을...
해도...킁, 될까요..?
 
미오리네 렘블랑:하아.
하, 그래 어디 해봐라.
 
슬레타 머큐리:(자세를 고쳐 앉고 제 두 손을 마주 잡습니다.)
(한번 크게 코를 들이 마십니다.) 킁...
구,그, 그게... 오래전에, 오늘처럼 폭풍우 치던 날 새벽에,
어,엄마가... 서쪽 방에서 괴물한테 산 제물을 바치는 걸 봐버려서....
제물은 이 저택의 사용인이어서... 제물로 바쳐졌어요...
그땐, 어,어렸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나가게 하려고...
 
슬레타 머큐리:(한번 힐끔 눈치를 봅니다.)
그, 그래서 선생님한테.. 못되게 굴었어요...
 
미오리네 렘블랑:아 그거.
 
슬레타 머큐리:네에...
 
미오리네 렘블랑:그래서?
 
슬레타 머큐리:성인이 되고나서.. 그, 제가...
엄마를... 찔러서...
그 괴물이 무진장 화가 나서, 저랑 여기에 저주를 걸었어요.
...저는 지금 죽어가고 있어요.
왜 불렀는지 궁금 하셨겠죠...?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슬레타 머큐리:주,죽기 전이니까. 마지막으로 욕심 내보려고...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서.. 그래서...
 
어물거리던 슬레타는 품 속에서 '상자'를 꺼냅니다.
 
벨벳 포장지로 잘 감싼, 리본이 묶여 있는, 어딘지 익숙한 상자입니다.
 
미오리네 렘블랑:오늘, 아니 어제 가져온 거잖아.
 
끄덕이곤 포장지를 벗겨냅니다.
 
상자의 뚜껑을 엽니다.
 
상자 속에 들어있던 것은 브로치입니다.
 
어딘지 촌스러운 디자인이지만, 가운데에 루비가 장식되어있는,
 
카네이션 브로치.
 
슬레타는 미오리네의 가슴팍 언저리에 카네이션 브로치를 달아줍니다.
 
슬레타 머큐리:선생님은 이제 이 저택을 떠나겠죠..?
저는 곧 죽어요...
그러니 마지막 부탁이 있어요.
 
미오리네 렘블랑:...뭔데.
 
슬레타 머큐리:처음 만났던 날 부터 10년동안... 선생님을 잊어본 적이 없어요.
거짓말이어도 괜찮으니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만 해주세요.
 
미오리네 렘블랑:.................(이마를 짚습니다.)
 
슬레타 머큐리:부디...
저를, 한 번만.
 
미오리네 렘블랑:해결할 방도는.
뭐 없는 거야?'
 
슬레타 머큐리:무,무슨...
저주는 저주인걸요...
 
미오리네 렘블랑:보통 저주는 해주방법이든가.
나와있잖아.
 
슬레타 머큐리:그런 거, 전 몰라요.
 
미오리네 렘블랑:(한숨을 푹 쉽니다.)
 
슬레타 머큐리:이제, 전... 얼마 남지도 않았는걸요.
 
미오리네 렘블랑:어리숙하긴. 멍청한 자식.
도움도 안되는 아둔한 제자녀석.
그럼에도.
스승이었으니 알려주는 것도 내가 되는 게 맞겠지.
그까짓 사랑. 얼마든 해주마.
사랑한다 말해도 죽는 것도 아니고.
 
미오리네 렘블랑:그래,
슬레타, 사랑한다.
어린 제자야.
 
슬레타는 어딘지, 구원 받은 듯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동정에서 묻어난 안타까운 거짓인가요,
 
아니면 스스로의 입술로 일구어낸 진실인가요.
 
거센 빗줄기 너머로 흐릿한 새벽을 가르고
 
여명의 동이 터오르는 것을 봅니다.
 
정신이 흐립니다. 의식이 침몰하는 것을 느낍니다.
 
아, 이 저택에 너무도 오래 머물러 있었어요.
 
당신은 어째서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까.
 
슬레타가 당신이 걸터앉은 침대 아래에 무릎을 꿇습니다.
 
시트에 얼굴을 묻고, 당신의 양손을 쥐고.
 
...그리고...
 
슬레타 머큐리:제발 나를 여기에 두고 가지 마세요...
 
새벽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위하여 기도하되,
 
END1. 상처받은 죄인을 아량으로 구원하라.
 
<슬레타 생환, 미오리네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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