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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21
COC 7TH Fan Scenario.
『 방콕호텔바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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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셴과 장여령의 이번 여름 휴양지는 태국입니다.
그 중 호캉스, 호텔 바캉스로 최적인 곳은 방콕이죠.
하지만 물론 별 생각 없이 호텔에 있는 것도 만족감이 높아 즐겁기도 하지만, 방콕하면 먹고 마시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던 여행 3일차, 잠에서 깬 장여령의 머리는 몽롱합니다.
기억을 더듬어서 어젯 밤으로 돌아가면…
술을 엄청 마시고 셴이랑…
셴이랑… 뭐했죠?
당신은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듭니다.
시간은, ...4시네요 4시 30분… 아직 새벽인가봅니다.
……아뇨, 분명 PM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정신이 번쩍드네요. 이 시간까지 잔건가요?
벌떡 일어나면 왼쪽 손목에 싸구려 재질의 빨간리본이 묶여 있습니다.
이건 또 대체 뭐야? 어젯밤을 회상하려고 하면,
낭패입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셴은 뭐라도 알고있겠지~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하면, …
… 당신은 옆에 누워있는 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무심결에 가슴팍을 짚어봅니다.
그렇습니다. 셴은 맨몸입니다. 하의까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네요.
▶:숨막히는 정적 끝에 먼저 소리를 낸건 잠에서 깬 셴입니다.
식은땀이 흐릅니다. 셴은 당신과 달리 평온하게 잠에서 깹니다.
셴:(눈을 깜빡이며) "과장님, 일어나셨어요? 지금... 몇시였죠?"
장여령:"어...? 어... 지금..."
"오후.... 4시 반이네...."
(이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듯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인다)
셴:(그모습에 깜짝놀라서 장여령의 팔을 잡습니다.) "과장, 님? 뭐하세요?!"
"그나저나 4시 반이면, 헉...! 이제 슬슬 약속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장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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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실패
68vs.50
▶:셴도 딱히 무언갈 걸친거 같지 않습니다. 이렇게 충격 받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젯밤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셴의 몸 이곳저곳의 붉은 흔적이 보입니다.
▶:더운 나라이니 모기에라도 물린걸까요?
셴:"과장님! 저 먼저 씻을게요! 8시까지 약속이니까 7시까지는 준비해주세요!"
(우당탕거리면서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그럼 조금 있다가 봐요!"
▶:그렇게 셴은 당신의 방을 떠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기억이 없고, 뭔지도 모르는 약속시간까지는 2시간 남았습니다.
▶:당신이 호텔 내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공간은 총 3곳입니다. [ 장여령의 방 / 거실 / 셴의 방 ]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은 당신의 방입니다.
장여령:(어제 있었던 일들을 최대한 기억해보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방을 둘러봅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단 어제 낮과 비교하자면 난장판이나 다름없는 방입니다.
창 밖으로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이 원망스러울 지경입니다. 제대로 둘러보고 싶다면 …
[ 침대 (10분 소요) / 당신의 짐 (30분 소요) / 미니테이블 (30분 소요) / 욕실 (10분 소요) ]
지금은 오후 5시, 셴이 말한 7시까지는 2시간이 남았습니다.
장여령:(빠르게 짐을 뒤져봅니다. 어젯밤의 자신이 무언가 단서라도 남겼을 가능성에 마지막 희망을 걸며.)
▶:잃어버린 짐은 없는 걸 보니 이 개판인 방 상태는 당신이 했던 셴이 했던 둘 다 했던… 것 중 하나 일 것입니다.
짐 사이에서 [방콕호텔바캉스] 책을 발견합니다.
장여령:"...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책을 펼쳐봅니다)
▶:여행을 위해 챙겼던 책자네요. 펼쳐서 보면 당신이 여행을 위해 표시해놓은 몇 개의 스팟이 눈에 들어옵니다. 방콕은 낮이 너무 더운 탓에 해가 떨어진 후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술 마시는 바나 호화로운 저녁식사 장소가 많죠. 어디보자…
장여령:

장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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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려움성공
15vs.50
▶:“오베론” 라는 이름의 루프탑 바를 표시해놨네요.
어? 메모도 적혀있습니다. XX일 저녁, 이라는 메모입니다. 잠시만… XX일이라면 어제인데, 혹시 어제 술 마신 곳이 여기일까요?
좀 더 조사하기 위해 책장을 넘기면 “람의 전설” 이라는 짧은 글이 나옵니다.
▶:「 람의 전설,
방콕 뒷골목에서는 으스스한 괴담이 전해집니다. 초승달이 밝게 빛나는 날 한두명씩 실종자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희생자는 항상 젊은 사람이며 사람들은 이것이 젊음을 시샘하는 노인, “람”의 소행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람”은 젊은 미인을 너무 좋아합니다. 만약에 당신이 아름답다면… 주의하세요. 람이 당신을 노릴지도 모릅니다.
TIP!!! 람은 본인의 희생물에게 붉은 리본을 선물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
장여령:(마지막으로 봤던 괴담은 흘려넘기며, 약속장소까지 지도를 찍어봅니다)
▶:생각보다 먼 곳에 있지는 않습니다.
(상황을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척거리며 욕실로 향합니다)
▶:방에 딸린 욕실입니다. 겉옷 하나가 [세면대]에 걸쳐있네요. 샤워한 기억이 없는데 [욕조]는 물에 젖어 있습니다. 왜…?
장여령:"...내 옷? 왜 여기에..."
(본능적으로 집어 올립니다)
▶:잠시만!! 이 겉옷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기억을 되새기면… 낮에 외출을 할 때 셴이 입었던 옷입니다. 근데 왜 이게 여기있죠?
장여령:"...하..."
(어이없음에 헛웃음을 짓는다)
(자연스레 욕조로 발길이 향합니다)
▶:욕조 바닥에 무언가 반짝이는게… 잠시만 이거 입욕제인데요… 윽, 또 머리가!!
장여령:(방에서 나와 침대를 뒤집니다. ... 혹시라도 어젯밤의 단서라도 있을지 모르니까요.)
▶:가장 처참한 형태의 침대입니다.
[이불]은 심하게 구겨진 채이며, 위로는 [당신의 옷]이 전부 널부러져 있습니다. 그래요… 속옷까지 말이죠. 맨몸으로 일어난 방금 전을 생각하다가 정신을 차립니다.
(스스로에게 작게 중얼거리며 이불을 들춥니다)
"....아, 진짜.... 술이 문제야..."
▶:이불을 만져보니 왠지 부분 부분 축축한 느낌 듭니다. ...축축…이요?
장여령:

장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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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실패
51vs.50
(운을 1 차감하여 판정을 성공으로 바꿉니다)

장여령

luck

보통

어려움성공
20vs.60
▶:아냐, 그럴리 없습니다. 셴이랑 했을리 없죠. 제대로 정신차리고 이불을 확인하니 달달한 샴페인 같은 향이 은은하게 코 끝을 스쳐갑니다.
장여령:"...샴페인? 어제... 이 방에서 마셨나?"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제쳐두고, 완전히 처참한 형태로 널부러진 옷을 정리합니다)
▶:혹시 몰라 옷에 있는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져봅니다. 아무것도 없나… 라고 생각하는 도중, 꾸깃꾸깃해진 명함을 하나 발견합니다.
명함에는 “오베론” 이라는 이름의 루프탑 바 전화번호와 주소가 적혀있습니다.
장여령:"....또 오베론..."
(명함을 가볍게 탁 친다)
"그래... 적어도 어디서 마셨는지는 알 것 같네."
(작게 한숨을 쉬며 명함을 다시 주머니에 넣어둡니다)
(조금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어제껴 소파에 털썩 주저앉습니다)
▶:소파는 폭신거립니다.
장여령:(소파에 앉아, 잠시 아무생각 없이 천장을 올려다본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마른세수를 몇번이나 하고 나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평범한 호텔 거실입니다. 에어컨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이 평화롭네요. 당신의 속은 평화롭지 않지만...
[ TV (10분 소요) / 티테이블 (10분 소요) / 호텔 내선전화 (30분 소요) ]
장여령:(일단 눈 앞의 티테이블을 살펴봅니다. 영수증 같은게 남았을지도 모르니까요.)
▶:티테이블 위에는 술병 3개가 놓여있습니다. 그렇게 마시고 부족했던 것인가? 그 외에도 뭐 놓여있는게 많네요. 한 번 뒤져볼까요?
장여령:

장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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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공
48vs.50
▶:편의점 영수증을 발견합니다.
장여령:(영수증에 찍힌 좋은하루 보내라는 문구 끝의 미소도 비웃음으로 느껴질 지경입니다)
(영수증을 감정을 담아 주머니에 구겨넣습니다)
셴의 방은 셴을 피해 은밀행동, 또는 셴을 설득시키는 대인기능 중 하나의 기능치를 성공시켜야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재도전은 가능하나 셴이 투덜거리기 때문에 조사시간이 5분씩 깎입니다.
장여령:(셴의 방 문앞에 서서, 자신의 머리와 옷매무새를 빠르게 체크합니다)
(목을 가다듬고, 가볍게 노크합니다)
"셴~ 잠깐만 확인할 게 있어서 그런데. 문좀 열어줄래?"
▶:"...과장님? 어쩐 일이세요?" (문을 조금 연 후 당신을 보고는 문 앞에 섭니다.)
장여령:(마침 자신의 방에서 있던 셴의 옷을 건네주며)
"이거. 너 옷 두고갔더라. ... 그리고 나도 어제 뭐 두고 간 게 있는 것 같거든."
"잠깐이면 되니까, 확인해봐도 될까?"
▶:"제가 다 찾아봤는데 그런 건 없던데요?"
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옵니다.
장여령:

장여령

persuade

보통

실패
29vs.10
(운을 19 차감하여 성공 판정으로 바꿉니다)
셴:"으음... 제가 못찾은 곳이 있나... 우선 알았어요. 옷은... 왜 그쪽에 있었죠? 음..."
▶:셴은 자신의 방문을 열어줍니다.
그러더니 냉장고에서 마실 것을 하나 꺼내 마시며 소파에 앉습니다.
셴:"찾으면 말씀해주세요!"
▶:셴의 방은 당신의 방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깨끗합니다. 이불도 깔끔한걸 보면 분명 전날 밤에 셴이 잠든 곳은… 당신의 방이 맞는거겠죠.
그나마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 셴의 가방 (20분 소요) ]
장여령:"어제 내 짐이랑 좀 섞인 것 같거든. 잠깐만 볼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작게 끄덕입니다)
▶:어제 매고 나간걸로 기억되는 셴의 가방입니다. 뒤져보면 뭐라도 나올까요? 열심히 찾아 본 결과 [셴의 휴대폰] 을 발견하였습니다.
장여령:(셴이 잠깐 안보는 틈을 타 휴대폰을 확인합니다.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요)
▶:잠금 화면 밖에 보지 못하지만 누군가와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 같습니다.
잠시만, 저 이름은 당신의 이름입니다. 후다닥 당신의 휴대폰을 켜서 채팅 내용을 보면 밤 12시에 나눈 대화가 보입니다.
내용은 대충 셴이 당신을 찾는 내용입니다. 화장실에 간지 10분이 넘었는데 왜 아직 안 오냐며…
장여령:

장여령

intelligence

보통

실패
84vs.50
▶:그렇네요.
당신은 한숨을 내쉬며 다른 단서가 없는지 휴대폰을 뒤져봅니다.
갤러리에 들어가보면 오후 9시 경 셴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배경이 밤인거 보니 야외인거 같습니다. 두 사람 앞에서는 오렌지색 샴페인이 담긴 유리 잔이 있습니다.
연속적으로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 중에, 셴의 볼에 당신이 뽀뽀하고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윽, 머리가!
검색엔진을 켜니 최근 검색어가 보이네요.
술 마시고 후배랑 사고쳤을 때 대처법 :: 새벽 6시 03분 검색
술때문에 후배랑 :: 새벽 6시 04분 검색
술때문에………………….. :: 새벽 6시 10분 검색
뭘 검색한거죠?
장여령:(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겨우 붙잡는다)
(낮게 속삭이며) "...아, 시발."
(셴에게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굽니다) "응, 필요한 건 다 확인해봤어. 내착각이었나봐."
"준비 끝내고, 조금 있다 보자!"
(셴의 방을 빠르게 빠져나와, 문을 닫자 표정관리가 안되기 시작합니다)
(비척비척 자신의 방으로 걸어가 침대 가장자리에에 걸터앉습니다)
"...하... 머리아파..."
(고개를 숙여 한숨을 푹 내쉬다가, 문득 시야에 미니테이블이 들어옵니다)
▶:미니테이블 위에는 [껍질이 벗겨진 ㅁㅁ]과 [당신의 손목시계]가 올려져 있습니다.
장여령:(껍질이 벗겨진 ㅁㅁ을 들어올립니다)
"하.............하..."
▶:내용물이 텅 빈 비타민처럼 된 껍데기입니다.
적어도 3개 정도 눈에 보입니다.
장여령:

장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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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공
39vs.50
▶:문득 테이블 아래에 있는 휴지통이 보입니다.
내용물의 대부분이 여기에 있네요.
어제 산 러브젤도 1/3이 쓴 채 버려져 있습니다.
장여령:(이제는 부정할 의지도 없는 듯 실소를 터트린다)
장여령:(직장생활을 오래 한 여령은 결국 한 단어를 떠올린다)
(그 단어가 뇌리를 스치는 순간, 소름이 훅 끼친다)
(휴지통의 '내용물'을 본 뒤, 더이상 합리화 할 힘 조차 남지 않는다)
"...망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당신이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녔던 그것이였죠.
▶:1통에 3개밖에 없었죠
장여령:(멍한 상태에서도, 손목시계의 초침이 째깍째깍 움직이며 시간을 알립니다)
"잠깐... 지금 몇시였지"
▶:이런! 손목시계의 유리가 소생 불가능 할 정도 깨져있습니다.
어디 세게 부딪히지 않는 이상 이럴 수가 없는데요… 나… 혹시 싸움이라도 한걸까요. 시계는 12시 5분을 가리킨 채로 멈춰있습니다.
… 조사 결과, 그렇습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두 사람이 술마시고 뜨거운 밤을 보냈다는 결과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셴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하죠?
그것보다 진짜 기억이 없는데 이걸 어떻게 수습하면 되는거죠?
셴:"과장님, 이제 나가야해요! 준비 다 하셨나요?"
▶:문 밖에서 셴이 노크하며 묻습니다.
장여령:(한숨을 푹, 내쉬고는 평소의 '사람 좋아보이는 과장님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멀쩡한 척을 하며 문을 여벼니다)
▶:셴은 당신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아무래도 제대로 옷을 안입은 상태였죠.
셴:"...과장님, 혹시 옷을 못입을 정도로 문제가..."
"제가 도와드려야... 아니, 과장님도 어른이신데..."
(일단 문을 닫으며) "빨리요. 기다릴테니까요~"
장여령:"으응..."
(급하게 셔츠를 여미고, 옷을 반듯하게 정리하고, 거울을 보며 머리를 손봅니다)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고 심호읍을 하며 "선배의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문을 엽니다)
▶:당신이 문을 열고 나오자, 소파에 앉아 있던 셴이 당신의 팔짱에 제 팔을 끼우며 미소를 짓습니다.
셴:"선배. 뭐가 이렇게 늦어요."
장여령:(작게 웃으며, 최대한 평정을 유지한다)
"아... 미안. 준비가 조금 늦었네."
"그럼...갈까?"
▶:갑자기 당신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전화번호를 확인한 순간, 셴이 다가와 통화 거절 버튼을 클릭합니다.
셴:"선배, 외국에서 모르는 번호로 연락오면 받으면 안 돼요!"
"대부분 보이스피싱이거든요."
장여령:

장여령

intelligence

보통

실패
69vs.50
▶:제대로 된 사고가 아닌 것 같네요,
셴한테 휘둘릴 때가 아닙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지난 밤 두 사람은 오베론 바에 갔으며 거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셴:"제가 아래 택시를 불렀으니까 서둘러요."
"목적지는 어제도 갔던 곳이니까요. 금세 아실거예요,"
장여령:(최대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마치 기억이 나는것처럼)
"응, 빨리 가자"
▶:두 사람은 오베론 바에 도착합니다.
방콕 최대 높이 최대 규모의 빌딩 옥상!
주인은 분명 엄청난 부자인게 틀림 없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동안 귀가 멍멍할 정도였으니깐요. 최상층에 내리면 커다란 문 앞에 건장한 체격의 보디가드들이 길을 안내합니다.
낮은 계단으로 오르면 그 곳은… 럭셔리한 분위기의 루프탑 바입니다.
잔잔한 클래식이 깔린 이 곳은 태국 전통식으로 꾸며놓았네요. 일하면서 본 태국 사원과 닮았습니다. 화려한 색의 문지기 석상이 다소 오싹하긴 하네요.
붉은 색 전통의상을 입은 종업원이 밝은 미소로 오렌지 색 샴페인이 담긴 잔을 두 사람에게 건네 줍니다. 셴은 바로 한모금 마시네요.
적당히 남은 자리를 찾아가면 하얀천 위에 붉은 꽃장식이 된 테이블에 앉게 됩니다. 오늘 파티는 음료와 식사가 무료 제공이라고 하네요.
기다리고 있으면 종업원은 곧 술병 하나와 붉은 색의 스프, 그리고 면요리를 들고 나옵니다.
셴:"과장님이랑 고른 루프탑인데 신나지 않으세요? 일 끝나고 짧은 휴가라고 이곳저곳 알아보셨잖아요."
셴:"과장님이 어제 얼마나 마시던지, 중간에 사라지셔서 놀랐다구요."
"저만 두고 말이에요. 조금... 쓸쓸했는데요..."
장여령:"...아, 미안. 그런 줄도 몰랐어."
셴:"와, 너무하신다... 과장님도 참."
(포크로 면요리를 휘휘 감아 입속에 넣습니다.)
장여령:"어제 너무 취했었나봐"
(멋쩍은듯 웃는다)
(셴이 먹는 것을 보고 따라 먹습니다)
▶:면요리는 유명한 음식입니다. 바로 팟타이네요. 한눈에 봐선 볶음 쌀국수같은데 먹어보면 달걀의 고소한 맛과 숙주의 아삭함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맛입니다.
셴:"맛있네요. 역시... 찾아오길 잘했죠?"
"...응. 맛있네."
▶:먹고 있으니 술이 생각납니다. 저절로 눈이 간 술병의 라벨에는 라고 적혀있습니다.
"A Midsummer Night's Dream"
그렇게 밥을 먹다보니 누군가 당신의 발을 툭툭 건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셴입니다.
신발은 또 언제 벗은 것인지, 맨발로 당신의 신발 윗부분부터 다리, 무릎 바로 아래까지 슬슬 올라와 간질입니다.
장여령: 허억...
셴:"과장님도 입장이 있겠지만서도... 너무 무심하게 있으면 저도 속상해요."
"먼저 요구한 쪽이 누구신데..."
장여령:"속상하게 하려는 건 아니였어. 미안."
(셴의 발장난에 응하듯 신발 코끝으로 셴의 다리를 더듬습니다)
셴:"그럼요?"
(괜히 상대의 복숭아뼈 부근을 발가락으로 매만집니다.)
장여령:"... 지금 그런 식으로 나오면..."
(발을 간질이던 발등을 따라 간질이며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입니다)
"... 내가 더 곤란해지는데."
(싱긋 웃습니다)
셴:"전... 곤란해주셨음 좋은데요...?"
"매번 저만 곤란해지니까... 별로인걸요."
(파스타를 돌돌 말아 당신에게 내밉니다.)
"드실래요?"
장여령:(포크 끝에 돌돌 말린 파스타를 받아 먹을지 말지 고민하듯 멈춰있다가 이내 받아먹습니다)
▶:당신은 셴과 꽁냥거리며 저녁을 보냅니다.
마침 술이 있었지 하고 술을 까 잔에 담는 순간,
서빙을 하던 종업원이 당신의 무릎으로 무언가를 떨어트립니다. 이건… 편지?
「안녕하세요. 많이 놀라셨죠? 저는 이 곳의 종업원이에요. 당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서 이렇게 편지로 대체할게요.
아까 받은 술은 자고 일어나면 술을 마시고 난 후 잠에 들 때까지의 기억을 말끔하게 지워내게 하는 술이에요. 그리고 이 술을 이용해서 어제 이 오베론 바의 주인인 사람이 사람들을 세뇌시켰어요.
다행이게도 오직 당신만, 세뇌당하던 때에 현장에 없었어요. 부탁이에요. 주인이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어요. 주방 옆으로 문이 하나 있을거예요. 그게 집무실로 가는 입구예요.」
편지에는 황동색 열쇠가 하나 딸려있습니다. 세뇌? 음모? 알 수 없는 이 편지는 대체 뭘까요.
셴:"...과장님? 그건 뭐예요?"
장여령:"...아, 이거? 별거 아니야. 서비스 안내서 같은건가봐."
"여기는 서비스도 좋네. 이런것도 주고."
셴:"그렇구나~"
장여령:"잠깐... 회사 쪽에서 연락 왔나봐. 확인 좀 하고 올게."
(급하게 핸드폰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셴:"앗! 과장님...!"
장여령:"금방 다녀올게. 잠깐 쉬고 있어."
▶:아쉬워하는 셴을 뒤로 하고 당신은 어디로 가실건가요?
장여령:(좀 전에 받은 편지를 다시 찬찬히 읽어보며) "주방 옆으로 문..."
(빠른 걸음으로 편지가 말한 곳을 찾아갑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 루프탑 바는 왼쪽 끝에 오픈형 주방이 있으며 오른쪽 끝에는 커다란 무대가 있습니다. 일단 조심히 주방 쪽으로 이동해봅시다.
장여령:

장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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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려움성공
15vs.50
▶:종업원들은 전부 바빠 보이네요. 집무실로 가도 아무도 모를 거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들 중에 아침에 본 빨간 리본을 손목에 한 사람들이 몇명 있네요.
… 운좋게 쉽게 주방 옆의 문으로 접근 할 수 있었습니다. 순조롭게 방 안으로 들어가면 사면이 책장으로 가득한 방 안에 테이블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어디를 먼저 봐야 할까요? [테이블] 과 [책장] 을 조사 할 수 있습니다.
장여령:(테이블을 살펴본다)
▶:테이블 위는 [서류]로 가득합니다. 또한 그런 서류들 옆으로 [꽃병]이 보이네요.
장여령:(마구 펼쳐져 있는 서류를 찬찬히 살펴본다)
"이게... 무슨..."
▶:그림자 연극에 관한 서류입니다. 뭔가 지시사항처럼 적혀있네요.
1번, 연극으로 사람들을 현혹시켜서 이것이 소환 의식이라는 걸 모르게 한다.
2번, 노래는 시끄러우면 안된다. 큰 충격을 주면 사람들에게 걸려있는 주술이 풀릴 수 있다.
장여령:(지금 눈 앞의 문서가 터무니 없다는 듯이 눈을 끔뻑인다)
"하...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 휘말려서는..."
(미간을 짚으며 한숨을 쉰다)
(헝클어진 서류들을 둘러보다가 문득 꽃병이 눈에 띕니다)
▶:꽃병 안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대신 사진 한 장이 놓여있네요. 하얀 꽃 사진입니다. 태국어로 부제가 적혀있는데 뭔지 모르겠네요. “항상 들고 다닐 것” 이란 메모는 읽을 수 있습니다.
(하얀 꽃 사진을 만지작거리며 뒷면을 살펴봅니다)
▶:뒷면에는 아무런 것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하얀 꽃 사진을 안주머니에 챙겨둡니다)
(시선을 돌려 방 안에 빼곡하게 차있는 책장으로 향합니다)
▶:이 수많은 책 중 대체 뭘 봐야지 도움이 되는거죠? 그렇게 생각한 순간, 유독 툭 튀어나와있는 [책]이 한 권 보입니다.
장여령:(무심코 튀어나온 책을 꺼내봅니다)
장여령:

장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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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공
34vs.50
▶:제목으로 <젊음의 샘 연구> 라고 적혀있는 표지의 책입니다. 펼쳐보면 전부 손으로 글을 쓴 책인데 오래 된 건지 수정 된 부분도 많고 손때도 많이 탔습니다. “젊음의 샘을 재현시키기 위해 우주 너머의 신과 접촉하고 수백명의 젊은 사람들을 제물로 바친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읽은 순간 이유없이 불쾌한 느낌이 듭니다.
San c. 1/1D3
장여령:

장여령

sanity

보통

실패
65vs.50
2
(순간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서늘함에 반사적으로 책을 내려놓습니다)
(방 문을 박차고 나가 좀 전에 보았던 커다란 징으로 뛰어갑니다)
▶:커다란 무대 근처, 그곳에서 그림자 연극이 시작할 것 같습니다.
징은... 징은 그래요. 저기 사람들의 눈이 돌려진 그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 징, 장식용일지 모르겠네요.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극단적성공
6vs.50
▶:무대 뒷편에서 무언가 벌어지고 있는 게 보입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죠?
그림자 연극은 태국 전통 인형극이죠. 종이인형을 이요하여 진행되는 연극인데, 지금 공연되는 것도 비슷한거 같네요. 관객들은 전부 몰입하고 있습니다.
저 연극이 진행된다면 사람들은 분명 싹 망해버릴겁니다.
저 사람들 사이에 셴 역시 보입니다.
장여령: ...셴!
▶:아무래도 당신이 없는 사이에 연극을 보러온 모양입니다.
하여튼! 지금 중요한 것은 무대 뒷편!
장여령:(무대의 뒷편으로 최대한 빨리 달려나간다)
▶:빠르게 움직여 뒷쪽을 보자 그곳의 풍경은 충격적입니다.
난생 처음보는 생명체가 음악을 연주중이었거든요. 형태와 모습이 계속 변해서 뭐라고 표현 할 수 없지만 하여튼 그 촉수들이 괴이한 피리에 입을 대고 꿀렁거리는 움직임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듭니다. 아니, 실제로 혼미한 듯 합니다. 그들의 연주는 최악으로 불협화음이니까요!
San c. 1/1D10 (그리고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에는 2라운드마다 이성 1D4를 잃습니다.)
장여령:

장여령

sanity

보통

실패
88vs.48
(와, 평생치 운을 다쓰고 성공 판정으로 바꾸겠습니다)
▶:정신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괴이한 생명체 옆에 서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젊은 얼굴이지만 패션센스는 영 꽝이네요. 이런 날 누가 상하의가 전부 스팽글인…
자세히 보니 하얀색 꽃을 가슴팍에 달고 있습니다. 그렇다는건 저 사람이 바로 이 바의 주인?
뒤로는 디제잉 기계가 있습니다. 또 그 옆에는 연설을 위해 마련해 놓은 것 같은 스탠드 마이크도 있네요.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예정인가요?
장여령:(스탠드마이크를 연결된 스피커에 가져가 큰 소음을 냅니다. 정말 시끄럽거든요)
마법사:"잠깐 넌 누구지?"
"공연을 망치는 건 용서치 않는다!!!"
전투 시작입니다!
장여령:

장여령

brawl

보통

실패
81vs.25
스탠드마이크
피해
3
(스탠드 마이크가 허공을 크게 가릅니다. 당연하죠. 싸움을 해봤을리가...)
마법사:

마법사

요술

보통

어려움성공
24vs.50
요술쟁이
피해
2
마력 2을 소모해 공격합니다.
"이런 요망한 인간 같으니! 나의 요술 맛 좀 봐라!!!"
2데미지를 입습니다.
장여령:(숨을 거칠게 내쉬며 한쪽으로 비틀거립니다)
▶:너무 대놓고긴 했죠
(dj 기계에 스피커를 연결하고, 음원을 켭니다)
(제발, 음원이 들어있기를 빌며. 모든 스위치를 켜고, 모든 소리를 최대로 올립니다)
(이로 부족할까 싶어, dj기계에 내장된 스피커에 마이크를 가져다 댑니다)
(마구 내려찍어요)
키이이잉-!!!!!!!!!!!!!!!!!!!!
▶:공간을 울리는 높은 소리에 다들 귀를 막습니다.
마법사:"크아아악!!!"
▶:그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진걸 알 수 있습니다. 마치 20대의 살가죽을 뒤집어 쓴… 그런 느낌이 듭니다. San c. 1/1D3
장여령:

장여령

sanity

보통

실패
95vs.47
3
▶:계속된 고음에 모두가 귀를 막는 동안에 당신이 할 일은?
장여령:(바의 주인이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제압을 시도합니다)
▶:당신이 제압하려고 한 순간!
그림자 연극을 위해 마련된 스크린을 찢고 종업원 하나가 난입합니다.
종업원:"하이야!"
티아:"국제요술제어 협회에서 나왔다!"
티아:"제가 여길 정리할 사이에 일반인은 어서 이곳에서 탈출하세요!"
장여령:"아...네! 감사합니다!"
티아:"네 죄를 알렸다!!!"
장여령:(얼떨떨하지만 일단 자리를 뜬다. 직장인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기에)
▶:찢어진 스크린을 건너 무대의 건너편으로 넘어갑니다.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이계신의 존재를 눈으로 봐서겠죠. 실신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난장판 만들기는 충분히 성공적인 거 같네요.
사람들은 하나 둘씩 바에서 도망치고 있습니다.
셴:"아! 과, 과장님! 이게 무슨...!? 여기는 어디죠?!"
"그보다 여기! 사람이 너무 많, 아! 아앗!"
장여령:(난장판 속에서, 떨어지지 않게 비틀거리는 셴을 확 끌어당깁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의 품에 안긴 셴이 당혹스러운 듯 입을 엽니다.
셴:"과장님?! 저희 분명 출장왔었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출장장소가 아닌데요?!"
장여령:(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 출장은 끝났어. 그리고... 지금 상황은, 설명하기엔 길어."
"괜찮아, 셴. 나중에 찬찬히 설명해줄게"
(숨을 느리게 들이쉬며 등을 쓸어준다)
▶:당신은 셴을 붙들고는 서둘러 자리를 이탈합니다.
두사람은 정신없이 뛰고 뛰어 방콕의 밤거리 사이로 스며듭니다.
그리고 여유를 찾은 당신의 뇌를 스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셴은 분명 술을 마셨죠? 그렇다면 자고 일어나면 지금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기회일지도 몰라요. 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보고 싶지 않나요?
"...셴."
셴:"...네! 장 과장님. 무슨?"
장여령:"놀라지 말고 들어줘."
(잠시 뜸을 들이다가, 숨을 깊게 들이쉰다)
"내일이면 너도 잊어버릴 지도 몰라, 그렇지만...그래도.... 말하고 싶어."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이내 뱉어낸다)
"... 널... 좋아해."
셴:"...네에...?!"
"자, 잠깐만요. 여, 여기서요?"
"저... 저를요??!"
장여령:"응... 지금이 아니면, 말하지 못할 것 같아서."
(느리게 눈을 깜빡인다)
셴:"혹시... 퇴사하시나요?"
장여령:"아니, 퇴사는 아니고..."
(실소가 터져나온다)
셴:"...과장님?"
장여령:(스르르 긴장이 풀리고 옅은 미소를 띈다.)
셴:"으음... 그, 과장님이 싫지는 않지만... 저희 아직 그런 관계까지는... 그치만... 과장님... 으음... 시간이 필요할지도..."
"출장와서 고백은 너무하거든요?!"
"저 먼저 가겠습니다!"
"따, 따로 방 잡으세요! 정말이지!"
장여령:(멀어져 가는 셴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가 실실 웃는다)
"... 이런 것도... 한번 쯤은, 괜찮네."
▶:성인물이였다가 스릴러로 그리고 액션에다가 코메디까지… 영화같은 밤이네요.
이 모든 일들이 정말 꿈 같기도합니다. 숙취가 이제서야 가신듯 머리가 맑습니다.
아, 다음부터는 진짜 덜마셔야지…
두 사람의 젊음의 날 하나는 또 이렇게 지나갑니다.
누군가는 이 날을 너무나도 가지고 싶어 할 수도 있지만, 이런 날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결정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삶의 주인이니까요.
하루 정도는 더 낭비해도 괜찮을겁니다.
아참, 당신은 알고 있나요? 의식에 실패 한 탓에 폭삭 늙어버려 먼지가 되어버린 마법사 때문에 술의 효력은 힘을 잃어 더이상 발생하지 않는다는걸요.
다음 날 아침에 장여령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이건 단순한 한 여름 밤의 꿈이 아니니깐요.
장여령과 셴 생환, 잠깐 그래서 둘이 정말 했나요?
클리어 보수
이성치 회복 +2d5
Ending.1 A Midsummer Night's LOVE
#성공적인_휴가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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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22
COC 7TH Fan Scenario.
『 화룡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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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눈을 뜹니다.
그렇게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죽지 않았습니다.
살아있어요. 하지만 이곳은 현실인지 사후세계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주변이 안개로 자욱하고 당신의 몸은 물에 푹 젖어있습니다.
에취, 기침이 절로 나오네요.
추위에 몸이 덜덜 떨립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풀밭인 가운데에 오솔길 하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에 무언가 쥐어져 있는데….
장여령:손에 쥔 것을 확인한다
▶:손에 들린 작은 등불이 빛을 내고 있습니다.
빛은 어스름한 초록색입니다.
옥으로 살이 만들어진 등불은 당신의 주먹 두 개만 하고, 위쪽에는 별 모양의 조각이 정성스레 새겨져 있습니다.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실패
82vs.70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쪽으로 올라가자니, 못 주변은 가파른 절벽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안개 속에서 절벽을 오를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 상황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일렁거리는 빛입니다.
장여령:

장여령

natural world

보통

실패
71vs.30
▶:정확히 어디쯤에서 반짝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오솔길 방향입니다.
장여령:(길은 여기 하나뿐이고...다른 길은 없어)
(빨리 여길 벗어나야돼... 지금보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등불을 쥐고 천천히 길을 따라 걷습니다
▶:저곳에 사람이라도 사는 걸까요? 고민하는 사이에 날이 점점 저물어 갑니다.
한 갈래 길입니다. 주변은 수풀이 무성하고, 안개 때문에 멀리까지 보이지 않습니다.
멀리 보이는 불빛은 길을 따라 걸어갈수록 점점 가까워집니다.
한참 길을 따라 걸어가던 중에….
길 바깥쪽으로 스산한 소리가 들립니다.
무언가 풀을 스치고 기어오고 있습니다.
스윽 거리는…. 뱀의 숨소리 같은 게….
장여령:(히익....!)
▶:놀라 몸을 움찔하자 들고 있는 등불이 흔들립니다.
반짝, 반짝……. 그러자 주변은 다시 고요해집니다. 어서 쉴 곳을 찾아야 할 텐데요.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극단적성공
3vs.70
▶:등불의 초록빛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립니다.
작은 등불과, 멀리 보이는 빛에 의지해서 걸어온 지 한참입니다.
길의 끝에 푸른 기와로 된 집이 있습니다.
잠긴 대문 양옆으로 초롱 등이 하나씩 걸려 있습니다.
장여령:집의 주변을 살펴본다.
▶:반짝이던 빛은 이것보다 훨씬 멀리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작은 불빛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고개를 들어 기와집 너머를 얼핏 보자, 일렁이는 빛의 기둥이 있습니다.
자욱한 안개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요.
장여령:(안에 사람이 있는지 귀를 기울여본다)
장여령:

장여령

listen

보통

어려움성공
24vs.65
▶:대문 앞에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장여령:(아까보다 더 추워졌어... 뻔뻔하더라도 하룻밤 신세를 져야겠지...)
천천히 대문에 노크를 해봅니다.
"죄송하지만 하룻밤만 묵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길을 잃었어요"
▶:문을 두드리자, 문은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넓은 마당과 집이 보이네요. 그리고...
당신에게 문을 열어준 사람도요.
웨이 셴:"...자네는." (조금 눈쌀을 찌푸리더니 당신의 손을 덥석 잡아 문 안쪽으로 이끕니다.)
"...령. 아냐, 그럴리가 있나."
▶:문은 당신이 들어오자마자 주술이라도 걸린 것처럼 알아서 쾅, 닫힙니다.
웨이 셴:"여기는 어떻게 온 거지? 그런 얼굴로."
(당신의 주변을 한 바퀴 돌며 흘긋 몸을 훑습니다.)
장여령:"네에...? 저는 그냥... 길을 잃어서..."
(잔뜩 움츠러 든 채 집주인을 올려다본다.)
웨이 셴:"길을 잃은 것 뿐인가...? 이곳까지 도달하려면 쉽지 않을텐데 말이지. 특히 이 의복은..."
▶:집주인은 당신의 옷깃을 억센 손으로 붙잡더니 흐트러지게 붙듭니다.
웨이 셴:"제물이로군."
장여령:"히익....!"
(거의 울상이 되었다.)
(살아있다는 걸 들키면... 다시 잡혀가려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은혜라면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갚겠습니다... 제발요...."
웨이 셴:"비밀이라... 내가 누군지 알며 그런 소리를 하는 건가? 자네가 어떻게 은혜를 갚을 건지... 조금 능력이 의심되는군."
장여령:"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막노동을 해서라도 갚겠습니다... 나리, 제발 살려주십시요...."
▶:집주인은 당신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더니
웨이 셴:"이름."
장여령:"네? 네... 장여령 이라고 합니다..."
웨이 셴:"그 이름이 맞나? 장여령 거짓을 고하면 어떻게 되는줄 알지?"
장여령:"정말입니다... 예전부터 쭉 이 이름이었습니다."
웨이 셴:"그래, 자네는 요 아랫마을 사람이겠지. 무엇을 하다 왔는가?"
장여령:"부모님도 안계셔서... 이곳 저곳에서 잡일 하면서 살았습니다."
웨이 셴:"잡일이라면? 요즘 인간들은 뭘 그렇게 하지?"
장여령:"빨래 식사 준비하는 가정부나 아니면 창고 정리를 도와주고는 했습니다..."
웨이 셴:"가정부라... 그런 쪽이군. 잘 알겠군. 그래."
▶:집주인은 안채를 들고 있던 부채로 가리깁니다.
웨이 셴:"어차피 나가지도 못하는데 이곳에 서있으면 뭐하나. 일단 들어가지."
▶:당신을 손님방으로 안내해 줍니다.
장여령:"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아까 빛을 잃어가던 얼굴이 금세 화색을 띤다.)
웨이 셴:"하룻밤 정도야."
"이 주변은 아무것도 없다. 불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보일테지. 목숨줄 같은 불이 꺼지면 그날로-"
▶:집주인은 어딘가 어색한 눈으로 당신의 등불을 바라봅니다.
웨이 셴:"뭐, 알아서 하게."
▶:손님방에 도착한 그는 당신을 손님방에 두고 떠납니다.
집 안을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제 꽤 어두워진 참이고, 집 안에 걸려 있는 등은 없습니다.
장여령:(손님방 내부를 찬찬히 살핍니다)
▶:장롱 작은 소반 하나인 단출한 구성입니다. 에는 무언가 드문드문 적혀 있고, 닫혀있는 창이 있습니다.
장여령:(벽에 적혀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분명히 읽을 수 있는 글자인데도, 뜻을 모르겠습니다. 꽤 옛날의 문장 같습니다.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성공
45vs.70
▶:읽을 수 있는 글자 몇 개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죽음] [방법] [등불]
장여령:(그나마 읽은 글자가 이거라니... 꺼림칙하네)
장여령:

장여령

intelligence

보통

실패
88vs.50
▶:그것 말고는 어렵습니다.
장여령:(자기 전 준비를 미리 해놔야겠다.)
(장롱을 엽니다)
▶:안에 폭신한 이불이 들어있습니다. 베개도 있네요. 이걸 덮고, 베고 자면 춥지는 않겠어요. 이불을 넣어둔 농 아래쪽에는 서랍이 두 칸 있습니다.
장여령:(혹시 갈아입을 옷이 있으려나, 무심코 열어봅니다)
장여령:(두번째 서랍에는 입을게 좀 있었으면....)
(그 아래에 있는 서랍도 엽니다)
장여령:(귀중품 같아보이네...)
(이전에 묵었던 분이 두고 가신걸까... 좀 있다가 집주인 분께 알려드려야겠다.)(은장도를 조심히 꺼내 주머니에 넣습니다.)
(방 안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소반을 살펴봅니다)
▶:상 위쪽에 용 문양이 자개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반짝거리는 게 꽤 예쁘네요.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실패
76vs.70
▶:용의 머리 아래에... 음... 아닌 것 같습니다.
장여령:(딱 봐도 비싸보이네.. 조심히 써야겠다)
(방 안을 둘러보다가 자연스레 향한 시선의 끝은 창문에 향합니다. )
(조심스레 열어봅니다)
▶:여닫이창입니다. 창호지가 발려있어 열거나 구멍을 뚫지 않고는 밖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창을 열면 자욱한 안개 때문에 주변을 식별하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달도 떴는지, 뜨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방에서 할 것은 다 한 것 같습니다.
장여령:(방문을 열고 빼꼼 고개만 내밀어 바깥을 내다본다.)
▶:바깥은 마당입니다. ㄷ자 형태인 집의 가운데 공간입니다. 담장을 따라 빙 둘러보면 뒷문이 있고, 초롱 등이 걸려 있는 대문도 바로 보입니다.
장여령:(초롱 등이 걸려있는 대문 쪽을 자세히 살펴본다.)
▶:대문은 단단히 닫혀있습니다.
장여령:(마당을 살피다가 뒷문 쪽으로 시선이 향한다.)
▶:집의 뒤편에 있는 작은 문입니다. 이 근처에 서니 더운 열기가 확 끼칩니다.
장여령:(더워... 아까도 이렇게 더웠나...?)
(뒷문을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대문과 같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열려해도 열리지 않습니다.
장여령:(이거... 야반도주는 못하겠네, 담장을 넘는다면 몰라도...)
(사랑방 문앞에 가서 인기척이 있는지 들어봅니다)
장여령:

장여령

listen

보통

성공
35vs.65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장여령:(소리가 안나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 봅니다)
▶:잠겨 있습니다. 대문이나 뒷문 같이 열어보려 시도해도 열리지 않습니다.
장여령:(집 안 이곳 저곳을 돌아보다가 발길이 어느새 사당을 향합니다)
▶:사당 쪽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도 소리 같기도 하고, 화를 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장여령:(은밀 행동으로 조심히 접근해봅니다)
장여령:

장여령

stealth

보통

실패
66vs.55
▶:적당히 소리를 내며 사당쪽으로 움직입니다.
웨이 셴:"이제 마지막인데, 어째서 그가 제게 찾아온 겁니까."
"이게 신께서 하신 일이 아니라면 제 업보란 말입니까?"
"말을 해 보십시오, 전 당신만을 따라 그러했던 것인데……."
▶:사당에서는 집주인의 기도소리만이 들립니다.
기도에는 답이 없습니다.
한참을 침묵하던 집주인은 큰 한숨과 함께 문을 벌컥 엽니다.
장여령:

장여령

dexterity

보통

극단적성공
5vs.60
▶:집주인이 나오는 것에 재빨리 몸을 숨깁니다.
무어가 그리 급한지, 그는 주변을 둘러보지도 않고 곧잘 집 밖을 나서네요.
장여령:(대체 뭐였을까, 화난 것 같아 보이시던데...)
(아까 집 주인이 나온 사당 쪽을 살펴봅니다)
▶:온통 검게 칠이 되어있는 공간입니다.
단상 위에는 위패가 쭈르르 늘어져 있고, 그 앞에 향로가 있습니다.
창 하나 없어 향냄새가 빠져나가질 못하고 자욱하게 맴돕니다.
여기 오기 전에도 맡았었지요, 썩 좋은 기분은 아닙니다.
장여령:(... 뭐하는 곳이길래 위패가 이렇게 많지...)
(단상 위에 놓여있는 위패를 찬찬히 훑어봅니다.)
▶:제각각의 이름이 적힌 나무 위패입니다.
얼핏 보니 많기도 하네요.
수를 세어 본다면 50개입니다.
그리고 향로 근처에 아직 이름이 적히지 않은 빈 위패 하나가 있습니다.
장여령:(이것만 이름이 안적혀 있어....)
(이질적인 나무도막 하나를 가까이 살펴봅니다.)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극단적성공
4vs.70
▶:빈 위패. 이건 누구를 위한 걸까요?
주욱, 처음부터 살펴보기로 합니다.
맨 왼쪽 위패에 익숙한 이름이 쓰여져 있습니다.
한자의 철자도 익숙합니다.
당신의 이름이 쓰여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첫 번째 위패에서요.
장여령:(내 이름...? 왜 여기서?)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어 위패를 빨리 내려놓는다.
(꺼림칙한 위패에서 시선을 돌리다가 향로가 눈에 띄었다.)
▶:조금 전까지 누군가 있었음을 보여주듯 아직 향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기의 색이 조금 특이하네요. 녹색입니다.
장여령:(연기가 초록색... 특이하네)
(짙은 향냄새에 손을 휘휘 젓는다)
"빨리 나가자, 이런 곳에 오래 있어도 좋을 것 같지도 않고."
(잠을 자러 가던 길에, 안채가 보입니다.)
(어차피 집 주인도 자리를 비웠고, 잠깐만 볼까, 라는 나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문만 살짝 열어 안을 살핍니다)
▶:집주인이 머무는 공간인가 봅니다.
고풍스러운 살대 장식이 되어있는 장지문을 열고 들어서면,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어려움성공
20vs.70
▶:무언가 바닥에서 반짝 거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엄지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의 비늘 조각…? 같아 보입니다.
그외에는 아무것도 없이 휑합니다.
장여령:(무심코 바닥에 떨어진 비늘을 줍는다)
"비늘...? 여기 뱀이라도 들어왔나...?"
(주운 비늘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반짝거립니다.
집 안을 전부 돌아보아도 집주인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장 다음날의 해가 뜨면 당신은 살아있을까요?
알 수 없지만…. 피곤함에 잠이 몰려옵니다.
일단은 손님방으로 돌아가 자는 것이 좋겠습니다.
장여령:(주은 비늘은 원래 자리에 두고, 아까 이불을 깔아놓은 손님방으로 돌아간다.)
"흐아암.... 시간이 많이 늦었나...? 슬 자러가야지"
▶:얼마나 잠들었을까요, 창밖으로 빛이 번쩍이고, 콰르릉하며 천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나 잠에서 퍼뜩 깹니다.
온몸에 식은땀이 가득합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한기와 쏟아지는 빗소리….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곳에 비가 내린다는 것은, 마을의 가뭄도 끝이 났다는 거겠죠?
그럼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당연한 의문을 떠올리는데 잠자리 옆에 두었던 등불이 일렁입니다.
등불:"비가 내렸으니 이제 도망쳐도 되지 않을까? "
▶:갑자기 들려 온 소리에 놀라 주변을 살펴보지만 아무도 없고 등불만 여길 보란 듯 초록빛을 발하며 좌우로 흔들거립니다. (sanc 0/1)
장여령:

장여령

sanity

보통

어려움성공
13vs.50
▶:그리고 계속 머릿속으로 말이 들려옵니다.
등불:"내가 도망치는 길을 알고 있지."
"잘 생각해봐. 넌 역할을 다했잖아."
장여령:"그렇...지.... 제물로 바쳐지고... 비는 내렸잖아...?"
등불:"물론이지. 뒷문으로 나가봐. 지금이라면 괜찮을거야."
장여령:(의문의 목소리에 반신반의 하면서도 살아서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응... 가볼까? 집주인이 돌아왔을지도 모르니까 몰래 떠나자"
(말을 걸어준 등불을 챙겨 뒷문으로 향합니다)
▶:방문을 열고 마당 쪽으로 나가려는데…. 무언가 앓는 신음 같은 게 들립니다.
장여령:

장여령

listen

보통

실패
80vs.65
▶:집 안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 방향은 잘 모르겠습니다.
장여령:(히익...집주인이 돌아왔나봐)
(아이디어 판정 부탁드립니다)
장여령:

장여령

intelligence

보통

성공
29vs.50
▶:등불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장여령:"등불아, 어떡하지, 집주인이 돌아온 것 같은데..."
등불:"집주인? 용을 말하는 건가? 그 용은 화룡이라,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제 힘을 못내. 저 신음도 그래서 나는 걸걸?"
"지금이라면 뭐, 바로 옆에 있어도 무슨 힘도 못낼거야."
"궁금하면 안채에서 확인해보는 건 어때?"
"다른 곳에 가봐도 되고."
"이곳의 잠긴 곳들은 다 용의 힘이거든."
"힘을 잃었다면 어떻겠어?"
장여령:" 문이... 열렸겠지..."
등불:"그렇겠지?"
장여령:(등불이 말을 걸어온다던지, 집주인이 용이라던지, 갑작스러운 상황에 갈피를 못 잡다가 집주인 몰래 도망가는 것은 곧 용에게서 도망치는 것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등불이 말을 걸잖아!!"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고분고분 따르기는 했지만 원초적인 의문이 이제야 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넌 뭐야, 대체 어떻게 말하는거야! 그리고, 처음부터 이상했어. 깨어났을 때 내 옆에 있었고."
등불:"난 너처럼 이곳에서 빠져나가고 싶을 뿐이라고?"
"화룡, 웨이 셴 녀석이 날 이곳에 가뒀단 말이야. 계속 쓸데 없는 안내나 하는 것도 이젠 질렸다고."
(화르륵 거리며 일렁거립니다.)
장여령:"아까부터 용, 용 이러는데. 집주인이 용이라는 소리야? 아까 봤을 때는 그냥 사람이었는데?"
등불:"원래 용이란 무릇 여러 모습을 하고 있는 법이지. 네가 너무 시야가 좁은 게 아닐까?"
장여령:"그래 그럴지도... " (아까부터 적당히 대답하는 등불에게 맞장구 쳐주기로 합니다)
"맞다. 혹시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알아? 사당더 있고 그러던데"
등불:"여기는 용이 머무르는 곳이지? 보통 제물을 보관하는 곳이기도 해."
"오늘 비가 오지 않았다면 너도 죽었을지 몰라."
장여령:"제물...? 그럼 원래라면 나도..."
(원래 본인의 처지를 떠올리며 몸서리를 칩니다.)
(그래도... 그냥 가는 건 아닐 것 같아... 그리고 집주인이 용이라면서? 용한테 뒷탈을 남겨서 좋을 게 있을까, 같은 직감이 머리를 스칩니다)
등불:"그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갈까? 음, 안채인 것 같네."
장여령:(안채로 발을 돌립니다. 안채에 다다르자 들려오는 소리에 문지방 앞에서 잠시 멈칫하게 됩니다. )
"하룻밤 묵게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잠시 인사드리고 가도 괜찮을까요..."
등불:"지금 그럴 여유도 없을걸? 봐봐. 저거."
▶:안채 안을 보면, 분명 어제까지는 아무것도 없던 공간인데 지금은 이런저런 가구들이 생겨 있습니다.
용은... 저기 방구석에 이불을 말고 박혀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집 안이 번쩍하고 불빛이 새어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요란한 천둥소리….
그에 맞춰서 방구석의 이불말이가 크게 움찔하고는 덜덜 떱니다.
웨이 셴:"...누구, 여령...? 그럴리 없어."
▶:당신이 인기척을 내자, 웨이 셴은 이불을 조금 끌어내리고 쳐다봅니다.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실패
91vs.70
▶:당신은 웨이 셴의 눈에서 푸른 기운을 느낍니다.
그는 가까이 다가온 당신의 팔을 덥석 잡아 끌어당깁니다.
웨이 셴:"비가 멎을 때까지만 여기 있어 줘…."
▶:어떻게 할까요. 비는 깊은 밤 내내 내리고, 천둥 또한 간간이 칩니다.
그때마다 웨이 셴은 식은땀을 흘리며 떨고 눈을 감고 있습니다.
등불:"어떻게 할거야?"
장여령:(스스로 길바닥 생활로 마음 한구석이 조금 닳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렇게 간절해 보이는 부탁은... 선뜻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네... 그걸로 괜찮으시다면..."
▶:한참을 곁에서 달래주고 얼러주면 비가 조금씩 잦아들 적에 웨이 셴도 잠이 듭니다.
미안해…. 하고 중얼거리는 것을 들은 것도 같습니다.
... 그러고 보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는데…. 웨이 셴의 목에 무언가 작은 구슬 같은 게 줄에 꿰여 걸려 있습니다.
그냥 보아선 비싸 보이는 예쁜 붉은색 구슬 목걸이입니다.
장여령:

장여령

spot hidden

보통

실패
97vs.70
▶:눈을 깜빡이고 다시 보면 피처럼 붉은색의 구슬입니다. 영롱하고 아름다워요. 홀리는 기분입니다. 이걸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당신을 사로잡습니다.
당신은 손을 뻗어 붉은 구슬에 손을 댑니다.
환상이라도 보는 것 마냥 머릿속에 어떤 장면이 떠오릅니다
집주인, 웨이 셴이네요. 어쩐 일인지 그가 당신 위에 올라타 바라보고 있습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은장도를 높이 들고 당신의 여린, 비어있는 딱 한 곳을 향해... sanc 1/ 1d3
장여령:

장여령

sanity

보통

실패
100vs.50
▶:시야가 암전되며 확 밀쳐져 정신이 듭니다.
목걸이를 자신의 옷 안에 넣고, 눈을 가늘게 뜬 웨이 셴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가 무얼 하려고 했지? 어쨌든 이건 남의 물건이잖아요. 밀쳐지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갑니다.
장여령:"죄...죄송합니다.... 도둑질 하려던 건 아니였어요.... "
(언뜻 엿보인 장면에 혼란스러워 하며 둘러댄다)
등불:"아쉽다. 조금만 더 하면 가질 수 있었을텐데. 그냥 몇 번 더 시도해보는 건 어때?"
▶:웨이 셴은 색색 거리는 숨을 쉬며 가늘게 눈을 뜨다 다시 감습니다.
장여령:(등불에게 속삭이며 조금 성을 낸다)
'내가 아무리 좀도둑질 한 적은 있어도 때와 장소는 가린다고!'
'그랬을 터인데... 방금은.... 갑자기 홀린듯이 손을 댔네...'
등불:"뭐ㅡ, 네가 그렇다면야."
"다른 곳도 가보는 건 어때?
"생각보다 나 도움되지 않아?"
"계속 가지고 있어."
장여령:"... 그래. 그래도 너는 나보다는 여기를 더 잘 아는 것 같으니까."
등불:"그럼 어디로 갈까?"
장여령:"손님방으로 가자.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등불:"그래!"
▶:당신은 등불을 들고 손님방으로 향합니다.
장여령:"이 벽에 있는거, 읽을 수 있어?"
(벽에 쓰여져 있는 글씨들을 가리키며 등물에게 묻는다)
▶:등불은 여러번 흔들리며 그렇다고 말합니다.
장여령:"그럼 내용은 뭐야?"
등불:"흠, 내용은ㅡ"
장여령:"죽음...? 죽음이라 써져있다고...? 역시 아까 잘못 본 게 아니었네..."
"등불은.... 너를 말하는걸까?"
등불:"당연히 내가 아니겠어?"
장여령:"그럼 알려줘. 내가 살 수 있는 방법!"
(조급해진 마음에 등불을 양손으로 꽉 붙잡는다)
등불:"네가 살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해 나를 데리고 가는 거야."
"그러면 알려줄 수 있어."
"이전에 손님방에 잡혀온 사람도 같은 방법으로 도망쳤거든."
"근데 나를 두고 갔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약속해. 나를 데리고 도망갈 수 있어?"
장여령:"그래, 약속할게. 대신, 너도 약속 지켜야 된다?"
등불:"그럼!"
"이 방에 있는 은장도에 사람의 피를 한 방울 떨어뜨려 용의 여의주를 찌르면 돼. 그러면 여의주가 부서지고 용은 힘을 못쓰게 되지? 그러면 그때 뒷산으로 도망치면 돼."
"인간이 용을 이기는 방법은 간단해! 마침 비가 오지 않아? 목에 걸려 있는 붉은 구슬을 노리면 쉬운 일이지!"
장여령:"은장도...? 이거 말이야?"(품 안에서 아까 챙긴 은장도를 꺼낸다)
등불:"맞아, 그거야."
장여령:(좀 전에 붉은 구슬을 만지며 봤던 환영을 다시 떠올린다. 보기만 해도 홀렸던 그걸 노려야 된다고...?)
(꺼림칙함에 몸서리를 칩니다.)
▶:어떻하시겠어요?
다른 곳이라도 가보실래요?
장여령:"좀 전에 비 때문에 닫힌 문들은 다 열린다고 했잖아. 그럼 가볼 데가 있어."
(좀 전에 문이 닫혀있던 사랑방으로 향합니다)
▶:분명 아까는 잠겨 있던 곳입니다. 여닫이문의 손잡이를 잡고 당기자, 부드럽게 열려 버리네요
하지만 열자마자 무언가 쏟아져 당신을 덮칩니다.
이건…. 조금 역한 냄새가 나는 미색의 천입니다. 방을 가득 채우고 있네요. 문이 부서지지 않은 게 용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천이 아닙니다. 비늘과 같은 무늬가 쭉 이어지고, 만져보면 퍼석합니다.
알겠어요, 이건 허물입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뱀의. 그런데 끔찍하지가 않아요, 어쩐지 익숙합니다.
어느 정도 크기였는지, 어떤 모습이었는지…. 머릿속에 하나하나 그려집니다. 왜 이런 기억이 당신에게 있는 걸까요? sanc 0/1
장여령:

장여령

sanity

보통

성공
37vs.47
(왜... 이런 기억이 있는거지...? 뱀? 허물? 다 모르겠어...)
▶:천을 헤치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 방은 서재로 썼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책들이 가득하지만 전부 낡아 있습니다. 꺼내서 읽어봐도 이해하기가 어렵고, 한참 전에나 쓰던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겨우겨우 한 장을 읽어냈지만, 책장을 더 넘기니 파스스 떨어집니다.
장여령:(떨어진 종이에 뒷면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딱히 뒷면이 있지는 않습니다.
장여령:(신성...승천.... 무슨 의미인걸까...)
(사랑방에 더 살펴볼 것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없습니다.
장여령:"그리고 물어보고 싶은 게 더 있어. 우선 사당으로 가자."
▶:당신은 등불을 들고 사당으로 향합니다.
장여령:(등불로 위패를 가깝게 비추며 보여준다.)
"여기, 내 이름이 있는데. 혹시 내가 제물이라서 미리 써두고 그런 거야?"
등불:"위패는 보통 제물로 바쳐질 당일날 적는데 말이야."
"네 이름이 여기에 있어?"
장여령:"응.... 이미 있던데..."
등불:"첫 번째 위패? 이건 예전부터 있었던 위패야. 첫 제물 이름일걸?"
장여령:"그렇게 옛날인거면... 그냥 동명이인 일지도..."
등불:"세상엔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장여령:"그렇긴 하지... 내가 착각했나봐"
(사당에서 나오니 자연스레 마당이 보인다. 마당이 바뀐 게 없는 지 둘러본다)
▶:초롱 등이 비바람에 꺼져 있습니다. 등의 표면도 조금 뜯어져 버렸네요.
등불:대문은 별거 없을걸?
장여령:(좀 전에 가까이 가기만 해도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던 뒷문에 다시 가봅니다.)
▶:집의 뒤편에 있는 작은 문입니다. 이 근처에 서니 더운 열기가 확 끼칩니다.
문을 밀어보면 쉽게 열리고 뒷산이 보입니다.
여길 넘어가면…. 자유가 되는 걸까요. 문을 열고 보니 알겠습니다.
낮에 얼핏 보았던 빛기둥은 이 산에 있습니다.
강렬한 녹색의…. 당신이 들고 있는 등불과 꼭 같은 색입니다.
장여령:(...만약 정말로 등불의 말대로 도망친다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일이 있었지.)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안채 앞에 섰다.)
"사람의 피....라고 했었지."
(은장도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다가 이내 결심한듯 칼을 꺼내 손에 조금 상처를 낸다.)
"아팟...!"
(은장도로 새끼손가락을 그으니, 검붉은 피가 방울져 올라왔다. 이내, 뚝,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걸.... 이제 은장도에..."
(조심스럽게 은장도의 날 위에 붉은 방울을 떨어뜨렸다.)
(쿵쾅대는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조용히 안으로 발을 들였다.)
(피가 조금 번진, 희번뜩한 칼날을 고쳐잡는다)
(아이디어 판정 원합니다 제발효)
장여령:

장여령

intelligence

보통

실패
68vs.50
▶:강행할래용?
장여령:(네,,,,)
장여령:

장여령

intelligence

보통

성공
31vs.50
▶:당신은 색색거리며 자고 있는 웨이 셴을 봅니다.
그가 가지고 있던 붉은 구슬 말입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어떠한 욕망이 솟구칩니다.
부수기에는 너무나도 아깝다는 걸 말이죠.
차라리 품속에 있는 구슬을ㅡ
장여령:(품 속에 있는 구슬을 곁눈질로 바라봅니다)
▶:옷 안쪽에 있는 구슬을 꺼내려면 손을 집어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장여령:(바깥은 아직 비가 내리고 있는지 살펴본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장여령:(잠들어 있는 웨이 셴을 깨우지 않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품 안에 손을 뻗는다)
장여령:

장여령

stealth

보통

실패
87vs.55
▶:당신은 손을 집어넣다가 삐끗한 나머지 품 속으로 넘어지고 맙니다.
손에 느껴지는 감촉은 둥그스름하고 딱딱한 구슬의 느낌.
하지만, 웨이 셴의 뒤척임에 그대로 옆으로 밀려납니다.
그런 당신에게 어떠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누구의 기억인지는 모릅니다.
그저 평온한 나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집 뒤편의 산에 녹색 불빛이 치솟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눈이 마주쳤습니다.
지금의 웨이 셴이 아닌, 좀 더 소극적인 그를 말입니다.
푹 젖어 있네요. 왜 이런 곳에 사람이 와 있는거죠?
퍼득, 정신을 차려보니 당신은 아직도 안채입니다.
장여령:(마저..해야돼. 깨기 전에..)
(품 안에 구슬을 다시꺼내려 시도한다)
장여령:

장여령

stealth

보통

극단적성공
3vs.55
▶:

웨이 셴

dexterity

보통

실패
70vs.60
당신은 웨이 셴의 품에서 붉은 구슬을 찾아냅니다.
구슬에 닿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누군가의 기억이 흘러듭니다.
푸른 구슬을 당신의 목에 걸었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당분간 과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마을은 너무 위험하니까요, 그냥 돌려보냈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의 몸에 맞는 옷 몇 벌을 선물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보니 당신의 기분도 좋습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바라도 당신은 비를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야, 비를 내리는 것은 '용'이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인걸요.
공포에 질린 은 당신이 아무리 부르고 달래도 꼼짝을 않습니다. 그저 자신을 잡아먹을 것이냐고만 묻네요. 이미 백 번은 더 그러지 않겠다고 대답해 주었는데...
장여령:

장여령

intelligence

보통

실패
58vs.50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해내야합니다.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조합해보세요.
장여령:(모르곘어 혼란스러워, 그렇지만 기억이 보여주고있어. )
(셴은... 인간인거야?)
(그럼 난 뭐지? 이 기억은 뭐지?)
(이 여의주는 그럼...)
(그럼 위패는......)
"셴, 기억이 다 보여줬어. '이런 건' 이제 그만하자..."
"네 업만 더 쌓는 길이야...제발..."
▶:당신은 깨닫습니다. 그래요, 웨이 셴은 용이 아닙니다. 이곳에 용은 없습니다.
당신은 용이 되지 못했던 이무기였고, 셴은 용이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일 뿐입니다.
당신의 여의주를 가지고 말이에요. sanc (1/1d5)
장여령:

장여령

sanity

보통

성공
32vs.47
웨이 셴:"...이제 얼마 안 남았어. 그런데도..."
"나는... 너를 바치고 용이 될 거야."
"내게 신이 그리 이야기 했단 말이다..."
"녹색의 불꽃이..."
▶:웨이 셴의 흔들리는 동공에는 푸른 화염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수많은 업을 쌓은 이무기는 결코 용이 될 수 없습니다.
당신은 그걸 알지만, 셴은 어떨까요?
웨이 셴:"난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너의 죽음으로 인해."
"어째서 다시 돌아온 거지? 지금 이 순간..."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셴은 당신의 눈을 바라봅니다.
마치 그날의 셴과 같이
웨이 셴:"나를 죽일 것이냐...?"
장여령:"그럴리가 없잖아, 셴."
(조용히 한 걸음 다가선다.)
"더는 손에 피를 묻히지 말자. 우리,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어."
웨이 셴:(뒤로 한발자국 멀어진 셴의 몸에서 두터운 이불이 흘러내립니다.) "이미 늦었어. 나는 너무 많은 제물을 업었다. 어찌 내가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나."
"내가... 내가 말이다."
(흘러내린 땀이 나무바닥을 짙게 물들입니다.)
▶:셴은 목덜미를 부여잡습니다.
몇 백 년간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던 여의주. 그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웨이 셴:"겨우 완성시킬 수 있었는데...!"
장여령:"이런 식으로는 용이 될 수 없다는 걸, 너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잖아. 그렇지?"
"용이니 뭐니 그런 거 그만하자 이제..."
(조심스레 다가가 셴을 천천히 안는다. 무겁게 가라앉은 마음까지 함께 품어주듯이.)
▶:당신이 셴을 안자, 그의 차가운 몸이 느껴집니다. 화룡의 힘을 가까이했을 그였을텐데.
장여령:"여기에 다 두고 가자. 아집도, 과거도. 너의 죄는 나도 함께 짊어질께"
"같이... 도망가자"
▶:"용이 되지 않아도 괜찮을까...?"
웨이 셴은 떨리는 몸으로 말합니다.
시리게 푸른 눈의 광기가 눈물과 함께 바닥으로 흘러내립니다.
장여령:"용이고 뭐고, 네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뭔 소용이야."
(아까보다 조금 더 힘주어 셴을 안는다.)
▶:당신의 간절한 설득에 웨이 셴이 흔들립니다.
이곳을 같이 떠나요. 떠나서 새로운 삶을 살아요. 용과 제물이 아닌, 당신과 나로 살아가요.
둘은 집을 벗어나 정신없이 달립니다.
뒷산의 길을 따라가지 않고, 돌고 돌아서 나무와 제멋대로 자란 풀을 헤치고 나아갑니다. 그
그런 둘을 붙잡는 것처럼 빗줄기가 거세지지만 얼어붙은 웨이 셴의 손을 당신은 제대로 겹쳐 잡습니다.
점점, 녹색의 빛기둥이 멀어집니다. 멀어지고 멀어져서 거세게 일렁이던 움직임도 마냥 하늘거리는 연기처럼 보입니다.
"이제 더 넓은 곳으로 가자. 저 못은 너무 좁은걸."
당신의 말에 웨이 셴은 은은한 미소를 짓습니다.
괜찮을 거예요, 이제는, 두 '사람'인걸요.
[END 5. 두 사람의 세계]
PC, KPC 둘 다 생존. 그 누구도 용이 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보상 : 불완전한 여의주. (한 세션에 한번 보너스 다이스를 2개 제공합니다. 사용 전에 키퍼와 상의해주세요) , 이성 1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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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13
COC 7TH Fan Scenario.
『캘버리를 향해 걷는 100시간』
"약속해줘, 꼭 살아남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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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KEPY - PL. 키링
PC. 장여령 - KPC. 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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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치직, 칙
아아, 아.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생존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여러분은, 파이로젠 바이러스, 통칭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한, 인류의 희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생존자 여러분은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해 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뚝.
당신은 몇 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에선 셴이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
2020년 10월 27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 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 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해진다.
셋째.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힘을 잃고, 집단 자살이 성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1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셴은 이 절망적인 세상 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잠든 셴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셴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장여령: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77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셴이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았지만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셴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아요.
당신은 잠든 셴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셴:"헉... 허억! 여, 여기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깨어난 셴은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다, 얼마 후 가까스로 진정합니다.
셴:"꾸, 꿈이었나...?"
"...선배?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괜히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제 손을 쥐었다 피고 있습니다.)
장여령:"금방 자려고 했는데 네가 조금 힘들어보여서 깨웠어."
"천천히 숨 쉬어봐. 물도 좀 마시고"
셴:"으, 으음... 그랬구나... 아, 물 고마워요."
장여령:(자신의 물통을 열어 셴에게 건넨다)
셴:(물통에 있는 물을 한모금 마시면서) "선배, 지금 몇 시예요?"
▶:셴은 당신에게 대뜸 시간을 묻습니다.
지금 시간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이네요.
셴은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 당신에게 말합니다.
셴:"선배, 이제 제가 보초를 설게요. 눈 좀 붙이세요."
장여령:"응, 부탁할게."
▶:당신은 셴이 누웠던 곳에 몸을 뉘이며 모포를 덮습니다.
방금까지 셴의 온기가 남아 있어 따스합니다.
곧 졸음이 몰려옵니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와중, 누군가 당신의 몸을 껴안습니다.
한동안 말이 없다, 오랜 침묵 후에 비로소 입을 엽니다.
셴:"...선배, 선배는 다른 사람들처럼 죽지 말아요."
"저, 노력할테니까요."
▶:무언가 더 말을 하려다 말고, 셴은 당신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당신은 입을 열려다가도 여정의 피로에 눈이 감깁니다.
6월 8일 7 : 00 pm
셴:"...선배, 일어나요."
▶:셴이 당신의 귓가에 소근대며 당신을 흔듭니다.
"선, 배. 여령 선배~"
셴:"일어날 시간이에요."
장여령:"으...으응? 벌써 일어날 시간인가..?"
▶:눈을 뜨자 보이는 환풍구 너머의 하늘은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장여령:(기지개를 키며 몸을 일으킨다)
셴:"지금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야 여기를 나갈 수 있다구요."
장여령:"그렇지, 아직 갈 길이 머니까. 빨리 움직이자."
"짐도 챙기고, 빠트린거 없는지 확인하고."
셴:"네."
▶:당신과 셴은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 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셴은 숨을 죽인 채 살금살금, 폐공장 지대를 빠져나옵니다.
장여령:
기준치:65/32/13
굴림:51
판정결과:Regular
▶:당신이 한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턱, 하고 셴이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셴의 손짓에 따라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당신의 발아래에 빈 과자봉지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당신과 셴은 조심스럽게 폐공장을 이동합니다.
곳곳에 좀비들의 피와 사방에 흩뿌려진 썩은 살점들. 몇 번이나 겪은 익숙한 상황이지만 구역질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SAN 0/1)
장여령:
정신
기준치:40/20/8
굴림:26
판정결과:Regular
▶:당신과 셴은 지도를 보고,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뚫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입니다.
셴:"잘 빠져나왔죠?"
"오늘은 달빛이 밝네요."
"다행이에요. 저번처럼 헤매지 않으니까요."
(평소처럼 장여령의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장여령:"응, 오늘은 길이 훤히 잘보인다."
"달도 왠지 더 커보이고. 오늘 보름이었나?"
셴:"보름이겠죠? 달이 저렇게 둥근거 보면요."
장여령:(잡은 손에 정신이 팔려 적당히 대답한 눈치다)
셴:"그것보다 이거보세요."
(지도를 보여주며) " 안전지대를 향하는 길목에 마을이 있어요."
"이리로 쭉 가다보면 나올거예요. 지도가 틀리지 않는다면요."
장여령:"가는 길목이니까 겸사겸사 들르면 되겠다. 먹을것도 슬슬 떨어지기 시작했으니까"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37
판정결과:Regular
▶:당신들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 난 얼마 후, [ 이스트 베일에 어서 오세요 ],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라 붙어있는 간판이 새벽 어스름 너머로 보입니다.
장여령:"... 누가 적어둔걸까. 꺼림칙하네."
(조금 미간을 찌푸린다)
셴:"...음, 간판에 피가 묻은 거 같아요. 상황이 그랬으니..."
"아, 곧 동이 틀 거 같네요. 마을에서 쉴 곳을 찾아봐요!"
장여령:"응, 해가 뜨기 전에 빨리 움직이자."
(가방끈을 고쳐매며 마을 쪽을 바라본다)
▶:당신과 셴은 마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체 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당신과 셴은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 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과 셴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장여령:(발소리에 유의하며 걸음을 옮긴다)
▶:평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브러진 [도끼 ] 와 세 개의 방, 그리고 [ 주방 ] 이 보입니다.
셴:"생각보다 엉망이네요. 이곳의 흔적을 볼 때 여럿이 머물다 간 것 같아요."
"어디부터 보시겠어요?"
장여령:"일단...."
(거실에 떡하니 보이는 도끼를 집어들어본다)
"이건 왜 놓고 갔을까, 멀쩡해보이는데"
"이거 핏자국이 묻어 있어요."
"잘 정비하면 우리가 쓰기 좋을 거 같아요."
장여령:(옷소매로 적당히 닦은 뒤 챙긴다)
▶:그다음은?
장여령:"가장 안쪽 방부터 확인하자. 우선 집의 안전 확인부터."
(조금 긴장했는지 도끼 자루를 고쳐잡는다)
(주위를 경계하며 두 번째 방으로 향한다)
▶:방문이 뻑뻑하게 닫힌 게 잘 열리지 않습니다.
장여령: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82
판정결과:실패
▶:귀가 가려워 긁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고 문이 열리자….
….
방안의 좀비들이 일제히, 당신을 쳐다봅니다.
장여령: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89
판정결과:실패
▶:당신이 황급히 문을 닫으려는 찰나 좀비가 당신을 통해 팔을 뻗었습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좀비의 손이 문틈에 끼었습니다.
좀비의 기괴한 소리가 문 틈사이에서 새어 나옵니다.
당신은 온 몸으로 문을 지탱합니다.
문 너머에서 좀비들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셴:"선배! 조심해요!"
장여령:"의자, 주방에서 의자 가져와!"
셴:"그것보다는!"
▶:당신의 등 뒤에서 아까 주운 도끼를 꺼낸 셴이, 문틈 사이에 낀 좀비의 손을 잘라냅니다.
좀비의 썩은 손이 도끼날에 툭,하고 잘려나가고, 잠시 문이 가벼워진 찰나 당신은 문을 닫을 수 있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손이 몇 번 꿈틀대다가 이내 곧 활동을 멈춥니다.
썩은 시체나 다름없는 잘린 손에선 불쾌한 악취가 납니다.(SAN 0/1)
장여령: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28
판정결과:Regular
셴:"...이 방문은 잠가놔야겠어요..."
당신과 셴은 주방의 의자를 가져와 문고리 사이에 비스듬히 세워놓았습니다.
"하아... 정말 죽는 줄만 알았어요... 선배..."
장여령:"응...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네, 도와줘서 고마워"
셴:(셴이 장여령의 등을 한번 칩니다)
"조심해요! 제발."
"선배마저 잃으면... 저는 진짜로, 진짜 혼자란 말이에요...!"
장여령:"이렇게 든든한 후배가 있는데, 죽기야 하겠어?"
(괜히 셴의 머리를 헝클어뜨린다.)
셴:"끙..."
장여령:"가장 안쪽방은... 못가니까."
"주방부터 볼까? 먹을게 남아있을지도 모르고."
셴:"으아... 이거 쇠톱이죠...?"
장여령:"... 저건 굳이 열어보지 않는게 좋겠네"
(검은 쓰레기통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셴:"아무래도... 그렇죠."
장여령:"먹을건 없으려나?"
(찬장이나 서랍쪽을 한번 더 찾아본다)
장여령:
기준치:65/32/13
굴림:60
판정결과:Regular
▶:찬장 깊은 곳에서 생존자들이 털어가지 못한 작은 칼로리바를 찾습니다.
셴:"아, 럭키."
"들어온 보람이 있네요."
장여령:"운이 좋았네. 저 사람들은 이건 못본걸까"
(칼로리바를 가방 안쪽에 챙겨둔다)
(주방 탐색이 얼추 끝나니 자연스레 옆에 있는 세번째 방으로 시선이 향한다.)
셴:(셴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입니다.)
장여령:(문에 귀를 대고 들어본다)
▶:딱히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장여령:"꽤나 멀끔한데?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수 있겠다."
셴:(기뻐보이는 얼굴로) "정말요...? 정말 기뻐요."
"그래도 불침번은 서야하니까, 서로 잘 때 옆에 잘 있어줘야돼요?"
장여령:"나야 말로 잘 부탁해."
(오랜만에 본 멀쩡한 침대에 조금 들뜬 듯 앉아본다)
셴:(배시시 웃는 얼굴로 침대를 꾹꾹 눌러보며 만족스러워해 보입니다.)
"푹신푹신해요. 조금 더럽지만, 이 정도는 땅바닥에 비해 문제 없어요."
장여령:"맞다. 셴, 너 혹시 침대에서도 신발 신는 타입?"
셴:"...저희 집은 좌식생활파거든요?"
장여령:"다행이다... 나도 신발 신고 침대 올라오면 좀 찝찝하거든."
셴:"그렇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양인을 빼면 왜 다들 신발신고 올라오는지 모르겟어요."
"그렇잖아요. 밖에서 신던 신발인데!"
장여령:"그러니까. 바깥에서 이것저것 다 묻은 신발일텐데, 털지도 않고 침대에 올라온다고."
셴:"그런 면에서 저희는 잘 맞는 편이죠.
"이런 거로 싸우는 사람들 있으니까요."
장여령:(오랜만에 생존관련이 아닌 대화를 나누며 화색을 띄운다.)
(별거 아닌 대화인데도, 왠지 즐겁다)
셴:"이 방은 다 봤으니 우리 다른 방도 찾아볼까요?"
"아까처럼 좀비가 있는 방이면 잠가둬야하니까요."
장여령:"맞다. 입구쪽에 방 하나 더 있었지."
(오랜만에 만끽한 침대에서 아쉽다는듯이 일어난다)
(두번째 방 때처럼 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방문에 귀를 댄다)
▶:이 방 역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장여령:(작게 심호흡을 하고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돌려 방 문을 연다)
▶:이 방은 서재로 쓰던 방인 모양입니다. 한쪽 벽면을 [ 책장 ] 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인 [ 책상 ] 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다.
장여령:"여기도 생각보다 멀쩡하네. 책도 땔감으로 안쓰고 다 멀쩡하게 남아있고."
셴:"책장도 책상도 어지럽혀있진 않네요."
장여령:(방 안을 가볍게 둘러보다가 액자 쪽으로 눈길이 간다)
▶:한쪽 벽에 딸려있는 작은 책상 위에는 작은 보라색 향초와 [메모패드],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패드는 작성된 지 꽤 오래 되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네요.
(착잡한 표정으로 액자에 내린 먼지를 조금 닦아본다)
(액자를 내려놓고, 그 옆에 있던 메모패드를 조사해본다)
장여령: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56
판정결과:Regular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 힘들었지만 드문드문 멀쩡한 페이지들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좋은 예감에 괜히 종이를 조금 움켜쥔다.)
(책상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쓸모있는 것은 없는지 살펴본다)
▶:펜과 새 노트 정도의 문구류들만 보입니다.
장여령:"책상 쪽은 다 찾아본것 같아."
셴:"그럼 제가 책장쪽을 살펴볼까요?"
"음, 책장 쪽에는 생물학과 감염에 대한 책들이 여럿 꽃혀있네요."
"흠, 아마도 이쪽이 전공이었을까요?"
▶:셴은 적당히 책장을 훑다가 당신의 곁으로 다가옵니다.
셴:"여기에는 뭐가 있었어요?"
장여령:"... 생각보다 별거 없었어."
셴:"그래요...?"
▶:셴은 괜히 서랍에 있던 문구류를 만지작거립니다.
이곳의 것들은 전부 돌아본 것 같습니다.
장여령:"후아, 일단 다 둘러본 것 같지?"
셴:(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침실로 갈까요?"
"조금이라도 더 많이 쉬어두는 편이 좋을 거 같아요. 선배도 먼저 주무시는 쪽이 좋을 거 같구요."
"어제는 제가 먼저 잤으니까요."
장여령:"응… 그래주면 나도 편할 것 같아. 고마워."
▶:당신과 셴은방의 문을 단단하게 잠그고 간단하게 짐을 푼 후침대에 나란히 누웠습니다.
장여령:(조금 몸이 굳어있다가 긴장이 풀려 나른해졋는지 기지개를 편다)
셴:"이렇게 누워있으니 좋네요."
"저희 밖에서는 이러지 못했으니까요. 조금은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거겠죠?"
장여령:"밖에서는 이렇게 맘 놓고 쉬지도 못했으니까. 오늘은 운이 좋네."
셴:"저기, 조금 붙어 있어도 돼요?"
"오랜만이니까..."
장여령:"당연하지"
(침대 옆을 손으로 치며 옆으로 와도 좋다는 듯 웃는다)
셴:(머쓱하게 웃으며 당신의 곁에 머뭅니다.)
장여령:(장여령은 자신이 덮던 이불을 셴에게도 덮어준다)
셴:"저희 학교에서는 이러지 않았었는데... 그렇죠?"
"그냥, 저희 그냥... 뭐, 아무렴 어때요."
(말을 흐리면서)
"누가 뭐라할 사람도 없는데..."
(손가락으로 당신의 손가락을 건드리며) "조금 만져봐도 돼요?"
장여령:"... 당연하지."
(손가락에서 손바닥으로. 손바닥에서 손깍지로. 조심스럽던 손길이 어느새 더 과감해진다)
▶:셴은 조심스럽게 당신의 손가락부터 손바닥, 팔을 훑습니다. 다만, 그 이상은 조금 부끄러운지 눈치를 살피며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합니다.
셴:"저희는 활을 쏘는 사람들이니까... 근육이 잡힌 편이잖아요."
"선배도, 그렇네요."
(고개를 돌리며) "저만 부끄러운 일 하네요."
장여령:"응, 그렇지. 너도 선수 하려고 했었으니까 꽤나 탄탄하지. 에잇"
(장난스럽게 셴의 팔을 주물거린다)
셴:"앗...! 간지러워요!"
(작게 키득거리다가 곧 휘청이며 당신의 몸 위에 넘어집니다.)
장여령:"뭔가, 예전보다 더 두꺼워진 것 같기도. 수련의 성과인가."
셴:"수, 수련의 ...잠깐만요!"
장여령:"맞다. 너 간지럼 좀 타는 편이었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이곳저곳 간질이기 시작한다)
셴:"서, 선배...! 아, 아핫핫! 아 흣...! 아, 저 읏...! 간지러! 아! 제발...! 선, 앗!"
장여령:(숨 넘어갈 듯이 웃음소리가 너무 클까봐 급하게 셴의 입을 막는 중, 자연스레 몸이 겹쳐진다)
셴:(여령의 손에 입이 막히자, 읍읍 거리다가 겨우 숨을 내쉽니다.)
"자, 자기가 간지럽혔으면서...!"
장여령:"아하하, 미안미안."
(시선을 조금 피하며 멋쩍다는 듯이 웃는다)
셴:"...그리고, 선배... 위에서 눌러서... 무거워요..."
장여령:"진짜 미안..."
셴:"가, 가슴이... 답답해서... 조금 신경쓰이기도 하고..."
"선배가... 조금 단추 좀 풀어주실래요?"
장여령:(그 말에 괜히 군침을 삼킨다)
"으. 으응... 잠깐만"
(셴의 앞단추를 조금 끌러준다)
셴:"...부끄럽죠. 괜히 한 것 같기도..."
장여령:"아냐아냐, 갑갑할 수 있지."
셴:"서, 선배는... 아, 안 갑갑하세요?"
장여령:(자꾸만 시선이 셴의 가슴으로 향하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어...어? 나?"
셴:"네, 네엡..."
(눈이 자꾸만 선배의 얼굴과 아래로 향합니다.)
장여령:"그, 그러고보니 조금 더운 것 같기도...."
셴:"제가 도와드릴테니...까요."
장여령:"응..."
(더운 숨을 몰아쉬며 눈을 조금 내리깐다.)
▶:셴은 조심스럽게 아까 자신에게 했던 행동 그대로 장여령의 단추를 푸릅니다. 자신보다 바스트가 큰 장여령이기에 조금만 풀러도 눈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셴:"...사실... 저, 선배... 가슴 좋아해서요..."
"그냥 선후배 관계의 이야기인데..."
"그냥 체형도 좋아보이시고. 단련도 잘 하시니까... 그러니까요."
"저, 저는 그뿐이에요!"
"그냥, 좋...네요."
장여령:"...으응, 그렇지. "
(멋쩍게 웃으며 시선을 돌린다)
셴:"...있잖아요, 선배... 우리 무슨, 사이에요...?"
장여령:(장여령의 어깨가 한번 크게 들썩인다)
"무슨...사이냐고…?"
"굳이 이름 붙인 적은 없어. 넌… 내게 든든하고 더없이 소중한 후배야. 나는 네 선배고."
(애틋한 표정으로 셴을 조금 끌어안는다)
셴:(그 말에 눈을 몇 번 느릿하게 깜빡입니다.)
"저도... 선배를 소중하다고 생각... 해요."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 그대로를 유지합니다.
6월 9일 6:11 pm
▶:당신은 창 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 나위 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체력+1)
창밖을 보니 노을 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 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 그렇다는 건, 해가 떠있을 내내, 셴이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주변을 황급하게 둘러보았습니다.
셴은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장여령: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2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셴은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깨어난 것을 보고 셴은 작성하고 있는 노트를 황급히 감춥니다.
셴:"일어났어요?! 선배?"
장여령:"셴, 왜 안깨웠어? 무슨 일 있었어?"
"잠은 잤고?"
셴:"저, 저야 잤죠. 사람이 안 잘 수야 있겠어요?"
"무슨 일은 없고. 그냥 늦잠 잔 거죠."
"아, 푹 잤으니까 오늘은 더 많이 갈 수 있겠어요. 그쵸?"
장여령:(다행이라는 듯 크게 한숨을 내쉰다)
"나는 큰일 난 줄 알고...다행이다..."
"걱정시키지 말아달라고, 정말."
셴:"헤헤, 오늘만이니까요."
"안전지대로 가야하니까요. 이제 일어날까요?"
장여령:"그러게, 엄청 푹 잤네."
(개운하게 기지개를 켠다)
"응, 슬슬 일어나볼까?"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셴은 길을 떠납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 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셴:"선배, 마트예요. 마트...!"
장여령:"그니까, 꽤 커보이는데. 먹을 게 있을것 같아."
셴:"저희 가봐요."
장여령:(주위의 좀비들을 유의하며 조심스럽게 마트로 발길을 향합니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 선반1 ], [ 선반2 ], 그리고 한쪽 벽으론 [ 창고 ] 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장여령:(어제 얻은 도끼 자루를 고쳐잡으며 선반 1쪽으로 향한다.)
"셴, 여기와봐. 뭐 좀 남아있는 것 같은데?"
(작게 손짓하며 후배를 부른다)
▶:장난감 코너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당신은 인형들을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셴:"아, 곰돌이 인형이네요."
"저 이 시리즈 좋아해요."
장여령:"이거 그거 맞지? 안으면 노래가 나오는거."
"은근 인기 많던데."
셴:"안기에는 작은 키링 사이즈지만요. 후후."
"한정 색도 많은 거 알아요?"
"저희 집에는 이거 색깔 여러개가 있어서요."
(시키지도 않은 곰돌이 이야기를 계속 해댑니다.)
장여령:(딱히 관심도 없던 인형 시리즈지만 괜심있는 것처럼 경청합니다)
셴:"여기 뒤에 잠금장치가 있어서요. 여기 끼어있는 종이만 안빼면... 어라? 없네?"
▶:셴이 곰돌이 인형 뒤에 있는 버튼을 실수로 누르자,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 퍼집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셴:셴은 황급히 인형의 버튼을 눌러 노래를 껐습니다.
장여령:"으아..."
▶:주변에 좀비가 없는 것이 다행이에요.
장여령:"놀래라..."
셴:"...으, 죄송해요."
장여령:(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쉰다)
셴:"이거 잠금장치가 안 잠겨져 있는 거였네요."
"이렇게 하면."
▶:작은 딸깍 소리가 들립니다.
셴:"이제 잠겼습니다."
장여령:(키링 몇개를 챙긴다)
"이거, 몇개만 가져갈까"
"너 이거 좋아하잖아. 여차 할때는 좀비 유인용으로 쓰기도 좋고."
셴:(얼굴이 발그레지면서) "전 좋아요."
장여령:"자, 여기."
(파란색 곰돌이 인형 키링을 건넨다)
▶:셴은 기쁜듯이 곰돌이 인형을 주머니에 넣습니다.
셴:"후후후."
장여령:(콧노래를 부르는 후배를 귀엽다는 듯 바라본다)
(자연스레 바로 옆에 있는 선반2로 시선이 향합니다)
셴: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에요.
장여령:
기준치:65/32/13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은 쓰레기더미들 사이에서 멀쩡한 참치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운이 좋네요!
장여령:"오늘은 운이 좋네. 참치캔 찾았어."
(참치캔을 흔들며 셴에게 보여준다)
셴:"여기 남아있는게 있었네요!"
"다행이다~ 배 곯은 일이 하루 줄었어요."
장여령:"그러게. 오늘 수완이 좋은데? 더 안쪽도 찾아볼까?"
셴:"좋아요!"
장여령:(더 안쪽 선반들을 둘러보아도 물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창고로 발길을 향한다)
▶:[ 창고 ] 라고 팻말이 쓰여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잠겨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은 지난번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
장여령: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79
판정결과:실패
▶:무슨 소리가.. 들렸나요? 잘 모르겠네요.
장여령:(지난번의 목숨이 오락가락했던 기억이 문고리를 돌리는 손을 멈추게 만든다.)
▶:당신과 셴은 숨을 죽이고 창고 문을 노려보았습니다.
짧은 눈빛 교환을 주고받은 후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창고 문이 열리자 좀비의 희뿌연 눈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옵니다.
전투입니다!
장여령-셴-좀비 순으로 진행됩니다.
▶:장여련 턴1
좀비:"그으으으"
장여령:(쥐고 있던 도끼를 고쳐잡고 꺼떡거리는 좀비의 머리를 향해 강하게 휘두릅니다.)
휴대용 도끼
기준치:50/25/10
굴림:41
판정결과:Regular
피해:5
(갑작스러운 상황에 급하게 내지른 공격이 그리 강하게 들어가지는 않은 듯 했다)
▶:좀비가 비틀거립니다.
셴:"선배...! 제가 도울게요!"
장여령:"부탁할게!"
셴:(가지고 온 활에 화살을 끼워 당깁니다. 선수의 감각이 무뎌지지 않았을지 걱정이지만, 집중합니다.)
기준치:50/25/10
굴림:29
판정결과:Regular
피해:5
▶:셴의 화살이 빠르게 날아가 좀비의 머리 정중앙에 쏘아집니다.
선수였을 때의 10점 만점. 그대로의 감각입니다.
좀비는 그대로 뒤로 쓰러집니다.
아무래도 숨이 완전히 끊어진듯 싶습니다.
도끼로 찍었을 때의 상처에서 썩은 살점과 피가 흘러나옵니다.
당신의 옷에도 피가 흐릅니다.
▶:기분이 나쁩니다. (SAN 0/1)
장여령: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91
판정결과:실패
(금방이라도 속이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참아낸다)
셴:"으으... 더러워요."
"익숙해지지 않네요. 이런건..."
장여령:"그러게..."
"이제 안은 괜찮은 것 같아. 피에 더 닿지 않게 조심하고."
▶:셴은 끄덕입니다.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 상자1 ], [ 상자2], [ 상자3 ] 을 발견합니다.
장여령:"고생이 헛된 게 아니기를..."
(상자 1을 뒤적거린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 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상의, 겉옷, 바지, 속옷, 양말 등… 당신과 셴의 몸에 맞는 옷들도 있었습니다. 몇 달째 입고 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SAN +1)
장여령:"와, 다 새거잖아? 셴 이것봐바."
(신난듯 옷가지들을 흔들며 셴을 부른다)
셴:"새 옷이에요. 드디어 갈아입을 수 있겠어요!"
장여령:"오랜만에 옷 좀 갈아입을 수 있겠다."
셴:"저희 옷 정말 오래 입었죠..."
"냄새도 나고..."
장여령:"으으... 그러니까. 피도 튀고 더럽기도 하고. 찝찝했어"
셴:"오랜만에 씻고 싶어요... 정말..."
장여령:"후아. 정말로."
셴:"그치만, 여렵겠죠. 일단... 찢어지지 않을 정도의 튼튼한 옷으로 갈아입어요."
장여령:(욕조에 들어가서 느긋하게 씻던 나날을 돌아보며 그리운 표정을 짓는다)
셴:(옷 몇 벌을 가리키며) "이거랑 이거는 어때요?"
장여령:"좋네, 이 참에 속옷까지 다 갈아입자. 낡기도 했고."
셴:"만세~"
▶:두 사람은 더러운 옷들을 새 것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 사이에 부끄럽다고 꺅꺅거렸던 부분도 있었겠지요.
아마도요.
장여령:(새 옷으로 갈아입어 기분이 좋아진 장여령은 콧노래를 부르며 상자2로 향합니다)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 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면 족히 몇 주를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창고를 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셴:"마트에 오길 잘 한 것 같아요."
장여령:"그러니까. 지나쳐 갔으면 아쉬울 뻔했어."
"오늘은 운이 좋네."
셴:"그러게요. 정말 운이 좋아요."
"저희 세번째 상자도 빨리 열어봐요!"
장여령:(좋은 수완에 잔뜩 들뜬 장여령이 세번째 상자를 벌컥 열어제낍니다)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감지덕지일 것입니다.
셴:"선배! 술이에요! 술 마셔본 적 있어요?"
▶:도수는 높은 것부터 낮은 것까지 가지각색입니다.
장여령:"어디 가게 선반 같은데서나 보던 것도 있네"
(형형색색의 주류들을 들고 구경한다)
"술은 마셔본 적 없어. 졸업 하기도 전에...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까"
셴:"그, 그러면 우리 조금만 마셔볼래요?"
"저 사실 조금 궁금했거든요. 게다가 도수 높은 술은 소독효과도 있다고 하니까 손도 씻고 싶고."
"그런데 어떤게 도수가 높은 술이죠?"
(이런저런 병들을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장여령:"뭔가... 이런 거 아니려나?"
(곰 상표가 그려져있는 묵직한 무색의 술병을 들어보인다)
셴:"여기 곰 멋있네요."
장여령:"그런데 마셔도 괜찮을까... 너는 아직 성인은 아니잖아."
셴:(술을 품에 안으며) "세상이 이렇게 됐는데! 성인타령이에요?!"
"그러면 선배도 좀비나 ...그런 것들 죽였으면서."
"원래라면 안된다구요!"
장여령:"그렇긴 하지..."
"그럼... 조금만이다?"
(눈썹을 팔자로 만들며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셴:"여기 잔도 있으니까 조금만~"
"선배가 따라줘요~"
장여령:"응, 잠시만~"
(술병 뚜껑을 비틀어 연다)
(경쾌한 소리를 내며 열린 술병을 셴의 잔으로 기울인다)
셴:"이상한 냄새."
▶:1. 맥주 2. 양주 3. 와인으로 1
장여령은 처음으로 맥주병을 땁니다.
도수는 1. 낮다 2. 중간 3. 높다 2
중간 정도의 홉 맥주네요.
장여령:(황금빛 액체에서 보글보글 올라오는 거품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게, 맛은 어떤 맛일까?"
셴:(잔에 담긴 액체를 한모금 마시고는) "...써어..."
"어른들은 왜 이런걸...? 미지근하고... 쓴 물인데요...?"
장여령:(자신의 잔에도 맥주를 조금 따른 뒤 홀짝인다)
"...그러게.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네."
셴:"다른 건요?"
"다른 것도 다 이런 걸까요? 이거 한 번 까봐요."
(초록빛이 도는 와인병을 건네줍니다.)
장여령:"이건 스파클링 와인인가? 이게 좀 더 맛있을지도."
(코르크마개를 손쉽게 손으로 뽑아냅니다)
셴:"무슨 연기같은 것이 나요."
장여령:(병 입구에 대고 냄새를 맡아본다)
"상하거나 하지는 않은것 같아"
"어때, 이것도 한번 마셔볼래?"
(와인병을 빙글 돌리며)
셴:(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줍니다.)
장여령:(셴이 건넨 잔으로 병을 기울여 와인을 따라준다)
"맛은 어때?"
셴:"아까 먹은 것보다 달아요. 이거 맛이 살짝 다르긴 한데 미지근한 탄산음료 같아요."
"끝맛이 좀 요상하긴 하지만요."
장여령:.(셴이 마셔보라며 건넨 잔을 받아 한모금 마셔본다)
"그러게, 이건 아까것 보다 괜찮은데?"
셴:"...그쵸~"
(비슷한 병을 그러모아) "이런 것들도 비슷한 맛이려나?"
장여령:"다 조금씩 먹어볼까? 어차피 들고가지도 못하니까."
셴:"좋아요~"
"마치 어른이 된 거 같아서 좋아요~"
▶:두 사람은 몇 개의 병을 따더니 한모금씩 하며 히히덕댑니다.
셴은 몸을 휘청대며 장여령이 근처까지 가 비비적거립니다.
졸린 것인지 아닌 것인지 모를 정도로 풀린 눈이네요.
셴:"뜨거운 거 같아요."
"조금... 벗어도... 안전할지도"
장여령:(발개진 얼굴로 셴이 옷을 벗으려 낑낑 대는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도와줍니다)
"응, 잠시마안~"
셴:"어차... 피 옷 갈아입으려고 해쓰니까..."
"읏차..."
(바지까지 단번에 벗습니다.)
"바지... 맞는 바지가..."
(바닥에 흩어진 옷더미에 가 새로 입을 옷을 뒤적거리다가 눈을 비비적댑니다.)
"선배~ 바지가 안보여요~"
장여령:"푸핫. 바로 저기 있잖아~"
(알딸딸한지 고개를 조금씩 흔듭니다)
(바지를 찾아주러 몸을 일으켜 셴 쪽으로 걸어가다가 조금 휘청입니다)
"우와, 잠까-"
(불안불안하게 셴 쪽으로 몸이 기울더니 완전히 넘어져버립니다.)
"후아. 괜찮아? 셴~?"
셴:"으응... 선, 배에~ 무거, 워요..."
(맞닿은 부분에) "아, 따끈, 해..."
"선배도 덥나봐요!"
(잔뜩 신이난듯 배시시 웃으며) "선배도 벗어요~"
장여령:"그러게에~ 아까보다 더워졌나봐~"
(손부채질을 하며 헤실거린다)
(주섬주섬 옷을 한꺼풀씩 벗는다)
"잠깐, 단추가 안풀려어, 셴 조금만 도와줄래?"
셴:"어, 어떤 단추... 지? 여기인... 가?"
(앞섬에 있는 단추를 풉니다.)
"아닌가...? 여기?"
"선배 엄청 큰... 편이다."
"그런가아~ 셴도 잘 먹고 잘 자면 이만큼 클 수 있을거야."
셴:"잘 먹고, 잘... 자고??? 으음...?"
"이제는 못하지 않나요...?" (풀린 앞섬을 들춰보며) "선배, 땀 나요."
장여령:(귀엽다는 듯 셴을 끌어안는다)
"우리 귀여운 후배~"
셴:"저 귀여워요~?"
장여령:(술기운으로 더운 숨을 몰아쉰다.)
"당연하지이~
셴:"그, 그러면 더, 더어 귀여워 해줘요~"
"도망가지 말구~"
장여령:"읏챠!"
(후배의 말에 답하듯 강하게 가슴쪽으로 끌어안는다)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우리 셴."
(머리를 잔뜩 쓰다듬으며 꼬옥 끌어안는다)
셴:(얼굴이 가슴에 파고 든다) "우앗..."
"그러면 우리... 조금만..."
(가슴에 붙어 있던 셴이 장여령의 가슴 윗 부분에 입을 작게 맞춥니다.)
장여령:"응... 조금만 더 이렇게...."
(셴의 앞머리를 치우고 이마에 작게 입을 맞춥니다)
셴:(상대가 제게 맞춰준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낍니다)
"여기도 할래요..."
(바로 보이는 턱 아래에도 입을 맞춥니다.
손은 이미 선배의 가슴과 허리부근에 도달해 있습니다.)
"우, 술냄새~"
장여령:"뭐어..? 셴이야말로... 히끅..."
(꽤나 술기운이 올라왔는지 셴을 끌어안은 채 몸을 흔들흔들 합니다)
(시선이 얽히자, 웃음기가 사라지고 열이 오른 표정을 짓습니다)
(괜히 입술만 달싹이다 맙니다)
셴:(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선, 배에~ 조아해요~"
"...싫으면, 밀어내도 돼. 센."
(조심스레 셴의 턱을 잡아 들었다. 자세를 낮추자, 둘의 입술 사이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
(반응을 확인하듯, 살며시 셴에게 밉을 맞췄다)
셴:(바래왔던 일이 현실이 된 기분입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어려웠지민, 지금 제 앞에 있는 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여령선배입니다.) "으응..." (손으로 셔츠의 앞섬을 붙잡으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첫 입맞춤, 작게 새가 쪼아대듯 여러번 입을 붙였다 떼어냅니다.)
"선... 배..."
셴:(장여령의 손을 제 허리와 가슴팍에 조심스레 옮기며) "선 배에..."
장여령:(허락의 말 대신, 몸을 아까보다 더 붙여옵니다)
(입을 맞춤과 동시에 셴의 허리를 강하게 감습니다)
(여령의 입술이 이번에는 더 확실한 의도를 담고 셴에게 닿아온다. 숨이 섞이고. 열기가 번져 오른다)
(셴의 몸이 작게 떨리는 것을 보고도, 멈추지 않는다. 멋대로 시작한 행위였지만 셴은 자신을 밀어내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입술이 아주 짧게 떨어졌다가 다시 맞닿는다. 숨을 고르던 셴도 입이 떨어지니 아쉽다는 듯 졸라온다. 그런 후배가 사랑스럽다. 너무 사랑스러워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 사람은 옷더미 사이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입고 있는 건지 벗고 있는 건지 애매한 옷차림으로요.
장여령이 먼저 일어납니다. 머리가 지끈거리네요.
옆을 보니 반 나체의 셴의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마지막 기억은... 그렇습니다. 키스... 였나요?
그 이후로 기억이 없습니다.
셴은 여전히 몸을 뒤척이며 자고 있는 것 같네요.
▶:슬슬 깨워야할 것 같습니다.
장여령:"으응...? 지금 몇시야...."
"셴~ 일어나~"
"일어나아~"
셴:"아, 읏... 머리..."
장여령:(셴의 어깨를 가볍게 흔든다)
셴:"선... 배..."
"흔들지... 마세요..."
(머리를 부여잡으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끙끙거립니다.)
(그러던 중 거의 반나체 상태인 자신을 깨닫습니다.)
"...?"
"선배...? 왜 제가 이렇게 벗고 있... 어요?"
셴:(주변의 옷가지를 가득 끌어안아 제 몸을 가립니다.)
"보, 보지 마... 세요."
장여령:"으 으응..."
셴:"수, 술 버릇인... 가?"
(급하게 입을 만한 옷을 찾아 입습니다.)
"선배는 어제...! 기, 기억 나요?"
"저는 기억이 안 나서...!"
"왜 제가 벗고... 혹시 스스로 벗었나요...?"
(부끄러운듯이 와다다 말을 쏟아냅니다. 얼굴은 이미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어 있네요.)
장여령:"정말 기억 안나는구나.... 여기 옷."
(아무렇게나 던져져있는 셴의 옷을 챙겨 건넨다)
셴:"...네에."
"제가 무슨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주세요."
장여령:"아니야… 실수한 거 없어. 정말 괜찮아."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짓다가도 금세 상냥한 얼굴로 바꾼다)
셴:(그 말에 머쓱한듯) "다행이에요. 저, 선배한테는 실수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셴은 그 말을 끝으로 짐을 정리합니다.
장여령:"슬슬 일어날까?"
셴:"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 같으니까요. 으음... 시간상 동이 트고 있는데... 너무 늦어서요. 오늘만이라도 낮에 움직여야할 거 같아요."
▶:셴은 부스럭거리면서 손목시계와 지도를 번갈아가며 바라봅니다.
당신이 창고의 밖으로 나가 확인해보니 셴의 말대로 햇빛이 보입니다.
찜찜하긴 하지만, 밤새 그것만 아니었으면... 그렇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후회하지 않지 않나요?
장여령:"응... 조심해서 가자."
장여령: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은 셴이 좀비 시체에서 총 하나를 꺼내 제 주머니에 넣고 있는 장면을 봅니다.
셴은 그것을 끝으로 후다닥 짐을 챙겨 창고 밖으로 향합니다.
셴:"선배, 술 말이에요. 화폐로 쓰긴 좋겠죠?"
장여령:"그렇겠지. 소독용으로 쓰기도 좋을테니까."
셴:"도수 센 거로 두어 개만 가져가요."
"안전지대에서 팔 수 있었음 좋겠네요."
"다행히 앞으로는 도로가 계속이어서 좀비는 없을 거 같아요."
장여령:"이 근처를 다니던 좀비들은 다른 데로 갔나봐. 다행이다."
"그런데, 셴. 혹시.... 나한테 말 안 해준 게 있는건 아니지?"
셴:"...말 안해준... 거요?"
"그런 거... 없는데..."
장여령:"그래? 그렇다면 됐어."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셴:(빠르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장여령: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33
판정결과:Regular
셴:셴의 표정은 어딘가 굉장히 불안하고 초조하고 …. 조급해 보입니다.
▶:당신은 셴과 짐을 챙겨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 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장여령:"후아... 덥다... 푹푹 찌네."
▶:이상하게도 당신이 말을 걸어도 셴은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마치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것처럼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셴:"뭐, 라고 했어요? 못 들었어요."
장여령:"조금 피곤해 보이네. 괜찮아?"
(살짝 미소지으며 말합니다)
셴:"...조금 지치네요. 더워서 그런가봐요."
▶:어색한 침묵만이 맴돕니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얼마나 길을 걸었을까요, 비로소 셴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셴:"선배, 저희 저기서 쉬어갈까요?"
▶:셴의 손가락을 따라가면, 저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6월 10일 11:00am
▶:이 곳은 관리인 한두 명을 둔 작은 무인주유소 였나 봅니다. 근근이 널브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이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당신과 셴은 주유소를 둘러보았습니다. 무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 주유기 ] 몇 대, 그 옆에는 [ 자판기 ] 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사무실 ] 이 보입니다.
장여령:"자판기다! 먹을 게 아직 남아있으려나."
셴:"같이 가요!"
장여령: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2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당신은 자판기의 부품들과 쓰레기들 더미에서 생수 한 병을 발견했습니다. 깊숙이 있어서 보이지 않았나 봐요.
장여령:"아예 다 털린건 아니었네. 운이 좋았어."
(쓰레기 더미 속에 있던 물병을 챙겨 가방에 넣는다.)
셴:"물이다, 물!"
장여령:(사무실 쪽으로 발길을 돌리며 도끼를 고쳐잡습니다)
▶:사무실의 문을 돌려 보았지만 굳게 잠겨 있습니다. 하나뿐인 창문엔 블라인드가 쳐있어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열쇠를 찾아봐야 할까요?
장여령:"끄응... 안열리네..."
(연거푸 문고리를 돌려보다가 손을 뗀다)
"주변에... 사무실 열쇠가 없을까?"
셴:"열쇠요? 으음... 찾아봐야 할 거 같은데."
"주유기 쪽이요?"
장여령:"응, 여기 근처에 뭐라도 있을지도."
(주유기 쪽을 두리번거린다)
▶:평범한 주유기입니다. 당신이 기름을 챙겨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턱!! ,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
▶:당신이 시체인 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 지 몇 시간이 지난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이 뜯어먹혀 두 다리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일까요.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 모금만, 제발….”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콰직, 하고… 셴의 신발굽이 당신에게 뻗어진 손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당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셴은 그를 향해, 쇠파이프를 내리칩니다.
퍽, 퍼억, 퍽,
외마디 비명도 곧 그치고, 셴의 중얼거림과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셴:"안 돼... 안 돼... 제발... 끝나..."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셴의 눈은 섬뜩하게 핏발이 서있습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 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튑니다.
이미 죽었을 게 분명하건만 몇 번이고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것을 반복하던 셴은, 이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신을 돌아봅니다.
셴:"선... 배, 괜찮... 아요...?"
▶:당신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셴의 모습과는 어딘가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SAN 0/1)
장여령: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86
판정결과:실패
▶:당신이 셴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는 찰나, 끼익, 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쥬드:“….와, 장난 아닌데?”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서 있습니다.
“저기, 우선 들어와서 이야기할래요?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니까.”
셴:"......"
장여령:"... 네, 우선 안으로 들어가죠."
(긴장과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얼떨떨하게 답변한다)
▶:당신과 셴은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이 들어가니 방이 꽉 찹니다. 당신과 셴이 짐을 풀고 자리에 앉자 남자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쥬드:“이게 얼마 만에 만나는 생존자인지 모르겠네. 쥬드라고
합니다.”
"거기 두 사람은? 친구?"
장여령:"아. 학교 선후배 사이에요."
"그래요? 선후배 좋네요."
"저에게도 선후배 같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말이에요."
"안타깝게도 다들 감염자가 됐거든요."
"아, 그렇게 경계 안 해도 돼요. 생존자를 만난 게 삼 개월 만이라 반가워서 그랬어요."
장여령:"저희도 다른 생존자를 만난 건 오랜만이에요. 그래도… 이렇게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 건 반갑네요."
쥬드:"그렇죠? 하하하, 여기 발견하고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운이 좋았죠."
"당신들과 만났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해가 뜨고 있는데 무슨 연유로 움직이고 있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장여령:"근처에 남아 있는 감염자들이 거의 없더라고. 해가 떠있긴 해도 지금 이동하는 편이 낫겠더라고요."
쥬드:"아무래도 이곳은 얼마 없는 편이었죠."
"고속도로라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두 사람도 안전지대로 가는 것 맞나요? 저도 그리로 가고 있거든요."
장여령:"네, 저희도 안전지대로 가고 있었어요. 마침 가는 길도 겹치네요."
쥬드:"그러면 저희 같이 가는 쪽으로 할까요?"
"동행자가 많으면 덜 위협적이니까요. 두 분은 여성이시고 어려보이시니까요."
장여령:"네, 함께 다니면 마음이 놓이죠. 잘 부탁드려요."
(온화하게 웃으며 손을 건넨다)
"전 장여령이라고 해요."
쥬드:(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더 말하자면 쥬드입니다."
셴:"... 셴이에요."
쥬드:(무언가 눈치챈듯) "아, 후배분이 낮을 가릴 수도 있죠. 이해합니다."
"밤이 되기까지 시간이 있으니 식사나 하면서 긴장을 풀도록 하죠!"
▶:셴이 아닌 사람과 대화를 한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요.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말을 많이 해서인지 배가 고파옵니다. 밤을 지나 낮시간에도 걸었으니 여기서 식사를 한 후 쉬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칼로리바와 참치캔, 쥬드가 꺼낸 무화과 등. 오랜만에 꽤 풍성한 식사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쥬드:"그럼 인류의 미래를 위해!"
"힘내서 안전지대로 가봅시다!"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짐을 치우고 바닥에 누웠습니다.
잠으로 흐릿해진 시야에서, 여전히 등을 돌리고 어제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는 셴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당신은 셴에게 뭐라고 더 말을 하려 했지만 졸음에 머리가 무거운 탓에 이내 금세 잠이 듭니다.
6월 10일 6:39pm
▶:깜빡, 잠에서 깨어나니 창밖이 어둑합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신이 잠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셴입니다.
셴:“선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요.. …. 우리... 캘버리로 가요, 하루라도 빨리…”
▶:잠에 웅얼대는 셴을 깨워야 합니다.
장여령:"셰엔~ 일어나아~"
(셴의 어깨를 작게 흔들어 깨웁니다)
셴:"...선배..."
"밤이 된 건가요? 그러면... 움직여야."
말을 마친 셴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저는 괜찮아요. 출발해도요."
쥬드:"...두 사람. 준비 된 건가요?"
장여령:"네, 슬슬 움직이죠."
(배낭을 고쳐매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아스팔트 도로에 세 사람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걷던 당신은 문득 옆에서 걷는 셴을 돌아보니, 셴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어제와 같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그런 셴을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쥬드:"선배 씨... 혹시 후배가 좀 정신이 안 좋은 편인가요?"
▶:행여 셴이 들을라, 목소리를 낮춘 쥬드가 당신에게 속삭이며 말합니다.
쥬드:“제가 이래 봬도 다른 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요. 후배 씨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라틴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알아듣지 못하는 그 외의 언어들도 많은 거 같은 걸 보니... 완전히 미쳤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 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둘 중 하나인 거 같거든요.”
장여령:"네...? 그게 무슨..."
쥬드:"선배 씨도 모르나요? 저기 저렇게 중얼대는 거요."
장여령:"원래도 생각 정리할 때 종종 중얼거리곤 해서요.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요."
쥬드:"그래요? 그렇군요. 뭐 그렇다면야 다행이고요."
▶:당신은 도저히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셴이 저런 언어들을 할 줄 알던 사람이던가요? 갑자기 노트를 쓰는 것도 그렇고, 어제 주유소에서의 일도 그렇고….
요 며칠 새의 셴은, 마치 당신이 알던 셴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미쳐가는 세상에서 셴 마저도 미쳐가는 걸까요. 어느새 셴은 당신들보다 몇 발짝 뒤쳐졌습니다.
쥬드:"두 사람은 선후배 관계라고 했잖아요. 후배 씨는 어떤 사람이에요?"
장여령:"어떤 사람이냐고요...?"
(잠시 시선을 떨구고는 천천히 말을 이어간다)
"어딘가 별난 구석이 있지만, 아주 믿음직한 아이에요. 둘도 없는 소중한 후배죠."
쥬드:"오래 만나셨나봐요?"
"그런 관계는 정말 좋지요. 신뢰감 있고 말이에요."
장여령:(잠시 기억에 젖은듯, 입가에 작게 미소가 번졌다)
"그러니까요."
쥬드:"저도 그런 친구들이 돌아와줬음 좋겠는데 말이에요. 나이가 있으니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새벽이 가까워져 오고, 당신과 쥬드가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갑자기 털썩,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를 돌아보니, 셴이 땅에 쓰러져 있어요.
장여령:"셴!!"
쥬드:"이런...!"
장여령:(놀라 달려가 셴을 부축하려 한다)
▶:가까이 다가가 셴을 살펴보니 온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쥬드:“이 친구를 어디에 좀 눕혀야 할 것 같은데.. 건물을 찾아보죠.”
장여령:"...! 네..."
▶:당신과 쥬드는 기절한 셴을 부축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 동이 트려 할 때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 것 같아요.
6월 11일 5:03 am
▶:가까이 가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나 봅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장여령: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당신은 스쿨버스를 기웃거리다 그 안에서 새카맣게 불에탄 시체들을 보게됩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아직 커보이지 않은 사이즈의 시체들... SAN -1
장여령:(필사적으로 눈을 돌려 다른 곳을 확인해봅니다)
▶:모든 교실에 좀비가 있는 것 같아요. 쉽지 않네요...
그러던 중.
쥬드:잠깐, 거기 선배 씨. 저기 봐봐 저기만 좀비가 없어보이지 않아?
▶:쥬드가 가리킨 부분만 좀비가 없어보입니다. 창문을 통한다면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장여령:"정말 그러네요... 저기라면 들어갈수 있을지도."
▶:들어가시겠어요?
장여령:(셴의 상태를 한번 살펴봅니다)
▶:셴은 열이 있는 채 축 늘어져 있습니다.
숨만 색색 내쉬고 있네요.
(초조한지 괜히 도끼자루를 고쳐쥡니다)
"네, 들어가죠. 쥬드씨."
▶:당신과 쥬드는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셴을 눕혔습니다
쥬드:“일단 해가 뜨니까 우리도 좀 쉬죠.”
▶:당신은 셴의 곁에 누웠습니다.
셴의 몸은 뜨겁고, 표정을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런 셴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갑자기 셴은 왜 아픈 걸까요. 과연 당신과 셴은 무사히 캘버리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당신은 잠이 들었습니다.
6월 11일 2:48 pm
셴:"선배... 선배..."
▶:당신은 당신을 부르는 셴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신음하는 셴이 보입니다.
셴의 몸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안 좋아진 모양입니다.
셴:"서, ...배. 아파요... 도, 와주세요..."
셴의 몸은 불덩이 같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요. 어디가 아픈지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거 심각한데요...”
"이대로라면 열에 잠식돼 익어버릴지 모르겠네요."
장여령:"...셴을 그렇게 두진 않을 거야.”
장여령:
지능
기준치:50/25/10
굴림:89
판정결과:실패
▶:일단 학교를 돌아다녀보면 셴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을 수 있을까요? 교실 안에만 있을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쥬드:"일단 움직일까요? 여기서 지지부진하다간 뭣도 안될테니."
장여령:"...네, 뭐라도 해보죠."
(셴의 이마에 손을 대며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한다)
"셴 버텨줘, 제발..."
쥬드:"이곳은 좀비가 많으니 되도록이면 타격무기를 챙기는게 좋겠죠."
(자신의 가방에서 쇠파이프를 꺼냅니다.)
"가보죠."
장여령:"네."
쥬드:복도로 나오자 저 멀리서 8 마리의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듭니다.
"오, 이런 준비하세요."
장여령:(도끼자루를 단단히 움켜쥔다)
"네"
전투시스템 설명입니다.
공격시 피해수치만큼 좀비들이 떨어져 나갑니다.
좀비의 공격을 회피하지 못하는 것이 3번 이상이 될 때, 탐사자는 좀비에게 물려 감염자가 됩니다.
▶:좀비의 민첩은 30입니다.
쥬드는 50, 장여령은 60이라 장여령의 턴입니다.
장여령:(도끼자루를 짧게 잡고 다가오는 좀비들을 받을 준비를 합니디)
도끼
기준치:50/25/10
굴림:54
판정결과:실패
피해:8
(From 키링): 운 차감하고 성공판정 하겠습니다
▶:운 4 차감 성공판정으로 돌립니다.
장여령의 셴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일까요? 엄청난 힘에 좀비들이 나가떨어집니다.
장여령이 도끼를 들고 이리저리 찍자, 좁은 복도 안은 짙은 혈향으로 가득합니다.
땀방울과 좀비에게서 튄 피가 한데 섞여 이마를 타고 흘러내립니다.
(SAN 0/1)
장여령:
SAN Roll
기준치:38/19/7
굴림:84
판정결과:실패
쥬드:"당신... 정말 굉장한데요? 이래서 그런 후배 씨랑 잘도 살아남았네요!"
장여령:(숨을 격하게 몰아쉬며 대답한다)
"뭐, 후배도 만만치 않게 잘 싸우니까요."
(이마에 타고 흐르는 피를 닦는다)
쥬드:"흐음~ 일단 좀비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서두릅시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치고,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 캐비넛 ] 과 [ 사물함 ], [ 학교약도 ]가 보입니다.
장여령:(줄지어 서있는 캐비넷쪽을 향합니다)
(유의하며 하나씩 열어봅니다)
열어봐도 다 비슷한 느낌입니다.
장여령:"여기는 허탕이네요, 다른데 찾아볼까요?"
쥬드:"사물함은 어떠려나"
장여령:(평소답지 않게 초조한 티를 내며 혀를 찹니다.)
"여기도 아니네요."
쥬드:"보통 초등학교 사물함에 뭐가 있을리가 있나요?"
장여령:"뭐, 그렇긴 하죠."
(사물함과 캐비넷의 수색이 끝나고, 벽에 붙어있는 학교약도 쪽으로 향합니다)
장여령:"물자가 있을만한 데를 찾을 수 있을지도."
쥬드:"일단 약도를 봐야 알지 않을까요?"
"어디보자..."
"여기, 여기 있네요. 양호실 맞죠?"
(손가락으로 양호실을 가리킵니다.
장여령:“양호실… 네. 거기면… 뭐라도 있겠죠.”
“해열제든, 얼음팩이든.... 아무거나, 셴한테 쓸 수 있는건 전부 챙겨옵시다"
쥬드:"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뜁시다. 저기 좀비들이 돌아오고 있거든...요!"
▶:저멀리 좀비들이 무리지어 다가오는 게 보입니다.
장여령:"...또!"
▶:두 사람은 서둘러 약도에 적힌 양호실로 향합니다.
당신과 쥬드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양호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 환자용 침대 ] 와 [ 큰 서랍], [ 상자 ], [ 싱크대 ] 가 보입니다.
장여령:(급한 마음으로 서랍을 열어제낍니다)
장여령:(드물게 화색을 띈다)
쥬드:"오! 진통제, 해열제도 있네요."
장여령:"찾았어요! 이거면 되겠죠."
쥬드:"일단 챙길 수 있을 만큼만 챙기죠."
"욕심부리면 덧나니까요."
장여령:(필요한 약은 찾았지만 아직 뭔가 더 도움이 될 만한것이 없는지 찾아봅니다.)
(상자 쪽으로 향해 무언가 쓸모있는건 없을지 찾아봅니다)
장여령:"이것도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죠..."
(가져갈 수 있을만큼 쟁긴다)
▶:당신이 물건을 챙기는 동안 쥬드는 싱크대에서 물이 나오는지 확인합니다.
안 나오는 곳도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물이 나오네요.
쥬드는 밝은 얼굴로 세수를 하더니 피를 닦고 수통에 물을 담아갑니다.
쥬드:"물이라니 큰 수확인이네요."
장여령:“해열제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몰라요. 물도 먹이고, 몸도 닦아주면…조금은 나아질지도...”
(장여령도 수통도 열어 물을 받아둡니다)
(어느정도 수색이 끝난 양호실 안쪽을 떠나기 전, 들러보다가 양호실 내에 구비된 환자용 침대 쪽으로 시선이 갑니다)
"셴도 이런 데 눕히면 좋을텐데."
장여령: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9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침대들을 살펴보던 당신은 침대 아래의 서랍에서 안 쓴 수건들을 발견합니다. 이거라면 셴에게 물수건이라도 얹어 줄수 있을 것 같아요.
장여령:(손으로 하나를 집어들며, 화색을 띈다)
"이걸로... 물에 적셔서 얼굴에 얹어주면...열도 좀 내려갈 거에요."
"챙길만큼 챙긴 것 같으니, 빨리 가죠."
▶:쥬드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약에 물까지, 정말 큰 수확이네요. 들어갈 때와 다르게 양호실에서 나갈 땐 짐이 양손 가득 입니다. 이때…
장여령:
기준치:61/30/12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당신의 주머니에서 약통이 떨어지는 것을 쥬드가 받아냅니다. 순간 철렁했네요. 빨리 이동해야겠습니다.
▶:당신과 쥬드는 가까스로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은 셴을 품에 안고 일으켜 챙겨온 약을 먹이고, 담아온 물을 이용해 물수건을 만들어 셴의 이마에 올려주었습니다.
쥬드:“....이런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긴 힘들 것 같은데… 일단 후배 씨가 좀 괜찮아질 때 까지 기다려야겠네요.”
▶:그는 당신이 셴을 정성스레 간호하는 것을 바라보다 나지막이 말합니다.
쥬드:"선배 씨는 후배 씨를 어디까지 믿어요?"
▶:당신이 의아한 표정으로 쥬드를 돌아보자 쥬드는 머리를 몇 번 긁적이고 말합니다.
쥬드:“당신들이 둘도 없는 소중한 관계라는 걸 아주 잘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이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끝까지 믿을 건 나 하나뿐입니다. 내가 왜 혼자가 되었겠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누운 후 눈을 감습니다. 뜬금없이 그는 무슨 소리를 한 걸까요.
…그런데, 그런데… 쥬드의 말을 들어서일지, 아니면 요 며칠 계속해서 느꼈던 불안감인지,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셴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셴이 어느 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은 밤새 걸은 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좀비와 싸워야 했습니다. 피곤한 게 당연하죠. 당신은 아까처럼 셴의 옆에 누워 그의 옆모습을 바라봅니다.
지금 잠이 든 셴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셴을 바라보다 당신 역시 잠이 듭니다
6월 12일 5:33 am
▶:당신은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목소리는 쥬드와 셴의 목소리 같네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 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장여령: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70
판정결과:실패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지만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할까 하고 생각 한 순간.
탕!!!!!!! 타앙!!!! 탕!!!!! 하고, 귓가를 찢는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것은 새벽 어스름이 깔린 복도에 총을 든 셴과,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셴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장여령:"셴...?"
셴:"...선... 배?"
"이, 이건... 이건... 제가 설, 명할 수 있어요."
"그러, 그러니까..."
(손에 든 총을 매만지며 안절부절 못합니다.)
▶:아, 그런데, 설명을 할 시간이 있을까요.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셴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눈으로 어림잡아도 스무 마리는 넘어 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 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도망가긴 이미 늦었어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기할까요?
셴:"선배...!"
"선배, 미,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러니까..."
그런데 돌연 셴이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캐비넛으로 달려가, 당신을 캐비넛 안에 밀어 넣고 문을 잠급니다.
장여령:"셴... 무슨...!!"
▶:당신은 뭐라 저항할 새도 없이 셴에 의해 캐비넛에 갇혔습니다.
문을 열려고 해보았지만 문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캐비넛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슬프게 웃는 셴의 얼굴이 보입니다.
셴:"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선배만이라도."
"선배만 살면 되니까요."
장여령:"셴-!! 지금 뭐 하는거야!! 문 열어!"
(손이 아프도록 문을 두드린다)
셴:"미안해요. 여령 선배."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몸 조심해요..."
▶:그렇게 말한 셴이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입니다.
당신이 뭐라 말을 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에 셴의 모습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들 사이에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새벽의 캐비넛 안은 춥고 어둡습니다.
장여령:“셴…… 제발….. 제발 돌아와…… 제발…… 나 혼자…… 두지 마……”
"아직..... 너한테.... 할 말.... 많단 말이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애꿎은 캐비넷만 흔들어댄다)
▶:마트에서 인형을 챙길 때부터 셴은 좀비들을 소리로 유인할 작정이었나 봅니다.
장여령:(어둠 속에서 여령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가라앉는다)
“…혼자… 남지 말잖아…… 계속… 같이… 있자고… 했잖아……”
"제발....제발.... 두고가지 마...셴..."
▶:셴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넛의 문이 열리며, 당신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셴이 서있습니다.
셴:"선배."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습니다.)
"저 그렇게 됐나봐요."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셴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셴은, 감염자입니다. (SAN 1d3)
장여령:3
(모든 것이, 악몽의 한 장면처럼 느릿하게 흘러간다)
(발이 바닥에 걸려 비틀거리고, 손 끝이 떨리고, 숨을 몰아쉰다)
"... 거짓말.... 하지 마....."
"그, 그냥- 피, 피 좀 난다고..."
(셴을 똑바로 보지 않으려다가, 결국 정면으로 마주친다)
장여령:"웃지 마...... 제발....."
셴:"...선배..."
"전 선배를..." (피가 묻지 않게 노력하며 손을 어루만집니다.)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주고 싶어요."
"선배를... 소중하게 여기니까요."
"피 좀 난다고가... 아니라, 선배. 현실이에요."
장여령:(이해와 공포와 사랑과 비탄이 섞여 목에서 터져나온다)
(말이라기 보다는,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에 가까웠다)
",......그만.... 제발....그만...."
(말끝이 떨리고, 비에 젖은 것처럼 모든것이 흐려진다)
(숨을 들이쉴 때 마다, 울음이 섞여 끊긴다)
셴:(반쯤 무너지는 선배를 보며) "저에게 있어서... 최선이었어요."
"이런 세계잖아요. 그저... 찾아올 게 왔다고... 그게 왜 우리냐고 물으시면... 다들 그렇게 생각했겠죠..." (눈가를 찌푸리며)
"선배... 전, 선배만을 살리고 싶어요."
"...좋아하니까요, 선배를요."
(숨을 고르고는) "이런 곳에서 듣게 해서 미안해요."
"로맨틱하진... 않죠?"
"..로...맨틱?"
(입을 떨며 고개를 살짝 흔든다)
"그런 건 상관없어… 아무것도…”
"그냥... 곁에 있어줘...."
장여령:(손목을 붙잡고, 이마를 기댄다)
"나한테서... 떠나지 말아줘..."
(기어가는 목소리로)
"나도.... 네가 좋아..."
셴:(그 말에 부서질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마지막에라도... 알 수 있어서... 고마워요."
▶:두 사람은 쥬드의 짐을 챙겨 필요한 것을 가지고 초등학교를 떠납니다.
셴은 시간이 없다며 당신의 손을 붙잡고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6월 12일 6:21 am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 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캘버리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셴이 마침내 입을 엽니다.
셴:"제가 하고 있는 일이 있어요. 아주아주 중요한 일이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
(제 가슴팍에 스스로 손을 얹으면서) "저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당신은 문득 쥬드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저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장여령:(셴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쥔다)
(놓치면 사라질것처럼)
"나, 기다릴 수 있어. 기다리라는 말이면.... 기다릴께."
"그런데, 그게 너 혼자 가게 되는 일이라며..."
"그렇다면..."
"...나도 가."
셴:"...어렵네요, 참. 사람 마음이란게..."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당신과 셴은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여요.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 보니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셴은 지도를 들여다보다 당신에게 말합니다.
셴:"이제 곧 캘버리예요. 우선 여기서 잠깐 쉬었다가 해가 지면 움직여요."
▶:교회의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인기척이 하나 없는 예배당 안은 고요합니다. 예배당 맨 앞에 짐을 풀고 셴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셴:"미안해요. 선배. 저 이걸 완성해야할 거 같아서... 괜찮으면 안쪽을 좀 봐주실래요?" (품 속에서 여행 도중 계속 가지고 있었던 노트를 꺼내보입니다.)
셴:"다 끝나면 전부 설명 드릴게요..."
장여령:"응..."
(양쪽에 놓여진 장의자를 넘어가, 강당 쪽을 향합니다.)
(가장 앞에 보이는 단상을 조사합니다)
(그리운 듯 성경을 조금 펼쳐봅니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들어 올리자 사이에 펜이 끼워져있습니다. 펜을 따라 성경을 펼치자,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장여령:(성경을 천천히 닫으며, 씁쓸하게 웃는다)
"다들... 그때도 같은 걸 빌었겠지..."
(손가락 끝으로 밑줄 쳐진 구절을 천천히 쓸어내립니다)
(셴에게도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속삭입니다.)
"... 지켜줄 수 있게, 곁에 있을 수 있게...."
장여령:"끝까지, 함께할 수 있게..."
(여기까지 이야기하고는, 책을 눌러 덮은 뒤 단상 위에 올려둡니다)
(등을 돌려 교회의 가장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장여령:"열쇠, 네."
(초점이 흐린 눈으로 스테인 글라스 너머로 떨어지는 햇빛을 잠시 바라봅니다)
(열쇠를 챙겨 주머니에 넣고 힘없이 안을 탐색하다가 피아노로 향합니다)
장여령:(절박하게 그어진 엑스 표시들이 보며 멍하니 있습니다)
"이들은, 어디로 간걸까. 아니면..."
(숨을 깊게 들이쉬다가, 목이 조여온 듯 천천히 내쉰다)
(차마 달력을 덮지는 못하고, 그 달력에 쳐진 동그라미를 뚫어지게 봅니다)
(건반 하나를 손가락으로 아주 약하게 톡, 건드린다)
▶:딩- 하고 소리가 울립니다.
장여령:(낡고 탁한 음색을 듣고, 조용히 피아노 뚜껑을 덮는다)
(아직 탐색하지 못한 곳, 계단으로 시선이 향합니다)
▶:좁은 나선계단입니다. 위층의 다락방으로 향하나 봅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 기도실 ] 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좁은 나선 계단을 올라, 기도실의 문을 열어봅니다)
▶:계단을 올라가자 문 하나가 있고, 그 문엔 기도실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문이 안에서 잠긴 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장여령:"열쇠, 아."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열쇠뭉치를 꺼내 하나씩 꽂아봅니다)
▶:당신은 아까 얻은 열쇠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보았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 악취가 슬프게도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SAN 0/1)
당신은 눈살을 찌푸리고 소매로 입을 틀어막은 후 어둑한 기도실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좁은 기도실 안을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체들의 정 중앙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피워낸 향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이곳에서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 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들의 마지막 기도대로, 그들의 영혼은 구원받았을까요?
장여령:
SAN Roll
기준치:34/17/6
굴림:66
판정결과:실패
(자신들에게도 찾아올 예정된 파멸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등에서부터 소름이 끼쳐 올라옵니다.)
(예전에는 그저 남의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너무 현실적이고, 너무 선명한 공포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해야..해...."
"아직은, 살아있어. 아직, 뭐라도 할 수 있어..."
(스스로에게 읊조리듯 작게 말합니다)
▶:당신은 셴에게 돌아왔습니다. 몸을 웅크리고 미친 듯이 노트에 무언갈 적어 내려가는, 이젠 익숙한 그 뒷모습이에요.
한참을 제 일에 열중하던 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신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셴의 환한 미소입니다.
셴:"하하, 선배! 끝이에요. 다 끝났어요."
(당신을 부여잡으며 꽉 껴안습니다.)
장여령:(여령은 무언가 입을 떼려고 해도 숨이 턱 막힌다)
(처음에는 반응하지 못하고, 멍하니 굳어 있다가 떨리는 손으로 셴을 마주 안아줍니다)
셴:"더는 입을 다물지 않아도 되니까..."
장여령:"뭐가...끝났다는...거야?"
셴:"치료제요. 이 모든 것을 끝낼... 치료제를 위한 이야기요..."
(쓴웃음을 지으며) "그 전에... 저는 변하겠지만. 선배는 저 대신 살 수 있으니까요."
"더 좋은 세상에서요."
장여령:"....거짓말..."
"...치료제? 그게 정말...있었다면..."
"왜 네가 이렇게 되는 건 ...막을 수 없는건데..."
셴:"그걸 위한 대가였으니까..."
(당신의 품속에서 얼굴을 비비며) "선배... 기억나요? 저희가 이곳에 오기 전, 폐허가 된 연구실에 지나갔을 때요."
"그 때부터였어요. 제 꿈에 누군가 계속 와서 이야기한거요. 제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이 바이러스를 치료할 치료제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대요."
"처음에는 싫다고 했는데, 제가 아니면 선배에게 시키겠다잖아요."
"저는 그건 싫었어요."
"뻔하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그런 일을 해야한다는게요."
(가슴이 쥐어짜이듯 뻐근해짐을 느낀다)
"....그래서... 그래서 네가...?"
(목소리가 마구 떨린다)
"...그리고... 너는 그걸.... 받아들였어...?"
장여령:(사고가 따라갈 수 없어서 머리를 부여잡습니다)
셴:(두 손을 들어 선배의 얼굴을 쓰다듬습니다.)
"그 뒤로 제 머릿속에는 어떤 공식이 계속 떠올랐어요. 아, 거짓이 아니구나. 생각나는대로 계속 옮겨담았어요."
(노트를 보여주며) "힘냈으니까, 분명 칭찬해주신다고 했는데..."
"선배... 울어요...?"
(제 얼굴을 어루만지며) "저는 이제... 눈물이 안나와서... 미안해요."
(눈에서, 뜨거운 것이 주르륵 떨어진다)
(울음때문에 숨이 막힌다)
(말이 이어지지 않다가, 겨우 입술을 깨물며 한마디를 토해낸다)
"왜... 나한테... 말 안했어...."
"나는.... 네 ...."
장여령:(입술을 한참을 달싹이다가 겨우 뗍니다)
"난... 네거야."
셴:(눈을 껌뻑입니다.)
"제 꺼...요?"
장여령:"...그래... 네 거."
"처음부터... 지금도....그리고, 앞으로도."
(빰을 어루만지던 셴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갭니다)
"그러니까..."
"나 버리고 가지 마, 셴"
셴:"...두고 가지 마요?"
"...저랑 같이 계속 있으면..."
"선배도 ...죽을지도 모르는데요...?"
"선배, ...선배는 안 무서워요?"
(안절부절 못하다, 손에 쥔 노트를 바닥으로 떨어뜨립니다.)
장여령:"...무섭지, 그치만 네가 더 무서웠을 걸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너를 혼자 두는 건 못해. 네가 어떻게 되든.... 나는 옆에 있을거야."
(금방이라도 사라질 사람을 붙잡듯, 절박하게 셴을 끌어안는다)
셴:"...선배."
"저희... 그러면... 가지 말까요?"
"그냥 저희 여기에 계속 있을까요?"
(콜록대며)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아서... 선배를 안전지대에 데려다주고 끝내려고 했는데..."
"선배가... 싫어할 거 같아서요..."
(콜록거림이 심해집니다.)
장여령:(기침할 때마다 흔들리는 어깨를 더 꽉 끌어안는다)
"...그래."
"네가 여기서 멈추자고 하면... 나도 같이 멈출게."
"도망갈 곳도 없고, 다가올 것도 정해져 있어."
"...그래도 너랑 있으면 무섭지 않아."
셴:(흘긋 떨어져 있는 노트를 보다 장여령을 바라봅니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그래도 저는 이게 맞았다고 생각... 해요."
"100시간. 치료제의 공식을 적기 위해 제게 주어진 시간이에요. 그 뒤엔 일반적인 좀비와 같이 그런 모습이 되겠죠."
(품 안에서 쩔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셴은 쥬드를 쐈던 총을 장여령의 손에 쥐어줍니다.
셴:"아직 시간이 있어서 미리... 줄게요. 앞으로 조금이지만...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선배의 곁에 머물고 싶어요."
"사람을 죽여서 죄송해요."
"아마 우리는 같은 곳에 못갈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선배라면, 저를 찾고 싶을 테니까."
(장여령의 손에 제 손을 옮깁니다.)
"마지막에 같은 죄를 지어주세요."
장여령:(총을 쥐어주던 셴의 손길을 받아들입니다)
"셴..."
"사람을 죽인것도, 네가 여기까지 오며 한 선택도."
"...나도 같이 짊어질 거야."
(남은 손으로 셴을 가볍게 끌어 자신의 쪽으로 끌어와 앉힙니다)
(편히 기대도 좋다는 듯, 한손으로 등을 쓸어줍니다)
장여령:(고개를 낮춰, 귓가에 속삭입니다)
"...편하게 있어, 괜찮아."
셴:"...선배, 저 조금 졸린 것 같아요."
(긴장이 풀리니 졸음이 몰려오는 모양입니다.)
"잘 자라고... 해주실래요?"
장여령:"...응"
(셴이 더 잘 기댈 수 있도록 자세를 고치고, 남은 한 손으로는 계속 등을 토닥입니다)
"잘 자, 셴."
▶:당신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셴은 눈을 감고 기절하듯 잠에 빠졌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 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의해 십자가의 그림자가 예배당에 길게 깔리면서,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롭게도 잠든 셴을 가로지르네요.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당신은 그저 셴을 바라보는 것 이외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SAN 1d3)
장여령:3
장여령:
광기의 발작 - 실시간
발작적 행동이나 감정 폭발
1D10 라운드 동안 웃거나, 울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하느라 다른 행동은 전혀 못 합니다.
Rounds: 5
Underlying Insanity Duration (Hours): 6
(셴이 눈을 감은 순간, 무언가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떨어지지는 않는다. 놓는 게 무섭다)
(셴은 죽었고, 좀비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은 듯 끌어안는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으—,...아...으..."
장여령:(울음인지 비명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소리가 마구 터져나온다)
(주체도 못하고 멈출 줄도 모르는 울음이 넘쳐 흐른다)
"흐윽....아...흐아..."
(어떤 말이 나오려다가도, 울음에 삼켜져 목이 막힌다)
(한참 감정을 쏟아내다가도)
"센..."
장여령:(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다시 감정이 요동친다)
(셴의 손을 잡으려다가도, 손이 떨려 제대로 잡지 못한다)
(겨우 잡은 손은, 힘없이 툭. 떨어진다)
(셴을 받쳐주던 팔의 힘도 풀리며, 거의 무너지듯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당신과 셴이 함께 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당신은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았습니다.
이 모든게 꿈이었다면... 이런 감정을 가지지 않았을텐데.
세상의 모든 슬픔이 스며드는 기분입니다.
밖은 이리 맑고 따사로운데, 세상은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6월 12일 7:05 pm
▶:언제 잠이 든 걸까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신을 내려다보는 셴입니다.
셴:"선배, 잘 잤어요?"
해가 지는 시간인지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이제 진짜 얼마 안남아서요."
▶:셴의 얼굴을 보니 코피를 몇번이나 닦아낸 흔적이 보입니다.
셴:"선배가 자는 동안 고민을 해봤어요."
"치료제 말이에요.그래도 열심히 썼으니까요."
▶:셴은 노트의 뒷부분에 당신과 자신의 대한 이야기를 써두었습니다.
누군가 이 노트를 안전지대로 옮기길 바라며.
셴:"선배... 여령 선배."
"저를 사랑하죠?"
장여령:"...응. 사랑해."
셴:"저도 사랑해요.... 마침 여기 성당이니까요."
"죽기 전에... 저와 결혼... 해주시면... 안될까 하고..."
장여령:"... 이런 때에...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네."
(말끝이 흔들리지만, 작게 웃고 있습니다)
"그래, 할게."
"나랑 결혼하자, 셴"
(셴의 손등에 작게 입을 맞춥니다)
셴:(창백한 얼굴임에도 배시시 미소를 짓습니다.)
▶:붉게 물든 석양빛이 교회에 내려옵니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신을 믿냐 묻는다면 두 사람 다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때만큼은 성스럽다고 느껴집니다.
당신은 셴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습니다.
이제 셴의 손은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차갑습니다.
배우자가 될 이를 바라봅니다.
▶:현재에도 앞으로도 당신이 좆을 단 하나의 사람입니다.
붉은 카펫을 걸어 단상 앞까지 도달합니다.
성경 위에 셴이 지금껏 써왔던 노트를 얹습니다.
셴이 입을 엽니다.
셴:"앞으로 저와 함께 모든 순간을 함께해주시겠어요?"
장여령:(셴이 말을 꺼내자, 여령은 잠시 숨조차 잊은 채 그 얼굴만을 바라본다)
(석양빛 아래에서 셴은 죽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반려로 보인다)
(숨을 한번 들이쉬고, 다시 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응."
"함께할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셴은 당신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춥니다. 차갑고 피맛이 났지만, 닿는 순간 온몸이 뜨거워짐을 느꼈습니다.
셴:"...한 번 더..."
▶:한 번, 두 번, 세 번. 수없이 당신의 입에 입을 맞춥니다.
감염자의 타액에 닿으면 좀비가 된다고들 하지만 이제와서 어쩌겠습니까.
당신의 반려인것을.
(이번에는 장여령이 먼저 셴의 얼굴을 감싸며 입맞춤을 되돌려 줍니다)
(눈가는 젖어있지만, 표정은 이상하리만큼 행복해 보입니다)
(몸 안에서 서서히 번져오는 열기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0
"변함없이 함께 있을 것을 맹세합니다, 맞지?"
셴:"...네."
"맞아요. 여령 선배... 여령. 장여령."
장여령:"응...셴."
▶:반지는 없었지만, 결혼식이란 것은 틀림없습니다.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집니다.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감염자인 두 사람을 건드릴 것은 이제 그 누구도 없을테지요.
두 사람은 마지막 남은 시간동안 교회의 근처를 돌아다니며 짧은 신혼여행을 마무리짓습니다.
6월 13일 5:52 am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습니다.
이 긴긴 여정의 끝이 보입니다.
당신과 셴은 주변의 적당한 곳에 손을 잡고 서로에게 기대어 앉아 지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해가 뜨고, 주변이 차츰 따듯한 빛으로 물들어갑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손을 잡고 동이 트는 것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바랄 것이 없겠어요.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흐르고, 동이 튼 주변이 환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셴은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당신의 뺨을 어루만집니다.
셴:"빨리 오실거죠?"
장여령:(차가운 손길이 뺨을 어루어 만지자, 잠시 숨을 삼키듯 멈춘다)
(그 손길이 이제는 너무 차가워서, 너무 소중해서.)
(장여령은 셴의 손등에 자신의 손을 포개고, 작게 끄덕입니다)
"응, 기다리게 하지 않을게."
셴:"사랑해요, 언제나요."
▶:셴은 당신의 손에 총을 쥐어주고는 제 이마에 올려놓습니다.
셴:"다음에는 더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치 동화에 나오는 마지막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처럼 말이에요."
"여령,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요. 따라오실 거잖아요."
(억지로나마 미소를 짓습니다.)
▶:셴의 입가가 파르르 떨리는게 느껴집니다.
장여령:"걱정하지마, 금방 따라갈게"
(셴에게 웃어줍니다. 해줄 수 있는건 그것밖에 없는 것처럼)
"조금도 늦지 않을게."
(앞머리를 걷어, 이마에 작게 입을 맞춥니다)
(결심한듯 총을 고쳐쥡니다. 총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셴의 얼굴을 끌어당겨, 입술을 맞춥니다)
장여령:"... 금방 갈게."
(함께 쥔 총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겁니다)
▶:싸늘한 총의 감각이 느껴집니다.
쏘시겠습니까?
장여령:"다음 생에서도, 다시 만나자."
"잘자, 셴."
(천천히, 방아쇠를 당깁니다)
탕-!
▶:단 한발의 총소리가 평원에 들립니다.
당신은 눈을 꽉 감고 몸을 돌립니다.
뜨거운 피가 눈물처럼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도저히 돌아볼 수 없습니다.
숨이 가빠오르고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금방 따라간다는 자신의 말을 지킬 때가 되었습니다.
▶:철컥, 총에 새 탄환을 장전합니다.
늦지 않게, 이 짧은 시간에도 자신의 반려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관자놀이의 옆으로 총구를 가져다댑니다.
차갑고 묵직한 총구의 감각입니다.
장여령:"...셴, 기다려. 지금 갈게."
(눈을 감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탕-!
▶:눈이 감기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본 하늘은 야속하게도 아름다워요.
바라는대로 당신과 셴은 영원할겁니다.
먼 훗날 누군가가 당신들과 이 노트를 발견한다면,
아마도 당신과 셴의 이야기는 그렇게 기억될지도 모르겠네요.
장여령 로스트, 셴 로스트
END 3. 차라리 둘이 함께 영원을 꿈꾸자
END

  • 모든 그림의 저작권은 케피(@KEPY_0404)에게 있습니다.
  • 연성교환 및 커미션 작업물은 샘플 및 포트폴리오에 공개될 수 있습니다.

 

'인외 / 짐승 / 강압적성행위 / 후타나리 / 로맨스코미디' 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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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한 작업을 위해 자세한 설명 혹은 자료를 제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차 후타나리 백합 (선장x부관 욕조 플레이)

인세인 :: 사르가소의 유령 스포일러가 다수 있습니다. 엔딩 후 보길 추천합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쿠션 링크를 겁니다.

 

https://fusetter.com/tw/8lbEMdKk

 

 

 

▶ 수성의 마녀 슬레타x미오리네 (타우로스 수인x메이드) 

더보기

네가 할 일은 이제부터 하나야.

이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 하나뿐인 네 아기씨를 모시는 일이지.

그것만 해낸다면 네 성(姓) 위에 얹혀진 죄의 무게가 사라질 거야.

LS001, 부디 아껴온 그 몸을 잘 사용해보길 바래.

귓가에 징징 울리는 이질적인 소음을 밀어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말투.

□□ 와도 같은 □□의 명령.

 

…덜컹-.

손을 올려 풀리지 않는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승강기에서 내렸다.

몇 번을 올랐다 내려온 곳이지만 정말이지 조용한 공간이다.

지하라고 느껴지지 않듯 어딘가에서 내려오는 빛은 이곳을 지상이라 착각하게 만든다.

공간을 뚝 잘라 만들었다 생각되는 이곳에 나의 아기씨가 잠들어 있다.

다다닥!

 

“미오리네 씨!”

 

한 인형이 어둠속에서 튀어나와 폭 하고 안겼다.

 

“계속 기다리신건가요? 매주 이 시간에는 올라가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

“그, 그래도! 혼자는 외로우니까요….”

 

이곳의 아기씨, 슬레타.

태어나서 줄곧 이곳에서 살아왔기에 조금만 옆을 떠나도 이런 반응을 보인다.

어쩔 수 없지. 이런 몸이라면….

 

깜빡- 그녀와 부드럽게 눈인사를 나눴다.

슬레타는 바깥사람들이 말하는 일종의 반인반수.

하반신은 사자, 상반신은 인간 여성의 형태를 띠었다.

열다섯 정도의 체격을 가졌지만, 실제 살아온 햇수를 세 본다면 스물은 되고도 남았다.

아마 인간과 성장 속도가 다른 것이겠지.

 

“아기씨도 참. 어리광쟁이시네요.”

“미오리네 씨는 나를 받아주니까. 기뻐서 그만….”

“흠, 그건 그렇고 오늘은 그날이죠?”

“…….”

 

또 아무 말 없이 눈을 또록 굴린다.

 

“눈 피하지 마세요! 목욕날이시잖아요. 또 밖에서 이렇게 굴러다니시면서 안 씻는단 소린 아니겠죠?”

“으으!”

 

아직도 물을 싫어하긴.

잔뜩 말린 꼬리 윗부분을 손으로 통통 치며 슬레타와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있잖아요, 미오리네 씨는 왜 저를 이렇게 아껴주시는 거예요?”

 

똑…똑….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물이 떨어져 소리를 냈다.

 

“또 그 소리세요? 말했잖아요. 아기씨가 제 아기씨기 때문이죠.”

 

그거야, 네가 내 주인의 딸이니까.

둥둥 떠오른 속마음을 따뜻한 물에 휘저어 슬레타의 몸에 쏟아냈다.

 

 

 

“…사실 말이에요. 그날 저희 처음 만날 날 말이에요. 저는 꿈을 꾸는 줄만 알았어요.”

“아기씨가 절 보고 신부님이라고 한 거 말이에요?”

“네, 네! 맞아요. 미오리네 씨…. 하얀 천에 싸여있었잖아요. 정말 신부님인줄 알고 둥지에서 하루 종일 품고 있었거든요.”

 

그날은 주사를 맞고 정신을 잃었었다.

 

“신부라… 물은 괜찮으시죠?”

 

할 말을 찾지 못해 말을 돌렸다. 신부라니 주인님이 들으면 코웃음을 쳤겠지. 노예가 누굴 탐하냐면서. 해봤자 노리개가 아니겠어? 이렇게 말이다.

 

“아, 네에…. 미, 미오리네 씨 이제 와 주세요. 밖은 추우니까요.”

 

고개를 끄덕이곤 몸에 걸친 것들을 하나하나 내려놓았다.

옅은색의 나신을 슬레타에게 보여준다. 이 아이 나의 이런 모습을 좋아했다.

 

“너무 예뻐요…. …제, 제가 자리 만들어 놓을게요!”

 

한참을 보던 슬레타는 제 긴 몸을 옆으로 동그랗게 구부려 공간을 만들었다. 물에 들어가자 바로 얼굴을 붉히더니 두 손을 꼼지락댔다.

 

“이리오세요. 원하는 게 있으시죠?”

 

그 말에 슬레타가 몸을 바짝 붙여왔다.

알고 있다. 언젠가를 기점으로 점점 더 노골적으로 내 몸을 원하고 있다.

스물. 인간의 나이로는 늦지만 사춘기였다.

인간 여자의 몸에 관심이 많겠지.

손을 물속에 깊이 넣어 슬레타의 하반신을 건드렸다. 생각한 대로였다. 발기했네….

 

“읏, 으응… 좀 더요….”

 

슬레타가 어리광을 부려오며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도 본능적으로 가슴을 찾는 모양이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가슴은 찾는데 제대로 빨지는 못한 게 흠이었다.

 

“아기씨, 거기가 아니라 여기예요.”

 

얼굴을 옮겨 젖을 물렸다. 아기씨는 아기가 된 것마냥 급하게 젖을 빨았다. 이런다고 진짜 젖이 나올 리 없는데 말이다.

날카로운 이빨이 닿지 않도록 영악하게 혀를 움직이는 것이 사람을 애태우게 만든다.

그럼 이쪽도….

 

“그럼 시작할게요.”

 

젖을 빠는데 신경을 쏟느라 제대로 듣지도 못하는듯했다. 어쩔 수 없지.

물속에서 커진 슬레타의 자지를 손으로 어루만졌다. 인간과 다르게 귀두에 돌기가 나 있어 만지는 맛이 있다.

귀족이었기에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방법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사춘기에 들어선 슬레타를 간단하게 만족시킬 수 있었다.

돌기부터 매끈한 뿌리까지 단번에 쓸어내린다. 털이 난 부분을 빠듯하게 쥐고 흔들자 슬레타의 입에서 비음이 흘러나온다.

어리긴 해도 역시 짐승의 성기. 곧 어른의 것처럼 발갛게 부풀어 올랐다.

저만한 것을 받아낼 수 있을까? 성교육으로 배웠던 것을 급하게 떠올리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실전은 다르겠지.

이렇게 다 벗은 상태로 맞이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에 마른침을 삼켰다.

역시 이번에도 손으로만….

 

“미오리네 씨… 저 아래… 간지러, 워요. 어, 쩌지… 아, 이 위에 앉아주세요.”

 

슬레타가 안절부절 못하다 몸을 뒤집는다. 붉은 성기가 그대로 노출됐다. 슬레타가 원하는 대로 그 위를 깔고 앉았다. 그 순간, 깨깽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정액이 뿜어져 나왔다.

어라…? 벌써?

 

“하아… 하아… 미, 흐윽 오리네 씨이….”

“괜찮아요. 자연스러운 거예요. 익숙지 않아서 그런 거죠. 이렇게 하고 싶었죠?”

 

음부로 슬레타의 자지를 쓸었다. 돌기가 클리토리스에 닿아 나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오돌토돌한 귀두가 클리토리스, 소음순을 거쳐 회음부에 닿았다. 물과 음모를 헤치는 감각에 슬레타는 침을 질질 흘리며 앞다리로 내 골반을 붙잡았다. 그 뒤는 본능이 해결해준다.

넣지는 않았지만 자극은 충분했다. 슬레타의 자지는 다시금 빳빳하게 고개를 내밀고 내 몸을 눌러댔다. 마지막까지 해줘야할까 고민할 찰나 돌기를 세운 귀두가 질구로 쑥 들어왔다.

 

“으, 읏….”

 

급작스러운 상황에 두 사람의 입에서 비음이 흘러나왔다.

돌기는 질내로 들어와 빠지지 않겠다는 듯 자존감을 드러냈다. 끝만 들어왔는데도 빠듯했다. 이게 전부 들어온다면… 따뜻한 물속에 있는데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미, 오리네… 씨. 들어갔… 어요. 이거 안 빠지…. 읏, 허억….”

“…아기씨, 이건….”

 

손으로만 해주려고 했다가 저지르고 말았다. 생각보다 이른 몸시중을 들게 생겼다.

 

“아기씨, …이제부터 제가 시키는 거 잘 따라하세요.”

 

귀족 노예는 꽤나 가치가 있었다. 그걸 안 노예상은 내 처녀성을 유지시키려 노력했었지.

다만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곳에 무언가 밀어넣기란 어떤 것도 쉽지 않았다.

 

“으읏… 이대로 위로… 박아주세요. 천천히… 제 여기가 아기씨를 받아들이고 있죠?”

“하읏, 미오리네 씨….”

 

산도를 긁고 올라오는 이질감에 순간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다. 그게 내가 이곳에 팔려온 이유. 나는 아기씨의 노리개역이니까. …그게 언제부터였더라.

안개가 낀 것 같은 몽롱함을 떨쳐냈다. 지금 그럴 때가 아니야. 슬레타에게 집중하자.

자지를 더욱 안쪽으로 밀어넣다보니 딱딱한 끝에 맞닿았다. 배를 만져보니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하아… 하아… 아, 아기씨 제 안쪽 기, 기분 좋으세요?”

“으응… 좋아요. 끝에 딱딱한 게 닿았어요.”

“읏, 그거. 아기씨께서 잘 하신 증거예요….”

 

찰박찰박, 움직임에 따라 탕의 물이 흔들린다. 흘러나온 체액은 물에 섞여 둘의 몸을 적셔나간다.

수증기로 꽉 찬 욕실에 짧은 비음만이 울려퍼졌다.

 

“아, …으앗!”

“…훗, 훗, 으윽….”

 

내 아기씨를 기분 좋게 만들고 싶었다. 덜덜거리는 팔로 슬레타의 아래에서 몸을 흔들었다.

묵직한 슬레타의 자지가 여린 산도를 정신없이 범하며 긁고 지나갔다.

뜨겁고 저릿한 감각에 자꾸만 자지러졌다.

 

“아앗. 앗! 슬레타아…. 아기씨. 아앙! 거, 거기. 좀더어.”

 

아랫도리가 잔뜩 부어올라 제 것이라는듯 슬레타를 잔뜩 물어 삼켰다.

갈 곳 잃은 두 손을 허우적대자, 슬레타가 강하게 그것을 붙잡았다. 자극을 참지 못해 일그러진 표정에는 사나운 맹수의 얼굴이 얼핏 보였다.

 

“이름… 이름으로 불러줘요. 아기씨 말고.”

“읏… 안돼요… 아기씨는….”

“슬레타예요….”

 

갑작스레 느껴지는 강한 자극에 몸을 바르르 떨었다.

슬레타가 바르작거리며 자궁입구를 간지럽힌 것이다.

 

“아, 아기… 아읏!”

“이름 불러줘요….”

“슬레타아… 슬레타아…!”

 

슬레타의 얼굴에 희열이 느껴졌다.

 

“헉헉… 미오리네 씨, 저 또 뭔가 올라와요…! 오줌 싸버려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숨을 헐떡였다. 씨를 발산한다는 본능에 하체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흐읏… 안에 싸면…!”

 

꽈악, 짐승의 손이 엉덩이를 붙잡았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멍이 들것만 같았다.

슬레타는 굶주린 짐승처럼 아래가 빠지도록 박고 또 박았다. 이러다간 정말로 자궁이 딸려나올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자, 아랫배가 연신 신호를 보냈다. 이상한 감각에 슬레타에게 멈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단어를 내보내지 못했다.

 

“아, 아앙…! 그, 으앗! 응응! …만!”

 

울컥울컥! 안쪽에서 진득한 액체가 뿜어져 자궁을 두드렸다. 슬레타, 내 아기씨는 사정의 흥분 때문인지 혓바닥을 길게 빼 개 마냥 헥헥거렸다. 그 모습이 마냥 귀여워보였던 걸까. 박힌 몸을 쭉 빼 입을 맞춰줬다.

작은 혀로 날카로운 이빨을 쓸어내리자 기쁘다는 듯이 달라붙어오는 모양새가 퍽이나 어린애 같았다.

 

“잘 싸셨어요, …아기씨.”

 

슬레타의 이마에서 떨어지는 땀을 닦아내며 말하자, 그 아이는 볼을 잔뜩 부풀리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슬레타랬잖아요. 그리고 어른이시니 …반말 써도 돼요.”

 

노예인 내가 너에게 그래도 되는 걸까… 입술을 조금 깨물었다.

 

“알았어… 슬레타.”

 

목욕물이 더럽혀졌다.

이런 물로는 슬레타도 나도 제대로 씻을 수 없다.

새로 물을 받을 수밖에.

 

 

▶ 수성의 마녀 슬레타x미오리네 (오메가버스, 후타나리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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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 했어.

삑삑 울리는 시끄러운 경보음을 끄고 둥둥 떠다니는 물건들을 끌어 내렸다.

억제제… 억제제. 응급키트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부웅-, 흔들리는 탈출포드에 중심을 잃고 벽으로 튕겨 나간다. 다칠 위기에서 저를 구한 것은 같은 포드에 타 있던 슬레타 머큐리 대령.



“크읏…. 머, 머큐리 사령관 괜찮아요?”

“헉, 읏… 저는 괜찮으니 빨리….”



그는 페로몬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 노멀슈트를 입고 있다. 

그렇다. 이 사람은 지금 강제 러트사이클에 휩싸여 있다.



몇 시간 전, 물자를 사러 상업플랜트로 갔던 게 화근이었다. 하필이면 과거 내가 몸담고 있던 조직의 적대세력이 이곳에서 세를 불리던 중인데다 내가 누구였는지 알아본 조직원이 나를 죽이려 움직였다.

사방이 폭탄과 탄약에 터지던 중 저를 구하겠다고 머큐리 사령관이 몸을 날렸고,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다치지는 않았지만, 도주로에 있던 불법 페로몬 시설에 노출당해 이 모양 이 꼴인 상태.

다행히 테러에 대비한 탈출포드가 존재한 덕분에 우리는 그것을 타고 우주 한복판에서 이렇게 유영 중이다.



“후욱…, 후….”



그렇다 해서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아까부터 계속 찾아봤으나 페로몬에 대비한 그 무엇도 이 탈출포드에 존재하지 않는다. 러트인 알파와 짝이 없는 오메가. 사고가 나기 딱 좋은 환경. 무엇 하나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머큐리 사령관, 우선 대대로 연락을 취하죠…. 이러고 있으면 언제 추적당할지 모르고.”

“후우…,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때, 탈출 워프, 시스템을 만져놔서… 후우, 추적은 힘들, 겁니다….”

“…그거 당신이 한 거였군요.”



어쩐지 들어오자마자 무언가 잔뜩 만지더라니…. 워프 멀미인지 아까부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모아 구석으로 밀어두었다.



“사령관, 무슨 좋은 생각 있으신가요? 그 노말슈트 계속 입고 있을 순 없잖아요.”

“이 정돈 참을 수 있습니다.”

“아뇨, 제가 해봐서 알아요.”

“…….”



탈출한답시고 노말슈트만 입고 우주에 뛰어든 적이 있었지. 이제는 그러지 않지만.



“그러면 제일 효율적인 방법을 쓰죠.”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거죠?”

“뻔하죠. 저희 둘이 한 번 하고 끝내는 거죠. 아시다시피 전 그런 쪽에서 일했으니-”

“안, 돼요. 그럴 순… 없어요.”

“여기서 규율을 이야기하시는 거면.”

“규율 때문이 아닙니다. 미오리네 렘블랑. 자신의 몸을 그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얼마나 흥분한 것인지 머큐리 사령관의 헬멧 앞부분에 김이 서렸다. 분명 우리는 그런 약조를 했다. 환경에 의해 발생한 무지는 사람을 새장 속의 새처럼 만들어 버린다고. 새장을 탈출한 이상 더 많은 것을 알고 느끼고 배워야 한다며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그럼… 조금 더 참아보세요. 그쪽 대대만 알 수 있도록 구조신호를 보내볼 테니.”

“…크윽, 그러도록 하죠.” 



머큐리 사령관과 나는 선실과 함교에서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일반적인 러트사이클인 경우 반나절이면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됐다.

탈출포드여도 최소한의 생존물자는 존재하기에 자급자족용 생존키트를 꺼내 보며 식량을 계산했다. 고체로 된 비상식은 두 달 치. 중요한 물은 반년 치가 탑재돼 있다. 사람이 둘이니 아낀다면 둘에서 석 달. 아끼지 않는다면 적당히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다.



“설마 한 달이나 걸리겠어.”



이 유역이 공화국 연방의 것이면 쉽게 구조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시간이 더 걸리고 돈을 좀 쥐여줘야 구조되겠지. 제 목뒤에 채워진 초크를 손으로 스윽 훑었다. 오메가인 내가 멀쩡히 나오려면 쥐여줘야 할 금액은 과연 얼마가 될까. 무법지대의 인간들은 오메가를 탐욕적인 눈으로밖에 보지 않으니까. 아마도 연방화폐 한 다발 정도려나.



“하아…, 돈 아깝게.”



손목에 차고 있던 디바이스에서 삐빅- 하고 알람이 울렸다. 이제 슬슬 머큐리 사령관에게 돌아갈 때다.



“저 왔어요. 사령관, 이제 괜찮으신가요?”

“…….”



함교에서 아무런 말이 들려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서둘러 달려가 보니 함교 구석에 머큐리 사령관의 모습이 보였다.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옇게 된 헬멧을 보니 무언가 잘못됨을 느꼈다.

손목의 디바이스를 켜 헬스바이저를 체크했다. 심장박동수가 요동을 치고 체온이 높았다. 역시 호르몬 제어가 되지 않는 상태로 노말슈트를 오래 입었으니 몸에 무리가 온 게 틀림이 없다.



“머큐리 사령관! 제 말 들리세요? 머큐리 사령관!”



간헐적인 숨소리만 들려올 뿐 그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다.



“응급상황이니 노말슈트 벗기겠습니다!”



목에 있는 버튼을 누르고 헬멧을 비틀었다. 푸슉- 공기 빠지는 소리와 함께 헬멧이 벗겨졌다. 그러자 그 안을 꽉 채우고 있던 알파의 무거운 페로몬이 빠른 속도로 선내에 흩뿌려졌다.

황급히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진하디진한 머큐리 사령관의 페로몬. 평소에는 억제제를 사용해 느끼지 못했는데 이런 향이었구나. 페로몬샘이 있는 목뒤가 화끈거린다.



“큿, 콜록콜록. 이게 무슨….”

“응급상황이었어요. 당신, 정신을 잃었잖아요.”

“아직, 러트… 안 끝났습니다. 헬멧 이리 주세요.”



정말이지 이 사람은 어디까지 꽉 막힌 셈인지. 잔뜩 상기된 모습으로 끙끙대면서 힘든 건 자신이 모조리 짊어지려고 하고. 나를 그곳에서 꺼냈으면서 밀어내려고 하고. 내가 무슨 생각으로 당신과 함께하는 줄도 모르면서. 헬멧이 그에게 닿지 않도록 저 멀리 뒤로 던졌다.



“싫어요. 당신이 말했잖아요. 저보고 더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라고요.”

“그게 지금 그런 뜻이-”

“그래서 생각했어요. 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요. 당신이란 사람. 처음 만났을 때부터 구해진 이후, 그리고 지금까지 궁금했어요.”

“……예?”

“슬레타 머큐리 사령관. 당신이 자꾸 내 눈에 밟혀요. 그러니 자꾸만 더 알고 싶다고요.”

“저는….”



사령관의 페로몬에 점점 몸이 달아오른다. 애초에 당신이 싫지 않으니 여기까지 쫒아왔다. 다른 길을 갈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 말했는데… 정말 이러기야?”



그 말을 끝으로 머큐리 사령관은 일어섰다. 제 몸을 억제하던 노말슈트를 벗고 잔뜩 흥분한 몸을 제어하며 내 앞에 정중히 무릎을 꿇었다.



“후우… 당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안 그러면 되지.”

“당신에게는, 그럴 자신이 없어.”



예상치 못한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머큐리 사령관을 바라봤다. 욕망에 사로잡혔지만 참아내려는 얼굴. 그의 이런 모습이 내 안을 요동치게 만든다.



“후훗, 이래 봬도 조직의 간부였는데 이런 소릴 듣다니. 머큐리 사령관… 날 너무 얕보는 거 아냐?”



그의 떨리는 손을 붙잡아 내 살결을 안게 했다.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그 큰 손에 닿기만 해도 몸 안쪽이 홧홧했다.



“여기 만지고 싶었잖아.”



한 겹만 벗기면 몸이 드러나는 가벼운 차림. 볼록한 윗부분부터 들어간 아래까지 손을 겹쳐 훑어내린다. 여기부터 이 아래까지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

 

 

▶ 수성의 마녀 슬레타x미오리네 (온천R-18/후타나리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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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리네 씨, 여기 강에서 김이 나와요!”

“너무 깊게 숙이지 마. 떨어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강, 고풍스런 전통식 건물, 단풍이 든 붉은 산.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단순했다. 슬레타가 돌린 마을의 경품에 당첨된 것. ‘단풍이 물든 도깨비 온천’이라는 말은 지구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도깨비 온천’이라는 부분이 살짝 신경 쓰이긴 했지만 말이다.



“다들 축제 분위기로 바쁜가 봐요.”

“여기 지역 축제 이름이 도깨비 온천 축제였던가?”



경품 티켓에 동봉된 가이드 종이를 펼쳤다.

먼 옛날, 한 마을에 나무꾼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목욕을 하러 가던 길에 우연히 거대한 남자와 마주쳤고 씨름을 하게 되었다. 밤새도록 이어진 씨름 끝에 동이 틀 때까지 버텨낸 나무꾼을 본 남자는, 크게 기뻐하며 그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노라 했다. 알고 보니 그 남자의 정체는 도깨비. 나무꾼이 빈 소원은 다름 아닌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고, 그날 이후 그의 마을에는 온천이 솟아나게 되었다.

마치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 이곳의 축제는 이 이야기에서 유래돼 ‘도깨비 온천 축제’라 불리게 된 모양이다.



“삼백 년이라니, 생각보다 오래된 축제네.”

“삼백 년이나요?! 대단해요! 이런 데를 미오리네 씨랑 같이 오다니… 정말 기뻐요!”

“휴가를 길게 냈으니까, 원하는 만큼 놀다 오자고.”



이번 휴가는 무려 일주일이나 됐다. 슬레타가 회복한 뒤 떠나는 첫 여행이기에, 며칠 동안 철야로 업무를 몰아쳐 마무리했다. 덕분에 이번만큼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느긋한 여행이 될 터였다.

돌길을 따라 몇 분 걷자, 나무와 기와로 지어진 전통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여러 개의 프라이빗 온천을 갖춘 여관으로 유명했다. 아직 파르메트의 흉터가 남아 있는 슬레타도, 그리고 세계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나 역시 공용탕을 이용하기엔 부담이 컸기에, 이곳은 최적의 선택이었다.



“미오리네 씨! 저희 방 바깥에 온천이 있어요! 어라? …보통 방에 온천이 딸려 있나요? 제가 봤던 미디어에서는 엄청 큰 온천탕에 원숭이랑 사람 여럿이 들어가 있던데….”

“원숭이…. 애니메이션은 현실과 괴리가 있는 법이야.”



원숭이와 함께 온천욕을 하고 싶었던 슬레타의 얼굴에 살짝 실망한 기색이 스쳤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원숭이와 온천욕이라니. 사람의 손길이 닿는 온천이라면 전부 안 된다고 할 테지. 실망한 슬레타를 토닥이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려 기분을 풀어주려 했다.



“원숭이가 있으면 우리 둘만의 데이트가 아닌걸.”

“아! …그, 그렇죠.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모처럼 둘이서만 온 거니까요.”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슬레타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마을 안으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숙소에서 체력을 빼 버린다면 예정된 일정을 보낼 수 없다. 아쉽지만 후끈한 분위기를 제 손으로 휘저으며 흩트렸다.



“하고 싶은 일 리스트. 여기에 오기 전에 잔뜩 적었었잖아. 게다가 아직 낮이기도 하고.”

“마, 맞아요! 미오리네 씨랑 같이하려고 적었었죠. 마을 스탬프 랠리랑 유자밭 구경. 밤에는 야시장이 열린다고 하더라구요.”

“후후, 기대 많이 했나 보네?”

“물론이죠! 수성이나 아스티카시아에는 온천도 유자나무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면 바로 짐을 맡기고 나가 보자.”

 

***

 

축제 준비로 한창인 마을은 활기와 온천의 수증기가 섞여 후끈거렸다. 

나무로 된 물길을 따라 온천수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연못은 터키색으로 예쁘게 출렁거렸다. 멍하니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슬레타가 연못을 가리키며 내 이름을 연신 부르고 있었다.



“미오리네 씨! 저기요, 유자가 둥둥 떠 있어요!”

“유자?”



슬레타의 말대로 터키색 물 위로 노란 유자들이 둥둥 떠 있었다.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가 떠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디바이스로 확인해 보니, 이곳에서는 강에 유자를 띄워 내년의 운을 기원한다고 한다.



“우리도 가서 해볼까?”



고개를 끄덕이는 슬레타와 함께 나무 물길을 따라 돌길을 올랐다. 흐르는 물 위로 푸른 잎사귀 사이사이 노란 유자들이 동동 떠다니는 모습은 마치 목욕탕의 고무오리처럼 보였다. 물길의 끝에는 작은 웅덩이와 유자로 가득 찬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유자를 물에 흘려보내면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스탬프 랠리 이벤트장이었다.



“유자 냄새가 좋아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은 슬레타가 유자 하나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먹을 수 있는지 물었다.



“유자는 생으로는 못 먹고 잼이나 청으로 만들어서 먹는다네?”

“과일인데 생으로는 못 먹나요? 냄새만 보면 먹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슬레타의 중얼거림에 유자를 나눠주던 직원 하나가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그러면 한 번 드셔보는 건 어떠세요?”

“먹어봐도 되나요?”

“물론이죠. 바로 뒤쪽에 유자밭이 있어서 신선한 유자를 가져올 수 있답니다.”



그는 노란 유자 껍질을 과도로 손질한 뒤 우리에게 나눠주었다. 생으로 먹지 말라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유자를 한입 베어 문 슬레타가 얼굴을 찡그리며 찔끔 눈물을 흘렸다.



“시, 시어요….”

“그렇죠. 유자는 레몬처럼 엄청 신 과일에 속해서 어지간하면 생으로는 잘 먹지 않는답니다.”

“당신, 알고 있었으면서 준 거야?”



째릿하고 인상을 찌푸리자, 직원은 능글맞게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우리에게 티켓 두 장을 쥐여주었다.



“이게 저희 이벤트 중 하나여서요. 생 유자를 드시는 분께 유자 따기 티켓을 드리는 이벤트가 따로 있거든요.”



직원의 뒤쪽을 보자 확실히 그런 이벤트 슬로건이 걸려있었다. 유자밭에서 유자 따기. 슬레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슬레타가 좋아할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미, 미오리네 씨! 저희 여기 가요. 네?”



역시나.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마냥 기뻐하는 모습에 어쩔 수 없이 티켓을 받아들였다.

늦가을의 유자밭은 올리브색 나무들 사이에 노란 점을 수놓은 듯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초록색 컨테이너 박스에는 직원들이 미리 따놓은 유자들이 보기 좋게 쌓여 있었고, 다음 공정으로 옮겨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좋은 냄새.”



사방으로 퍼지는 유자 향은 우주에서 맡던 인공 유자 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직원에게 배운 대로 가위를 들고 노란 유자를 하나둘 따 박스에 담았다. 너무 많이 딸 필요는 없고, 유자청을 만들 만큼이면 충분했다.



“저 벌써 이만큼이나 땄어요!”



슬레타는 직접 딴 유자를 뺨에 살짝 갖다 대며 활짝 웃었다. 그렇게 해맑게 웃는 건 반칙 아닌가? 배시시 미소를 짓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저도 모르게 카메라 켜 사진을 찍고 말았다.



“미오리네 씨도 찍어요. 모처럼 데이트잖아요. 저 이것도 하고 싶은 일 리스트예요!”



슬레타의 버킷리스트가 늘어나는 건 나에게도 좋은 일이니까. 수십 번의 셔터음이 울린 뒤에야 우리는 다음 코스로 발길을 옮겼다.



“유자돈까스, 유자불고기, 유자덮밥….”

“꼭 유자가 아니어도 된다니까.”

“그치만 여기 특산품인걸요.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요리보다는 베이커리나 차 종류도 있으니까. 오히려 유자라면 그쪽이 메인일걸?”



특산품은 꼭 먹어보고 가야 한다는 슬레타의 말에 디바이스 지도를 켜 음식점을 알아봤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곳이 하나 있었다. 평도 좋고 별점도 높은 대중적인 음식점으로, 슬레타가 기대하던 유자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여기는 어때?”

“파스타집이네요?”

“전에 보니까, 샐러드 파스타 같은 요리를 좋아했잖아. 여기도 유자로 만든 양식 요리가 유명한가 봐.”

“아! 아스티카시아 점심 특선인 ‘토핑듬뿍국수’ 말이죠?”

“어, 그거.”



병원에 있을 때 슬레타가 아스티카시아의 ‘토핑듬뿍국수’가 그립다고 여러 번 말했던 게 떠올랐다. 레시피를 직접 배워 함께 집에서 만들어본 적도 있었지. 맛은 달랐지만 여러모로 즐거운 기억이었다.

가게는 다리와 강이 내려다보이는 전통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후에도 붐비지 않아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는 레트로풍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고, 잔잔한 재즈 음악이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직원이 메뉴판을 건네주고 잔에 물을 따라주었다. 오래 걸은 탓에 목이 말라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저기, 추천 메뉴가 따로 있나요?”

“추천 메뉴를 찾으신다면, 이달의 메뉴는 어떠세요? 커플 세트로 가장 잘나가는 메뉴거든요. 유자폰즈를 곁들인 샐러드파스타와 함께 스테이크, 수프와 식전 빵, 에이드가 제공되며, 디저트로는 상큼한 유자셔벗이 나온답니다.”



세트 구성만 봐도 슬레타와 내가 나눠 먹기에 충분해 보였다. 메뉴판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슬레타가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이달의 메뉴로 하겠다고 말했다. 주문을 전부 받은 직원이 떠나자, 슬레타가 입을 열었다.



“제가 실수한 건 없겠죠? 이런 곳은 처음이어서….”

“후후, 전혀 없어. 긴장하지 마. 이럴 줄 알았으면 데이트로 더 많은 식당을 다녀볼 걸 그랬나?”

“아, 아니에요! 미오리네 씨 바쁘신걸요.”

“신랑과 데이트인데 시간 정도는 언제든지 낼 수 있어.”



잔뜩 긴장한 슬레타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게다가 기대한 건 슬레타 뿐만이 아니거든. 나도 이런 여행은 처음이라서 말이야. 너와 하는 모든 일들이 기다려져.”

“저도! 미오리네 씨와의 여행 기대하고 있어요! 우리 꼭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요!”

“응, 그런데 목소리는 조금 줄이자….”

“네, 죄송해요.”

“죄송하단 말도 앞으로 금지.”



크게 끄덕이는 슬레타의 손을 장난스럽게 간지럽히고 있자니, 곧 메뉴가 나왔다.

에피타이저로는 먹음직스럽게 썰린 빵과 버터, 그리고 따뜻한 양송이 수프가 나왔다. 빵에 버터를 살짝 발라 한 입 베어 물자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그다음으로 유자에이드와 메인 디쉬인 샐러드 파스타, 그리고 미디엄 레어로 구워진 두터운 스테이크가 나왔다. 파스타 위에 뿌려진 소스를 골고루 섞은 뒤 돌돌 말아 각자의 앞접시에 나눠 담고, 스테이크도 큼지막하게 썰어 두 덩이씩 옮겨 주었다.



“이 음료! 빨대가 하트 모양이에요.”



하나의 잔에 하트 모양으로 구부러진 두 빨대를 보고 슬레타가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히더니 허둥거렸다.



“이래서 커플 세트구나…. 너 이런 것도 해보고 싶지 않았어?”

“…해보고 싶었어요. 순정 만화 같아서 좋아요….”

“그럼 서로 먹여주기 같은 것도 해야 하나?”

“해, 해보고 싶어요.”



빠르게 스테이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썬 슬레타가 포크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사람이 적어서 다행이지, 이런 부끄러운 행동 슬레타니까 할 수 있는 거다. 살짝 몸을 기울여 슬레타가 내민 스테이크를 받아먹었다.



“…이번만 해주는 거야.”

“네에….”



귓가가 후끈거린다. 우리는 음식이 식기 전에 서둘러 먹기로 했다.

 

***

 

스탬프 랠리를 채우다 보니 어느덧 해가 산허리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해가 지며 거리의 등불이 하나둘씩 켜졌다. 쌀쌀해지자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여관 입구에서 키를 받고 긴 복도를 지나 우리의 방으로 들어섰다. 문 옆에는 ‘머큐리 렘블랑’이라는 성이 종이에 크게 적혀 있었다. 이제 우리는 같은 성씨를 쓰게 되었다.



“이제는 슬레타 머큐리 렘블랑이네?”

“미오리네 씨도 미오리네 머큐리 렘블랑이에요!”

“부부 같아.”

“저희 부부니까요.”



괜한 긴장감이 밀려왔다. 쿵쿵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방 안으로 들어서니, 방 한가운데에는 크고 두터운 이불 하나가 깔려 있었다. 부부 동반이라 직원이 미리 깔아둔 모양이었다. 뒤에서 따라오던 슬레타를 흘긋 쳐다보니,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문 앞에서 했던 말을 반복하며 멈칫했다.



“저, 저희는 진짜 부부니까요!”

“아까도 말했잖아!”

“미오리네 씨랑 저랑 정말 결혼해서 같이…!”

“진정해! 누가 뭐라고 그랬어?”

“아, 아뇨. 아무도 안 그랬어요….”



서로 밭은 숨을 내쉬며 가져온 짐을 말없이 내려놓았다. 원래도 같은 집에 살았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긴장하는 거야? 수많은 말이 입에 오르내리다가 겨우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된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바보 같아, 우리.”

“아마, 신혼여행 같아서일 거예요…. 제가 아파서 저희 신혼여행도 못 가봤으니까요.”



그랬다. 당시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기에 우선 서류로만 혼인을 올렸었다. 슬레타가 나를 위해 희생했던 수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몸이 회복되면 가장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고, 가장 멋진 웨딩홀에서 식을 올리기로 했었는데. 미안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기댔다.



“첫 데이트 여행이라고 생각해. 신혼여행은 더 크고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게. 모처럼의 여행이니까. 좋은 것만 생각하고 싶어.”

“그럼 저도 좋은 것만 생각할래요.”



드르륵, 슬레타가 방의 가장 끝부분에 있는 미닫이문을 열었다. 그 앞에는 커다란 통창이 우리를 반겼고, 창 너머로는 나무 바닥과 뜨거운 물이 가득한 노천 온천이 보였다.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놓인 샤워 스툴과 나무로 된 바구니도 눈에 들어왔다.



“저 온천에 들어가고 싶어요. 같이 목욕해요.”



가볍게 타올로 몸을 감싸고 온천실로 들어서자, 뜨거운 김이 후욱- 피부에 달라붙었다. ‘와-’ 하고 감탄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슬레타가 손가락으로 온천물을 콕콕 찔러보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온도 체크요. 너무 뜨거우면 화상 입을지도 몰라서요.”

“이런 온천은 먼저 씻은 다음에 들어가는 거야.”

“그런 거예요?”

“내가 씻겨줄게. 아직 등 뒤로 손이 잘 안 닿잖아. 이런 건 원래 신부가 해주는 거야.”

“시, 신랑도 해줄 수 있는 거죠?”

“…엉큼하긴.”



그런 뜻이 아닐 거란 걸 알면서도, 장난을 치고 싶은 게 신부의 마음이다. 타올을 꽉 조이며 장난스럽게 말하자, 슬레타는 당황한 얼굴로 ‘그, 그런 게 아니에요!’ 하며 양손을 허둥지둥 휘저었다.



“후후, 장난이지. 이리 와. 너도 내 등 밀어줘.”



스툴에 마주 앉아 서로의 몸에 따뜻한 물을 조심스레 뿌렸다. 이렇게 함께 씻는 건 콰이어트 제로 결전 이후로 꽤 드문 일이었다. 그날 이후 슬레타는 파르메트 후유증으로 아프기 시작했고, 우리에겐 이런 여유를 가질 시간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같이 씻는 거 오랜만이지?”

“전 미오리네 씨가 씻겨줬을 때 생각나서 좋은걸요.”

“그건 같이 씻는 게 아니었는걸. 게다가 슬레타, 처음엔 엄청 부끄러워했잖아.”

“그야…, 제 스스럼없는 부분까지 전부 보여지는걸요. 그때는 몸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아서 지쳐 있었고요….”

“그래도 다 나아서 다행이야.”



슬레타의 젖은 머리칼을 살며시 넘기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등을 밀어볼까?”

“잘 부탁합니다….”



슬레타의 등에는 파르메트 후유증의 흔적으로 여기저기 붉은 흉터가 남아 있었다. 나에게는 모두를 지켜낸 훈장이나 다름없었지만, 우리의 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질적인 상처로 보일지도 몰랐다. 그 생각에 슬레타가 눈물을 보인 적도 있었다.



“정말 예뻐, 슬레타.”

“정말요?”

“너한테는 이제 거짓말 안 해.”

“지난번엔 했으면서….”

“하아? 하얀 거짓말이거든?”



붉은 흉터를 따라 거품을 만들어 부드럽게 등을 쓸어내렸다. 사악사악, 문지를 때마다 움찔거리는 모습이 은근히 귀여웠다. 더운 온천 김을 머금은 슬레타의 짙은 피부는 한층 더 붉게 물들어 있었다. 따뜻한 기운을 받아 더욱 상기된 얼굴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슬레타, 섰네?”

“…….”



타올 아래로 전해지는 온기와 미묘한 떨림. 작은 움직임에도 숨결이 흔들렸다.



“…으응.”



슬레타의 입에서 새어 나온 소리에 나도 모르게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타올 너머임에도 분명하게 전해지는 떨림이 있었다.



“이 여행 목표 중 하나가 슬레타의 원기 회복이었는데….”



장난스레 속삭이자, 슬레타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젖은 속눈썹 아래로 내려앉은 푸른빛이 더 깊어 보였다.



“…나름 이룬 것 같네?”



온천의 열기 때문만은 아닐, 뜨겁게 달아오른 공기가 우리를 감쌌다.

등에 몸을 맞대자, 슬레타가 가진 열이 내게도 스며드는 것 같았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더운 숨결이 뺨과 앞머리를 스치듯 닿아 간지럽혔다. 몸을 샤워볼 삼아 문지르면 미처 흘러내리지 못한 거품이 맞닿은 틈새로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미, 미오, 리네 씨이…!”

“괜찮아, 그대로….”

“저어, 저. 이제… 흣.”



잔뜩 불거진 살기둥이 성을 내는 것과 달리 슬레타의 몸은 무너지듯 점점 더 아래로 숙였다. 앞의 벽을 겨우 부여잡은 상태로 짜이듯 앞뒤로 흔들리는 자지. 그 끝은 짧은 비음과 긴 절정이었다.

부르르, 몸을 떨며 떨어질락 말락 흔들리는 타올 아래로 끈적하고 진한 정액이 뚝뚝 흘러내렸다. 미끌거리는 기둥을 부드럽게 매만지며 말랑하고 축축이 젖은 끝부분을 손가락으로 살살 훑었다.



“이, 이건… 씻는 게 아닌, 데요….”

“씻기 전, 마사지 같은 거야. 원래 뜨거운 물속에 들어가기 전엔 가볍게 몸 풀고 들어가는 거야.”

“그, 그런 건가요? 저 온천은 처음이라 잘 몰랐어요.”



슬레타는 부끄러워하는 듯 양팔로 얼굴을 가리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계속 이렇게 둘 수는 없지.



“슬레타, 내 등은 안 밀어줄 거야?”



바닥에 떨어진 샤워볼을 주워 물로 깨끗이 씻고는 다시 거품을 풍성하게 내어 슬레타에게 내밀었다. 슬레타는 샤워볼을 조심스레 받더니, 무언가 생각하듯 빤히 내 얼굴을 바라봤다.



“미오리네 씨도 마사지 할 거죠?”

“으응? 난 아까 너 할 때 대충 했는걸.”

“그, 그게 어떻게 같아요! 저도 등 밀어주면서 마사지 도와줄래요!”

“아니, 괜찮다니- 앗!”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슬레타는 날 품속에 가두곤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꼬옥 끌어안았다. 닿는 모든 부분이 나와는 다른 볼륨감에 푹 파묻힌다. 한 번 뺏던 자지도 다시금 힘을 되찾은 것인지 엉덩이골을 밀어내며 제 자신을 표출하고 있었다.

장난이 너무 심했던 걸까? 아니, 애초부터 싫었다면 시작도 안 했겠지. 스스로도 괜한 변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뾰로통한 슬레타의 뺨에 살며시 입술을 가져갔다. 부드러운 살결에 입술을 부비며 눈웃음을 짓자, 슬레타의 어깨가 살짝 움찔했다.



“그럼 어디 마음대로 해 봐, 신랑.”

 

 

▶ 수성의 마녀 슬레타x미오리네 (동물화x동물화/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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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거세게 쏟아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사방의 진탕이 폭포와 강을 따라 쏟아져 주변은 순식간에 진흙빛으로 물든다. 그 말인즉, 폭포 뒤편에 마련한 내 보금자리, 이 동굴까지도 영향을 받는다는 소리. 벌써 입구 쪽은 진탕물이 스며들어 어두운 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치운다 한들 강이 범람하면 또다시 더러워질 게 뻔했다. 기껏 깨끗하게 치웠는데…. 둥그런 눈썹이 한껏 내려갔지만, 자연재해란 한낱 미물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진탕이 닿지 않는 동굴 깊숙한 곳으로 길게 뻗은 몸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더 이상 폭포 소리가 들리지 않는 깊숙한 안쪽에는, 제법 넓은 공동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원래 이곳에 살던 주인을 쫓아내고 차지한 이 보금자리는 지하수가 솟아나는 작은 지하 호수와 틈마다 은은한 빛을 내는 이끼들이 어우러져 조용하고도 아늑했다.



“여기까지 흙탕물이 넘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긴 꼬리를 적당히 말고는 몸을 축 늘어뜨렸다. 습도가 높은 날엔 이렇게 늘어져 있는 게 차라리 편했다. 그때였다. 

쿠웅-! 공동 전체가 울릴 만큼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이렇게 큰 소리는 살아오면서 처음이다. 폭포에 벼락이라도 떨어진 걸까? 아니면 거대한 나무가 쓰러진 걸까? 두 갈래로 갈라진 긴 혀를 날름이며 온몸에 난 붉은 비늘을 바싹 세웠다. 이 정도의 굉음이라면 분명 이 근처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소리였다.



“…이건 피 냄새?”



눅눅한 공기 사이로 비릿한 혈향이 느껴졌다. 털짐승이라기엔 특유의 털내음이 없었고, 날짐승이라기엔 기름기 어린 냄새조차 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맑고 시원한, 청량감마저 감도는 낯선 향이 흘러들고 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였다. 본능을 자극하는 그 향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쏠렸다.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자신과 같은 동족일지도 모른다. 알에서 깨어나 성체가 된 이후로 수많은 계절과 풍경이 지나갔지만, 자신과 닮은 존재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쏴아아, 계속된 비 탓에 폭포 밖은 아수라장이었다. 깎여진 절벽에는 긴 상흔이 그어져 있었고, 맑았던 강물은 붉은 기가 섞인 짙은 흙탕물로 변했다. 누가 봐도 싸움의 흔적이었다. 잔뜩 휘갈겨진 흔적들 속에서 피 냄새의 주인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흘러나온 핏자국과 곳곳에 떨어진 비늘만 따라가면 됐으니까.

그렇게 부러진 숲을 헤치며 나아간 곳에는 피를 흘리며 숨을 간신히 내쉬는 네발짐승이 쓰러져 있었다. 



“처음 보는 짐승….”



얇고 긴 뱀과 같은 몸에 네발짐승처럼 네 다리를 지닌 요상한 짐승이었다. 머리에는 사슴처럼 길게 뻗은 뿔이 나 있었고, 머리에서 꼬리까지 흐르듯 이어진 은빛 갈기는 바람에 흩날리며 말의 갈기를 연상케 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짐승은 내가 좇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거였다. 그나마 닮은 점이라곤 길쭉한 몸 하나뿐. 몸을 뒤덮은 비늘의 형태도, 달린 발의 개수도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애초에 나는 뱀이었지, 이런 기묘한 짐승은 아니었다.



“이대로 둔다면 죽을 텐데….”



이미 피를 한참이나 흘렸다. 날씨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이대로 이곳에 두면 죽을 게 뻔했고, 사체 냄새를 맡고 다른 놈들이 몰려들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차라리 먹어 치워버리는 게 나을 것도 같았다. 이 정도 크기라면 우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될 터였다.

짐승의 아래로 파고들어 등을 타고 그대로 그 몸을 걸쳐 올렸다. 이만한 크기의 먹잇감을 단숨에 삼키려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노출된 장소보다는 차라리 안전한 보금자리에서 천천히 먹는 편이 나았기에. 평소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폭포의 뒤편, 보금자리로 몸을 옮겼다.



“그르릉….”



죽은 줄로만 알았던 짐승이 눈을 뜬 건, 보금자리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이 정도 상처를 입고도 살아 움직이는 건 난생 처음이었다.



“여기는… 어디고, 넌… 뭐야. 날 어떻게, 후욱… 할 생각이지? …날 공격한 게 너야?”

“아, 아니요. 그건… 제가 아니고요.”

“날… 삼키려고, 했어….”

“그게… 그러니까.”



먹으려던 건 사실인지라, 변명할 말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하필 입을 벌린 그 순간 정신이 돌아온 게 화근이었다.



“그, 그쪽이 죽은 줄 알았단 말이에요.”

“…내가?”



그제야 자신의 몸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흐르는 피와 벗겨진 비늘 틈으로 드러난 상처가 쓰라리지는 않은지, 몸을 더욱 안으로 웅크리며 이빨을 들이밀었다.



“…기억, 안 나. 뭐가 뭔지 모르, 겠어.”

“그, 그러면 이렇게 해요! 도와줄게요! 원래는 죽은 줄 알고 먹으려고 했는데 살아있으니까요!”

“…못 믿겠는데. 방심시켜서, 죽일 수도 있잖아.”

“죽을 때까지 안 먹을게요! 공격도 안 할 테니까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두려움이 배어 있었다. 이렇게 심하게 다쳤으니 네발짐승의 행동도 이해가 갔다. 자신 역시 어릴 적엔 수많은 포식자들을 피해 도망치거나 숨죽인 채 몸을 숨겨야 했으니까. 어려울 것도 크게 없다. 산다면 좋은 거고, 죽으면 먹으면 그만인 일이니까.

동족은 아니지만 이 특이한 네발짐승을 곁에 두고 싶었다. 청량하게 스치는 체향도, 자신처럼 유연하게 뻗은 긴 체형도, 물에 비친 반짝이는 은색의 비늘도, 부드럽게 흩어진 갈기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죽기엔 너무 아까운 짐승이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 안 나요?”



조심스레 네발짐승에게 기억나는 부분이 있냐고 물었다. 하지만 본능적인 것들을 제외하면, 네발짐승이 알고 있는 건 거의 없었다. 어째서 이곳에 상처를 입은 채 떨어졌는지도, 원래 어디에 살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절벽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상흔을 보면 결코 어설픈 다툼 따위는 아니었을 텐데. 그 여파로 이렇게 기억을 잃게 된 것일까?



“읏, 아프다, 니까….”

“아! 얘들은 먹으면 안 돼요. 제가 어릴 때부터 키우는 애들이에요.”



보금자리 한구석, 이끼 위에 놓여 있던 통통한 회복벌레를 물어와 상처 위에 살포시 얹었다. 이렇게 올려두기만 해도 대부분의 상처가 회복되기에 바깥에서 여러 마리를 데려와 이곳에서 기르며 아끼고 있었다.



“이런 조그마한 녀석들이 뭐라고. …상처가 낫겠어?”

“걱정하지 마세요. 나을 거예요.”

“…읏! 됐어, 빨리 저리 가버려!”



네발짐승은 뭐가 그리 싫은지 그르릉 거리며 눈을 세모나게 떴다. 원래도 이렇게 경계심이 많았던 걸까? 이런 상태라면 며칠이 지나도 그리 친해지지 못할 거 같았다.



“기다릴게요!”



다행히 지혈은 된 듯 더 이상의 피는 새어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저렇게 몸을 함부로 움직인다면 아무리 상처를 회복시켜도 다시 벌어질 게 뻔했다. 최소한 벌레들만큼은 얌전히 다뤄줬으면 좋겠는데….



“…아, 미안해. 얘들아.”



삐익, 삐익- 불만을 토로하듯 울어대는 회복벌레들을 조심스레 달래며, 갑작스레 나타난 네발짐승의 경계가 조금이나마 누그러지길 바랐다.

다음 날이 되어도, 또 그다음 날이 되어도 비는 쉴 새 없이 쏟아졌다. 평소보다 거세진 바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는 빗방울에 주변의 제일 큰 강이 마침내 범람하기 시작했다. 진흙이 섞인 흙탕물이 둔턱 바로 밑까지 아슬아슬하게 차올랐다. 이대로라면, 겨우 마련한 보금자리가 더럽혀지고 말 테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해야 하나?

회복벌레들이야 비늘 틈 사이로 숨기면 그만이지만, 이 무지막지한 폭우 속에서 네발짐승을 데리고 멀리까지 갈 수 있을까?



“……갈 거야.”

“이런 몸으로요?”

“여기 잠긴다면서. …남에게 짐 되는 건 더더욱 질색이거든.”

“짐이 된다뇨…!”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뭐가 짐이 아니야, 정말…. 그러고 보니 너, 피신할 곳은 정해놨어?”



새로 몸을 뉘일 곳은 이곳보다 훨씬 높은 언덕에 자리한 바위 동굴이었다. 원래 이곳에 머물기 전, 후보지로 고민했던 곳이지만 영역 안을 지나는 짐승들이 많아 결국 포기했던 곳이다. 마침 지금 같은 날씨엔 돌아다닐 녀석들도 드물고, 주변에 범람할 강도 없으니 임시 보금자리로 삼기에 괜찮았다.



“괜찮아요. 혹시 모르니 제가 먼저 가서 확인해볼게요.”



그렇게 기세 좋게 말은 해놨지만, 워낙 좋은 위치라 누군가 먼저 둥지를 틀고 있을까 조금 걱정이었다. 나쁜 예감은 딱 들어맞는다고 하던가. 걱정한 대로 예비 보금자리는 이미 하늘을 나는 커다란 새 떼가 차지하고 있었다. 녀석들이 여럿 달라붙어 동굴 입구를 막고 있어 들어갈 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저기….”



입을 떼자마자, 수많은 부리들이 딱딱거리며 불쾌한 위협음을 내기 시작했다.



“까악-! 까악-! 나가라! 나가라! 뱀! 잡아먹힌다! 우리 둥지에서 꺼져라!”



귀청이 떨어져 나갈 듯한 소음. 이제는 배설물까지 마구 뿌려댔다. 이 정도 무리라면 힘을 써서 쫓아낼 수도 있겠지만, 싸움 끝에 엉망이 된 보금자리를 다시 고치는 데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이놈들은 지저분하게 사는 습성이 있어, 그런 수고는 더더욱 아깝게 느껴졌다.

불만스러움에 두터운 꼬리를 한 번 휘두르고는,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 몸을 움직였다. 두 번째로 향한 곳은 거대한 나무의 옹이구멍. 어릴 적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너무 깊이 빠졌던 일이 있어 그 뒤로는 찾지 않았던 곳이었다.



“분명 엄청나게 큰 구멍이었지…?”



수해(樹海) 중심부에 우뚝 솟은 거대한 나무 안에는 보통 여러 생물이 함께 살았다. 옹이구멍은 나무 안으로 들어서는 출입구나 마찬가지인데 이번에 찾은 옹이구멍은 전 주인이 죽은 뒤 뼈만 남겨진 버려진 보금자리였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몸집도 커졌으니 이곳저곳 뚫려있는 구멍에 빠져 길을 잃을 일도 없었다. 보금자리 안쪽에는 예전에 본 것 그대로 앙상한 뼈가 고요히 남아 있었다.



“전처럼 아무도 없어. 안쪽은 꽤 넓고, 지금이라면 원래 보금자리보다도 좋을지도….”



상당히 위쪽에 자리 잡아 침수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뼈는 밖으로 치워버리면 되고, 벌레들이 먹을 이끼는 원래 보금자리에서 조금씩 뜯어오면 그만이었다.



“헉… 헉, 너무 멀어.”

“…그게 원래 생각했던 곳은 이미 주인이 있어서요.”



이제는 익숙해질 정도로 퍼붓는 비를 헤치고 새로운 지역으로 조심스레 들어섰다. 원래 머물던 곳과는 달리, 이곳엔 올려다봐야 할 만큼 거대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다양한 식물들이 서로 얽히고설킨 탓에 구조가 무척 복잡해 보금자리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



“이렇게 큰 나무들은 처음 봐.”

“기억을 잃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 수도. …네발짐승 씨 말이에요.”

“아냐…, 그런 느낌은 아닌데-”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변을 살펴보던 네발짐승은 무언가 거슬렸는지 짜증 어린 얼굴로 이쪽을 바라봤다.



“…그나저나 너! 그 이상한 호칭은 뭐야?”

“호칭이요? 애초에 우리 서로 이름도 모르잖아요?!”

“하아? 네발짐승이 뭐냐고? 장난해? 너도 그러면 기어 다니는 짐승이야?”

“…네에?! 저, 저는 슬레타인데요!”

“나도 네발짐승이 아니라 미오리네인데!”



분명 저번에 물어봤을 때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지금에서야 떠올리다니 억울하기 그지없었다.



“저번에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면서요!”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기억나.”



시치미를 떼며 아무렇지도 않게 구는 미오리네 씨의 태도에, 괜스레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그래서였을까? 그 살랑거리던 꼬리를 덥석 물어버린 게.



“…너! 나 안 먹는다면서!”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면서요. …저, 저도 생각이 바뀔 수 있는 거죠!”



미오리네 씨의 체구와 내 체구를 비교했을 때 절대적인 우위에 놓인 건 바로 나였다. 파르르 떨리는 꼬리를 천천히 입안으로 밀어 넣고, 갈라진 혀로 살짝살짝 핥자, 미오리네 씨는 눈을 꼭 감은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웅얼거렸다.



“나, 맛없으니까…. 먹지 마….”



그 순간, 쿵-하고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감각이 밀려왔다. 처음 겪는 기이한 감각에 미오리네 씨를 급히 뱉어내고는, 놀란 채로 몸을 빙빙 꼬며 가슴 부위를 훑었다. 상처는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자, 장난이에요. 안, 할 테니까요…. 그, 그러니까 미오리네 씨도, 자꾸 그러지 마세요!”

“…알았으니까.”



몸을 추스른 뒤에도, 우리 사이에는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조금만 닿았을 뿐인데도 맛있다고 느꼈다. 상처 때문이었을까? 역시 그것밖에 없겠지?



“이번에 자리를 잡으면 제대로 된 걸 잡아 올게요.”

“…물고기 말고, 많이 먹어서 질렸으니까.”

“네!”



이 지역은 바위만큼 커다란 새들과 거대한 짐승들이 여럿 살고 있어, 미오리네 씨가 원하는 사냥감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특히 우기에는 사냥감들이 몸을 피하려 특정 장소에 모이는 습성이 있어 더욱 그랬다.



“슬레타, 너 말이야. 왜 나를 데려올 생각을 한 거야?”

“가, 갑자기요?”

“아무 말 없이 계속 걷는 것도 좀 그래서. 분위기 전환도 할 겸.”



먹으려고 데려왔다고 하긴 좀 그렇지 않나? 아니, 그 얘긴 이미 한 번 했었는데 어쩌지? 결국 고심 끝에 미오리네 씨가 기분 상하지 않을 말을 골라 조심스레 내뱉었다.



“처음에는 도, 동족인 줄 알아서요. …아니었지만요.”

“동족 말이야?”

“저는 미오리네 씨처럼 다리도 없고, 뿔도 없고, 이빨도 다르고….”



미오리네 씨는 내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슥 훑어보더니, 미묘하단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야, 너 이무기잖아. 완전 동족이 아니라고 하긴 어렵지.”

“…이무기요? 이무기가 뭐예요?”

“너 스스로도 잘 몰라?”

“이곳에 계속 혼자 있어서요…. 미오리네 씨 같은 짐승도 처음이에요.”



미오리네 씨는 무언가 떠올리려는 듯 머리를 싸매더니, 애매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무기는 용의 전 단계 중 하나로, 상당한 양의 기운을 머금고 여의주를 만들면 용이 된다고 했다. 용은 대체로 용으로 태어나 용으로 죽지만, 아주 희귀한 확률로 뱀에서 이무기로, 이무기에서 용으로 변하는 개체도 몇 백 년에 한 번 정도 나타난다고 했다.



“나도 풍문으로만 들었던 이야기여서 잘은 모르겠지만, 너는 꽤 기운을 모았는데도 용으로 변하지 않았다니, 이상하네.”

“미오리네 씨도 여의주가 있어요?”

“…아니, 지금은 없어. …기억과 함께 여의주를, 잃어버렸거든.”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게 정말이었던 거예요?”

“그럼, 거짓말인 줄 알았어…?”

“너무 잘 알고 있길래요. 거짓말인 줄….”



여의주를 가진 이무기는 용이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여의주를 잃은 용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럼 미오리네 씨는, 그 여의주라는 걸 되찾아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는 게 목표인가요?”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 지금 그럴 기분이, …아니거든.”

“그게 무슨?”



느리지만 열심히 쫓아오던 미오리네 씨의 움직임이 점점 둔해지더니, 이내 얼어붙은 듯 한 곳에 멈춰 섰다. 더 이상 한 발자국도 제대로 떼지 못하고 덜덜 떠는 모습을 보며, 나는 미오리네 씨의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미오리네 씨! 미오리네 씨! 괜찮으세요? 정신 차리세요!”

“추워…, 배고파….”



서둘러 미오리네 씨를 등에 태우고 새 보금자리로 빠르게 향했다. 미오리네 씨의 몸이 이렇게 빨리 식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처음부터 등에 태우고 갔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너무나도 안이했다.



“헉, 헉… 몸이 차가워. 뭔가 데울 만한 것이…!”



차가워진 몸을 데워야 하는데, 하필 주변에 마른 것이 하나도 없었다. 비가 온 지도 벌써 며칠째니 없는 게 당연했다. 급한 마음에 미오리네 씨를 칭칭 감아보았다. 내 몸은 뱀치고 따뜻한 몸이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미오리네 씨를 꼭 껴안고 있었다.



“…헉, 숨 막혀…!”

“미, 미오리네 씨?! 정신이 드셨어요?”

“정신…? 여기는 어디?”

“이번에 새로 옮긴 보금자리예요. 도중에 미오리네 씨가 쓰러져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이제부터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절대 밖에 나가시면 안 돼요!”

“그렇게까지 과보호할 필요는…. 뭐야, 네가 몸을 데워준 거야?”

“그야, 미오리네 씨. 몸이 얼음장 같았으니까요. 마치 처음 만났을 때처럼요….”



긴장이 풀린 건지 몸이 추욱 늘어지자, 무게 때문에 불편한지 자꾸만 품속에서 꿈틀거렸다. 미오리네 씨의 네 다리가 비늘끼리 맞닿은 틈 사이로 삐죽 튀어나오더니, 발톱으로 붉은 비늘을 벅벅 긁으며 자꾸만 빠져나가려고 했다.



“…슬레타, 무겁다니까. 나 아직 환자야.”

“조금만 더요. 회복벌레 얹어드릴게요….”



비늘 틈 사이로 회복벌레들이 포르르 날아와, 우리 둘 사이에 내려앉았다. 포슬포슬한 솜털 같은 포자털이 주변으로 흩뿌려진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몸을 맞대고 있으니 따끈하고 제법 가족처럼 느껴졌다.



“…있잖아, 너는 여기에 얼마나 살았어?”



미오리네 씨의 갑작스런 질문에 눈을 댕그랗게 굴리며, 다사다난했던 유생 때부터 영역의 주인이 된 지금까지 속으로 셈해봤다.



“저, 저 말인가요? 전 여기서 나고 자랐어요. 계절도 벌써 삼십 번도 넘게 지났을 걸요?”

“삼십 번이라…, 그러면 나도 그렇게 되려나….”

그 말에는 약간의 체념이 묻어 있었다. 마치 이 생활을 조용히 받아들이려는 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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