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아.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생존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여러분은, 파이로젠 바이러스, 통칭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한,
인류의 희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생존자 여러분은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해 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당신은 몇 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에선 셴이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
2020년 10월 27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 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 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해진다.
셋째.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힘을 잃고, 집단 자살이 성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1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셴은 이 절망적인 세상 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잠든 셴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셴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장여령:듣기|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셴이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았지만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셴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아요.
당신은 잠든 셴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깨어난 셴은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다, 얼마 후 가까스로 진정합니다.
"...선배?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괜히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제 손을 쥐었다 피고 있습니다.)
장여령:"금방 자려고 했는데 네가 조금 힘들어보여서 깨웠어."
"천천히 숨 쉬어봐. 물도 좀 마시고"
셴:"으, 으음... 그랬구나... 아, 물 고마워요."
셴:(물통에 있는 물을 한모금 마시면서) "선배, 지금 몇 시예요?"
지금 시간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이네요.
셴은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 당신에게 말합니다.
셴:"선배, 이제 제가 보초를 설게요. 눈 좀 붙이세요."
▶:당신은 셴이 누웠던 곳에 몸을 뉘이며 모포를 덮습니다.
방금까지 셴의 온기가 남아 있어 따스합니다.
곧 졸음이 몰려옵니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와중, 누군가 당신의 몸을 껴안습니다.
한동안 말이 없다, 오랜 침묵 후에 비로소 입을 엽니다.
셴:"...선배, 선배는 다른 사람들처럼 죽지 말아요."
"저, 노력할테니까요."
▶:무언가 더 말을 하려다 말고, 셴은 당신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당신은 입을 열려다가도 여정의 피로에 눈이 감깁니다.
▶:셴이 당신의 귓가에 소근대며 당신을 흔듭니다.
"선, 배. 여령 선배~"
장여령:"으...으응? 벌써 일어날 시간인가..?"
▶:눈을 뜨자 보이는 환풍구 너머의 하늘은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셴:"지금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야 여기를 나갈 수 있다구요."
장여령:"그렇지, 아직 갈 길이 머니까. 빨리 움직이자."
"짐도 챙기고, 빠트린거 없는지 확인하고."
▶:당신과 셴은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 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셴은 숨을 죽인 채 살금살금, 폐공장 지대를 빠져나옵니다.
장여령:운|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Regular |
▶:당신이 한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턱, 하고 셴이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셴의 손짓에 따라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당신의 발아래에 빈 과자봉지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당신과 셴은 조심스럽게 폐공장을 이동합니다.
곳곳에 좀비들의 피와 사방에 흩뿌려진 썩은 살점들. 몇 번이나 겪은 익숙한 상황이지만 구역질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SAN 0/1)
장여령:정신| 기준치: | 40/20/8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Regular |
▶:당신과 셴은 지도를 보고,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뚫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입니다.
"오늘은 달빛이 밝네요."
"다행이에요. 저번처럼 헤매지 않으니까요."
(평소처럼 장여령의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달도 왠지 더 커보이고. 오늘 보름이었나?"
셴:"보름이겠죠? 달이 저렇게 둥근거 보면요."
장여령:(잡은 손에 정신이 팔려 적당히 대답한 눈치다)
(지도를 보여주며) " 안전지대를 향하는 길목에 마을이 있어요."
"이리로 쭉 가다보면 나올거예요. 지도가 틀리지 않는다면요."
장여령:"가는 길목이니까 겸사겸사 들르면 되겠다. 먹을것도 슬슬 떨어지기 시작했으니까"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Regular |
▶:당신들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 난 얼마 후,
[ 이스트 베일에 어서 오세요 ],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라 붙어있는 간판이 새벽 어스름 너머로 보입니다.
장여령:"... 누가 적어둔걸까. 꺼림칙하네."
(조금 미간을 찌푸린다)
셴:"...음, 간판에 피가 묻은 거 같아요. 상황이 그랬으니..."
"아, 곧 동이 틀 거 같네요. 마을에서 쉴 곳을 찾아봐요!"
장여령:"응, 해가 뜨기 전에 빨리 움직이자."
(가방끈을 고쳐매며 마을 쪽을 바라본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체 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당신과 셴은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 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과 셴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브러진 [도끼 ] 와 세 개의 방, 그리고 [ 주방 ] 이 보입니다.
셴:"생각보다 엉망이네요. 이곳의 흔적을 볼 때 여럿이 머물다 간 것 같아요."
"어디부터 보시겠어요?"
(거실에 떡하니 보이는 도끼를 집어들어본다)
"이건 왜 놓고 갔을까, 멀쩡해보이는데"
"이거 핏자국이 묻어 있어요."
"잘 정비하면 우리가 쓰기 좋을 거 같아요."
장여령:"가장 안쪽 방부터 확인하자. 우선 집의 안전 확인부터."
(조금 긴장했는지 도끼 자루를 고쳐잡는다)
(주위를 경계하며 두 번째 방으로 향한다)
▶:방문이 뻑뻑하게 닫힌 게 잘 열리지 않습니다.
장여령:듣기|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몇 번의 시도 끝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고 문이 열리자….
….
방안의 좀비들이 일제히, 당신을 쳐다봅니다.
장여령:민첩|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이 황급히 문을 닫으려는 찰나 좀비가 당신을 통해 팔을 뻗었습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좀비의 손이 문틈에 끼었습니다.
좀비의 기괴한 소리가 문 틈사이에서 새어 나옵니다.
당신은 온 몸으로 문을 지탱합니다.
문 너머에서 좀비들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당신의 등 뒤에서 아까 주운 도끼를 꺼낸 셴이, 문틈 사이에 낀 좀비의 손을 잘라냅니다.
좀비의 썩은 손이 도끼날에 툭,하고 잘려나가고, 잠시 문이 가벼워진 찰나 당신은 문을 닫을 수 있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손이 몇 번 꿈틀대다가 이내 곧 활동을 멈춥니다.
썩은 시체나 다름없는 잘린 손에선 불쾌한 악취가 납니다.(SAN 0/1)
장여령:SAN Roll| 기준치: | 40/20/8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Regular |
당신과 셴은 주방의 의자를 가져와 문고리 사이에 비스듬히 세워놓았습니다.
"하아... 정말 죽는 줄만 알았어요... 선배..."
장여령:"응...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네, 도와줘서 고마워"
"조심해요! 제발."
"선배마저 잃으면... 저는 진짜로, 진짜 혼자란 말이에요...!"
장여령:"이렇게 든든한 후배가 있는데, 죽기야 하겠어?"
(괜히 셴의 머리를 헝클어뜨린다.)
"주방부터 볼까? 먹을게 남아있을지도 모르고."
장여령:"... 저건 굳이 열어보지 않는게 좋겠네"
(검은 쓰레기통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찬장이나 서랍쪽을 한번 더 찾아본다)
장여령:운|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Regular |
▶:찬장 깊은 곳에서 생존자들이 털어가지 못한 작은 칼로리바를 찾습니다.
"들어온 보람이 있네요."
장여령:"운이 좋았네. 저 사람들은 이건 못본걸까"
(칼로리바를 가방 안쪽에 챙겨둔다)
(주방 탐색이 얼추 끝나니 자연스레 옆에 있는 세번째 방으로 시선이 향한다.)
장여령:"꽤나 멀끔한데?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수 있겠다."
셴:(기뻐보이는 얼굴로) "정말요...? 정말 기뻐요."
"그래도 불침번은 서야하니까, 서로 잘 때 옆에 잘 있어줘야돼요?"
(오랜만에 본 멀쩡한 침대에 조금 들뜬 듯 앉아본다)
셴:(배시시 웃는 얼굴로 침대를 꾹꾹 눌러보며 만족스러워해 보입니다.)
"푹신푹신해요. 조금 더럽지만, 이 정도는 땅바닥에 비해 문제 없어요."
장여령:"맞다. 셴, 너 혹시 침대에서도 신발 신는 타입?"
장여령:"다행이다... 나도 신발 신고 침대 올라오면 좀 찝찝하거든."
셴:"그렇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양인을 빼면 왜 다들 신발신고 올라오는지 모르겟어요."
"그렇잖아요. 밖에서 신던 신발인데!"
장여령:"그러니까. 바깥에서 이것저것 다 묻은 신발일텐데, 털지도 않고 침대에 올라온다고."
"이런 거로 싸우는 사람들 있으니까요."
장여령:(오랜만에 생존관련이 아닌 대화를 나누며 화색을 띄운다.)
(별거 아닌 대화인데도, 왠지 즐겁다)
셴:"이 방은 다 봤으니 우리 다른 방도 찾아볼까요?"
"아까처럼 좀비가 있는 방이면 잠가둬야하니까요."
장여령:"맞다. 입구쪽에 방 하나 더 있었지."
(오랜만에 만끽한 침대에서 아쉽다는듯이 일어난다)
(두번째 방 때처럼 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방문에 귀를 댄다)
▶:이 방 역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장여령:(작게 심호흡을 하고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돌려 방 문을 연다)
▶:이 방은 서재로 쓰던 방인 모양입니다. 한쪽 벽면을 [ 책장 ] 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인 [ 책상 ] 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다.
장여령:"여기도 생각보다 멀쩡하네. 책도 땔감으로 안쓰고 다 멀쩡하게 남아있고."
장여령:(방 안을 가볍게 둘러보다가 액자 쪽으로 눈길이 간다)
▶:한쪽 벽에 딸려있는 작은 책상 위에는 작은 보라색 향초와 [메모패드],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패드는 작성된 지 꽤 오래 되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네요.
(착잡한 표정으로 액자에 내린 먼지를 조금 닦아본다)
(액자를 내려놓고, 그 옆에 있던 메모패드를 조사해본다)
장여령: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Regular |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 힘들었지만 드문드문 멀쩡한 페이지들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좋은 예감에 괜히 종이를 조금 움켜쥔다.)
(책상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쓸모있는 것은 없는지 살펴본다)
▶:펜과 새 노트 정도의 문구류들만 보입니다.
"음, 책장 쪽에는 생물학과 감염에 대한 책들이 여럿 꽃혀있네요."
"흠, 아마도 이쪽이 전공이었을까요?"
▶:셴은 적당히 책장을 훑다가 당신의 곁으로 다가옵니다.
▶:셴은 괜히 서랍에 있던 문구류를 만지작거립니다.
이곳의 것들은 전부 돌아본 것 같습니다.
"더 늦기 전에 침실로 갈까요?"
"조금이라도 더 많이 쉬어두는 편이 좋을 거 같아요. 선배도 먼저 주무시는 쪽이 좋을 거 같구요."
"어제는 제가 먼저 잤으니까요."
장여령:"응… 그래주면 나도 편할 것 같아. 고마워."
▶:당신과 셴은방의 문을 단단하게 잠그고 간단하게 짐을 푼 후침대에 나란히 누웠습니다.
장여령:(조금 몸이 굳어있다가 긴장이 풀려 나른해졋는지 기지개를 편다)
"저희 밖에서는 이러지 못했으니까요. 조금은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거겠죠?"
장여령:"밖에서는 이렇게 맘 놓고 쉬지도 못했으니까. 오늘은 운이 좋네."
"오랜만이니까..."
(침대 옆을 손으로 치며 옆으로 와도 좋다는 듯 웃는다)
셴:(머쓱하게 웃으며 당신의 곁에 머뭅니다.)
장여령:(장여령은 자신이 덮던 이불을 셴에게도 덮어준다)
셴:"저희 학교에서는 이러지 않았었는데... 그렇죠?"
"그냥, 저희 그냥... 뭐, 아무렴 어때요."
(말을 흐리면서)
"누가 뭐라할 사람도 없는데..."
(손가락으로 당신의 손가락을 건드리며) "조금 만져봐도 돼요?"
(손가락에서 손바닥으로. 손바닥에서 손깍지로. 조심스럽던 손길이 어느새 더 과감해진다)
▶:셴은 조심스럽게 당신의 손가락부터 손바닥, 팔을 훑습니다. 다만, 그 이상은 조금 부끄러운지 눈치를 살피며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합니다.
셴:"저희는 활을 쏘는 사람들이니까... 근육이 잡힌 편이잖아요."
"선배도, 그렇네요."
(고개를 돌리며) "저만 부끄러운 일 하네요."
장여령:"응, 그렇지. 너도 선수 하려고 했었으니까 꽤나 탄탄하지. 에잇"
(장난스럽게 셴의 팔을 주물거린다)
(작게 키득거리다가 곧 휘청이며 당신의 몸 위에 넘어집니다.)
장여령:"뭔가, 예전보다 더 두꺼워진 것 같기도. 수련의 성과인가."
장여령:"맞다. 너 간지럼 좀 타는 편이었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이곳저곳 간질이기 시작한다)
셴:"서, 선배...! 아, 아핫핫! 아 흣...! 아, 저 읏...! 간지러! 아! 제발...! 선, 앗!"
장여령:(숨 넘어갈 듯이 웃음소리가 너무 클까봐 급하게 셴의 입을 막는 중, 자연스레 몸이 겹쳐진다)
셴:(여령의 손에 입이 막히자, 읍읍 거리다가 겨우 숨을 내쉽니다.)
"자, 자기가 간지럽혔으면서...!"
(시선을 조금 피하며 멋쩍다는 듯이 웃는다)
셴:"...그리고, 선배... 위에서 눌러서... 무거워요..."
셴:"가, 가슴이... 답답해서... 조금 신경쓰이기도 하고..."
"선배가... 조금 단추 좀 풀어주실래요?"
"으. 으응... 잠깐만"
(셴의 앞단추를 조금 끌러준다)
셴:"...부끄럽죠. 괜히 한 것 같기도..."
셴:"서, 선배는... 아, 안 갑갑하세요?"
장여령:(자꾸만 시선이 셴의 가슴으로 향하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어...어? 나?"
(눈이 자꾸만 선배의 얼굴과 아래로 향합니다.)
장여령:"그, 그러고보니 조금 더운 것 같기도...."
(더운 숨을 몰아쉬며 눈을 조금 내리깐다.)
▶:셴은 조심스럽게 아까 자신에게 했던 행동 그대로 장여령의 단추를 푸릅니다. 자신보다 바스트가 큰 장여령이기에 조금만 풀러도 눈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셴:"...사실... 저, 선배... 가슴 좋아해서요..."
"그냥 선후배 관계의 이야기인데..."
"그냥 체형도 좋아보이시고. 단련도 잘 하시니까... 그러니까요."
"저, 저는 그뿐이에요!"
"그냥, 좋...네요."
(멋쩍게 웃으며 시선을 돌린다)
셴:"...있잖아요, 선배... 우리 무슨, 사이에요...?"
장여령:(장여령의 어깨가 한번 크게 들썩인다)
"무슨...사이냐고…?"
"굳이 이름 붙인 적은 없어. 넌… 내게 든든하고 더없이 소중한 후배야. 나는 네 선배고."
(애틋한 표정으로 셴을 조금 끌어안는다)
셴:(그 말에 눈을 몇 번 느릿하게 깜빡입니다.)
"저도... 선배를 소중하다고 생각... 해요."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 그대로를 유지합니다.
▶:당신은 창 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 나위 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체력+1)
창밖을 보니 노을 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 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 그렇다는 건, 해가 떠있을 내내, 셴이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주변을 황급하게 둘러보았습니다.
셴은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장여령: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셴은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깨어난 것을 보고 셴은 작성하고 있는 노트를 황급히 감춥니다.
장여령:"셴, 왜 안깨웠어? 무슨 일 있었어?"
"잠은 잤고?"
셴:"저, 저야 잤죠. 사람이 안 잘 수야 있겠어요?"
"무슨 일은 없고. 그냥 늦잠 잔 거죠."
"아, 푹 잤으니까 오늘은 더 많이 갈 수 있겠어요. 그쵸?"
"나는 큰일 난 줄 알고...다행이다..."
"걱정시키지 말아달라고, 정말."
"안전지대로 가야하니까요. 이제 일어날까요?"
(개운하게 기지개를 켠다)
"응, 슬슬 일어나볼까?"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셴은 길을 떠납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 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장여령:"그니까, 꽤 커보이는데. 먹을 게 있을것 같아."
장여령:(주위의 좀비들을 유의하며 조심스럽게 마트로 발길을 향합니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 선반1 ], [ 선반2 ], 그리고 한쪽 벽으론 [ 창고 ] 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장여령:(어제 얻은 도끼 자루를 고쳐잡으며 선반 1쪽으로 향한다.)
"셴, 여기와봐. 뭐 좀 남아있는 것 같은데?"
(작게 손짓하며 후배를 부른다)
▶:장난감 코너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당신은 인형들을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저 이 시리즈 좋아해요."
장여령:"이거 그거 맞지? 안으면 노래가 나오는거."
"은근 인기 많던데."
셴:"안기에는 작은 키링 사이즈지만요. 후후."
"한정 색도 많은 거 알아요?"
"저희 집에는 이거 색깔 여러개가 있어서요."
(시키지도 않은 곰돌이 이야기를 계속 해댑니다.)
장여령:(딱히 관심도 없던 인형 시리즈지만 괜심있는 것처럼 경청합니다)
셴:"여기 뒤에 잠금장치가 있어서요. 여기 끼어있는 종이만 안빼면... 어라? 없네?"
▶:셴이 곰돌이 인형 뒤에 있는 버튼을 실수로 누르자,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 퍼집니다.
셴:셴은 황급히 인형의 버튼을 눌러 노래를 껐습니다.
셴:"이거 잠금장치가 안 잠겨져 있는 거였네요."
"이렇게 하면."
"이거, 몇개만 가져갈까"
"너 이거 좋아하잖아. 여차 할때는 좀비 유인용으로 쓰기도 좋고."
(파란색 곰돌이 인형 키링을 건넨다)
▶:셴은 기쁜듯이 곰돌이 인형을 주머니에 넣습니다.
장여령:(콧노래를 부르는 후배를 귀엽다는 듯 바라본다)
(자연스레 바로 옆에 있는 선반2로 시선이 향합니다)
셴: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에요.
장여령:운|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은 쓰레기더미들 사이에서 멀쩡한 참치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운이 좋네요!
장여령:"오늘은 운이 좋네. 참치캔 찾았어."
(참치캔을 흔들며 셴에게 보여준다)
"다행이다~ 배 곯은 일이 하루 줄었어요."
장여령:"그러게. 오늘 수완이 좋은데? 더 안쪽도 찾아볼까?"
장여령:(더 안쪽 선반들을 둘러보아도 물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창고로 발길을 향한다)
▶:[ 창고 ] 라고 팻말이 쓰여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잠겨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은 지난번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
장여령:듣기|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무슨 소리가.. 들렸나요? 잘 모르겠네요.
장여령:(지난번의 목숨이 오락가락했던 기억이 문고리를 돌리는 손을 멈추게 만든다.)
▶:당신과 셴은 숨을 죽이고 창고 문을 노려보았습니다.
짧은 눈빛 교환을 주고받은 후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창고 문이 열리자 좀비의 희뿌연 눈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옵니다.
장여령:(쥐고 있던 도끼를 고쳐잡고 꺼떡거리는 좀비의 머리를 향해 강하게 휘두릅니다.)
휴대용 도끼|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Regular |
| 피해: | 5 |
(갑작스러운 상황에 급하게 내지른 공격이 그리 강하게 들어가지는 않은 듯 했다)
셴:(가지고 온 활에 화살을 끼워 당깁니다. 선수의 감각이 무뎌지지 않았을지 걱정이지만, 집중합니다.)
활|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Regular |
| 피해: | 5 |
▶:셴의 화살이 빠르게 날아가 좀비의 머리 정중앙에 쏘아집니다.
선수였을 때의 10점 만점. 그대로의 감각입니다.
좀비는 그대로 뒤로 쓰러집니다.
아무래도 숨이 완전히 끊어진듯 싶습니다.
도끼로 찍었을 때의 상처에서 썩은 살점과 피가 흘러나옵니다.
당신의 옷에도 피가 흐릅니다.
장여령:SAN Roll| 기준치: | 40/20/8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금방이라도 속이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참아낸다)
"익숙해지지 않네요. 이런건..."
"이제 안은 괜찮은 것 같아. 피에 더 닿지 않게 조심하고."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 상자1 ], [ 상자2], [ 상자3 ] 을 발견합니다.
(상자 1을 뒤적거린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 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상의, 겉옷, 바지, 속옷, 양말 등… 당신과 셴의 몸에 맞는 옷들도 있었습니다. 몇 달째 입고 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SAN +1)
(신난듯 옷가지들을 흔들며 셴을 부른다)
셴:"새 옷이에요. 드디어 갈아입을 수 있겠어요!"
장여령:"오랜만에 옷 좀 갈아입을 수 있겠다."
"냄새도 나고..."
장여령:"으으... 그러니까. 피도 튀고 더럽기도 하고. 찝찝했어"
셴:"그치만, 여렵겠죠. 일단... 찢어지지 않을 정도의 튼튼한 옷으로 갈아입어요."
장여령:(욕조에 들어가서 느긋하게 씻던 나날을 돌아보며 그리운 표정을 짓는다)
셴:(옷 몇 벌을 가리키며) "이거랑 이거는 어때요?"
장여령:"좋네, 이 참에 속옷까지 다 갈아입자. 낡기도 했고."
▶:두 사람은 더러운 옷들을 새 것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 사이에 부끄럽다고 꺅꺅거렸던 부분도 있었겠지요.
아마도요.
장여령:(새 옷으로 갈아입어 기분이 좋아진 장여령은 콧노래를 부르며 상자2로 향합니다)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 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면 족히 몇 주를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창고를 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여령:"그러니까. 지나쳐 갔으면 아쉬울 뻔했어."
"오늘은 운이 좋네."
"저희 세번째 상자도 빨리 열어봐요!"
장여령:(좋은 수완에 잔뜩 들뜬 장여령이 세번째 상자를 벌컥 열어제낍니다)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감지덕지일 것입니다.
셴:"선배! 술이에요! 술 마셔본 적 있어요?"
▶:도수는 높은 것부터 낮은 것까지 가지각색입니다.
장여령:"어디 가게 선반 같은데서나 보던 것도 있네"
(형형색색의 주류들을 들고 구경한다)
"술은 마셔본 적 없어. 졸업 하기도 전에...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까"
"저 사실 조금 궁금했거든요. 게다가 도수 높은 술은 소독효과도 있다고 하니까 손도 씻고 싶고."
"그런데 어떤게 도수가 높은 술이죠?"
(이런저런 병들을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곰 상표가 그려져있는 묵직한 무색의 술병을 들어보인다)
장여령:"그런데 마셔도 괜찮을까... 너는 아직 성인은 아니잖아."
셴:(술을 품에 안으며) "세상이 이렇게 됐는데! 성인타령이에요?!"
"그러면 선배도 좀비나 ...그런 것들 죽였으면서."
"원래라면 안된다구요!"
"그럼... 조금만이다?"
(눈썹을 팔자로 만들며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선배가 따라줘요~"
(술병 뚜껑을 비틀어 연다)
(경쾌한 소리를 내며 열린 술병을 셴의 잔으로 기울인다)
장여령은 처음으로 맥주병을 땁니다.
도수는 1. 낮다 2. 중간 3. 높다 2
중간 정도의 홉 맥주네요.
장여령:(황금빛 액체에서 보글보글 올라오는 거품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게, 맛은 어떤 맛일까?"
셴:(잔에 담긴 액체를 한모금 마시고는) "...써어..."
"어른들은 왜 이런걸...? 미지근하고... 쓴 물인데요...?"
장여령:(자신의 잔에도 맥주를 조금 따른 뒤 홀짝인다)
"...그러게.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네."
"다른 것도 다 이런 걸까요? 이거 한 번 까봐요."
(초록빛이 도는 와인병을 건네줍니다.)
장여령:"이건 스파클링 와인인가? 이게 좀 더 맛있을지도."
(코르크마개를 손쉽게 손으로 뽑아냅니다)
"상하거나 하지는 않은것 같아"
"어때, 이것도 한번 마셔볼래?"
(와인병을 빙글 돌리며)
장여령:(셴이 건넨 잔으로 병을 기울여 와인을 따라준다)
"맛은 어때?"
셴:"아까 먹은 것보다 달아요. 이거 맛이 살짝 다르긴 한데 미지근한 탄산음료 같아요."
"끝맛이 좀 요상하긴 하지만요."
장여령:.(셴이 마셔보라며 건넨 잔을 받아 한모금 마셔본다)
"그러게, 이건 아까것 보다 괜찮은데?"
(비슷한 병을 그러모아) "이런 것들도 비슷한 맛이려나?"
장여령:"다 조금씩 먹어볼까? 어차피 들고가지도 못하니까."
"마치 어른이 된 거 같아서 좋아요~"
▶:두 사람은 몇 개의 병을 따더니 한모금씩 하며 히히덕댑니다.
셴은 몸을 휘청대며 장여령이 근처까지 가 비비적거립니다.
졸린 것인지 아닌 것인지 모를 정도로 풀린 눈이네요.
"조금... 벗어도... 안전할지도"
장여령:(발개진 얼굴로 셴이 옷을 벗으려 낑낑 대는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도와줍니다)
"응, 잠시마안~"
셴:"어차... 피 옷 갈아입으려고 해쓰니까..."
"읏차..."
(바지까지 단번에 벗습니다.)
"바지... 맞는 바지가..."
(바닥에 흩어진 옷더미에 가 새로 입을 옷을 뒤적거리다가 눈을 비비적댑니다.)
"선배~ 바지가 안보여요~"
(알딸딸한지 고개를 조금씩 흔듭니다)
(바지를 찾아주러 몸을 일으켜 셴 쪽으로 걸어가다가 조금 휘청입니다)
"우와, 잠까-"
(불안불안하게 셴 쪽으로 몸이 기울더니 완전히 넘어져버립니다.)
"후아. 괜찮아? 셴~?"
셴:"으응... 선, 배에~ 무거, 워요..."
(맞닿은 부분에) "아, 따끈, 해..."
"선배도 덥나봐요!"
(잔뜩 신이난듯 배시시 웃으며) "선배도 벗어요~"
(손부채질을 하며 헤실거린다)
(주섬주섬 옷을 한꺼풀씩 벗는다)
"잠깐, 단추가 안풀려어, 셴 조금만 도와줄래?"
셴:"어, 어떤 단추... 지? 여기인... 가?"
(앞섬에 있는 단추를 풉니다.)
"아닌가...? 여기?"
"선배 엄청 큰... 편이다."
"그런가아~ 셴도 잘 먹고 잘 자면 이만큼 클 수 있을거야."
셴:"잘 먹고, 잘... 자고??? 으음...?"
"이제는 못하지 않나요...?" (풀린 앞섬을 들춰보며) "선배, 땀 나요."
"우리 귀여운 후배~"
"당연하지이~
셴:"그, 그러면 더, 더어 귀여워 해줘요~"
"도망가지 말구~"
(후배의 말에 답하듯 강하게 가슴쪽으로 끌어안는다)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우리 셴."
(머리를 잔뜩 쓰다듬으며 꼬옥 끌어안는다)
셴:(얼굴이 가슴에 파고 든다) "우앗..."
"그러면 우리... 조금만..."
(가슴에 붙어 있던 셴이 장여령의 가슴 윗 부분에 입을 작게 맞춥니다.)
(셴의 앞머리를 치우고 이마에 작게 입을 맞춥니다)
셴:(상대가 제게 맞춰준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낍니다)
"여기도 할래요..."
(바로 보이는 턱 아래에도 입을 맞춥니다.
손은 이미 선배의 가슴과 허리부근에 도달해 있습니다.)
"우, 술냄새~"
장여령:"뭐어..? 셴이야말로... 히끅..."
(꽤나 술기운이 올라왔는지 셴을 끌어안은 채 몸을 흔들흔들 합니다)
(시선이 얽히자, 웃음기가 사라지고 열이 오른 표정을 짓습니다)
(괜히 입술만 달싹이다 맙니다)
셴:(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선, 배에~ 조아해요~"
"...싫으면, 밀어내도 돼. 센."
(조심스레 셴의 턱을 잡아 들었다. 자세를 낮추자, 둘의 입술 사이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
(반응을 확인하듯, 살며시 셴에게 밉을 맞췄다)
셴:(바래왔던 일이 현실이 된 기분입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어려웠지민, 지금 제 앞에 있는 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여령선배입니다.) "으응..." (손으로 셔츠의 앞섬을 붙잡으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첫 입맞춤, 작게 새가 쪼아대듯 여러번 입을 붙였다 떼어냅니다.)
"선... 배..."
셴:(장여령의 손을 제 허리와 가슴팍에 조심스레 옮기며) "선 배에..."
장여령:(허락의 말 대신, 몸을 아까보다 더 붙여옵니다)
(입을 맞춤과 동시에 셴의 허리를 강하게 감습니다)
(여령의 입술이 이번에는 더 확실한 의도를 담고 셴에게 닿아온다. 숨이 섞이고. 열기가 번져 오른다)
(셴의 몸이 작게 떨리는 것을 보고도, 멈추지 않는다. 멋대로 시작한 행위였지만 셴은 자신을 밀어내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입술이 아주 짧게 떨어졌다가 다시 맞닿는다. 숨을 고르던 셴도 입이 떨어지니 아쉽다는 듯 졸라온다. 그런 후배가 사랑스럽다. 너무 사랑스러워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 사람은 옷더미 사이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입고 있는 건지 벗고 있는 건지 애매한 옷차림으로요.
장여령이 먼저 일어납니다. 머리가 지끈거리네요.
옆을 보니 반 나체의 셴의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마지막 기억은... 그렇습니다. 키스... 였나요?
그 이후로 기억이 없습니다.
셴은 여전히 몸을 뒤척이며 자고 있는 것 같네요.
"셴~ 일어나~"
"일어나아~"
"흔들지... 마세요..."
(머리를 부여잡으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끙끙거립니다.)
(그러던 중 거의 반나체 상태인 자신을 깨닫습니다.)
"...?"
"선배...? 왜 제가 이렇게 벗고 있... 어요?"
셴:(주변의 옷가지를 가득 끌어안아 제 몸을 가립니다.)
"보, 보지 마... 세요."
(급하게 입을 만한 옷을 찾아 입습니다.)
"선배는 어제...! 기, 기억 나요?"
"저는 기억이 안 나서...!"
"왜 제가 벗고... 혹시 스스로 벗었나요...?"
(부끄러운듯이 와다다 말을 쏟아냅니다. 얼굴은 이미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어 있네요.)
장여령:"정말 기억 안나는구나.... 여기 옷."
(아무렇게나 던져져있는 셴의 옷을 챙겨 건넨다)
"제가 무슨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주세요."
장여령:"아니야… 실수한 거 없어. 정말 괜찮아."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짓다가도 금세 상냥한 얼굴로 바꾼다)
셴:(그 말에 머쓱한듯) "다행이에요. 저, 선배한테는 실수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셴:"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 같으니까요. 으음... 시간상 동이 트고 있는데... 너무 늦어서요. 오늘만이라도 낮에 움직여야할 거 같아요."
▶:셴은 부스럭거리면서 손목시계와 지도를 번갈아가며 바라봅니다.
당신이 창고의 밖으로 나가 확인해보니 셴의 말대로 햇빛이 보입니다.
찜찜하긴 하지만, 밤새 그것만 아니었으면... 그렇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후회하지 않지 않나요?
장여령: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은 셴이 좀비 시체에서 총 하나를 꺼내 제 주머니에 넣고 있는 장면을 봅니다.
셴은 그것을 끝으로 후다닥 짐을 챙겨 창고 밖으로 향합니다.
셴:"선배, 술 말이에요. 화폐로 쓰긴 좋겠죠?"
장여령:"그렇겠지. 소독용으로 쓰기도 좋을테니까."
"안전지대에서 팔 수 있었음 좋겠네요."
"다행히 앞으로는 도로가 계속이어서 좀비는 없을 거 같아요."
장여령:"이 근처를 다니던 좀비들은 다른 데로 갔나봐. 다행이다."
"그런데, 셴. 혹시.... 나한테 말 안 해준 게 있는건 아니지?"
"그런 거... 없는데..."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장여령: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Regular |
셴:셴의 표정은 어딘가 굉장히 불안하고 초조하고 …. 조급해 보입니다.
▶:당신은 셴과 짐을 챙겨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 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이상하게도 당신이 말을 걸어도 셴은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마치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것처럼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살짝 미소지으며 말합니다)
셴:"...조금 지치네요. 더워서 그런가봐요."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얼마나 길을 걸었을까요, 비로소 셴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셴의 손가락을 따라가면, 저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이 곳은 관리인 한두 명을 둔 작은 무인주유소 였나 봅니다. 근근이 널브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이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당신과 셴은 주유소를 둘러보았습니다. 무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 주유기 ] 몇 대, 그 옆에는 [ 자판기 ] 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사무실 ] 이 보입니다.
장여령:"자판기다! 먹을 게 아직 남아있으려나."
장여령: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자판기의 부품들과 쓰레기들 더미에서 생수 한 병을 발견했습니다. 깊숙이 있어서 보이지 않았나 봐요.
장여령:"아예 다 털린건 아니었네. 운이 좋았어."
(쓰레기 더미 속에 있던 물병을 챙겨 가방에 넣는다.)
장여령:(사무실 쪽으로 발길을 돌리며 도끼를 고쳐잡습니다)
▶:사무실의 문을 돌려 보았지만 굳게 잠겨 있습니다. 하나뿐인 창문엔 블라인드가 쳐있어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열쇠를 찾아봐야 할까요?
(연거푸 문고리를 돌려보다가 손을 뗀다)
"주변에... 사무실 열쇠가 없을까?"
셴:"열쇠요? 으음... 찾아봐야 할 거 같은데."
"주유기 쪽이요?"
장여령:"응, 여기 근처에 뭐라도 있을지도."
(주유기 쪽을 두리번거린다)
▶:평범한 주유기입니다. 당신이 기름을 챙겨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턱!! ,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
▶:당신이 시체인 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 지 몇 시간이 지난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이 뜯어먹혀 두 다리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일까요.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 모금만, 제발….”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콰직, 하고… 셴의 신발굽이 당신에게 뻗어진 손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당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셴은 그를 향해, 쇠파이프를 내리칩니다.
퍽, 퍼억, 퍽,
외마디 비명도 곧 그치고, 셴의 중얼거림과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셴:"안 돼... 안 돼... 제발... 끝나..."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셴의 눈은 섬뜩하게 핏발이 서있습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 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튑니다.
이미 죽었을 게 분명하건만 몇 번이고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것을 반복하던 셴은, 이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신을 돌아봅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셴의 모습과는 어딘가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SAN 0/1)
장여령:SAN Roll| 기준치: | 40/20/8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이 셴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는 찰나, 끼익, 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서 있습니다.
“저기, 우선 들어와서 이야기할래요?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니까.”
장여령:"... 네, 우선 안으로 들어가죠."
(긴장과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얼떨떨하게 답변한다)
▶:당신과 셴은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이 들어가니 방이 꽉 찹니다. 당신과 셴이 짐을 풀고 자리에 앉자 남자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쥬드:“이게 얼마 만에 만나는 생존자인지 모르겠네. 쥬드라고
합니다.”
"거기 두 사람은? 친구?"
"그래요? 선후배 좋네요."
"저에게도 선후배 같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말이에요."
"안타깝게도 다들 감염자가 됐거든요."
"아, 그렇게 경계 안 해도 돼요. 생존자를 만난 게 삼 개월 만이라 반가워서 그랬어요."
장여령:"저희도 다른 생존자를 만난 건 오랜만이에요. 그래도… 이렇게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 건 반갑네요."
쥬드:"그렇죠? 하하하, 여기 발견하고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운이 좋았죠."
"당신들과 만났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해가 뜨고 있는데 무슨 연유로 움직이고 있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장여령:"근처에 남아 있는 감염자들이 거의 없더라고. 해가 떠있긴 해도 지금 이동하는 편이 낫겠더라고요."
쥬드:"아무래도 이곳은 얼마 없는 편이었죠."
"고속도로라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두 사람도 안전지대로 가는 것 맞나요? 저도 그리로 가고 있거든요."
장여령:"네, 저희도 안전지대로 가고 있었어요. 마침 가는 길도 겹치네요."
쥬드:"그러면 저희 같이 가는 쪽으로 할까요?"
"동행자가 많으면 덜 위협적이니까요. 두 분은 여성이시고 어려보이시니까요."
장여령:"네, 함께 다니면 마음이 놓이죠. 잘 부탁드려요."
(온화하게 웃으며 손을 건넨다)
"전 장여령이라고 해요."
쥬드:(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더 말하자면 쥬드입니다."
쥬드:(무언가 눈치챈듯) "아, 후배분이 낮을 가릴 수도 있죠. 이해합니다."
"밤이 되기까지 시간이 있으니 식사나 하면서 긴장을 풀도록 하죠!"
▶:셴이 아닌 사람과 대화를 한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요.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말을 많이 해서인지 배가 고파옵니다. 밤을 지나 낮시간에도 걸었으니 여기서 식사를 한 후 쉬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칼로리바와 참치캔, 쥬드가 꺼낸 무화과 등. 오랜만에 꽤 풍성한 식사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힘내서 안전지대로 가봅시다!"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짐을 치우고 바닥에 누웠습니다.
잠으로 흐릿해진 시야에서, 여전히 등을 돌리고 어제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는 셴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당신은 셴에게 뭐라고 더 말을 하려 했지만 졸음에 머리가 무거운 탓에 이내 금세 잠이 듭니다.
▶:깜빡, 잠에서 깨어나니 창밖이 어둑합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신이 잠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셴입니다.
셴:“선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요.. …. 우리... 캘버리로 가요, 하루라도 빨리…”
(셴의 어깨를 작게 흔들어 깨웁니다)
"밤이 된 건가요? 그러면... 움직여야."
말을 마친 셴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저는 괜찮아요. 출발해도요."
(배낭을 고쳐매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아스팔트 도로에 세 사람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걷던 당신은 문득 옆에서 걷는 셴을 돌아보니, 셴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어제와 같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그런 셴을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쥬드:"선배 씨... 혹시 후배가 좀 정신이 안 좋은 편인가요?"
▶:행여 셴이 들을라, 목소리를 낮춘 쥬드가 당신에게 속삭이며 말합니다.
쥬드:“제가 이래 봬도 다른 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요. 후배 씨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라틴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알아듣지 못하는 그 외의 언어들도 많은 거 같은 걸 보니... 완전히 미쳤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 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둘 중 하나인 거 같거든요.”
쥬드:"선배 씨도 모르나요? 저기 저렇게 중얼대는 거요."
장여령:"원래도 생각 정리할 때 종종 중얼거리곤 해서요.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요."
쥬드:"그래요? 그렇군요. 뭐 그렇다면야 다행이고요."
▶:당신은 도저히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셴이 저런 언어들을 할 줄 알던 사람이던가요? 갑자기 노트를 쓰는 것도 그렇고, 어제 주유소에서의 일도 그렇고….
요 며칠 새의 셴은, 마치 당신이 알던 셴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미쳐가는 세상에서 셴 마저도 미쳐가는 걸까요. 어느새 셴은 당신들보다 몇 발짝 뒤쳐졌습니다.
쥬드:"두 사람은 선후배 관계라고 했잖아요. 후배 씨는 어떤 사람이에요?"
(잠시 시선을 떨구고는 천천히 말을 이어간다)
"어딘가 별난 구석이 있지만, 아주 믿음직한 아이에요. 둘도 없는 소중한 후배죠."
"그런 관계는 정말 좋지요. 신뢰감 있고 말이에요."
장여령:(잠시 기억에 젖은듯, 입가에 작게 미소가 번졌다)
"그러니까요."
쥬드:"저도 그런 친구들이 돌아와줬음 좋겠는데 말이에요. 나이가 있으니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새벽이 가까워져 오고, 당신과 쥬드가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갑자기 털썩,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를 돌아보니, 셴이 땅에 쓰러져 있어요.
▶:가까이 다가가 셴을 살펴보니 온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쥬드:“이 친구를 어디에 좀 눕혀야 할 것 같은데.. 건물을 찾아보죠.”
▶:당신과 쥬드는 기절한 셴을 부축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 동이 트려 할 때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 것 같아요.
▶:가까이 가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나 봅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장여령: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당신은 스쿨버스를 기웃거리다 그 안에서 새카맣게 불에탄 시체들을 보게됩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아직 커보이지 않은 사이즈의 시체들... SAN -1
장여령:(필사적으로 눈을 돌려 다른 곳을 확인해봅니다)
▶:모든 교실에 좀비가 있는 것 같아요. 쉽지 않네요...
그러던 중.
쥬드:잠깐, 거기 선배 씨. 저기 봐봐 저기만 좀비가 없어보이지 않아?
▶:쥬드가 가리킨 부분만 좀비가 없어보입니다. 창문을 통한다면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장여령:"정말 그러네요... 저기라면 들어갈수 있을지도."
숨만 색색 내쉬고 있네요.
(초조한지 괜히 도끼자루를 고쳐쥡니다)
"네, 들어가죠. 쥬드씨."
▶:당신과 쥬드는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셴을 눕혔습니다
셴의 몸은 뜨겁고, 표정을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런 셴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갑자기 셴은 왜 아픈 걸까요. 과연 당신과 셴은 무사히 캘버리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당신은 잠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부르는 셴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신음하는 셴이 보입니다.
셴의 몸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안 좋아진 모양입니다.
셴:"서, ...배. 아파요... 도, 와주세요..."
셴의 몸은 불덩이 같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요. 어디가 아픈지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거 심각한데요...”
"이대로라면 열에 잠식돼 익어버릴지 모르겠네요."
장여령:"...셴을 그렇게 두진 않을 거야.”
장여령:지능|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일단 학교를 돌아다녀보면 셴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을 수 있을까요? 교실 안에만 있을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쥬드:"일단 움직일까요? 여기서 지지부진하다간 뭣도 안될테니."
(셴의 이마에 손을 대며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한다)
"셴 버텨줘, 제발..."
쥬드:"이곳은 좀비가 많으니 되도록이면 타격무기를 챙기는게 좋겠죠."
(자신의 가방에서 쇠파이프를 꺼냅니다.)
"가보죠."
쥬드:복도로 나오자 저 멀리서
8 마리의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듭니다.
"오, 이런 준비하세요."
"네"
공격시 피해수치만큼 좀비들이 떨어져 나갑니다.
좀비의 공격을 회피하지 못하는 것이 3번 이상이 될 때, 탐사자는 좀비에게 물려 감염자가 됩니다.
쥬드는 50, 장여령은 60이라 장여령의 턴입니다.
장여령:(도끼자루를 짧게 잡고 다가오는 좀비들을 받을 준비를 합니디)
도끼|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8 |
(From 키링): 운 차감하고 성공판정 하겠습니다
장여령의 셴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일까요? 엄청난 힘에 좀비들이 나가떨어집니다.
장여령이 도끼를 들고 이리저리 찍자, 좁은 복도 안은 짙은 혈향으로 가득합니다.
땀방울과 좀비에게서 튄 피가 한데 섞여 이마를 타고 흘러내립니다.
(SAN 0/1)
장여령:SAN Roll| 기준치: | 38/19/7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쥬드:"당신... 정말 굉장한데요? 이래서 그런 후배 씨랑 잘도 살아남았네요!"
"뭐, 후배도 만만치 않게 잘 싸우니까요."
(이마에 타고 흐르는 피를 닦는다)
쥬드:"흐음~ 일단 좀비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서두릅시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치고,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 캐비넛 ] 과 [ 사물함 ], [ 학교약도 ]가 보입니다.
(유의하며 하나씩 열어봅니다)
열어봐도 다 비슷한 느낌입니다.
장여령:"여기는 허탕이네요, 다른데 찾아볼까요?"
장여령:(평소답지 않게 초조한 티를 내며 혀를 찹니다.)
"여기도 아니네요."
쥬드:"보통 초등학교 사물함에 뭐가 있을리가 있나요?"
(사물함과 캐비넷의 수색이 끝나고, 벽에 붙어있는 학교약도 쪽으로 향합니다)
장여령:"물자가 있을만한 데를 찾을 수 있을지도."
"어디보자..."
"여기, 여기 있네요. 양호실 맞죠?"
(손가락으로 양호실을 가리킵니다.
장여령:“양호실… 네. 거기면… 뭐라도 있겠죠.”
“해열제든, 얼음팩이든.... 아무거나, 셴한테 쓸 수 있는건 전부 챙겨옵시다"
쥬드:"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뜁시다. 저기 좀비들이 돌아오고 있거든...요!"
▶:저멀리 좀비들이 무리지어 다가오는 게 보입니다.
▶:두 사람은 서둘러 약도에 적힌 양호실로 향합니다.
당신과 쥬드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양호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 환자용 침대 ] 와 [ 큰 서랍], [ 상자 ], [ 싱크대 ] 가 보입니다.
"욕심부리면 덧나니까요."
장여령:(필요한 약은 찾았지만 아직 뭔가 더 도움이 될 만한것이 없는지 찾아봅니다.)
(상자 쪽으로 향해 무언가 쓸모있는건 없을지 찾아봅니다)
장여령:"이것도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죠..."
(가져갈 수 있을만큼 쟁긴다)
▶:당신이 물건을 챙기는 동안 쥬드는 싱크대에서 물이 나오는지 확인합니다.
안 나오는 곳도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물이 나오네요.
쥬드는 밝은 얼굴로 세수를 하더니 피를 닦고 수통에 물을 담아갑니다.
장여령:“해열제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몰라요. 물도 먹이고, 몸도 닦아주면…조금은 나아질지도...”
(장여령도 수통도 열어 물을 받아둡니다)
(어느정도 수색이 끝난 양호실 안쪽을 떠나기 전, 들러보다가 양호실 내에 구비된 환자용 침대 쪽으로 시선이 갑니다)
"셴도 이런 데 눕히면 좋을텐데."
장여령:관찰력|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침대들을 살펴보던 당신은 침대 아래의 서랍에서 안 쓴 수건들을 발견합니다. 이거라면 셴에게 물수건이라도 얹어 줄수 있을 것 같아요.
장여령:(손으로 하나를 집어들며, 화색을 띈다)
"이걸로... 물에 적셔서 얼굴에 얹어주면...열도 좀 내려갈 거에요."
"챙길만큼 챙긴 것 같으니, 빨리 가죠."
약에 물까지, 정말 큰 수확이네요. 들어갈 때와 다르게 양호실에서 나갈 땐 짐이 양손 가득 입니다. 이때…
장여령:운| 기준치: | 61/30/12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당신의 주머니에서 약통이 떨어지는 것을 쥬드가 받아냅니다. 순간 철렁했네요. 빨리 이동해야겠습니다.
▶:당신과 쥬드는 가까스로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은 셴을 품에 안고 일으켜 챙겨온 약을 먹이고, 담아온 물을 이용해 물수건을 만들어 셴의 이마에 올려주었습니다.
쥬드:“....이런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긴 힘들 것 같은데… 일단 후배 씨가 좀 괜찮아질 때 까지 기다려야겠네요.”
▶:그는 당신이 셴을 정성스레 간호하는 것을 바라보다 나지막이 말합니다.
쥬드:"선배 씨는 후배 씨를 어디까지 믿어요?"
▶:당신이 의아한 표정으로 쥬드를 돌아보자 쥬드는 머리를 몇 번 긁적이고 말합니다.
쥬드:“당신들이 둘도 없는 소중한 관계라는 걸 아주 잘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이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끝까지 믿을 건 나 하나뿐입니다. 내가 왜 혼자가 되었겠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누운 후 눈을 감습니다. 뜬금없이 그는 무슨 소리를 한 걸까요.
…그런데, 그런데… 쥬드의 말을 들어서일지, 아니면 요 며칠 계속해서 느꼈던 불안감인지,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셴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셴이 어느 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은 밤새 걸은 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좀비와 싸워야 했습니다. 피곤한 게 당연하죠. 당신은 아까처럼 셴의 옆에 누워 그의 옆모습을 바라봅니다.
지금 잠이 든 셴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셴을 바라보다 당신 역시 잠이 듭니다
▶:당신은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목소리는 쥬드와 셴의 목소리 같네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 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장여령:듣기|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실패 |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지만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할까 하고 생각 한 순간.
탕!!!!!!! 타앙!!!! 탕!!!!! 하고, 귓가를 찢는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것은 새벽 어스름이 깔린 복도에 총을 든 셴과,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셴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이, 이건... 이건... 제가 설, 명할 수 있어요."
"그러, 그러니까..."
(손에 든 총을 매만지며 안절부절 못합니다.)
▶:아, 그런데, 설명을 할 시간이 있을까요.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셴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눈으로 어림잡아도 스무 마리는 넘어 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 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도망가긴 이미 늦었어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기할까요?
"선배, 미,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러니까..."
그런데 돌연 셴이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캐비넛으로 달려가, 당신을 캐비넛 안에 밀어 넣고 문을 잠급니다.
▶:당신은 뭐라 저항할 새도 없이 셴에 의해 캐비넛에 갇혔습니다.
문을 열려고 해보았지만 문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캐비넛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슬프게 웃는 셴의 얼굴이 보입니다.
"선배만이라도."
"선배만 살면 되니까요."
장여령:"셴-!! 지금 뭐 하는거야!! 문 열어!"
(손이 아프도록 문을 두드린다)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몸 조심해요..."
▶:그렇게 말한 셴이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입니다.
당신이 뭐라 말을 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에 셴의 모습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들 사이에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새벽의 캐비넛 안은 춥고 어둡습니다.
장여령:“셴…… 제발….. 제발 돌아와…… 제발…… 나 혼자…… 두지 마……”
"아직..... 너한테.... 할 말.... 많단 말이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애꿎은 캐비넷만 흔들어댄다)
▶:마트에서 인형을 챙길 때부터 셴은 좀비들을 소리로 유인할 작정이었나 봅니다.
장여령:(어둠 속에서 여령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가라앉는다)
“…혼자… 남지 말잖아…… 계속… 같이… 있자고… 했잖아……”
"제발....제발.... 두고가지 마...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넛의 문이 열리며, 당신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셴이 서있습니다.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습니다.)
"저 그렇게 됐나봐요."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셴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셴은, 감염자입니다. (SAN 1d3)
(모든 것이, 악몽의 한 장면처럼 느릿하게 흘러간다)
(발이 바닥에 걸려 비틀거리고, 손 끝이 떨리고, 숨을 몰아쉰다)
"... 거짓말.... 하지 마....."
"그, 그냥- 피, 피 좀 난다고..."
(셴을 똑바로 보지 않으려다가, 결국 정면으로 마주친다)
"전 선배를..." (피가 묻지 않게 노력하며 손을 어루만집니다.)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주고 싶어요."
"선배를... 소중하게 여기니까요."
"피 좀 난다고가... 아니라, 선배. 현실이에요."
장여령:(이해와 공포와 사랑과 비탄이 섞여 목에서 터져나온다)
(말이라기 보다는,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에 가까웠다)
",......그만.... 제발....그만...."
(말끝이 떨리고, 비에 젖은 것처럼 모든것이 흐려진다)
(숨을 들이쉴 때 마다, 울음이 섞여 끊긴다)
셴:(반쯤 무너지는 선배를 보며) "저에게 있어서... 최선이었어요."
"이런 세계잖아요. 그저... 찾아올 게 왔다고... 그게 왜 우리냐고 물으시면... 다들 그렇게 생각했겠죠..." (눈가를 찌푸리며)
"선배... 전, 선배만을 살리고 싶어요."
"...좋아하니까요, 선배를요."
(숨을 고르고는) "이런 곳에서 듣게 해서 미안해요."
"로맨틱하진... 않죠?"
"..로...맨틱?"
(입을 떨며 고개를 살짝 흔든다)
"그런 건 상관없어… 아무것도…”
"그냥... 곁에 있어줘...."
"나한테서... 떠나지 말아줘..."
(기어가는 목소리로)
"나도.... 네가 좋아..."
셴:(그 말에 부서질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마지막에라도... 알 수 있어서... 고마워요."
▶:두 사람은 쥬드의 짐을 챙겨 필요한 것을 가지고 초등학교를 떠납니다.
셴은 시간이 없다며 당신의 손을 붙잡고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 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캘버리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셴이 마침내 입을 엽니다.
셴:"제가 하고 있는 일이 있어요. 아주아주 중요한 일이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
(제 가슴팍에 스스로 손을 얹으면서) "저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당신은 문득 쥬드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저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놓치면 사라질것처럼)
"나, 기다릴 수 있어. 기다리라는 말이면.... 기다릴께."
"그런데, 그게 너 혼자 가게 되는 일이라며..."
"그렇다면..."
"...나도 가."
셴:"...어렵네요, 참. 사람 마음이란게..."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당신과 셴은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여요.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 보니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셴은 지도를 들여다보다 당신에게 말합니다.
셴:"이제 곧 캘버리예요. 우선 여기서 잠깐 쉬었다가 해가 지면 움직여요."
▶:교회의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인기척이 하나 없는 예배당 안은 고요합니다. 예배당 맨 앞에 짐을 풀고 셴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셴:"미안해요. 선배. 저 이걸 완성해야할 거 같아서... 괜찮으면 안쪽을 좀 봐주실래요?" (품 속에서 여행 도중 계속 가지고 있었던 노트를 꺼내보입니다.)
(양쪽에 놓여진 장의자를 넘어가, 강당 쪽을 향합니다.)
(가장 앞에 보이는 단상을 조사합니다)
(그리운 듯 성경을 조금 펼쳐봅니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들어 올리자 사이에 펜이 끼워져있습니다. 펜을 따라 성경을 펼치자,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장여령:(성경을 천천히 닫으며, 씁쓸하게 웃는다)
"다들... 그때도 같은 걸 빌었겠지..."
(손가락 끝으로 밑줄 쳐진 구절을 천천히 쓸어내립니다)
(셴에게도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속삭입니다.)
"... 지켜줄 수 있게, 곁에 있을 수 있게...."
(여기까지 이야기하고는, 책을 눌러 덮은 뒤 단상 위에 올려둡니다)
(등을 돌려 교회의 가장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초점이 흐린 눈으로 스테인 글라스 너머로 떨어지는 햇빛을 잠시 바라봅니다)
(열쇠를 챙겨 주머니에 넣고 힘없이 안을 탐색하다가 피아노로 향합니다)
장여령:(절박하게 그어진 엑스 표시들이 보며 멍하니 있습니다)
"이들은, 어디로 간걸까. 아니면..."
(숨을 깊게 들이쉬다가, 목이 조여온 듯 천천히 내쉰다)
(차마 달력을 덮지는 못하고, 그 달력에 쳐진 동그라미를 뚫어지게 봅니다)
(건반 하나를 손가락으로 아주 약하게 톡, 건드린다)
장여령:(낡고 탁한 음색을 듣고, 조용히 피아노 뚜껑을 덮는다)
(아직 탐색하지 못한 곳, 계단으로 시선이 향합니다)
▶:좁은 나선계단입니다. 위층의 다락방으로 향하나 봅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 기도실 ] 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좁은 나선 계단을 올라, 기도실의 문을 열어봅니다)
▶:계단을 올라가자 문 하나가 있고, 그 문엔 기도실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문이 안에서 잠긴 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열쇠뭉치를 꺼내 하나씩 꽂아봅니다)
▶:당신은 아까 얻은 열쇠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보았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 악취가 슬프게도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SAN 0/1)
당신은 눈살을 찌푸리고 소매로 입을 틀어막은 후 어둑한 기도실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좁은 기도실 안을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체들의 정 중앙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피워낸 향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이곳에서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 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들의 마지막 기도대로, 그들의 영혼은 구원받았을까요?
장여령:SAN Roll| 기준치: | 34/17/6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자신들에게도 찾아올 예정된 파멸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등에서부터 소름이 끼쳐 올라옵니다.)
(예전에는 그저 남의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너무 현실적이고, 너무 선명한 공포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해야..해...."
"아직은, 살아있어. 아직, 뭐라도 할 수 있어..."
(스스로에게 읊조리듯 작게 말합니다)
▶:당신은 셴에게 돌아왔습니다. 몸을 웅크리고 미친 듯이 노트에 무언갈 적어 내려가는, 이젠 익숙한 그 뒷모습이에요.
한참을 제 일에 열중하던 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신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셴의 환한 미소입니다.
셴:"하하, 선배! 끝이에요. 다 끝났어요."
(당신을 부여잡으며 꽉 껴안습니다.)
장여령:(여령은 무언가 입을 떼려고 해도 숨이 턱 막힌다)
(처음에는 반응하지 못하고, 멍하니 굳어 있다가 떨리는 손으로 셴을 마주 안아줍니다)
셴:"치료제요. 이 모든 것을 끝낼...
치료제를 위한 이야기요..."
(쓴웃음을 지으며) "그 전에... 저는 변하겠지만. 선배는 저 대신 살 수 있으니까요."
"더 좋은 세상에서요."
"...치료제? 그게 정말...있었다면..."
"왜 네가 이렇게 되는 건 ...막을 수 없는건데..."
(당신의 품속에서 얼굴을 비비며) "선배... 기억나요? 저희가 이곳에 오기 전, 폐허가 된 연구실에 지나갔을 때요."
"그 때부터였어요. 제 꿈에 누군가 계속 와서 이야기한거요. 제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이 바이러스를 치료할 치료제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대요."
"처음에는 싫다고 했는데, 제가 아니면 선배에게 시키겠다잖아요."
"저는 그건 싫었어요."
"뻔하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그런 일을 해야한다는게요."
(가슴이 쥐어짜이듯 뻐근해짐을 느낀다)
"....그래서... 그래서 네가...?"
(목소리가 마구 떨린다)
"...그리고... 너는 그걸.... 받아들였어...?"
장여령:(사고가 따라갈 수 없어서 머리를 부여잡습니다)
셴:(두 손을 들어 선배의 얼굴을 쓰다듬습니다.)
"그 뒤로 제 머릿속에는 어떤 공식이 계속 떠올랐어요. 아, 거짓이 아니구나. 생각나는대로 계속 옮겨담았어요."
(노트를 보여주며) "힘냈으니까, 분명 칭찬해주신다고 했는데..."
"선배... 울어요...?"
(제 얼굴을 어루만지며) "저는 이제... 눈물이 안나와서... 미안해요."
(눈에서, 뜨거운 것이 주르륵 떨어진다)
(울음때문에 숨이 막힌다)
(말이 이어지지 않다가, 겨우 입술을 깨물며 한마디를 토해낸다)
"왜... 나한테... 말 안했어...."
"나는.... 네 ...."
장여령:(입술을 한참을 달싹이다가 겨우 뗍니다)
"난... 네거야."
"제 꺼...요?"
"처음부터... 지금도....그리고, 앞으로도."
(빰을 어루만지던 셴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갭니다)
"그러니까..."
"나 버리고 가지 마, 셴"
"...저랑 같이 계속 있으면..."
"선배도 ...죽을지도 모르는데요...?"
"선배, ...선배는 안 무서워요?"
(안절부절 못하다, 손에 쥔 노트를 바닥으로 떨어뜨립니다.)
장여령:"...무섭지, 그치만 네가 더 무서웠을 걸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너를 혼자 두는 건 못해. 네가 어떻게 되든.... 나는 옆에 있을거야."
(금방이라도 사라질 사람을 붙잡듯, 절박하게 셴을 끌어안는다)
"저희... 그러면... 가지 말까요?"
"그냥 저희 여기에 계속 있을까요?"
(콜록대며)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아서... 선배를 안전지대에 데려다주고 끝내려고 했는데..."
"선배가... 싫어할 거 같아서요..."
(콜록거림이 심해집니다.)
장여령:(기침할 때마다 흔들리는 어깨를 더 꽉 끌어안는다)
"...그래."
"네가 여기서 멈추자고 하면... 나도 같이 멈출게."
"도망갈 곳도 없고, 다가올 것도 정해져 있어."
"...그래도 너랑 있으면 무섭지 않아."
셴:(흘긋 떨어져 있는 노트를 보다 장여령을 바라봅니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그래도 저는 이게 맞았다고 생각... 해요."
"100시간. 치료제의 공식을 적기 위해 제게 주어진 시간이에요. 그 뒤엔 일반적인 좀비와 같이 그런 모습이 되겠죠."
(품 안에서 쩔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셴은 쥬드를 쐈던 총을 장여령의 손에 쥐어줍니다.
셴:"아직 시간이 있어서 미리... 줄게요. 앞으로 조금이지만...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선배의 곁에 머물고 싶어요."
"사람을 죽여서 죄송해요."
"아마 우리는 같은 곳에 못갈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선배라면, 저를 찾고 싶을 테니까."
(장여령의 손에 제 손을 옮깁니다.)
"마지막에 같은 죄를 지어주세요."
장여령:(총을 쥐어주던 셴의 손길을 받아들입니다)
"셴..."
"사람을 죽인것도, 네가 여기까지 오며 한 선택도."
"...나도 같이 짊어질 거야."
(남은 손으로 셴을 가볍게 끌어 자신의 쪽으로 끌어와 앉힙니다)
(편히 기대도 좋다는 듯, 한손으로 등을 쓸어줍니다)
"...편하게 있어, 괜찮아."
셴:"...선배, 저 조금 졸린 것 같아요."
(긴장이 풀리니 졸음이 몰려오는 모양입니다.)
"잘 자라고... 해주실래요?"
(셴이 더 잘 기댈 수 있도록 자세를 고치고, 남은 한 손으로는 계속 등을 토닥입니다)
"잘 자, 셴."
▶:당신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셴은 눈을 감고 기절하듯 잠에 빠졌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 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의해 십자가의 그림자가 예배당에 길게 깔리면서,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롭게도 잠든 셴을 가로지르네요.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당신은 그저 셴을 바라보는 것 이외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SAN 1d3)
장여령:광기의 발작 - 실시간| 발작적 행동이나 감정 폭발 |
| 1D10 라운드 동안 웃거나, 울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하느라 다른 행동은 전혀 못 합니다. |
| Rounds: 5 |
| Underlying Insanity Duration (Hours): 6 |
(셴이 눈을 감은 순간, 무언가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떨어지지는 않는다. 놓는 게 무섭다)
(셴은 죽었고, 좀비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은 듯 끌어안는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으—,...아...으..."
장여령:(울음인지 비명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소리가 마구 터져나온다)
(주체도 못하고 멈출 줄도 모르는 울음이 넘쳐 흐른다)
"흐윽....아...흐아..."
(어떤 말이 나오려다가도, 울음에 삼켜져 목이 막힌다)
(한참 감정을 쏟아내다가도)
"센..."
장여령:(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다시 감정이 요동친다)
(셴의 손을 잡으려다가도, 손이 떨려 제대로 잡지 못한다)
(겨우 잡은 손은, 힘없이 툭. 떨어진다)
(셴을 받쳐주던 팔의 힘도 풀리며, 거의 무너지듯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당신과 셴이 함께 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당신은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았습니다.
이 모든게 꿈이었다면... 이런 감정을 가지지 않았을텐데.
세상의 모든 슬픔이 스며드는 기분입니다.
밖은 이리 맑고 따사로운데, 세상은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언제 잠이 든 걸까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신을 내려다보는 셴입니다.
해가 지는 시간인지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이제 진짜 얼마 안남아서요."
▶:셴의 얼굴을 보니 코피를 몇번이나 닦아낸 흔적이 보입니다.
"치료제 말이에요.그래도 열심히 썼으니까요."
▶:셴은 노트의 뒷부분에 당신과 자신의 대한 이야기를 써두었습니다.
누군가 이 노트를 안전지대로 옮기길 바라며.
"저를 사랑하죠?"
셴:"저도 사랑해요.... 마침 여기 성당이니까요."
"죽기 전에... 저와 결혼... 해주시면... 안될까 하고..."
장여령:"... 이런 때에...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네."
(말끝이 흔들리지만, 작게 웃고 있습니다)
"그래, 할게."
"나랑 결혼하자, 셴"
(셴의 손등에 작게 입을 맞춥니다)
셴:(창백한 얼굴임에도 배시시 미소를 짓습니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신을 믿냐 묻는다면 두 사람 다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때만큼은 성스럽다고 느껴집니다.
당신은 셴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습니다.
이제 셴의 손은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차갑습니다.
배우자가 될 이를 바라봅니다.
▶:현재에도 앞으로도 당신이 좆을 단 하나의 사람입니다.
붉은 카펫을 걸어 단상 앞까지 도달합니다.
성경 위에 셴이 지금껏 써왔던 노트를 얹습니다.
셴이 입을 엽니다.
셴:"앞으로 저와 함께 모든 순간을 함께해주시겠어요?"
장여령:(셴이 말을 꺼내자, 여령은 잠시 숨조차 잊은 채 그 얼굴만을 바라본다)
(석양빛 아래에서 셴은 죽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반려로 보인다)
(숨을 한번 들이쉬고, 다시 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응."
"함께할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셴은 당신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춥니다. 차갑고 피맛이 났지만, 닿는 순간 온몸이 뜨거워짐을 느꼈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수없이 당신의 입에 입을 맞춥니다.
감염자의 타액에 닿으면 좀비가 된다고들 하지만 이제와서 어쩌겠습니까.
당신의 반려인것을.
(이번에는 장여령이 먼저 셴의 얼굴을 감싸며 입맞춤을 되돌려 줍니다)
(눈가는 젖어있지만, 표정은 이상하리만큼 행복해 보입니다)
(몸 안에서 서서히 번져오는 열기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0
"변함없이 함께 있을 것을 맹세합니다, 맞지?"
"맞아요. 여령 선배... 여령. 장여령."
▶:반지는 없었지만, 결혼식이란 것은 틀림없습니다.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집니다.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감염자인 두 사람을 건드릴 것은 이제 그 누구도 없을테지요.
두 사람은 마지막 남은 시간동안 교회의 근처를 돌아다니며 짧은 신혼여행을 마무리짓습니다.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습니다.
이 긴긴 여정의 끝이 보입니다.
당신과 셴은 주변의 적당한 곳에 손을 잡고 서로에게 기대어 앉아 지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해가 뜨고, 주변이 차츰 따듯한 빛으로 물들어갑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손을 잡고 동이 트는 것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바랄 것이 없겠어요.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흐르고, 동이 튼 주변이 환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셴은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당신의 뺨을 어루만집니다.
장여령:(차가운 손길이 뺨을 어루어 만지자, 잠시 숨을 삼키듯 멈춘다)
(그 손길이 이제는 너무 차가워서, 너무 소중해서.)
(장여령은 셴의 손등에 자신의 손을 포개고, 작게 끄덕입니다)
"응, 기다리게 하지 않을게."
▶:셴은 당신의 손에 총을 쥐어주고는 제 이마에 올려놓습니다.
셴:"다음에는 더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치 동화에 나오는 마지막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처럼 말이에요."
"여령,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요. 따라오실 거잖아요."
(억지로나마 미소를 짓습니다.)
(셴에게 웃어줍니다. 해줄 수 있는건 그것밖에 없는 것처럼)
"조금도 늦지 않을게."
(앞머리를 걷어, 이마에 작게 입을 맞춥니다)
(결심한듯 총을 고쳐쥡니다. 총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셴의 얼굴을 끌어당겨, 입술을 맞춥니다)
(함께 쥔 총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겁니다)
쏘시겠습니까?
"잘자, 셴."
(천천히, 방아쇠를 당깁니다)
당신은 눈을 꽉 감고 몸을 돌립니다.
뜨거운 피가 눈물처럼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도저히 돌아볼 수 없습니다.
숨이 가빠오르고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금방 따라간다는 자신의 말을 지킬 때가 되었습니다.
늦지 않게, 이 짧은 시간에도 자신의 반려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관자놀이의 옆으로 총구를 가져다댑니다.
차갑고 묵직한 총구의 감각입니다.
(눈을 감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눈이 감기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본 하늘은 야속하게도 아름다워요.
바라는대로 당신과 셴은 영원할겁니다.
먼 훗날 누군가가 당신들과 이 노트를 발견한다면,
아마도 당신과 셴의 이야기는 그렇게 기억될지도 모르겠네요.